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책으로 많이 꼽히는 책이라기에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지만, 왠지 어려운 내용일 것 같다는 오해를 가지고 있었다. 책 자체도 심플하고 감성 넘치는 분위기라 괜히 고전소설 같았고, 펼쳐보기 두려운 데코레이션용 책처럼 느껴졌다. 막상 읽다 보니 어려움과는 거리가 멀었고, 되려 잔잔한 영화처럼 흘러가듯 읽기 쉬운 소설이었다. 영화 보이후드, 패터슨 같은 느낌이라 보면 되겠다.
독후감을 적으려다보면 줄거리를 요약하는게 부담돼서 - 가끔은 너무너무 너무나도 줄거리를 정리하고 해석해서 적어내고 싶은 욕망이 일 때가 있긴 하지만 - 대부분은 버겁게 느껴져서 책을 끝내기 두려울 정도다. 지금도 아주 버겁고 갑갑하다. 이걸 어떻게 적어야하지? 그런데 이 버거움을 견디지 못해 독후감을 안 적어둔채 몇 년을 지나쳐보니, 정말로 남는게 없다. 내 안에 제목마저 남아 있지 않더라. 버거움을 약간만 이겨내고 적당히 적어뒀더니, 제목은 기억나는데 내용이 기억나지를 않았다. 분명 읽었는데, 남는 게 하나도 없다. 최대한 나의 말로 많이 기록해놔야 기억에도 남는다. 그걸 알아서 더 버겁다.
이 책은 윌리엄(애칭: 빌/윌리) 스토너라는 영문학과 교수의 삶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농사 가업에 도움이 되기 위해 농업을 배우러 대학에 갔다가, 교양 수업으로 영문학을 접하면서 인생이 뒤바뀐다. 문학과 사랑에 빠져 대학원에 진학하고 교수의 길까지 걷게 된다. 여기까지만 읽어봐도 대충 스토너가 어떤 사람인지 감이 온다. 그냥 인생이 흘러가는 대로, 큰 욕심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니 연구자가 된 케이스. 너무 특이하고 이상한 사람 같지만 왜인지 연구자라는 직업에 너무 잘 어울리는 인간상처럼 느껴진다. 비슷하게 특이하고 이상한 여자, 이디스를 만나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다. 딸 그레이스를 사랑했지만, 결혼은 실패였다는 걸 깨닫는다. 가정에도 크게 기대하는 바가 없고, 주어진 강의 일은 열정적으로 하지만 야망도 없고 정치질에도 관심이 없다. 융통성도 없이 꽉 막힌 인간이라 결국 동료 교수와 갈등이 생기고 학과 내에서도 고립된다. 그러다 자신의 강의를 들었던 한참 어린 교수와 사랑(불륜)에 빠지지만, 그마저도 주변의 압박으로 끝나게 된다. 명예퇴직을 앞둔 노년에 온몸에 암이 퍼져 급하게 은퇴하고 죽음을 맞는다. 임종 직전, 맑아진 정신으로 책을 집어 들고 처음 문학을 접했을 때처럼 떨리는 손으로 책장을 넘기다가 떨어뜨린 채 조용히 생을 마감한다.
이같이 한 남성의 일대기를 쓴 베스트셀러를 읽어보면, 남자들의 추구미가 무엇인지 대략 느껴진다. 감정이 완전히 배제된, 남의 말이나 행동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또 남에게 크게 관심도 없는, 오롯이 나에게 주어진 일에 집중하며 지적인 면이 돋보이는 남자. 모두에게 차갑지만 사랑에 빠지면 누구보다 열정적인 남자. 나쁘게 말하자면 융통성도 없고 배려심도 없는 끔찍한 회피형. 당사자 입장에서 서술하면 쿨한 이미지겠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꽤 징글징글하겠다. 평생을 대학에 바친 교수지만 왜 아무도 그를 선명하게 기억하지 못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등장인물들도 하나같이 이상하다. 그중 아처 슬론이라는 캐릭터가 제일 해석하기 어려웠다. 스토너를 문학도의 세계로 끌어들인 장본인인데, 왜 그렇게 사람이 뾰족하게 날이 서 있었으며, 1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왜 그리 서글피 울었으며(정말. 의문이다.), 왜 그렇게 죽었을까?
