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이와 천주교 박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의 말에 깜짝 놀랐다. “엄마, 만약에 천주교가 박해당하지 않았더라면 정약용 선생님은 조금 덜 유명한 분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치?” 물론 아이에게 정약용의 저서나 업적을 이야기해주기도 했고, 그가 가톨릭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친 집안의 사람인지를 이야기해주기도 했지만, 종교와 역사의 배경을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니! 문득 아이가 또 얼마나 자랐는지를 깨닫게 되기도 하고, 좋은 책을 부지런히 읽혀준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최근 아이와 읽은 『십 대를 위한 역사 인문학』은 역사를 이해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교과서와의 연결,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등을 연걸지어 풀어낸다. 그래서 어른이 읽기에도, 아이들이 읽기에도 생각을 확장하기에 무척이나 좋은 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잠시 언급했던 정약용을 예로 들자면, 그가 백성들과 소통을 하는 성정을 지닌 관료였다는 것을 시작으로 책에서 배운 것을 실제로 써먹는 '실학'을 연구했던 것 등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한강에 배다리를 놓고, 거중기를 설계하고 목민심서를 집필하는 등 백성들의 삶을 얼마나 돌보았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또 천주교 서적이 문제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온 그가 여유당을 짓고, 신유박해를 통해 형제들을 잃고 유배당하는 배경에서부터 그가 유배 중 편찬한 책 등을 바탕으로 그가 생각했던 학문의 의미까지를 풀어내기에 몇 장의 책을 읽은 것만으로도 정약용에 대한 개념이 서고,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십 대를 위한 역사 인문학』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은 스무명 남짓으로, '리더십의 길'에서는 김유신, 장보고, 왕건, 광종을, '통찰의 빛'에서는 정도전, 최명길, 정조, 정약용을 만날 수 있다. 이어지는 '신념의 불꽃'에서는 안중근, 권기옥, 신채호, 이극로를 통해 독립투사들이 “왜”그래야만 했는지를 선명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그 외에도 '저항의 목소리'에서는 윤동주, 김학순, 전태일, 이한열 등을 통해 민족의 아픔, 식민지의 고통, 노동운동의 가치, 민주주의의 의미까지를 깊이 생각해보도록 돕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위인들 모두를 각각의 책으로 만나본 엄마지만, 아이와 『십 대를 위한 역사 인문학』을 읽는 내내 집중하여 읽을만큼 재미있고 흥미로운 구성을 갖춘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 역시 초등학생에게 꽤 글밥이 많은 편이었는데도 긴 시간을 집중하여 읽고, 의견을 정리하는 등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처음 『십 대를 위한 역사 인문학』을 만나기 전부터 예스 펀딩 100%를 달성한 책이라 무척이나 기대가 컸고, 십 대를 위한 역사 인문학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아이들이 한국사를 보다 깊이, 다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기대를 완벽히 채워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우리 아이 역시 무척 흥미로워 하며 다시 첫 페이지를 펼쳐드는 것을 보며 잘 만든 책은 독자가 스스로 찾는다는 말을 실감했다. “역사가 입체처럼 느껴지는 책”이라는 아이의 말이 완벽한 비유라는 생각을 해보며, 많은 분들께 『십 대를 위한 역사 인문학』을 강력 추천해드린다.
내가 기억하는 첫 TV 화면은 대규모 군인들의 발 맞춘 엄청난 행렬이었다. 척척 발을 잘도 맞추어 행진하던 그들은 정말 멋있어 보였다. 도대체 무슨 날이기에 저런 행사를 하는 걸까 궁금했다. 곁에 할머니가 계셔 어쭤보니 대통령이라는 사람의 취임식이라고 하셨다. 어린 생각에도 대통령이 대단한 사람인가 보다 했다. 저렇게 많은 사람을 동원하여 저렇게 커다란 행사를 하다니 말이다. 조금 더 커서 그 사람이 전두환인 걸 알았다.
나는 격정의 시대를 조금 지나 태어난 사람이다. 5.18 민주화 운동과 6월 민주 항쟁은 모두 내가 너무 어릴 때나 이제 막 중학생이 되었을 때 일어났으니, 이제 좀 알 만한 대학생이 되었을 때에는 모든 것이 끝난 뒤였다. 대학교 1학년 교양 수업으로 <전태일 평전>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너무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내가 편안히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을 때,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더 좋은 사회를 위해 노력했구나...하는 것이 비로소 공감되었기 때문이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에 대한 소문을 익히 들어 벌써 전에 구비해 두고 읽지 못하고 있던 건, 또 한 번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어야 함을 알고 있었음이다. 하지만 노벨문학상까지 탄 이 마당에 더 미뤄둘 수 없어 책을 집어들었다.
