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제주
벨롱장, 송당,
아름다운 하늘과 바람,
초록 숲, 주황 귤, 그리고 돌담
어느 날 문득,
제주의 풍경이 그리운 분들을 위한 이야기
❝살암시면 살아진다.❞
✔ 제주도 여행길에 함께할 책을 찾는다면
✔ 제주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숨겨진 아픈 역사까지 기리고 싶다면
✔ 제주도가 그립고, 제주를 사랑한다면
📕 책 속으로
여섯 명의 작가가
저마다의 마음에 품은
제주 이야기를 엮은 #단편소설집
🔸️벨롱_ 전석순
🔹️크루즈 _ 김경희
🔸️송당 _ SOOJA
🔹️귤목 _ 이은선
🔸️가두리 _ 윤이형
🔹️물마루 _ 구병모
잔잔하면서도 쓸쓸하고,
때로는 위로를 주는 이야기들
이 중 나의 pick은 #가두리#물마루 😍
🐬 나의 제주, [가두리]
그리운 대정읍 앞바다의
남방큰돌고래가 등장하는 이야기
6년간의 제주살이, 매일 걷던
대정읍의 골목골목이 떠올랐다.
🐬 아픈 제주의 숨결, [물마루]
제주의 갈색 말과 해녀들의 풍경이
가슴 저릿한 역사와 함께 그려져
슬프도록 아름다웠던 이야기
🔖 한 줄 소감
'폭싹 속았수다'의 애순이가 되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제주 삶을 함께 하는 듯 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때론 무서움,
그리고 경이로움을 오롯이 느끼고,
낯선 곳에서 다진 따뜻한 인연들.
육지로 돌아오던 날,
더욱 예뻐보였던 돌담과
여전했던 강풍까지.
제주에서의
모든 시간을 떠올리게 했던 작품이었다.
'살암시면 살아진다'는 제주 말이
참으로 잘 어울리는 이야기
#제주이야기#제주소설
[2026_8]
79. "모두가 애써서 살고 있잖아. 너와 똑같은 속도로, 같은 방 향으로 변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의 삶이 전부 다 잘못된 거야?"(154p. 윤이형, 붕대감기)라는 진경의 대사는 화살처럼 마음을 찌르더라.
내가 정한 속도와 방향으로 타인을 끌어들이지 못해 안달했던 과오가 떠올랐다. 여성들끼리의 연대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막상 나의 일상과 현실의 구체적인 관계에 놓인 여성을 만나는 일엔 미숙했던 것 같아.
너에 대한 나의 소홀함처럼. 책에도 나오는 대로 먼저 연락을 해서 안부를 묻거나, 약속을 잡자고 하거나, 시시콜콜 속사정을 묻고 위로 하는 일 같은 것들, 🌱마음을 낸 다정한 행동들, 그 계산 없는 노동이 결국 환대이고 연대일 텐데 말이야. 그런 점에서 🌿우리 관계는 나의 무심함에도 지치지 않은 네 손끝에 빚졌다.
오래 전부터 윤이형 님의 루카를 좋아했다고 말했더니 아이반이라는 단편을 추천받았다.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은 반드시 한 번씩 웃게 해주리라 결심했다는 윤성희 님의 인터뷰처럼, 본받고 싶은 태도를 만나면 어쩐지 숙연해진다. 아이반은 2007년, 그러니까 윤이형 님이 등단하고 2년 뒤에 발표한 소설이다. 좋아하는 작가, 좋아하지만 지면에서 더는 볼 수 없는 작가의 초창기 다짐 같은 글, 출사표 같은 글을 뒤늦게 읽고나니 먹먹해졌다. 퇴근 후 요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늘었다. 나는 착각과 오해의 달인이므로, 가라앉은 내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아이반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마침 신년이기도 하니 핑계대기에 좋아서, 슬슬 다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윤이형#아이반
술술 읽히는 책인데 술술 읽으면 안 되는 책이랄까. 연작소설이어서 그런 것 같다. 수업 텍스트이기도 해서 한 번은 술술, 한 번은 꼼꼼하게 읽고 정리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별로였는데,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은은하게 좋았다. (형식적으로는 윤이형의 『붕대 감기』(작가정신, 2020)도 떠올랐고. 물론 완전 다르긴 합니다만.) 여성, 퀴어, 노동을 주로 다루어온 조우리이고, 이번 작품에서는 여성과 퀴어와 그들의 관계가 보다 부각되어 있다.
조우리는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창조했다!
*
성희에게는 혈연관계가 아닌 일곱 명의 조카가 있다. (이 연작소설집은 한 사람당 한 개의 이야기, 즉 일곱 편의 단편 소설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모인 성희는 조카들이 어렸을 적 나는 이런 어른이 되어야지, 하고 상상했던 조각들의 모음이자 교집합이다. 그는 조카들에게 미션을 보내고, 그것은 펜팔을 가장한 후원이다. 자신이 가진 사소한 것들을 아이에게 기꺼이 나누고자 하는 어른. 그리고 202X년, 일곱 조카에게 성희의 마지막 미션이 도착한다.
*
이 책은 삶으로 하는 여러 층의 이어달리기를 형상화한다. 이어달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각도, 속도, 보폭, 자세 모두 중요하지.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연습이야. 이어달리기는 주자들이 같이 연습하는 게 제일 중요해." 연습이다. 이 책은 수없는 배턴 터치의 훈련장이다.
주의할 점 하나, 배턴은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넘겨주는 것이다. 인물들이 손에 쥔 배턴은 삶의 일부 혹은 전부를 담을 수도 있지만, 배턴을 받을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터치는 무책임하다. 주의할 점 둘, 배턴은 주고받는 것이다. 진짜 달리기는 시작과 끝이 있으니 주기만 하거나 받기만 하는 사람이 있을 테지만, 삶의 이어달리기에서는 누구도 주기만 하거나 받기만 해서는 안 된다. 당분간 삶은 끝이 없을 테니까.
*
성희는 편지로 조카들에게 미션의 내용을 전해 왔다. 그는 편지를 쓰기 전에 미리 수첩에 내용을 적은 다음 옮겨 적는다. 왜? "남겨두는 거야." 성희는 자신의 수첩을 들여다보면서 마저 대답했다. "보내고 나면 내가 쓴 편지는 다시 읽을 수가 없으니까." 그에게 "말은 약속이기도 해서, 무슨 약속을 했는지 잊지 않으려고" 그렇게 하는 것이다. 나도 편지를 쓰고 난 후 그걸 찍어놓은 적이 있다. 누군가에게 보냈던 나의 마음은 온전히 너를 위한 것이지만,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언젠가, 나는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이 인용된 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 그 문장은 이러하다.
"답장은 없어도 괜찮아. 내가 너에게 어떤 말을 주었는지 내가 알고 있으니까. 기억하니까. 그거면 충분해."
(P.S. eBook으로 읽어서 인용한 구절의 페이지를 병기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