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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오렐리아
제라르 드 네르발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내셔널 지오그래픽 프로그램을 책으로 만든 느낌이었다. 네르발의 시점에서 보이는 모든 풍경을 묘사했다. 하지만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독자로서 쉼 없이 나열된 문장들을 읽고 따라가는 게 벅차고 다소 과하다고 느껴졌다. 문장도 길고 네르발의 문체가 생소해서 그런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책이다.
네르발이 정신착란 증세가 있었다는 부분을 알고 읽었는데도 실비랑 오렐리아가 진짜 환상의 인물인가에 대해 내내 의구심을 갖고 읽었다. 그렇다기 보단 환상이 일어나는 원인인 것 같다. 네르발에게 있어 실비와 오렐리아는 실패한 사랑이다. 아드리엔에게 한눈을 팔았다가 실비를 놓치게 되고, 오렐리아 또한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네르발은 심한 스트레스를 얻는다.
특히 네르발이 요양원에 들어간 뒤 오렐리아가 세상을 떠나는데, 오렐리아가 죽고 그녀의 환상을 본 네르발은 오렐리아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죽었기 때문에 그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감격한다. 이런 부분이 사랑의 이중성이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이 죽고 느끼는 상실감과 슬픔보다 그에 곁에 보이는 오렐리아의 환영과 함께 하는 부분에 기뻐한다는 것이 기괴하기도 했다. 네르발에게 사랑이란 어떠한 의미일까?
또 네르발이 꾸었던 꿈과 보았던 환영의 차이는 뭘까? 네르발은 꿈을 꾸고 나서부터 밤을 두려워했다고 한다. 그런데 낮에 깨어있을 때도 환영을 보곤 했다. 단지 찾아오는 시간의 차이일 뿐인가.
본문에서도 언급됐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의 주인공 베르테르와 네르발이 닮아 보였다. 네르발도 사랑을 얻지 못해 고뇌하고 자책하는 부분이 있다.
책이 좀 어려워서 물음표 달린 질문들이 많이 생겼는데, 시간을 갖고 한두 번 더 읽어보려 한다.
👍
달달한 로맨스가 필요할 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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