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각기 순수한 구석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개인이 사회의 대열에 끼어들게 되면 서로의 영혼에 상처를 주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인간성을 담보로 영달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는 서로 안의 요조를 파멸로 내몰고 있지는 않은가.
출산율 세계 최하위, OECD 자살률 1위라는 현실은 일본의 전후 세대가 느꼈던 것과 같은 절망감이 우리 현대 사회를 휩쓸고 있음을 방증한다. 다자이 식 해법에는 동의할 수 없으나 우리 사회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고민해보게 한다.
『시가렛 걸』 출판 기념 시네&북토크 소식! 📚
요조 X 이은선 기자 X 시가렛 걸? 이 조합 무엇?!
안녕하세요 😊
넷플릭스에서 영상미와 분위기가 미쳤다고 소문났던 <시가렛 걸> 모두 아시나요? 드디어 원작 소설이 한국어판으로 나온다고 해요!(표지부터 소장각 ….)
이번 출간 기념으로 원작자이자 넷플릭스 시리즈 작가로 참여했던 ‘라티 쿠말라’작가님이 한국에 오신다는 대박 소식 ✈️
단순히 책 소개만 하는 게 아니라, 영화 🎬와 소설 📚 사이의 비하인드를 모조리 알려주는 ‘시네&북토크’래요.
게다가 라인업이… 믿고 듣는 ‘요조’님&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님! 이 조함이면 그냥 가서 앉아 있는 것만으로 힐링 될 것 같은 느낌, 아시죠? 😌
책 좋아하고 영화 좋아하는 우리한테 딱인 자리인데, 심지어 무료로 열린다고 하여 정보 가져 왔어요.
🎁 참석 러버들을 위한 혜택
1. 참가자 전원: 🍵 인도네시아 스페셜 티 증정 (작품 속 그 매혹적인 향기, 차로 마셔봐요!)
2. 현장 도서 구매 시: 👜 전용 에코백 추가 증정
3월 13일 금요일 오후, 문학적인 수다 떨고 싶은 분들은 늦기 전에 신청하세요!(선착순이라 자리 금방 찰 것 같아요 🏃♀️🏃♂️)
신청 링크는 요기👉https://www.yes24.com/product/goods/174707119
34p.
우리가 계속 지는 한이 있더라도 선택해야만 하는 건 이토록 평범한 미래라는 것을.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한 그 미래가 다가올 확률은 100퍼센트에 수렴한다는 것을. 1999년에 내게는 일어난 일과 일어나지 않은 일이 있었다. 미래를 기억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과 일어날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44p.
그러므로 자연이 무섭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자신의 내부에 두려움이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지금 이 눈보라의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일까? 어둠이 내린 밤, 보이는 거라고는 그저 자신의 모습뿐인 칠흑 같은 창을 바라보며 그는 생각했다. 아마도, 그 의미 없음을 두려워하는 것이리라. 의미 없는 것들의 무자비함을. 이 무자비함의 그물에서 벗어나려면 사람은 자기 내면에 의미를 세워 자연을 해석해야만 한다.(…)아무런 의미가 없어 무자비할 수 밖에 없는 자연에 맞서기 위해 상징을 부여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정현이 평생 몰두해온 일이었다.
45p.
세컨드 윈드
요약: 운동하는 중에 고통이 줄어들고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 상태.
제 2차 정상상태라고도 한다. 운동 초반에는 호흡곤란, 가슴 통증, 두통 등 고통으로 인해 운동을 중지하고 싶은 느낌이 드는데 이 시점을 사점(dead point)이라고 한다. 이 사점이 지나면 고통이 줄어들고 호흡이 순조로우면 운동을 계속할 의욕이 생기는데, 이 상태를 세컨드 윈드라고 한다.
73p.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만 있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달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살아갈 수 있다. 희망의 방향만 찾을 수 있다면.
85p.
사람의 마음을 연구한다는 선생님도 저를 이해하려고 애썼을 뿐이지 이해하진 못하셨잖아요. 누군가를 이해하려 한다고 말할 때 선생님은 정말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인가요? 그동안 제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를 ㄹ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면서 그게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20p.
