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주요 메시지
● 책의 초반부 추천사에 나오는 ‘실패로부터 배우는 경험’은 이 책을 수도 없이 관통할 메시지임을 암시한다.
● 저자는 이원론의 유혹에 빠져들 것을 강조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이원론의 유혹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다. 어쩌면 이원론적 사고라는 DNA를 우리가 억지로 거부하는 것은 아닐지.
경제서로서의 특징
● 저자는 미국의 전설적 재무부 장관 로버트 루빈도 투자에 실패했지만,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역설한다. 책에 언급되는 로버트 루빈이 회의에서 나오는 질문은 삶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때 새겨볼 만한 것 같다. 로버트 루빈이 사용한 질문 목록은 다음과 같다.
“내가 예측하는 거 외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혹시 내 인식이나 예측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
“만약 잘못되었ㄷ다면 어떤 손실이 발생하는가?”
● 54p 나이트의 불확실성 : 확률을 측정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리스크’ 확률조차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 ‘협의의 불확실성’이라 정의한 경제학자의 이론을 미미하게나마 배워간다.
역사서로서 특징
● 역사에서 배우는 것은 인간에게만 허락된 특권이다. 하지만 인간은 그 특권을 유용하게 행사하지 않는 것 같다라 말하는 저자의 비관은 책이 집필된지 3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다.
● “세계는 각각 독립된 존재로서 단위인 단자로 이루어지며 독립된 단자가 서로 일치해 세계의 질서를 이루는 것은 신에 의해 전체적 조화 덕분.”이라 말한 신 찬미적 견해가 수학자로만 알았던 라이프니츠로부터 나온 사실이 새롭다.
● 45p 우연으로부터 발생한 진 말기 진승·오광의 난은 나라를 멸망시키고 대륙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나라가 정한 공사 기간을 맞추지 못해 사형을 피하려고 진나라 관리들이 인솔하던 인부들을 죽이지 않으려 했다면 진승과 오광은 건설 현장에서 노역으로 죽었을지도 모를 일.
● 노부나가 맹장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누구보다 패배의 리스크를 줄이길 원해 농성과 공성전을 애용했다는 사실도 그를 다른 시각에서 보게끔 한다. 앞서 언급한 전략에 강점이 있을 거라 인상이 강한 히데요시는 노부나가의 유지를 잘 이어 일본 열도를 통일했고.
● 하지만 그 둘은 독선에 사로잡혀 각각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비참한 벼랑으로 이끌었다. 불확실성은 누구도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을 일본의 명사들도 보여준다. 특히 노부나가는 자신을 절대시하고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을 배척해 혼노지의 변이란 뜻밖의 일에 대처하지 못했다.
● 그리고 유방은 실패 횟수로만 따지면 라이벌 항우보다 몇 배는 더 많을 것이다. 심지어 항우한테 쫓길 당시 자신의 가족까지 버릴 정도였으니. 하지만 그는 살아 남았고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구축한 장대한 리스크 관리 구조 차후 여러 사태에 대비할 수 있었고 고대 중국을 통일했다.
● 112p 저자는 미국에선 다양한 생각이 받아들여지기에 실패하기도 하지만 스스로 이겨내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전 세계 1위 국가 국민들은 트럼프를 다시 뽑은 것을 보면 저자의 견해에 의문이 가면서도 최근 트럼프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보면 살짝 다르게 생각해도 되나 싶기도 하고. 트럼프가 다만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연설만은 하지 않길.
과학서로서 특징
● 182p ‘라플라스의 악마’ 소개 : 모든 정보를 알고 무한한 계산한 능력을 지녀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존재
● 189p 양자역학의 근본적 원리 : 빛은 입자이면서 파동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 빛의 존재와 성격은 이 세상의 근원적 원리를 함축한 것이 아닐까.
● 205p 가장 강했던 생물인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 : 공룡의 멸종을 사례로 들며 생명이 살아남은 건 단순히 강함이 아닌 다양성에 있었다고 말하는 메시지의 울림을 강하게 했다.