아내 이디스도 아주 특이하다. 히스테릭한 조울증 환자처럼 묘사되는데… 이디스 입장에서 보면 스토너도 만만치 않은 도라이가 아닐까 싶다. 유럽에 보내준다며!! 아이를 낳아놓고는 육아를 내팽개치고, 이 일 했다 저 일 했다, 집을 떠났다 돌아왔다, 집에 틀어박혀 있는 남편도 티 나게 마음에 안 들어 하면서, 그런데 또 아이는 사교적이고 완벽하게 키우고 싶어 한다. 워낙 특이했던 사람이 산후우울증까지 겹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딸 그레이스는 그저 안타깝다. 서로다른 육아관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가 얼마나 불안정하게 자라는지에 대한 표본처럼 보인다.
로맥스도 참 웃긴 캐릭터다. 스토너 인생에서 가장 큰 악인이 되겠다. 훌륭한 학자이자 교수고 얼굴도 잘생겼지만, 척추기형 장애로 인한 외형적 콤플렉스가 심해 보인다. 그래서 자신처럼 장애를 가진 학생에게 애정을 가지고 동질감을 느껴 팍팍 밀어주고 싶었는데, 하필 그 학생이 입만 살고 말만 번지르르한 엉터리 문학도였다는 걸 스토너가 알아채고 낙제를 주며 앞길까지 막는 상황이 생긴다. 로맥스는 (아마도, 내 생각에는) 그걸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공격처럼 느낀 것 같다. 그래서 그 이후로 스토너의 일을 사사건건 망치려 한다. 초짜 강사들이나 할 법한 강의 시간표를 짜서 주고, 불륜 상대도 망치려 한다. 하여튼 둘의 관계는 둘 다 이상하다. 로맥스도 이상하지만 스토너도 잘한 건 없다. 조금 융통성 있게, 둥글둥글하게 대화하고 타협해볼 수도 있었을 텐데. 불륜은 물론 하면 안 됐다. 그렇게나 천년의 사랑이었다면 아내와의 관계를 확실히 정리했어야지.
이 대서사 중에서 가장 정상인은 고든 핀치다. 처음 참전얘기 나왔을 땐 좀 이상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가면 갈수록 제일 정상이다. 스토너에게도 제발 정상적으로 사고하며 살아보라고 계속 찔러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아무리 가깝고 아끼는 사이여도 결국 타인은 타인이구나 라는 걸 느끼게해주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이 모든 등장인물들이 안쓰럽기도 했다. 1차 세계대전, 대공황, 2차 세계대전까지 겪어야했던 세대. 사랑하는 이들을 전쟁과 경제몰락으로 떠나보내야만 했던 사람들. 이건 실제 일어났던 역사 사건들이기에 더 가슴이 아려왔다.
스토너는 확실히 이상한 사람이다. 하지만 솔직히, 아주 솔직히 나도 스토너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스트레스가 거의 없을 것 같다. 남 생각, 국가 생각, 미래 생각, 가정도 크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오늘 하루에 충실하는 삶. 아내가 산후우울증에 걸려도 뭘 도와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아니 아내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조차 잘 느끼지 못하는 둔팅함. 사내 괴롭힘과 좌천을 당해도 너는 짖어라 나는 일한다 정신으로 버티는 태평함. “넌 무엇을 기대했나?” 남들이 자신에게 했던 기대는 하나도 신경 쓰지 않았으면서 끝까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회피성 개인주의자의 마지막 질문까지 완벽하다. 얼마나 편할까? 그런 면에서 스토너가 불쌍하지는 않다. 되려 부럽다.
📌<도서협찬 >
📚사랑과 증오의 언덕 위에서!
📚황무지에 울려 퍼진 격정의 사랑!
📚에밀리 브론테 저자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의 유일한 장편소설! <폭풍의 언덕>은 영국 문학사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강렬한 고딕 로맨스로, <모비딕>, <리어왕>과 함께 영문학 3대비극으로 손꼽히는 불멸의 고전이다. 저저의 짧지만 강렬한 문학적 생애를 영원히 증언하는 이 작품은 당시 사회에 충격을 안겨 줄 만큼 파격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저자의 유일한 작품인 이 작품은 황량한 들판 위의 저택 워더링 하이츠를 무대를 배경으로 한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며,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인물인 캐서린 언쇼와 히스클리프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에드거와 이사벨을 향한 히스클라프의 잔인한 복수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저자가 가명으로 '엘리스 벨' 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을때, 엄청나게 비난을 받았다. 그 이유는 음산한 이야기의 힘과 등장인물들이 드러내는 야만성 때문이다. 이 작품은 연애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복수와 집착, 계급갈등,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도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다. 히스클리프는 가장 복잡하고 매혹적인 인물로, 사랑과 증오가 뒤섞인 성격이 깊은 인상을 남기는 인물 중 하나이다. 사랑이 구원보다는 파멸로 이어지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이 작품은 복수와 집착이 어떻게 인간을 파멸로 이끄는지를 그려내는 이 작품은 여러 화자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교차하면서 전개가 된다. 계급 차별과 성별 역할에 대해 문제의식을 잘 그린 작품으로, 단순한 연애소설이 아니라, 사회적 비판도 담겨 있는 작품이다.
