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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한 나날

김세희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149P 선화는 생각했다. 악역을 할 거면 악역만 해. 죄책감 없이 미워할 수 있게.

235P 상미가 실제로 한 일은 아주 작은 것 - 말 한마디, 비웃듯 입을 꽉 다무는 표정 같은- 이었다. 평형대에서 균형을 잃고 허우적대는 사람을 미는 손가락 하나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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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P 손님이 비엔나커피를 주문하고서 화장실에 가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크림을 올렸다. 그런 시간이 좋았고 예쁜 마음이 생겨났다.

87P 어쩌면 좋아하는 과자를 뽀득뽀득 씹으면서 쓴 문장일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들자 ‘울적함’이라는 표현조차도 귀엽게 여겨지는 것이다.

99P 치즈케이크 옆에 말 없이 기대 있는 하얀 크림은 나와 키키의 시간과 닮았다. 닿는 정도만 연결된 채로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치즈케이크와 하얀 크림.

112P 정말이지 이 지구 카페는 마음에 든다니까. 들어오길 잘했다.

131P 그러니까 ‘아직 임진아’란, 나도 이 인간 세상에서 아직 지속 중이라는 뜻인 것이다.

157P 먹기도 좋고 맛도 좋게 잘라놓은 한입짜리 시식 카스텔라 같은, 하루짜리 시식의 날이었다. 이런 나날들만 줄곧 맛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려나.

163P 좋지 않은 일로 하여금 단단해진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슬픈 일로 어른이 되기 싫었다.

164P 엄마를 생각하며 딱 카푸치노만큼 울었다. 눈가에 눈물이 잔뜩 맺혔지만 옷으로 떨어지지는 않게. 넘치기 직전까지 동그란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도록 뜨거운 우유를 붓는 것처럼, 머금을 수 있을 만큼만 슬퍼했다.

175P 사실 전날 방문한 곳이었으나 유진과 함께 있는 건 처음이었기에 그 시간도 겪고 싶었다. 같은 공간이어도 어느 시간에, 누구와, 어떤 마음을 갖고 방문하느냐에 따라 다르니까.

179P 오늘도 친구들과 마주한 카페 테이블을 찍었다. 이런 오후가 있었다는 걸 잊지 않고 싶어서.

186P 내가 좋아하는 빵과 더불어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빵을 꼭 그려넣고 싶어졌다. 언젠가 책이 되어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해졌을 때,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빵이 담겨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빵 고르듯 살고 싶다

임진아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읽었어요
2019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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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정

@hwangsoojung74xb

28P 언제든 지금 있는 곳의 아름다움을 한 가지쯤 말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그 어디든, 곧바로 자신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발견해낼 수 있다면.

41P 딴짓하거나 놀고 있는 게 아니라 조각을 모으고 있다고. 그리고 이것도 알게 되었다. 조각은 모으기만 하면 안 된다는 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은 이상 모은 조각에 먼지가 쌓이기 전에 뭐든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44P 딱히 자랑할 일도, 얘기할 만한 일도 아닌 아주 개인적인 즐거움. 살아가며 이런 은밀한 즐거움 몇 개 더 알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75P ‘그럴 수도 있지’라고 자주 생각하면 좋겠다. 누군가 이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보일 때, 어느 정도 선에선 그런 상황들을 모두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 사람이 그럴 수도 있는 상황을 더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다면.

86P 하지만 제 휴대폰은 걱정이 무색하게 별 문제 없었고 서비스 센터를 나오며 어쩌면 요근래 힘들어하던 일들 역시 모두 별일 아닐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들을 걱정부터 했나 봅니다.

97P 타인의 마을을 받으며 살고 있다는 것, 그것을 마주할 때마다 ‘힘내서 잘살아봐야겠다’란 생각이 듭니다.

115P 아무래도 고양기 감기에 걸린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병원에 가 약을 샀습니다. 얼마 전 작업했던 화료가 들어와 걱정 없이 약을 살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이 정도 여유는 있게 돈을 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27P 해야 하는 일마저 없었다면 나는 겨울 낙엽처럼 쪼그라든 채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다 산산조각이 났을 것이다. 해야 하는 일, 노동이 요즘의 나를 단단히 잡아주고 있다.

137P 자신에게 필요한 것에 확신을 갖고 소비하는 자신감. 그건 좋은 변화가 아닐까요.

183P 나아지지 않은 스스로가 한심 했는데 다시 하나씩 노력 해나가는 저에게 신뢰가 쌓이는 것 같습니다.

185P 요즘 들어 ‘자기 자신에게 친절한 건 뭘까’ 궁금 했는데 어쩌면, 피곤해도 먹고 싶은 걸 요리해 먹는 그런 일들이 아닐까요.

212P 물건으로 남지도 보여지지도 않을 혼자만의 시간에 돈을 들이는 이런 사치라면 종종 사치를 부리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215P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울었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이 마치 침대에서 동굴을 파고 들어가 우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사람들 역시 각자의 동굴을 판 적이 있었겠지요. 그 동굴에서 숨이 턱턱 막히게 울다 나왔으면서 다시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지내는 거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제 슬픔과 외로움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226P 생각해보면 저를 좋아해주던 이들은 모두 제게 ‘괜찮다’고 해주었습니다. 괜찮다고 해주지 않은 사람은 저뿐이라 스스로에게도 ‘괜찮아’라고 얘기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233P 언젠가는 살아감의 아름다움을 쉽게 가려버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35P 자주 잘 튕겨나가고, 건강히 잘 돌아오는 사람이 되어야지.

쉬운 일은 아니지만

홍화정 (지은이)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읽었어요
2019년 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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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정

@hwangsoojung74xb

44P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이, 나의 부모가 누구인지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 아닐까?

61P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대해 쉽게 말하고 또 쉽게 생각한다. 내가 알고 있는 상대가 전부라고 믿는 오류를 범한다.

88P 낡은 책 냄새가 좋았다. 손으로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사락사락 책장 넘기는 소리, 종이책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냄새까지.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종이책이 영원히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91P “세상 어떤 부모도 미리 완벽하게 준비할 수는 없잖아요” “부모와 아이의 관계, 그건 만들어 가는 거니까요.”

103P 참 이상하다. 솔직한 건 나쁜 것이 아닌데 누군가 솔직히 말해도 돼? 하고 물으면 긴장부터 한다.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건 솔직함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럴싸하게 포장한 거짓인지도.

109P “어른이라고 다 어른스러울 필요 있나요.” 이것 역시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모든 어른의 가슴속에는 자라지 못한 아이가 살고 있다고 했다.

112P 우리가 원하는 진짜 어른은 자신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우리가 볼 수 있다고 믿고, 자신들이 모르는 걸 우리가 느낄 수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었다.

113P 원칙과 규율을 칼같이 지키는 것보다 힘든 것은 원칙을 어기지 않은 범위 내에서 자유를 허락하는 일이었다.

192P 그는 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 보내면서 아버지에게서 벗어났을 것이다.

페인트

이희영 지음
창비 펴냄

읽었어요
2019년 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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