성공서로서 특징
● 책의 5부는 세부적인 내용은 약간씩 다를지라도 그 기저엔 거대한 메시지가 있다. 이 점이 성공학으로서 책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해서 의심하고 변화하라.”
● 다음은 이를 덧붙이기 위한 저자의 세부적인 강조 내용의 목록이다.
“불확실성의 성질과 효과를 늘 인식하고 일시적인 행운과 불운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올바른 판단을 축적하는 노력을 해라”
“같은 결론이라도 다른 각도의 검토를 거친 결론과 아닌 결론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
229p “성공의 싹은 시행착오로부터 나온다.”
232p “성공은 돌이켜 볼 줄 알아야 한다. 연전연승으로 성공할 때 의심이 필요하다.”
242p “실패를 두려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실패에 들어있는 교훈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실패를 피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크고 치명적인 실패가 될 수 있다. 실패가 성공으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투자가 될 수 있다.”
269p “단 한 번의 예측이 운으로 들어맞아도 거기에 취해선 안 된다. 예측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
● 256p에 나오는 주식 상장에만 몰두한 경영자가 기업을 어떻게 파멸시킨 일화는 남극에서 펭귄고기까지 탐내는 모 외식 경영자가 떠오르게 한다. 상장에만 취한 경영자의 기업은 그를 위한 관리 체제만 기능하며 장기적 관점 잊어버릴 수도 있다는 내용은, “나여!”를 절로 외치게 한다.
감상을 마무리하며
● 책의 겉표지만 봤을 때 경제서의 성격에 치중되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역사, 경제 이론, 과학 성공학까지 넘나드는 다채로움은 독서를 흥미롭게 했다.
● 하지만 책 내용 자체는 괜찮은데 제목이랑 매칭이 딱 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책 제목의 “확률적 사고”보단 “실패에서 배울 줄 알아야 한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개선하라.“는 메시지가 더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 또, 솔직히 책의 주요 메시지를 요약한 에필로그만 읽어도 이를 이해해서 얘기할 수 있으면 당당히 책을 읽었다 해도 무방할 듯싶다.
사실 사업가가 되는 데에는 상당한 재정적 위험이 따른다. 그러나 사업가들은 자신의 위험 부담이나 혹은 최소한 위험에 대한 인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나름대로의 몇 가지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 나는 내 운명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
• 위험이란 무모한 고용주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 나는 어떤 문제건 풀어 나갈 수 있다.
• 최고경영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회사를 차리는 것이다.
• 내가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에는 한계가 없다.
• 매일 위험과 역경을 접하면서 나는 하루하루 더 강하고 현명해진다.
📖 소규모 사업이 실패하는 주된 이유는 수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체계적인 성장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중략] 비즈니스는 보통 여섯 가지 이유 중 하나로 실패한다. 직원들이 경제적 목표를 중심으로 단결하지 못했거나, 마케팅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았거나, 영업이 판매를 극대화하지 못했거나, 제품의 수요나 수익성이 낮거나, 경비가 과도하게 늘었거나, 자금이 부족했던 탓이다. (p.26)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회사의 경영자가 실행해야 할 원칙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하여 담아 두었다. 읽다보니 꼭 회사 단위가 아니어도 개별 팀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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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을 잘 기억해 두고 나중에 되짚어보기 위해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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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리더십 : Mission]
* 미션 선언문은 세가지 경제적 목표, 기한, 미션이 중요한 이유를 담아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이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서사 견인(Narrative traction, 스토리의 문을 닫아 혼란을 바로잡고 후련함을 느끼고 싶은 욕구)을 만들어낸다.