💭시골 언덕 위의 저택 워더링 하이츠, 일명 폭풍의 언덕에 들어와 살게 된 고아 히스클리프와 그 집 딸 캐서린 언쇼의 운명적이고 불운한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이 가져오는 비극을 그린 작품으로, 두 집안을 파멸시킬 정도의 강한 애증과 격정에 못 이겨 죽은 캐서린의 무덤을 파헤치는 히스클리프의 섬뜩한 광기, 그리고 죽은 캐서린의 유령 등장 등 현실을 초월한 초자연계와 영원의 세계까지 이르는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비이성적이고 가공할 사랑을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정념으로 그려냈다. 그래서인지 출간 당시에는 지나치게 어둡고 충격적인 내용 때문에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그린 작품으로 다시 재평가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에 견줄 만큼 강렬한 문학적 힘을 인정받고 있는 '폭풍의 언덕' 은 난해함과 강렬한 이야기 때문에 호불호가 좀 갈리는 소설이기도 하다. 단순한 사랑 이야기보다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억압을 그린 강렬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랑, 증오, 복수, 계급 갈등을 통해 인간 본성의 극단을 잘 보여준다.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은 영원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파괴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그들의 사랑은 사회적 규범을 거스르고, 결국 두 가문의 파멸을 불러온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사랑이 구원이 아니라 파멸을 가져올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히스클리프는 배신과 차별에 대한 복수심으로 삶을 산다. 이는 다음 세대까지 영향을 끼치고, 증오가 어떻게 인간과 공동체를 파괴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캐서린은 사랑보다 사회적 지위를 선택하는데, 이는 두 가문의 비극을 불러오는 선택이다. 당시 영국 사회의 계급 차별과 그로 인한 갈등을 날카롭게 그린 이 작품은 황량한 요크셔 황무지를 배경으로 하여, 인물들의 격정적인 감정을 잘 반영한 작품이다. 유령과 초자연적 현상이 작품 전반에 걸쳐 그려냈는데,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가 모호하게 그리는데, 이는 히스클리프가 캐서린의 영혼을 갈망하여, 사랑과 집착이 죽음을 넘어 지속되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사랑과 증오, 집착과 복수라는 감정의 끝을 잘 보여주고, 인간이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깊이 사랑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단순히 고전이라는 이유만으로 읽을 가치가 있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계급 갈등, 사회적 억압, 사랑과 자유의 선택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사랑과 현실 사이의 갈등하는 지금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고딕 로맨스의 대표작으로서 문학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 단순히 고전문학을 읽는게 아니라, 감정적으로 휘몰아치는 느낌을 받게 되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사랑과 집착의 경계를 끊임없이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뱅만부에서 진행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윌북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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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ff dyer의
the last days of rdger federer
제프 다이어는 영국의 작가이자 비평가다. 그는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에세이, 소설, 비평, 자전적 글쓰기 등 다양한 형식과 주제를 넘나드는 독특한 스타일로 유명하다.
책을 읽기 전에 작가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면 도대체 이 책은 왜 이렇게 산만하지?
이 책의 장르는 무엇이란 말인가? 하고 의아해 했을 것이다.
초반에는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앞 장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누군가에 대한 비평인가? 에세이인가? 철학적 개인의 사유인가?
그러나 책의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오히려 책에 대한 몰입도가 앞지른다.
은근히 작가의 글에 중독 되어가는 즈음에 이 책은 제목에서 시사하는 '마지막 날들'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책 '마지막 날들'은 제목만으로는 테니스 팬들을 위한 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보다 훨씬 더 깊고 넓은 사유의 지평을 펼쳐 보이는 작품이다.
단순히 로저 페더러라는 위대한 선수의 은퇴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예술, 삶, 그리고 인간 존재의 유한성에 대한 작가 특유의 탐색을 담아낸 에세이 모음집이다.