처음엔 제 1장의 2인칭 시점에 당황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시적인 문장에 또 당황하고,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며 너무나 입체적인 이 책의 구성에 놀라면서 마지막 장을 덮었다. 소문만큼 엉엉 밤새도록 울지는 않았지만 나 역시 눈물을 흘릴 만큼 흘렸고 속상하고 가슴 아팠다.
책은 제 1장 2인칭 시점으로 동호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중 3, 친구의 누나를 찾으러 친구와 함께 나왔다가 친구마저 잃어버린 후 사람들을 돕는 동호. 그리고 1인칭 시점의 동호 친구 정대, 동호와 함께 사람들을 도왔던 3인칭 시점의 은숙, 다시 1인칭 시점이지만 동호를 챙기던 김진수와 함께 시위대였던 누군가, 은숙과 시체를 담당하던 1인칭의 선주, 1인칭의 동호 엄마, 에필로그엔 그 동호를 따라 되짚던 작가의 시점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증언처럼, 고백처럼, 누군가를 관찰하는 이야기로... 하나의 사건을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전달한다. 그리고 그 중심엔 동호가 있다. 아직 중 3의 어린, 그럼에도 자신의 양심을 속이지 않으려 그 한복판에 있던 동호.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114p
학생들에게 꼭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희의 편안한 삶이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그러니 너희도 무언가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냐고....
살다가 일이 힘들거나 힐링이 필요할 때 드넓은 바다를 보고 싶을 때가 한 번씩 생기게 되고 그럴 땐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면 예전에 바다를 방문한 추억을 떠올리며 사진첩을 뒤척이곤 합니다.
갤러리를 보면 그때의 그 시간 속에 내가 언제나 그곳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어줍니다.
이럴 땐 이 책 라이프 재킷 이현 작가님 장편소설입니다.
이현 작가님은 1970년 부산 출생으로 <푸른 사자 와니니> 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으신 밀리언셀러 작가입니다.
<기차, 언제나 빛을 향해 경적을 울리다>로 제13회 전태일문화상 소설 부문에 당선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라이프 재킷 소개 시작합니다.
어느 날처럼 등교한 고은은 여러 명의 친구들이 (김노아, 서장진, 전학생, 류, 천우) 같은 날 동시에 학교를 오지 않은 걸담임 선생님을 통해 알게 됩니다.
다들 의아해하던 중, 고은은 담임에게 자신의 촉이 온 대로 담임에게 묻게 되고, 담임의 반응에 반 친구들 모두가 놀라게 됩니다.
<<"천우가 어제 스토리를 올렸어요.">>
출처 라이프 재킷 17페이지
아이들의 실종 하루 전, 천우는 스토리를 하나 올렸습니다.
<<우리 요트 탈래? #플랙스_플랙스#우리집요트#돛을올려버려#천우신조호#해운대라이프#부산마리나#8번계류장#롸잇나우#요트탈사람>>
출처 라이프 재킷 18페이지
천우는 스토리를 올렸다가 짧은 시간에 내렸지만 그 스토리에 응답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천우는 집안 사정으로 인해 정들었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갈 예정이었고 그로썬 마지막 허세를 부리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를 모르던 천우의 동생 신조 또한 정들었던 요트에 마지막 인사차 방문을 하는데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의외의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당황한 신조에게 모인 이들은 사건의 전말을 알려주게 되는데 이 일의 주범 천우가 등장하며 그들의 요트 투어는 시작됩니다.
<<요트 주인 천우와 신조, 천우의 친구 노아, 친구라기에는 애매한 같은 반 장진, 전학생 태호, 고은의 절친 류.>>
출처 라이프 재킷 41페이지
천우신조호와 여섯 명이 탄 요트는 출발합니다.
사실 천우신조호는 오랫동안 방치된 탓에 관리가 안 된 상태였고 천우 혼자만 간직하게 된 비밀도 있었습니다.
바다를 항해하던 중 요트에 문제가 생겨 구조요청을 하려던 이들에게 천우는 혼자만 간직했던 비밀을 이들에게 보였고,
구조요청은 보류하게 됩니다.
