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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와 늑대 (괴짜 철학자와 우아한 늑대의 11년 동거 일기)의 표지 이미지

철학자와 늑대

마크 롤랜즈 지음
추수밭(청림출판) 펴냄

늑대와 살면서 느낀 인간의 본성에 대해 탐구하는 글. 에세이처럼 진행되어서 기존 대중철학서 중에서도 읽기 무겁지 않다. 저자가 함께하는 늑대의 동물권을 존중하는 입장이 책의 기저에 깔려있어서 반가웠고 읽으면서 늑대와 영장류를 비교하는 여러 부분들이 흥미로웠다. 그래도 철학책이다보니 책장이 술술 넘어가진 않았고 소설처럼 읽는 것이 전부 이해되거나 머리에 들어오진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 보면서 인간이 여타 동물들과 다른 점을 짚어보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가진 점이 좋았다.

저자는 인간(영장류라 표현하지만)에 대해 염세적인 시각을 가졌으며 다른 동물과 인간과의 차이점은 인간의 속임수라 말한다. 그러한 시각으로 사회계약설을 보았을 때 일대일로 인간들의 사회계약은 불가능하다, 계약 테이블에 나오기 전에 경쟁자를 다 죽였을 것이므로, 라고 저자는 책에서 말했는데 그것이 꽤 그럴 법하고 흥미로운 시각이라 재미있었다.

이외에 가끔 섹스하는 인간을 두고 짐승 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는데, 실제로 인간이 짐승이라 칭하는 늑대는 연 1회 섹스를 할까말까 한다고 하니 굉장히 의외였다. 저자는 섹스의 쾌락은 종족 번식 과정의 결과라 했다. 섹스하는 인간에게 짐승 같다는 말은 어폐가 있는 듯하다.
2020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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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자 아버지를 가진 딸
죽고서야 더듬어 이해하게 되는 아버지의 삶
완독하게 되지는 않는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창비 펴냄

2023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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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스노볼 세계에선 두 가지 세상이 있다. 스노볼 안과 밖. 스노볼 밖은 영하 삼사십도 수준으로 극악의 환경. 스노볼 밖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전소에서 일한다. 아니면 스노볼 밖 구역과 구역을 잇는 기차 기관사나. 스노볼 안은 따뜻하며 (인위적이지만) 다양한 날씨가 존재하고 사계절이 존재한다. 스노볼 안의 세상에서는 피디와 배우 두 직업이 존재한다. 배우들은 모든 삶이 촬영되고 피디는 그걸 편집한다. 그들은 사생활이 없는 대가로 스노볼 안의 모든 것을 누린다. 스노볼 밖 아이들은 배우가 되길 꿈꾼다. 이 소설은 이 시스템 속에서 누군가의 탐욕으로 자신의 온전한 삶을 뺏긴 사람들의 이야기다.

흥미롭고 스노볼 세계관에 흠뻑 빠졌으나 본격적인 주인공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아이러니하게 점점 루즈해졌다. 사실 주인공의 이야기는 궁금하지 않았다. 스노볼 안의 세계만이 궁금했다... 그래서 작가님께 죄송하게도 2권은 사놓고 펴지도 않았다... 그것이 다소 아쉬운 점.

스노볼 1

박소영 (지은이) 지음
창비 펴냄

2022년 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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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lieix

박상영 작가의 글들을 참 좋아한다. 그의 글들은 쉽고 천진하며 낭만적이다. 그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미련할 만큼 사랑에 충실하다. 그래서 읽어내려가다보면 다른 소설들보다도 유난히 더 몰입되어 공감하게 된다. 전작처럼 가벼운 사랑얘기를 생각했는데 갑분 스릴러에 심장이 조여오기도 했다. 설레고 풋풋한 감정에서 불안함으로, 마지막은 슬픔으로 마무리한다. 요새 나오는 소설들은 왜 다 슬플까. 요새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슬픔인 걸까? 주인공이 겪고 그들이 겪을 불안함과 두려움에 아차 싶기도. ㅏㅏㅏ슬프다.

1차원이 되고 싶어

박상영 (지은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추천!
2021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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