- 수치화하여 측정 가능하도록, 안정적인 비즈니스 운영을 위한 수익 창출 목표 명기
- 기한을 지정하여 미션의 시급성을 높이고 행동을 유도, 미션을 일부라도 달성했거나 동기 부여가 되지 않으면 미션 선언문을 수정
- 이유를 알아야 미션에 전념, 중요한 일을 하고 싶어하는 욕구 충족
* 미션 선언문이 완성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인재상 3가지, 핵심 행동 3가지를 정의한다. (꼭 3가지일 필요는 없지만 4가지 이상이 되면 기억하기 어려움)
* 이렇게 경영 방침이 완성되면 매주 전체 회의에서 이를 리마인드하거나, 핵심 행동을 실천한 구성원을 공개적으로 칭찬하고, 미션을 달성하거나 변경이 생길 때 대대적인 이벤트를 여는 등 살아있는 글이 될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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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마케팅 : Story]
* 메시지가 명확해야 고객이 귀를 기울인다. 우리 제품이 고객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도록 하라. ‘여기서 말하는 생존이란 돈을 벌고, 돈을 모으고,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가족과 추억을 쌓고, 자기 자신을 돌보고, 자기 자신을 지키고, 사랑을 찾고, 몰입하고, 휴식을 취하고, 먹고, 재충전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p.77)'
* 스토리브랜드 공식
1. 무언가를 원하는 주인공 (당신의 고객은 무엇을 원하는가?)
2.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고객이 우리 제품으로 어떤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가?)
3. 가이드를 만난다 (우리 회사나 제품말고 고객이 주인공, 가이드 역할에 충실하라. 공감을 표현하고 권위(유능함)를 보여줄 것.)
4. 계획을 제시한다 (구매를 고민하는 고객에게 3~4단계의 계획을 제시)
5. 행동을 촉구한다 (마케팅 매체에 강제성을 드러내기 싫어 소극적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
6. 실패를 피하게 해준다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의 도움으로 고객이 피할 수 있는 부정적 결과는?)
7. 성공으로 끝맺는다 (잠재 고객에게 어떤 이득이 있을지 구체적으로 제시,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고객의 삶은 어떤 모습? 고객의 삶에 어떤 가치가 더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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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영업 : Invitation]
* 사람들에게 제품을 팔려고 애쓰지 않고 제품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는지 알아내려고 애쓰면 영업 대화의 질과 제품 구매 후 고객 만족도(좋은 입소문까지) 모두 올라간다. 이는 백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불러온다. (p.106)
* 세일즈 피치의 내용을 아래와 같이 도형으로 표현해 본다. 고객과 소통할 때 두 개 이상의 도형이 포함되도록 한다. 도형이 많아질수록 좋다.
- ○ : 고객의 문제 파악하기 (관객인 고객의 머릿속에 ‘스토리의 문’ 열기)
- △ : 제품을 문제의 솔루션으로 포지셔닝하기
- □ : 고객에게 단계별 계획 제시하기 (3단계 계획 제시)
- X, ♡ : 손실과 이득을 예고하여 긴박감 조성하기
- ☆ : 행동 촉구하기 (고객은 등 떠밀어주길 바랄수도, 명확하게 촉구하라, 그 전보다 더 많은 거절을 받겠지만 수락도 더 많이 받는다, 행동 촉구 메시지를 외워두면 쉽게 행동할수 있고 자연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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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제품 : Optimization]
* 제품군 최적화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지금과 똑같이 일하면서 2배, 5배, 10배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이다. (p.135)
1. 수익성 평가: 수익성에 따라 제품 순위를 매기고 수익성이나 수요가 적은 제품은 과감히 정리하라.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하라(Kill your darlings).
2. 신규 제품 추가: 매출과 수익을 높여줄 새로운 제품을 고객에게 전부 선보여라. 프리미엄 제품(수익형, 비용 절감형, 좌절감 해소형, 지위 향상형, 유대감 형성형, 간편화형)을 구독/ 교육/ 패키지 상품으로 구성
3. 제품 기획안 구성: 제품 기획안은 신제품 출시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 전에 값진 피드백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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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단계 경비 및 운영 : Simplification]
* 경비 팽창의 주범은 인건비, 직원을 해고하지 않아도 기존 인력으로 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음.
