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아이를 낳은 이후로 2년 이상 독후감에서 멀어져 있었던지라, ‘아, 읽으면 읽은 거지 뭘 또 글을 써…’라는 마음이 조금은 드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기왕 다시 쓰기 시작한 김에 짧게라도 남겨봐야겠다. 게다가 피터 스완슨이잖아요?
어제는 작가를 조금 검색해보았다. 좋아하는 작가를 업데이트하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거의 대부분 범죄 스릴러, 추리 작가들이다. 작품은 즐겨 읽지만 거기서 어떤 교훈을 얻거나, 그 사람 자체를 좋아하게 될 일은 없을 것 같은 류의 작가들이다. 나름 그래도 한강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었는데… 존경은 하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사람들은 무라카미 하루키도 좋아하고, 알랭 드 보통도 좋아한다던데 나는 그동안 별로 그렇게 와닿지가 않았다. 구글도 뒤져보고 챗GPT도 괴롭혀봤지만 영 와닿는 작가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을 읽어봐야 와닿지. 그렇다고 한국도 아닌데 무턱대고 책을 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곧 죽어도 영어로 읽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사람이다.)
책을 고르는 식견을 좀 넓혀보려 했는데 — 에라이, 그냥 원래 좋아하던 작가들 책이나 찾아 읽자 하고 크레마클럽에 들어가 보니 제법 업데이트된 책이 많았다. 내가 좋아하는 범죄 스릴러 소설 탑3에 무조건 들어가는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작가 피터 스완슨의 새 소설이 몇 권 보였다. 속편이었던 《살려 마땅한 사람들》도 재밌게 읽었었는데, 심지어 또 시리즈로 여겨지고 있는 《살인 재능》이라는 책이 있지 않은가! 릴리가 나온다지 않는가! 뭐 그래서 읽게 되었다는, 구구절절하고도 긴 서론이었다. 본문이 짧을 터라 서론이라도 길게 적어봤다.
역시나 너—무 재밌었다. 지루하지가 않다. 오, 역시 재밌어 하며 숨 쉴 틈도 없이 읽었다. 마사라는 도서관 사서가 자신의 남편이 연쇄살인범일지 의심하다가, 대학 시절 친구였던 릴리에게 연락을 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전 책들을 내가 읽어서인지, 아니면 책을 정말 잘 써서인지 등장인물도 전혀 헷갈리지 않아 좋았다. 내가 아마 밀레니엄 시리즈 읽다가 트라우마가 생겼나 보다. 지루할 틈 없이 금방 반전이 찾아온다. 어? 책 끝나나? 하며 살짝 수면 위로 올라와 숨 좀 돌리려는 찰나에 또 사정없이 스릴러의 물 밑으로 끌고 내려간다. 그리고 순식간에 끝난다.
