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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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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법안, 가결

가키야 미우 지음
왼쪽주머니 펴냄

읽었어요
「 "게다가 말이야, 후지타. 우리 아내는 이 여행에 반대하지 않았어.
"그래서 기분 좋게 보내 줬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래, 당연하지."
"그렇지가 않아. 부인은 포기한 거라고."
"포기했다고, 뭘?"
"너란 인간을." 」

사람의 관계라는 것은 비단 사회에서만 맺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미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관계를 테두리 안에 자라난다.
부부의 관계, 부모와 자식의 관계, 형제의 관계.
그 기초적인 단계에서 관계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없다면
세월이 흘러 점차 무너지게 될 것이다.
어디서부터의 잘못이 아닌, '나'라는 사람으로부터의 잘못.
말을 했건 하지 못했건 어떻든간에 '나'를 통한 '당신'까지의 잘못인 것이다.

이 책은 고령화에 대한 문제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었다.
가족이라는 구성원 하나하나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들이 어떤 형태로 연결되어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각 인물마다의 사정은 있다.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이해 안되는 부분들도
그 인물들의 사정으로 들어가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된다.
그만큼 각자의 삶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배려하고 더 솔직했음 어땠을까 싶다.

엄마의 가출.
그로 인해 하나씩 변해가고 변했다고는 하지만,
과연 그것이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떻게든 웃고 있고, 잘 정리되었다고는 하지만
모두가 지금의 상태를 보고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미 상처를 받았고, 마음에 응어리는 맺혔다.

항상 나의 자리만 돌아보는 것이 아닌
미리 나의 가족의 자리도 돌아보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
2020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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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ia

모두 다 같은 삶은 사는 건 아닐테지만,
누구나 제자리 걸음을 할 때가 있다.
나아가는 듯 하지만 힘만 빼고 있는 순간이 있다.
그 때 우리는 되돌아봐야 한다.
그 때 우리는 그 걸음을 멈춰야 한다.
그 때 우리는 잠시 가만히 있어야 한다.

놓친 것이 있을테니,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이 있을테니,
차마 내 것이라 욕심내지 않았던 것이 있을테니,

어느 순간 그것들의 흔적이 눈 앞에 나타난다면
잠시 눈을 감고 흔적의 시작점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마음이 이끌었던가.
생각이 이끌었던가.
아니면 그냥 몸이 움직였던가.

그 끝을, 아니 시작을 찾아가보면
삶은 좀 더 내 것이 될 테니.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지음
열림원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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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ia

파과 : 흠집이 난 과실, 이미 이루어진 것을 깨뜨리거나 망가뜨림


평탄하지 않았던 인생.
그 무엇에도 기댈 곳이 없이, 기대본 적 없이 살았던 인생.
바랄 것도 없었고 바라지도 못했던 인생.
달콤함이라는 분홍빛깔이 끝내 미치지 못했던 인생.

그런 인생이 느닷없이 물들었다.
아주 작은 햇살로 인해
잠시나마 미소가 번지는 듯 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파괴했던, 혹은 파괴될 수 밖에 없었던 연약한 순간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한 번도 제대로 사랑받아 본 적 없기에,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 또한 서툴고 투박하다.
일상의 행복은 그들에게 너무나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극히 평범했던 인생은 타인의 의해 삐끗했고, 결국 끝없이 부서져 내린다.
평생 받지 못했던 사랑과 주지 못했던 사랑이 한 번에 쏟아져 나올 때,
그것은 미숙한 투정이나 따스하게 보듬어주지 못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그 어설픈 몸짓 속에서, 그들이 지나온 매몰찬 삶의 흔적들이 보인다.
단지 사랑받고 싶었을 뿐인데, 그 작은 바람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두 인물이 마음 아프게 한다.

작가는 이처런 파편같이 부서진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고 절절하게 그려냈다.
글 속에 각 인물에게 쏟아부은 작가의 깊은 감정들이 오롯이 녹아들어,
두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그들의 아픔을 따라가다가 끝내 긴 여운을 가지고 책을 덮게 된다.

파과

구병모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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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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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지음
열림원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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