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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고르듯 살고 싶다
임진아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읽었어요
45P 손님이 비엔나커피를 주문하고서 화장실에 가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크림을 올렸다. 그런 시간이 좋았고 예쁜 마음이 생겨났다.
87P 어쩌면 좋아하는 과자를 뽀득뽀득 씹으면서 쓴 문장일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들자 ‘울적함’이라는 표현조차도 귀엽게 여겨지는 것이다.
99P 치즈케이크 옆에 말 없이 기대 있는 하얀 크림은 나와 키키의 시간과 닮았다. 닿는 정도만 연결된 채로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치즈케이크와 하얀 크림.
112P 정말이지 이 지구 카페는 마음에 든다니까. 들어오길 잘했다.
131P 그러니까 ‘아직 임진아’란, 나도 이 인간 세상에서 아직 지속 중이라는 뜻인 것이다.
157P 먹기도 좋고 맛도 좋게 잘라놓은 한입짜리 시식 카스텔라 같은, 하루짜리 시식의 날이었다. 이런 나날들만 줄곧 맛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려나.
163P 좋지 않은 일로 하여금 단단해진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슬픈 일로 어른이 되기 싫었다.
164P 엄마를 생각하며 딱 카푸치노만큼 울었다. 눈가에 눈물이 잔뜩 맺혔지만 옷으로 떨어지지는 않게. 넘치기 직전까지 동그란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도록 뜨거운 우유를 붓는 것처럼, 머금을 수 있을 만큼만 슬퍼했다.
175P 사실 전날 방문한 곳이었으나 유진과 함께 있는 건 처음이었기에 그 시간도 겪고 싶었다. 같은 공간이어도 어느 시간에, 누구와, 어떤 마음을 갖고 방문하느냐에 따라 다르니까.
179P 오늘도 친구들과 마주한 카페 테이블을 찍었다. 이런 오후가 있었다는 걸 잊지 않고 싶어서.
186P 내가 좋아하는 빵과 더불어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빵을 꼭 그려넣고 싶어졌다. 언젠가 책이 되어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해졌을 때,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빵이 담겨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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