뭐야, 벌써 다 읽었네. 거의 단편소설이네 하고 보니 500페이지가 넘더라. (e-book이라 종이책보다 페이지 수가 많다.) 말도 안 돼. 뭐 아무튼 너무 재밌었고, 그냥 대놓고 시리즈물로 계속 써주면 좋겠다. 피터 스완슨 당신, 내가 좋아하는 작가야.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쭉 스릴 넘치는 소설 써주세요.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사를 공부할 때 꼭 나오는 인물이므로 역사를 조금만 공부하면 곧 익숙해지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철학 쪽에 발을 들였다면 또 거치지 않을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한 나라의 황제로서 업적을 남기기도 쉽지 않을 텐데 동시에 학문의 정점에 서다니 정말 놀랍기만 하다. 제목만 들어봤던 <명상록>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조금씩 공부하기 시작한 철학서를 읽다 보면 빼놓지 않고 나오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명상록>은 어떤 책인가? 사실 <명상록>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자신이 깨달은 철학적 결과를 후세에 남기기 위해 적은 책은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을 갈고 닦기 위해 적어놓은 자신만의(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노트를 묶어놓은 것이다. 그러니까 일기도 아니고, 그저 자신의 공부와 인성을 위해 정리한 사적인 노트인 것이다. 그것을 누군가 발견하고 잘 묶어서 필기하고 다시 누군가의 필사를 통해 그렇게 전해진 책이니, 어쩌면 그 어떤 책보다 그 책의 가치가 뛰어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동시에 만약 나의 처지와 나의 가치관과 잘 부합되지 않는다면 그저그런 자기계발서로 그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므로 <명상록>을 읽을 때에는 더 나은 나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명상록> 본문을 읽어나가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무척이나 단단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끊임없는 공부와 자기 성찰, 다른 이에게서 배울 점 등을 꼼꼼이 적고 스스로 닮으려고 노력한 점이 이 책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그 기회를 통해 성장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진대 끊임없이 스스로를 넘어서려 한 이 황제는 그러므로 이렇게 오랜 뒤에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오아시스의 <명상록>은 더 특별하다. 그레고리 헤이스의 해제가 더해졌기 때문인데 이 해제가 책의 본문 앞에 위치해 있어서 대강의 주변 배경지식과 본문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저변을 깔아준 후에 본문을 읽을 수 있다. 책을 모두 읽고 난 후 한번 더 이 해제를 통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명상록>을 통해 깨달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점과 철학에 대한 중요성이다. 나이가 들수록 내키는대로와 될대로 되라는 식이 되어버리고 있는 듯한 나를 무척이나 반성하게 하는 책이었다.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필사하는 것도, 아무데나 펴서 한, 두 장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렵지 않고 그저 쭉~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어서 더 좋았다.
📌<도서협찬 >
📚문 앞에서 마주한 인간의 진실!
📚비 내리는 성문 아래, 인간을 묻는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저자 <라쇼몬>!
🪔비운의 천재 작가가 그려낸 인간의 심연과 어둠, 그리고 한 줄기 구원의 희망! <라쇼몬>은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갈등을 날카롭게 그린 작품으로, 총 12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이 작품은 생존과 윤리 사이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을 잘 그린 작품으로, 단편이지만, 단편 하나하나가 강렬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짧은 분량이지만, 그 짧은 분량 속에는 깊은 철학과 상징성은 일본 근대 문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작가의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의 이름을 딴 상이 있다. 바로 '아쿠타가와상' 이다. 아쿠타가와상은 일본의 대표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를 기려 그의 이름으로 제정된 상이다. 자신의 이름을 기려 제정된 상의 유명세나 일본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비해, 한국에서는 그렇게 인지도가 있는 작가는 아니다. 나도 이번 서평단을 통해서 알게 된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으로 알게 된 작가의 작품이자, 일본 근대의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해서 나는 접근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했지만, 짧은 분량이기도 하지만, 일본 근대 문학 입문작으로 손색 없을 정도로 아주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 되었다. 왜 이 작품이 아쿠타가와 문학의 정수라고 하는지 읽어보니깐 알게 되었다.
