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릭랜드는 그림에 미쳐 안정적인 직장과 처자식을 내팽개쳤다. 양심의 가책도 없이. 자신의 자아실현도 좋지만 굉장히 무책임한 태도라고 생각했다. 주인공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고, 스트릭랜드를 추궁했지만 그는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사회적 통념을 깔끔히 무시하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한편으론 멋있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의 삶은 낭만이라는 포장지로 꾸며졌을 뿐이다.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미술에 모든 걸 바친 화가의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주변인이 겪은 고통(한순간에 가장을 잃은 가족, 아내를 잃은 친구)을 생각하면 얼굴이 찌푸려진다.
사회에 소속되어 있는 한, 인간의 자유는 필연적으로 종착점을 갖는다. 각 사회의 도덕관, 통념이 그것이다. 스트릭랜드는 그것들을 신경쓰지 않았다. 마치 폭주기관차 같았다.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좋지만, 너무 지나쳤다.
이상과 현실은 유서 깊은 딜레마다. 스트릭랜드는 이상에 올인했고, 나는 그러지 않을 생각이다. 나는 타협을 할 것이다. 달과 6펜스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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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고싶다는 생각이 머리에 만연한 요즘,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경제•경영 책을 많이 읽으라는 영상을 봤다. 그리고 마침 이 책이 내 머릿속에 들어왔다. 그래서 무작정 독서를 시작했다.
주제는 '신자유주의가 야기한 선진국과 개도국의 불공정한 무역 환경' 이다. 저자는 관세나 보조금을 이용한 자국산업 보호책, 역공학을 통한 선진기술 흡수야말로 개도국이 성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한다. 산업이 성숙하지 못한 개도국이 선진국과 '지나치게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하는 것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미다.
중국 등 신흥국들의 강렬한 추적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의 독자로서 이 의견에 불쾌함을 느낄 뻔 했다. 하지만 책에서 제시한 방대한 경제사적 근거를 보니 그런 감정은 많이 수그러들었다.
현대 자유무역을 이끄는 선진국들-미국, 일본 등-은 대부분 강력한 보호 조치를 통해 자국의 핵심 산업을 장기간 투자했으며, 선진국의 기술을 훔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즉, 보호 조치 덕분에 미국 등 선진국들은 지금의 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확실히 듣고나니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유주의에 중요한 요소들-자율경쟁에 대한 효율성, 지식 재산권-이 전과 다르게 보인다. 그 점에서 이 책은 훌륭하다. 기존 기조와 다른 주장을, 풍부한 근거와 함께 쉽게 설명한다.
하지만 이 책이 나오고 시간이 꽤 흐르기도 했고, 그리고 신자유주의에 대한 나의 이해도는 낮다. 그래서 반대편 입장의 책도 읽고 추가적인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 책을 읽고 '투자'야말로 경제를 살리는 일등공신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투자가 있어야 기업이 살고, 기업이 살아나먄 경기가 좋아지니까.
+장하준의 주장을 최대한 잘 관철한 나라는 중국인거 같다.
+왜 워렌 버핏이 책을 읽는지 알 것 같다. 책은 뉴스보다 자료가 더 깊고 풍부하다. 뉴스는 대부분 단편적 정보, 조잡하게 여기저기서 짜깁기한 정보를 촉새처럼 나불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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