안갯속에 갇힌 그들은 뒤늦게라도 신고하려 했지만 휴대폰의 신호는 먹통이었고 바다에 표류하게 됩니다.
그때 그들 옆으로 6인승 레저 보트를 탄 세 사람이 지나가고 일본어로 인사를 건네옵니다.
자신들이 일본으로 떠내려 온 지도 모르는 상황에 신조의 수영을 하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모두 수영을 하며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게 됩니다.
그것도 잠시 갑작스러운 바다의 변화와 신호가 끊겼던 휴대폰의 카톡 신호음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낳았고 그들에겐 더 큰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뭐냐고!">>
출처 라이프 재킷 87페이지
그때 남자 두 명이 탄 배가 지나가고 그들이 논쟁하는 사이 배는 또다시 놓치게 됩니다.
한편 학교에서는 이들의 없어짐을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고 CCTV를 통해 아이들이 향한 곳이 바다였다는 것을, 고은의 추측이 실제였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고은과 천우의 사이는 특별했었으나 갑작스러운 천우의 태도 변화로 인해 둘의 사이는 급격히 멀어졌습니다.
문득 고은은 아침에 자신이 보았던 엉뚱한 장면이 떠올랐고, 다시 한번 담임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게 됩니다.
한편, 천우 신조호는 무인도를 발견합니다.
그곳에서 신조는 천우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호루라기 소리를 듣고 찾아간 곳에서 또 다른 공포를 마주합니다.
고은은 사건이 있고 난 후 인스타그램에 접속해서 해시태그를 확인하곤 했습니다.
그저 그런 메시지들 중 눈길을 끄는 메시지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무인도에 있던 이들은 점점 초조해져 갔습니다. 이때 천우는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의 결심은 어떤 선택을 초래할지, 그리고 남겨진 이들은 무사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있을지 라이프 재킷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다행이라고? 고은은 눈이 뜨거워졌다. 그 어디에 다행이 있어? 그러나 다들 자꾸 다행이라고 했다.>>
출판사 라이프 재킷 226페이지
마지막으로 고은의 말을 첨부 드리며 책 소개를 마칩니다.
라이프 재킷은 사소한 말 한마디가 어떤 일을 초래하는지에 대한 말의 영향력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선택에 따른 책임의 대가 또한 만만치 않음을 일깨워 줍니다.
청소년들에게 책임감과 말의 무게를 일깨워 주는 책으로 읽기에는 가벼우나 얻는 교훈은 가볍지 않습니다.
허세는 누구나 부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난에서 그치지 않고 어른의 개입이 필요해진다면 그 허세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전가될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상, 라이프 재킷 출판사 창비 서평 후감을 마감합니다.
17~18세기 영국의 사회상, 특히 하층민들의 삶이 아주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는 반면, 생소한 지명과 여러 사람의 이름, 또 그들이 한 인용문들이 많이 등장해 소화하기가 다소 버거웠다.
내가 이해한 이 책의 핵심 요지는 이렇다.
노동계급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어떻게 다양한 직업과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머릿속에 공통적으로 수립되어 노동운동으로 전개되었는가?
거기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것바를 짧게 세 가지로 요약해 보면 이렇다.
1. 1678년 출간된 존 번연의 [천로역정]
천국을 향해 모험을 떠난 다는 이야기인데, 당시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함으로써 대중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2. 반국교회 또는 비국교회로 대변되는 여러 기독교 종파의 대두.
그 중에서도 특히 공장 노동자들 사이에 파고든 감리교의 역할을 매우 비중있게 다루었다.
3. 1791년과 92년에 걸쳐 출판된 토머스 페인의 [인간의 권리]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혁명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 저술한 책으로 영국 또한 정치체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담긴 책으로 대도시의 장인과 수공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불티나게 팔렸고, 결국 금서로 지정되었다.
이런 것들이 맞물려 18세기 영국에선 거센 노동운동의 물결이 일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음은 더 말 할 나위가 없다.
오랜 투쟁 끝에 투표권을 쟁취한 노동자들은 노동당이라는 정당을 등에 업고 마침내 정권까지 탈환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학창시절 영화에서 본 한 장면이 문득 문득 떠올랐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자기 몸에 불을 붙인 전태일 열사.
대의를 위해 자신의 소중한 목숨까지 바친 선조들 덕택에 직장인인 나는 오늘도 편안한 하루를 살아간다.
그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