- 운영자 지정, 전 직원 회의(매주 월요일, 미션 상기), 경영진 회의(전 직원 회의 직후, 관리자급 인력의 사기와 공동체 의식 제고), 부서 스탠드업 회의, 주간 개인별 목표 점검(부서장의 코칭과 격려), 분기별 성과 검토(성과에 따른 보상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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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계 현금 흐름: Division]
* 예금계좌 5개로 현금 흐름 관리, 이를 통해 회삿돈과 내 돈을 명확하게 구분
- 운영 계좌(비즈니스를 위해 들어오고 나가는 돈 관리), 세금 계좌(세금 낼 돈을 미리 넣어 두는 계좌), 사업 수익 계좌(운영 계좌에 상한선을 두어서 여유자금이 생기면 사업 수익 계좌로 이체, 운영 계좌의 상한선보다 6배 정도 높아야 한다), 투자 자금 계좌(사업 수입 계좌에서 넘치는 돈을 금융 상품 등에 투자)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 - 켈리 최
이 책의 저자 켈리 최는 현재 유럽 11개국 1200여 개 매장, 연매출 5,400억 원이라는 고속 성장을 이룬 글로벌 기업 켈리델리(KellyDeli)의 창업자이자 회장이다. 첫 사업의 실패로 10억 원의 빚더미에 앉아 힘겨운 나날을 보내기도 했으나 마흔이 넘은 나이에 무일푼으로 인생 제2막을 새롭게 시작하 기로 마음먹고, 2년간 할 수 있는 모든 준비와 공부는 다 했다.
그렇게 사업 공부에 매진하며 세운 켈리델리는 매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면서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혁신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 책 『파리에서 도시락을 파는 여자』는 ‘평범한 대한민국 여자가 유럽에서 일으킨 기적’에 관한 이야기로 켈리 최 회장의 실패와 성공의 이야기는 삶의 기적과 희망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나온지 4년이 되어 개정판으로 나왔다.
10억의 빚더미에서 어떻게 글로벌 기업을 창업할 수 있었을까?
그녀의 도전정신은 가난한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것 같다. 중학교를 졸업한 그녀를 집에선 고등학교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켈리는 학교를 다닐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다 야간 고등학교에 보내준다는 와이셔츠 공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열일곱 살이 되던 해, 그녀는 혼자 서울로 올라와 결심대로 와이셔츠 공장에 들어갔다. 그 공장에서는 한 여자고등학교의 야간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해주었다.
당시 공장 월급은 6만~7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꼭 필요한 생활비를 제하면(숙식이 제공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딱히 부족한 돈도 아니었다. 계획적으로 저축을 하지는 않았지만 돈도 조금은 모을 수 있었다. 돈을 모은다는 건 미래를 꿈꾸고 계획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것만으로도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고, 그때부터 그녀는 점차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을 회복해나갔다.
그렇게 3년간 와이셔츠 공장에서 일하면서 패션에 관심이 생겼고, 소질도 있어 보였다. 재봉이 디자이너의 주 업무는 아니지만, 어쨌든 공장에서 재봉 기술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터였다. 그래서 그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복장(服裝)학원에 다녔다. 복장학원은 사실 디자인보다 실무에 더 초점을 둔 곳이지만, 당시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그때는 우리나라 패션계의 인프라도 부족했고, 정보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서 자연스레 우리나라의 패션은 일본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그때나 지금이나 고수하고 있는 몇 가지 철학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일단 하기로 했으면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최고가 될 수 없더라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본 유학을 가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에서 공부하면서 일본의 패션은 프랑스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녀는 프랑스로 건너가게 되었다.
10대 시절 와이셔츠 공장에서 일할 때부터 익혀온 재봉 기술은 프랑스에서도 썩 쓸 만했다. 게다가 일본에서 다녔던 대학에서의 성적도 좋았으며, 무엇보다 모두가 걱정하던 일본 유학 생활을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적으로 끝낸 경험도 있었다. 다행히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프랑스 생활에 적응해나갔고,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했다. 공부에 대한 욕심이 컸던 그녀는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디자인 학교 두 곳을 졸업했다.
