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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블루

@cosmoboy
그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내가 없는 곳으로 가고 싶어. 내가 죽은 곳에서 살고 싶어. 나를 전부 토해내고 싶어. 그저 투명하게 있고 싶어. 어떠한 질서도, 규칙도, 말도, 행동도, 시선도 그저 나를 관통할 수 있게. 그러니 나를 꿰뚫어주세요. 나를 짓밟아주세요. 나를 삼키고 다시 토해내주세요. 나를 산산조각내주세요. 한바탕 구역질이 끝나고 난 뒤, 바닥에 흩뿌려진 위스키 병의 유리조각들처럼 내가 투명해질 수 있게.' 지독한 존재론적 거식증이 남긴 것은 투명하디 투명한 유리조각. 자칫 아름다워 보일 수 있지만 착각해선 안된다. 그 유리조각들이 집요하게 동맥으로 향하는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일 테니까. 실존의 자가면역질환은 결국 내 위장에 꽉 들어찬 오물을 소화함으로써 치유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살기 위해서, 우리는 점점 불투명해져야 한다. 그렇지만 불투명해질수록 아무것도 반사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투영하지 못해. 다시 내 안의 것들을 게워내고 싶은 욕망이 치민다. 사르트르가 말한 구토감이란 이것일지도 모르겠다. 반복되는 존재의 되새김질 속에서, 우리의 반사율은 끊임없이 변해간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삶의 아름다움 아닐까?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무라카미 류
이상북스
3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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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kjw_dent
주인공 해원은 친구인 준연을 통해 사랑하게 되는 사람 하진을 만난다. ​ 준연과 하진은 이성 관계이지만 왠만한 친구 저리가라 할 정도로 우정이 남다르다. ​ 그런 둘을 옆에서 바라보다 해원은 하진의 매력에 넋을 잃고 ​ 사랑을 시작한다. 하진 또한 해원이 시작하자고 한 사랑을 기다려왔다. 간절하게도. ​ 하지만 둘의 사랑은 준연과 하진의 우정 때문에 굴곡을 맞이한다. ​ 준연이 겪는 인생의 고난과도 같은 숙제들을 하진은 우정의 이름으로 쉽게 지나치지 못한다. ​ 그런 둘을 바라보는 해원은 하진과 싸우기도 하고, 하진을 달래기도 해보지만 ​ 하진을 말릴수가 없다. ​ 결국 해원은 준연에게 다가서서 해원과의 거리를 요구한다. ​ 하지만 준연 또한 해원이 설득할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 이렇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린 하진의 연인 해원은 ​ 소설의 제목처럼 “ 광인 ” 이 되어간다. ​ 배려에서 비롯된 사랑이 아닌 소유에서 비롯된 사랑을 사랑이라 여겼던 해원은 ​ 하진을 소유하기 위해, ​ 하진의 첫번째가 되기 위해, ​ 온갖 만행을 저지른다. ​ 그 만행이 “ 광 ” 이라는 단어에 응축되어 있다. ​ 위스키 증류를 자신의 분신과도 생각했던 하진이 자신의 테두리에서 자꾸 벗어나자, ​ 산불을 빙자한 방화를 저질러 증류소를 태워버린다. ​ 그리고 친구 준연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던 하진을 곁에 두고자, ​ 준연에게 돌이킬수 없는 말을 건네기도 한다. ​ 해원이 이해가 가지 않는건 아니다. ​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는건 참을수 없는 고통을 선사하기 마련이다. ​ 게다가 그 삼각에 발을 들여 놓지 않았으면 몰라도, 이미 삼각에 들어와 있게 되면 이성은 