“글쎄. 난 세상은 점점 좋아진다고 생각해. 지금 슬퍼서 우는 사람에게도. 우리는 모든 걸 이야기로 만들 수 있으니까. 이야기 덕분에 만물은 끝없이 진화하고 있어. 하지만 난 비관주의자야.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세상을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비관주의가 도움이 돼. 비관적이지 않으면 굳이 그걸 이야기로 남길 필요가 없을 테니까. 이야기로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인생도 바꿀 수 있지 않겠어? 누가 도와주는 게 아니야. 이걸 다 우리가 할 수 있어. 우리에게는 충분히 그럴 만한 힘이 있어. 그게 나의 믿음이야. 하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순간은 찾아와. 그것도 자주. 모든 믿음이 시들해지는 순간이 있어. 인간에 대한 신뢰도 접어두고 싶고,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때가. 그럴 때가 바로 어쩔 수 없이 낙관주의자가 되어야 할 순간이지. 아무리 세찬 모래 폭풍이라고 할지라도 지나간다는 거승ㄹ 믿는, 버스 안의 고개 숙인 인도 사람들처럼. 그건 그 책을 읽기 전부터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였어.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에게 수없이 들었던 이야기이기도 하고, 지금도 책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 그분들은 왜 그렇게 했던 이야기를 하고 또 할까? 나는 왜 같은 이야기를 읽고 또 읽을까? 그러다가 문득 알게 된 거야. 그 이유를.”
“이유가 뭔데?”
“언젠가 그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 되기 때문이지.”
181p.
“우리에게는 아직도 지켜볼 꽃잎이 많이 남아 있다. 나는 그 꽃잎 하나하나를 벌써부터 기억하고 있다는 걸 네게 말하고 싶었던 것일 뿐.”
187p.
애써.
사전에는 ‘몸과 마음이 다하여 무엇을 이루려고 힘쓰다’라고 나와 있었다. 그러니까 이제는 무엇도 이룰 것이 없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다하지 않는 사이.
196p.
“언제나 마음이 유죄지.”
영원한 여름이란 환상이었고, 모든 것에는 끝이 있었다. 사랑이 저물기 시작하자, 한창 사랑할 때는 잘 보이지도 않았던 마음이 점점 길어졌다. 실어진 마음은 사랑한다고도 말하고, 미워한다고도 말하고. 알겠다고도 말하고, 모르겠다고도 말하고. 말하고 또 말하고, 말만 하고.
마음은 언제나 늦되기 때문에 유죄다.
209p.
내 안에는 당신이 아니라면 누구에게도 하지 못하는 말들, 아무런 쓸모도 없는 말들이 가득하네요. 끝내 부치지 못할 이 편지에 적힌 단어들처럼. 그중에서도 가장 쓸모없는 말은, 그때는 말할 필요조차 없었던, 하지만 이제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게된 그말, 한 때 나를 사랑했던 너에게는 말할 수 있었으나 이제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 당신에게는 말할 수 없는 그 말,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나를 사랑했던 너에게, 그리고 더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 당신에게.
부디 잘 지내고, 잘 지내시길.
오늘 이야기해볼 작품은 일본의 20세기 중반의 데카당스 문학의 정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입니다. 이 소설은 읽을때마다, 곱씹을때마다 이해와 해석이 달라지는 재미가 있는데요. 주인공 요조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인상'이랄게 없는 그 남자는 이 소설의 세 개의 수기를 쓴 주인공, 오바 요조입니다. 그는 모순적이고도 불쌍한 사람입니다. 분명 그는 처음에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사람들의 앞뒤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는 익살스러운 광대가 됩니다. 광대라는 가면을 내세운 채 앞뒤가 다른 사람이 되고 심지어는 이를 알아차린 다케이치에게는 거대한 공포를 느낍니다. 모순적인 것은 악한 것일까요?
그러던 요조에게 가장 큰 사랑이 찾아옵니다.그리고 동시에 가장 큰 악몽이 따라옵니다.
요조는 거짓을 모르는 순수, 요시코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호리키와 반의어 게임을 하던 중, 요시코는 겁탈 당하게 됩니다. 그는 문학과 예술로써 반대와 모순을 움켜쥐었고, 요시코는 죄의 반의어를 떠올리던 요조의 사고에 화룡점정 같은 마지막 톱니바퀴를 넣어주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저희는 공포스러운 모순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요시코가 당한 능욕은 분명히 그 행위를 가한 주체가 있고 그 주체의 죄에 피해를 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요조는 요시코의 순수에서 죄를 찾고 있습니다. 요조의 세상에서 고통이란 나의 잘못으로 탄생하는 것이니까요.
<인간실격>이라는 소설은 소위 명작, 대작입니다. 그러나 다른 명작들에 비해 인물의 입체성, 개연성, 순수하게 즐길만한 재미가 떨어지죠. 하지만 이 작품은 저희에게 너무나 큰 질문들을 던집니다. 여러분들 모두 이번 글에 있었던, 그리고 책을 읽으며 스스로 찾아낸 질문들을 자기전에 고민해보시면 어떨까요. 지금까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이었습니다.
서평 전문은 블로그 해파리 크럽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서평 바로가기 : https://blog.naver.com/jellyfish_club/224031519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