일본에서 공부한 것까지 따지면 나는 대학교를 세 군데나 다닌 셈이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곧바로 제법 괜찮은 일자리를 얻어 패션업계에서 일할 수 있었다. 원래는 공부를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려는 계획이었으나 이미 프랑스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하기도 했고, 취업까지 된 마당에 굳이 돌아가야 할 이유는 없었다.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은 게 잘한 선택이었는지까지는 확신할 수 없었으나, 원하던 대로 패션업계에 종사하게 된 건 매우 기뻤다.
하지만 그 만족감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일이 싫어서는 아니었다. 분명 한국에서 최고가 되려면 일본에서 공부해야 했고, 일본에서 최고가 되려면 프랑스를 가야 했다. 또, 프랑스가 패션으로는 알아주는 곳이니 프랑스에서 최고가 된다면 세계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일을 해보니 능력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프랑스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만의 독특한 발상이나 굉장한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했는데, 이를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프랑스 패션계에서는 최고가 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잘해야 중상위권 정도에 머무를 게 확실했다. 이는 곧 목표를 낮춰야 한다는 의미였다.
긴 고민 끝에 일단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 동안 쉬지 않고 달렸기에 잠시 머릿속도 정리하고 환기를 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이직과 영어 공부도 할 겸 미국 유학을 가는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고민했다. 그런데 더 고민할 틈도 없이, 누군가가 세 번째 선택지를 건넸다. 당시 프랑스에서 사업을 시작한, 절친했던 한국인 친구가 믿을 만한 사람이 없어 고민이라며 그녀를 찾아와 몇 개월 만이라도 좋으니 함께 일을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여 함께 일을 시작한 지 1년, 사업은 거의 자리를 잡았고, 패션계 못지않게 그 일에도 어느덧 익숙해졌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 일을 ‘친구의 사업’이라 여기지 않고 ‘본인 사업’처럼 생각하고 일했다. 실제로 자신의 돈을 일부 투자하기도 했고 회사에서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면 인맥을 동원해 빌려서 메우기도 했다.
친구의 사업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돈을 마련해 회사에 투자했고, 친구와 그녀는 각각 6대 4 정도의 지분을 보유했다. 이제 공동 경영자가 된 것이다. 먼저 친구와 그녀는 각자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분리했다. 일거리를 받아오는 것은 친구의 몫이었다. 그러나 사업은 점점 힘들어졌고 회사 재정이 악화 일로로 치달을 무렵, 친구가 이 모든 상황을 단번에 역전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친구가 기획한 프로젝트는 ‘자동차 박람회’였다. 코엑스에서 자동차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를 열자는 것이었다. 당시 한국 사람들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었기에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전시회 준비에는 많은 돈이 들어갔다. 그리고 전시회는 망했다. 결국 친구와 그녀는 그렇게 약 9년 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고, 그 대가로 그녀에게는 악몽 같은 2년이 찾아왔다. 사업 실패에 이은 10억의 빚으로 화려했던 과거는 산산조각 났다. 그 후로 약 2년간 웬만해서는 집 밖으로 나서지 않았고, 사람도 잘 만나지 않았다.
자살을 하려다 어머니를 떠올리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녀는 할 수 있는 것들을 따져보기로 했다. 집과 차가 있고, 3개국어(한국어, 일본어,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는 강점이 있었다. 주로 한국인들과 일하다 보니 프랑스어가 유창하진 않았지만 일상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했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던 차였다. 밑바닥에서 희망을 발견한 그 순간, 놀랍게도 기적이 찾아왔다. 그 시기에 친구 중 하나가 그녀에게 방 한 칸을 빌려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그녀는 집을 민박과 하숙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민박과 가이드 일을 통해 그녀는 재기의 발판이 될 자금뿐 아니라 더 큰 것들을 얻었다. 우선 자신감이 생겼다.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에서도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무언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또한, 사람들의 시선을 견딜 줄 아는 용기를 얻었다.