🪔저자의 작품은 외면의 사건보다 인간의 내면, 욕망, 불안 , 도덕적 모순을 집요하게 탐구한 것으로 유명하고, 짧은 형식 안에서 인간의 어둠과 구원을 동시에 포착하여, 일본 단편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한다. 작가가 태어나기 전에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어머니는 어린 큰딸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정신질환을 앓게 되어,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아쿠타가와는 아기 때부터 엄마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고, 어릴 때부터 정신적 불안이라는 그림자를 안고 살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작품이 인간의 어두운 심연을 잘 그려낸 작품이 아닐까 싶다. 누구보다 먼저 지옥을 봤던 사람, 그러나 어쩌면 그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 애썼던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이 작품에서 느껴지기도 한 작품이라, 왠지 읽는내내 씁쓸하기도 했다. 이 작품에는 표제작 라쇼몬을 비롯하여, 작가의 유서에 가까운 <톱니바퀴>와 <어느 바보의 일생>까지 총 12편이 수록되었다. 불필요한 설명 없이 상징과 대사로 주제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는 이 작품은 짧지만 문체가 강렬하다. 그리고 심리묘사가 뛰어나서 읽는내내 생생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과 도덕이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담은 이 작품은 생존 본능과 윤리적 가치가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굶주림과 죽음의 위기 앞에서 인간은 과연 도덕을 지킬 수 있는지, (예를 들어, 뱀을 생선으로 둔갑시켜, 무사에게 팔아넘기는 ...) 노파가 시체의 머리카락을 뽑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라는 논리를 보여주어, 선과 악의 경계를 모호함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인간은 극한 상황에서 도덕보다 생존을 먼저 생각할 수도 있다라는 것. 또한 선과 악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의 시선이 바깥에서 안으로, 그리고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좁혀져 가는 흐름이 잘 보이도록 작품을 배치한 이 작품은 잠을 이루지 못한 밤, 이유 없이 밀려오는 공포, 장래에 대한 불안 등 생의 끝에서 저자가 느꼈을 감정을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갈등, 생존 본능, 사회적 붕괴 속에서 드러나는 윤리의 상대성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인간의 존재의 허무와 삶의 의미를 잘 담아낸 작품이었다.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과 도덕적 갈등을 날카롭게 그려냈고, 짧지만 강렬한 문체로 깊은 철학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일본 근대 문학을 이 작품 한 권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작품이다. 저자의 초기작부터 유작까지! 작가의 문학 세계를 한 눈에 만나 볼 수 있는 작품으로, 1915년 발표 당시 일본 문학계에 큰 반항을 일으킨 작품으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지며 일본 문학과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데 문학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여운과 철학적 깊이가 있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오늘날에도 여전히 윤리적 딜레마와 인간 본성의 문제는 유효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본 도서는 이키다(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님이 진행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성림원북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라쇼몬#아쿠타가와류노스케#도서협찬#책추천#성림원북스#일본소설#서평단#일본문학#일본근대문학
#라쇼몬#아쿠타가와류노스케 [도서협찬]
인간이 품고 있는 잔혹함과 아름다움을 그리다!
❝나는 지금 가장 불행한 행복 속에 살고 있어.
그러나 이상하게도 후회는 없네.❞
✔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과 복잡한 심리를 탐구하고 싶다면
✔ 일본 문학과 고전문학에 흥미가 있다면
✔ 현대적 감각의 번역으로 편안하게 고전을 읽고 싶다면
📕 책 속으로
저자를 기리는 문학상
#아쿠타가와상 이 있을 정도로
일본문학사에서 큰 위상을 차지하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 12편이 수록된 작품집
고전적이면서도 무겁지 않은
MZ세대도 끌릴 만한 세련된 표지 디자인과
자연스럽고 현대적인 번역 덕분에,
마치 현대 문학을 읽는 듯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일본 고전문학
📕 화가의 광기에 소름 돋았던 <지옥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예술을 위해 희생된 딸
딸의 죽음을 목격한 아버지
딸의 마지막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는 예술가
인간 내면의 잔혹함과 광기에
소름이 돋았다.
책을 덮고도
오래도록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아무리 한 가지 기예에 뛰어나다 하더라도, 사람으로서의 오륜을 분별하지 못한다면, 지옥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_p.131
📕 한 줄 소감
인간의 어두운 면에
불편하기도, 흥미롭기도,
소름돋기도, 서늘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창 밖으로
무심히 던져진 귤 몇 알,
내 스타일의 온기 <귤>
교훈을 준 덜렁거리는 긴 <코> 덕분에
따뜻하기도 했던
기묘하고 요상한 이야기 😊
@ekida_library@lee.sunglim 감사합니다
#일본문학#지옥변
[2026_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