저자는 하나의 주제에서 시작해 자유롭게 연상하며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가는 글쓰기를 즐기는 듯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러한 '산만함' 속에서 예상치 못한 통찰과 깊이 있는 사유를 발견하게 된다.
책에는 자신의 삶, 경험, 생각, 심지어 건강 문제나 약물 사용 경험까지도 솔직하게 드러내며 글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았다.
솔직히 약물 복용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어 이 이야기가 작가 자신의 경험인가? 하는 생각에 몇 번이나 그 페이지들을 읽었다.
진지하고 지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건조하고 날카로운 유머를 잃지 않으며,
재즈, 사진, 영화, 문학, 철학, 여행, 테니스 등 매우 폭넓은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을 펼쳐 보이고 있다.
책을 읽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작가를 검색해 보니 "제프 다이어가 곧 장르다"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하며 현대 영문학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독특한 방식으로 '마지막'을 해부한다. 그는 로저 페더러의 은퇴를 앞둔 시점의 고민을 시작으로, 베토벤의 마지막 현악 사중주, 터너의 말년 작품, 밥 딜런의 끝없는 투어, 그리고 니체의 영원 회귀 사상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예술가와 사상가들의 '마지막' 순간들을 소환한다. 이처럼 광범위한 레퍼런스를 통해 그는 "어떻게 끝을 맞이하는가?", "능력이 쇠퇴해도 어떻게 계속 나아가는가?",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창조성은 어떤 모습으로 발현되는가?"와 같은 질문들을 던진다.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 특유의 예측 불가능한 글쓰기 방식이다.
특정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연상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데,
마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듯, 테니스 경기 관람에서 시작된 생각이 재즈 음악으로 이어지고, 다시 개인적인 건강 문제나 과거의 경험으로 흘러간다.
이러한 비선형적인 서술 방식은 때로는 독자를 길 잃게 만들 수도 있지만,
동시에 예상치 못한 통찰과 즐거움을 선사하며 책 속에 몰입하게 된다.
다이어는 테니스를 향한 열정에도 불구하고 나이 듦으로 인해 찾아오는 신체적 고통과 한계를 숨김없이 고백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푸념에 그치지 않고, 예술가나 운동선수들이 겪는 '쇠퇴'의 과정과 맞닿아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책에 인간적인 온기를 불어넣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의 '마지막' 단계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
니체의 철학적 개념을 인용하며 심오한 질문을 던지다가도, 일상적인 경험을 재치 있게 묘사하며 독자를 웃게 만든다. 이러한 균형 감각은 그의 글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며, 독자들이 복잡한 사유의 과정을 즐겁게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다.
그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으며, 때로는 시적인 표현으로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물론, 이러한 글쓰기 방식이 모든 독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수도 있다.
나 또한 초반에 이 책에 집중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하지만 새로운 글쓰기를 읽는 재미에 작가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가미되어 보석 같은 그의 철학적 통찰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삶의 유한성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존재하고, 어떻게 창조하며, 어떻게 끝을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인 탐색이다.
또한 작가의 솔직하고 유머러스한 자전적 고백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끝'이 단순히 소멸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과정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삶의 마지막 악장을 어떻게 연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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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윌리엄 스토너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삶
이 소설은 미주리주의 가난한 농부 가정에서 태어난 윌리엄 스토너의 일생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농업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입학한 그는 셰익스피어의 한 소네트를 통해 문학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고 그 순 간 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스토너는 자신이 무엇을 깨달았는지 설명할 수 없었다.
단지 그 소네트가 자신에게 말을 걸었고, 자신도 그것에 응답했다는 사실만 알 뿐이었다.
누구나 자신이 특별하고 유일한 존재이길 바란다.
그런데 현실은 생존을 위해 달리다 보면 개인의 목표와 행복은 한참 뒷전으로 밀려난다.
스토너 역시 그랬다.
영문학 교수가 되었지만, 그의 삶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사랑 없는 결혼, 학과 내 적대적인 정치, 딸과의 복잡한 관계, 그리고 금지된 사랑까지...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문학과 교육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표면적으로 그의 삶은 실패한 듯 보인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지 못했고, 학계에서 큰 인정을 받지 못했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도 없었다. 남들이 다 하는 평범한 행복조차 그에게는 쉽지 않았다.
무엇을 해도 욕심처럼 느껴지고, 자존감을 챙길 여유도 없었고 로맥스의 부당한 횡포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방식으로 견뎌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