이 무렵 나그녀 한창 그녀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 즉 한국인이나 일본인, 중국인 중 유럽, 미국, 캐나다 등 영미권에서 무일푼으로 창업해 성공한 사례를 찾고 있었다. 방송, 신문, 뉴스, 책 등을 보거나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많지는 않았지만 성공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경기의 영향을 덜 받고(요식업) 그중 그녀가 강점을 가질 수 있으면서(유럽에서 아시아인이 운영하는 아시안 푸드) 이미 성공한 사업의 사례를 종합해보니 김밥이나 삼각김밥, 초밥 등의 메뉴가 가장 적합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들이었고, 특히 초밥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였다. 일본 유학 시절에는 짧게나마 초밥집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그때부터 삼각김밥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한국의 삼각김밥 공장도 견학했고, 기계를 찾으러 출장도 많이 다녔다. 그 비용은 모두 민박집 수익으로 충당했다. 다만 시간 확보를 위해 한국인 학생을 고용해 민박집 운영을 맡기고 그녀는 사업 공부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렇게 한창 열을 올려가며 삼각김밥 사업을 조사하던 중,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다. 유럽에서는 그녀가 가게를 차리고 그 안에서 음식을 만들어 직접 팔 때에 비해 제3자 가게에서 팔 때는 법적 제한이 많았다. 게다가 삼각김밥을 만들어 납품하는 사업을 하려면 무균 시스템을 갖춘 공장이 있어야 하고, 허가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이 비용이 최소 10억 원이나 든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도 사례 조사는 계속했는데, 때마침 미국에서 무일푼으로 시작해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 김밥과 초밥을 납품해 연매출 수천억 원을 올린 김승호 회장의 『김밥 파는 CEO』를 읽게 되었다. 그렇게 그녀는 초밥 사업, 좀 더 정확히는 ‘마트 내에서 쇼 비즈니스와 접목한 초밥 도시락 사업’으로 길을 정하고 다시 사업 공부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2년간 마트로 출근했다. 그리고 그 기간, 그녀는 마트 직원들보다도 더 자주 마트에 갔고, 그들보다 더 오래 머물렀다. 그렇다면 도대체 마트에서 무엇을 조사했을까? 우선 마트에 초밥이 있는지 없는지부터 파악했고, 있다면 얼마나 신선하고 맛이 있는지, 유통기한은 어떤지 확인했다. 그리고 기존 초밥들의 가격대는 어떠한지, 팔린다면 얼마나 팔리는지 등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적정 가격대를 선정할 수 있었다. 또한 그 초밥들을 모두 먹어보았고, 이를 구매하는 고객층과 그들의 반응, 구매 패턴 등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분석했다.
더불어 초밥 외의 다른 아시안 푸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지, 판매하고 있다면 어떤 것들을 팔고 있는지도 같이 조사했다. 초밥과 김밥 사업을 기반으로 하되 궁극적으로 다른 아시아 음식들도 다양하게 판매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제품들에 대해서도 가격과 품질 등을 철저히 조사했음은 물론이다. 마트와 고객에 대한 연구도 필수였다. 우선 마트별로 잘 팔리는 제품이 다르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이 모든 결과는 직접 관찰하고 발로 뛰며 준비를 했기에 가능했다. 2년간 마트 직원들보다도 더 마트에 관심을 가지고 살피고 조사한 결과가 사업 성공의 밑바탕은 물론, 마트와의 파트너십을 다지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우선 세계 최고의 초밥을 팔아야만 하니, 당연히 초밥에 대해서 가르쳐줄 스승이 필요했다. 야마모토 선생께 도움을 요청했고 그는 그녀를 도와주었다. 현재 야마모토 선생은 새로운 메뉴 개발 외에도 최고의 재료를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의 도움으로 회사는 성장해갔고 그렇게 차근차근 회사를 키워나갔다.
