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광부야.
어둡고 비좁은 동굴에 들어가서누렇고 딱딱한 걸 캐내거든.
꼼꼼한 청소부일 때도 있고 세상에서 제일 가벼운 아령이 된 적도 있어.
처음엔 좀 빡빡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느슨해지더라고. 그런데 꼭 이럴 때 말썽이 나.
그 후 친구 몇몇이 안 보였는데 다이어트에 성공한 모습으로 나타났어. 모델이 되었대. 화려한 옷을 입고 새로운 세상을 사는 줄 알았는데 결국 비슷한 일을 한대. 인생 참 얄궂지?
그래, 맞아. 나는 특별하진 않아. 가끔 부러질 때도 있고 그래도 끝났다고 생각하진 않아. 쫌 재밌고 쫌 설레는 일들이 또 생기고 또 생길 거니까.
면봉이라서.
☕️ 면봉이라서
= 평범해서, 일반적이어서, 특출나지 않아서, 흔한 것이어서, 보잘 것 없어서
그러고보니 면봉이 사람처럼 생겼어요.
우리 모두 그저 좀 다른 색을 입고 있을 뿐인 면봉이라면 괜한 상대 앞에서 우쭐댈 일도 주눅들 일도 없어요.
또 그래서 재밌고 설레는 일들이 생길 테고, 난 뭐가 좀 잘못 돼도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겁니다.
어스름을 보는 특별한 눈
주인공 소요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어스름’을 치우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곰팡이나 먼지처럼 스며들어 사람들의 삶을 위협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인 어스름은, 소요에게는 숙명이자 짐이다. 어스름이 닿을 때마다 예민해져 일상과 관계가 힘들어지고, 친구 사귀는 일조차 쉽지 않다. 그런 소요 곁을 지켜 주는 건 사람의 얼룩을 읽을 수 있는 제하뿐. 그리고 전학생 예나가 나타나면서 소요의 세계는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예나의 반전 정체👍🏻)
이야기 속에는 어스름을 보진 못하지만 청소부들을 묵묵히 도와주는 박 주무관, 욕심에 사로잡힌 어스름바치 형설 같은 인물들도 등장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어스름을 마주하며 이야기를 더 깊고 입체적으로 만든다. (자세한 이야기는 책에서 직접 만나보시길😉)
읽는 동안 어스름은 자꾸 내 안의 그림자를 닮아 있었다. 남들은 알 수 없는 마음의 무게를 혼자 감당해야 했던 순간들이 겹쳐져서 마음이 먹먹했다. 그런데 소요가 그 불편한 힘을 끝내 받아들이는 장면에서 문득 위로를 받았다. 외로움조차 언젠가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은근히 마음에 남았다.
청소년 소설은 솔직한 감정과 성장의 순간을 담아내기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가볍게 읽히지만 오래도록 남는 울림, 어른에게도 다시 성장의 시선을 선물한다.
여기 또 다른 '모모'가 있다.
원래 이름은 '모하메드'. 당시 프랑스에서 '모하메드'는 아랍 남자의 이름이기도 하면서 '청소부', '막일꾼'이란 뜻의 보통명사이기도 했다.
모모는 몸을 파는 여자의 아들로, 몸을 파는 다른 여자에게 맡겨져 자랐다.
📚 "모모야, 넌 착하고 예쁜 아이다. 그게 탈이야. 조심해야 해. 내게 약속해라. 넌 절대로 엉덩이로 벌어먹고 살지 않겠다고."(176쪽)
📚 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285쪽)
📚 "망슈(인간)에게 해서는 안 되는 짓이 있는 거란다." (...)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는 무척 아름다웠던 것 같다. 아름답다는 것은 우리가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305쪽)
📚 사랑해야 한다.(343쪽)
☕️ 배경은 1950년대 파리 몽마르뜨 언덕 주변 뒷골목. 당시 파리는 매우 화려했고 예술가들로 붐볐다. 그러나 화려함 뒤에 비극이 있는 법. 그 비극의 거리에서 인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 유대인 로자 아줌마와 아랍인 모모는 너무나 매력적인 인물들이다. 마지막 장면이 먹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