작동하지 않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 ​ 해원의 그 폭주하는 사랑은 준연에게 던진 폭언을 기점으로 광적인 형태로 변모한다. ​ 이해와 배려, 기다림에서 비롯된 사랑의 결정( 結晶 )은 ​ 해원의 폭주로 광기, 집착의 형태로 응집되어 폭발한다. ​ 그 폭발의 시작은 증류소 방화였고, ​ 그 사건을 계기로 준연은 하진의 행복을 위해 자살한다. ​ 이후 해원과 하진은 하진이 이미 한번 거부했던 청혼을 다시 받아들여 결혼에 이른다. ​ 결혼 후의 생활에서 자신이 사랑했던 하진의 모습이 사라졌다고 생각했을때, ​ 해원은 모든 고해성사를 편지 형식으로 마치고 ​ 준연처럼 삶을 내려놓는다. 해원의 사랑은 언뜻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종국에는 모든 사랑의 표현이 자기 중심적이라는 것을 알수 있게 된다. ​ 우리가 사회 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날때, 특히나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날때 ​ 매너를 갖추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 말을 하게된다. ​ 그 배려를 통해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어지고, 그리고 관계를 이어나가기를 갈망한다. ​ 하지만 그 관계를 지속하고자 하는 욕망도 결국은 스스로의 만족에 기인한다. ​ 내가 저 사람에게 잘 보여서 저 사람과 잘 지내게 된다는 함수는 ​ 나의 내면의 충족이라는 결과값을 가져다 준다. ​ 결국 만남은 배려로 시작하지만 결국 ‘내 만족’ 이 중요해진다. ​ 이기적인 부분이 있을수 밖에 없다. ​ 하물며 우정 관계도 이러할진대, 그 관계가 사랑이라면 ‘내 만족’ 이라는 이기적인 형태는 더 짙어질수 밖에 없을 것이다. ​ 그 이기적인 형태가 사랑을 미치게 만든다. ​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 우리 모두 광인이었던 적이 있지 않았던가? ​ 그리고 다시는 이런 사람을 만날수 없을 것 같다는 이상한 예감이 부가적으로 생겨난다면, ​ 이미 광적인 사랑은 극단을 향해가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에 이른다. ​ ‘업보’ 라는 말이 있다. ​ 내가 한 행위에 따른 결과라는 뜻이다. ​ 해원이 준연이라는 친구를 만났기에 사랑하는 사람 하진을 만날수 있었다. ​ 하진을 사랑했기에 독차지하고 싶었다. ​ 하진을 독차지 하려했기에 해원은 준연과 이별했고, 하진은 더이상 하진이 아니게 되었다. ​ 하진이 더이상 하진이 아니게 되었기에, 해원은 삶을 마감한다. ​ 그런 하진이, ​ 하진이 더이상 하진이 아닌 것을 해원은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내가 한 사랑이 죽음까지 연결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이미 프로이트가 제기한 적이 있다. ​ 에로스와 타나토스. ​ 삶의 충동인 에로스와 죽음 충동인 타나토스는 서로 충돌하기도, 공존하기도 하면서 사람의 행동을 결정한다. ​ 해원이 준연, 하진을 만나면서 나누었던 예술에 관한 담론,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들, ​ 그리고 하진과의 사랑으로 이어졌던 일련의 과정이 에로스라면, ​ 해원의 하진에 대한 사랑이 광기의 성격을 띄기 시작하면서 준연과 적대적이 되는 순간부터 타나토스는 시작된다. ​ 누구나 사랑을 시작하면서 죽음을 생각하진 않는다. ​ 그 일련의 과정이 업보라는 형태로 이어진다는데 생각이 다다르면, ​ 사랑이란 배려, 이해와 같은 추상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 하루하루 살아가는 나의 모습에서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나는 이타적인 형태의 연속인 것이다.
광인 (이혁진 장편소설)