켈리델리가 프랑스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교재에 쓰일 정도로 주목받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유럽 기업임에도 회장이 한국인 여성이라는 점, 혁신적인 콘셉트, 고객만족도가 높은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 독특하고 혁신적인 기업문화 등 다양하다.
현재 11개국에 각각 지사가 있고, 각 지사마다 직원들이 있다. 회사의 비전은 평소에도 여러 방법을 통해 공유하지만, 가끔은 다 함께 모여 공개적으로 비전을 선포하고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그래서 생겨난 켈리델리의 문화 중 하나가 바로 ‘올핸즈(All Hands)’라는, 일종의 워크숍이다.
올핸즈는 1년에 총 네 번 열리는데, 두 번은 각국에서 화상으로 진행하고, 두 번은 대개 3박 4일 동안 모임을 갖는다. 화상으로 진행할 때는 직원들이 인근 국가의 지사 미팅실 몇 군데에 모인다. 그 다음, 다 같이 화상으로 각 지사에서 하고 있는 프로젝트 진행 상황이나 그간 있었던 일들을 공유하는 것이다.
밖에서 올핸즈를 진행할 때는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몸과 마음을 환기할 수 있는 곳에서 함께한다. 그 동안의 업무나 성과를 평가하고 회의를 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한자리에 만나서 친목을 다지고 서로의 업무, 아이디어, 비전 등을 공유하고 소통하자는 게 취지다. 따라서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기가 아닌,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에서 진행한다.
일과 가정 어디에 더 집중해야할까?
그녀는 자신이 없어도 굴러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게 목표다. 사장이 자리에 없을 때도 회사가 성장하려면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시스템’과 ‘인재’다. 시스템은 사장이 장기간 자리를 비워도 매끄럽게 회사가 돌아가도록 만들고, 이런 시스템은 결국 사람을 통해 실현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과 인재를 키워내는 힘이 바로 기업문화다. 그런 기업 문화를 지향한 결과 그녀와 가족은 1년간의 안식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업의 기본은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모든 사업은 고객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이익이나 효율 앞에서 온전히 고객 입장에 서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처음 켈리델리의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도 가장 먼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했다.
‘초밥 도시락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가장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맛’과 ‘신선도’였다. 답은 아주 명쾌했다. 초밥 도시락을 이용하는 고객이 지금도 많지만, 그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고, 가격이 조금 더 나가더라도 신선하고 맛있는 도시락이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그녀는 이에 대해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가 할 일은 복잡하면서도 간단했다. 그저 고객에게 더 맛있고 신선한 도시락을 만들어 제공하면 되었다. 더 많이, 더 쉽게 제공하기 위해 마트, 그중에서도 유럽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곳과 계약해야 했고, 더 많은 고객을 접하기 위해 마트 내에서도 주요 통로에 매장을 열어야 했다. 또한 신선함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조리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게 해야 했고, 맛을 위해서는 가장 신선하고 품질이 좋은 재료만을 아낌없이 사용해야 했다.
사업의 출발점은 항상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하고, 사업가는 어떻게 돈을 벌지를 궁리하기 이전에 ‘어떻게 하면 고객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고객들이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면 돈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우선 프랑스, 나아가 유럽, 궁극적으로는 세계 최고의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을 만들고 싶어한다. 그녀는 켈리델리를 ‘초밥계의 스타벅스’처럼 만들고자 한다. 이는 그녀가 스타벅스의 기업문화와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의 경영 철학을 보며 깊게 감탄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초밥으로 그런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엄청나게 승승장구하는 그녀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그녀는 손을 떼도 별 지장 없이 돌아가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렇게 된다면 가족이나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공부도 더 많이 할 수 있다. 또한, 그렇게 쌓은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많은 사람에게 공유함으로써 ‘1천 명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목표를 잡았다. 그렇게 그녀는 책과 유튜브로 많은 사람들에게 멘토링을 해 주고 있다.
영국의 부자순위 345위에 오른 억만장자 켈리 최의 역경과 성공의 이야기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사랑하는 가족과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으신 예비사업가 또는 사업을 꿈꾸는 분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