광인 (이혁진 장편소설)

이혁진
민음사
3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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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엄마곰

@k_jin
나는 술을 참 못먹는 알쓰이기도 하지만, 술을 참 좋아하는 주당이기도 하다. 술이 약한데 어떻게 술을 좋아하냐고? 뭐 꼭, 잔뜩 마셔야 하나. 나는 나만의 즐김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데 뭐 어때. 맛있는 전을 구우면 막걸리 한 잔, 무더위에는 시원한 맥주 한 잔, 달큰한 과일과 함께 와인 한 잔, 기름진 음식에는 데킬라 한 잔, 추워지면 따뜻한 사케 한 잔. 이렇게만 즐겨도 충분하지 않나. 종종 남들에게 이해받을 수 없지만, 내 스스로도 남의 이해따위 필요하지 않는 나의 이 미식가(?)적인 술 섭취법은 미깡님 덕분에 더욱 견고해진다. 『술꾼 도시처녀들』의 미깡님께서 한층 더 강해진 아줌마(?)가 되어 『술꾼 도시여자의 주류생활』을 통해 돌아왔으니 술 잔 속에 찰랑이는 매력적인 그림과 문장들을 같이 만나보자. 『술꾼 도시처녀들』로 데뷔하여, 『해장음식』편을 찍고, 『술꾼 도시여자의 주류생활』을 통해 술을 따박따박 분석해주신다니! 술에 대한 지식은 없지만 나름의 미각만을 가진 나에게 그야말로 필요한 책 아닌가. 『술꾼 도시여자의 주류생활』을 통해 조금 더 맛있는 페어링을 배울 생각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실제 『술꾼 도시여자의 주류생활』은 진토닉에서부터 위스키, 폭탄주, 생맥주, 와인 등에 이르는 서양술에서부터 청명주, 소주, 고량주, 사케, 막걸리에 이르는 동양술까지 무척이나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주신다. 내가 좋아하는 생맥주를 더 맛있게 먹는 숨은 이야기도 들려주고, 술에 얽힌 에피소드부터 술에 관련한 한뼘 상식까지 들려주시니 이게 재미없을 수 있나. 정말 한밤중에 『술꾼 도시여자의 주류생활』을 시작하는 바람에, 결국 맥주도 한 캔 따고,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 자느라 다음날 회사가 지옥같이 느껴졌다. (사실 회사는 원래 지겨워서, 살짝 더해지기만 했다.) 종종 사람들은 내가 술과 관련한 책을 읽으면 “뭔 술까지 책으로 읽냐”고 말한다. 그러나 원래 관심사는 더욱 재미있는 법. 술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한 잔씩 마시는 재미를 알기에 『술꾼 도시여자의 주류생활』같은 책을 읽고나면 누군가의 맛술 리스트를 얻은 것 같이 기분이 좋아진다. 작가만의 레시피를 따라하거나, 작가의 추억에 살짝 발을 담궈 따라 마시고나면, 묘하게 책의 한 페이지에 슬쩍 끼인 느낌이랄까. 『술꾼 도시여자의 주류생활』을 읽는 내내 작가님의 유쾌한 술자리에 다녀온 것같은 기분 좋음이 가득했다. 긴 연휴, 더 재미있게 술자리를 즐기고 싶은 분들께 『술꾼 도시여자의 주류생활』을 추천드린다.
술꾼도시여자의 주류 생활 (미깡의 술 만화 백과)

술꾼도시여자의 주류 생활 (미깡의 술 만화 백과)

미깡
이야기장수
5달 전
user

Shaun

@shaun
서사는 주요 사건을 짧게 나열한 스토리, 스토리를 개연성 있게 구성한 플롯, 의미를 표현하기 위한 소품, 음악, 대사, 촬영, 형식, 미장센, 몽타주, 개연성, 맥락, 짜임새, 구성, 디테일 등의 총체를 말한다. 또 서사는 사건과 인물의 관계를 통해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문학·심리학·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브랜드 또한 디자인에 의미를 부여하고 상징화시켜 브랜드 철학을 만들고 서사로 확장시켜 시장에 각인하게 되면 더 수월하게 기억된다. 브랜드 서사가 공감을 형성하면 더 친근하고 강하게 각인된다. 그렇다고 서사가 장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장황한 서사에 제품의 품질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허풍이 된다. 제품의 품질과 브랜드 서사가 연결되지 않는다면 브랜드는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는 품질과 가격 등을 포함한 복합적인 총체이다. 위스키를 취미로 즐기면서 위스키 브랜드 서사를 알아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그중에도 존 윅의 위스키로 유명한 '블랑톤'을 예로 들고 싶다. https://brunch.co.kr/@shaun/189
7달 전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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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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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주영광

위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