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은 사람
1명
나의 별점
읽고싶어요
책장에 담기
게시물 작성
문장 남기기
분량
얇은 책
출간일
2025.11.7
페이지
168쪽
상세 정보
『슬픔은 날개 달린 것』 『래니』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고,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발굴한 영문판 편집자로도 알려진 맥스 포터의 신작 소설 『샤이』가 다산책방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그의 작품은 200쪽을 넘어가는 일이 거의 없고, 그 적은 분량 안에서 어떤 작가보다도 가장 많은 것을 해낸다. 『샤이』는 ‘작은 걸작의 대가’인 맥스 포터가 가장 단시간에 쓰고 가장 천천히 고친 책으로, 168쪽 안에 한 소년의 인생을 지켜낼 하룻밤 이야기가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한밤중에 돌아오지 않을 산책을 나선 소년의 내면을 추적하며 인간 존재의 심연을 응시하는 이 소설은 2023년 출간 직후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그해 BBC ‘올해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 출간된 지 2년 만에 빠르게 영화화가 진행되었는데,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배우 킬리언 머피가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제작·주연한 이후 선택한 차기작으로 큰 화제를 모았고, <스티브>라는 제목으로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1
주진숙
@j274870

샤이
가장 먼저 좋아요를 눌러보세요
0
0
상세정보
『슬픔은 날개 달린 것』 『래니』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고,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발굴한 영문판 편집자로도 알려진 맥스 포터의 신작 소설 『샤이』가 다산책방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그의 작품은 200쪽을 넘어가는 일이 거의 없고, 그 적은 분량 안에서 어떤 작가보다도 가장 많은 것을 해낸다. 『샤이』는 ‘작은 걸작의 대가’인 맥스 포터가 가장 단시간에 쓰고 가장 천천히 고친 책으로, 168쪽 안에 한 소년의 인생을 지켜낼 하룻밤 이야기가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한밤중에 돌아오지 않을 산책을 나선 소년의 내면을 추적하며 인간 존재의 심연을 응시하는 이 소설은 2023년 출간 직후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그해 BBC ‘올해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 출간된 지 2년 만에 빠르게 영화화가 진행되었는데,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배우 킬리언 머피가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제작·주연한 이후 선택한 차기작으로 큰 화제를 모았고, <스티브>라는 제목으로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출판사 책 소개
“너로 사는 게 지칠 때는 없어?”
방황하는 마음속 어린아이를 보듬어주는 작은 걸작
* 킬리언 머피 제작/주연 영화 <스티브> 원작 소설
*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BBC 선정 올해의 책
* 소설가 김연수 ‘추천의 글’ 수록
조지 손더스, 서맨사 하비 그리고 한강…
왜 역대 부커 수상 작가들은 맥스 포터의 책을 읽는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을 영어로 옮긴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만큼이나 한강 작가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몫을 한 인물이 있다. 당시 영국 출판사 그란타의 편집자였던 맥스 포터. 데버라 스미스가 건넨 『채식주의자』 샘플 번역본을 읽고 출간을 추진한 장본인이 바로 그다. 번역부터 편집과 표지 디자인까지 모든 과정에 그의 뜻을 담아 출간한 『채식주의자』는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으로 호명되며 한강 작가가 한국을 넘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2025년, 포터는 부커 후보작을 평가하는 심사위원장이 되었다. 한때 훌륭한 작품을 세상에 소개했던 편집자가 이제는 세계 문학의 중심이자 가장 권위 있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한편 포터는 소설가로서도 꾸준히 신뢰를 쌓아왔다. 그의 모든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그중 하나는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탁월한 감식안으로 문학을 읽어내는 그는 과연 어떤 소설을 쓸까. 2017년 부커상 수상 작가 조지 손더스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주저 없이 맥스 포터를 꼽으며 그 이유를 “참신한 구성과 흉내 낼 수 없는 목소리로 세상을 더 낯설고 더 사랑스럽게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2024년 『궤도』로 부커상을 수상한 서맨사 하비는 포터의 소설이 내뿜는 폭발적인 에너지에 관해 이렇게 묘사했다. “이토록 힘 있고 아름답게 인물이 활자로부터 솟구쳐 나오는 경험은 어떤 책에서도 한 적이 없다.” 이렇듯 포터는 내로라하는 문학계 유명 작가들조차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들고,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폭탄처럼 안겨준다.
지금까지 네 권의 소설을 발표한 맥스 포터는 시와 산문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형식미를 선보이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추천사를 쓰지 않는 한강 작가가 “이상한 온기와 아름다움을 지닌 책”이라는 찬사를 기꺼이 보낸 첫 소설 『슬픔은 날개 달린 것』, 한국 문단의 대표 작가 김연수가 추천한 두 번째 소설 『래니』가 출간된 바 있다. 3년 만에 소개되는 신작 소설 『샤이』에는 특별히 2021년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 포터와 대담을 나누었던 김연수 작가가 그 인연의 각별함을 담아 추천의 글을 써주었다.
“너로 사는 게 지칠 때는 없어?”
살아가는 일이 버거운 소년의 인생을 지켜낼 하룻밤의 여정
중학교 입학시험 낙방. 두 학교에서 퇴학. 열세 살에 받은 첫 경고. 열다섯 살에 첫 체포. 문제아로 낙인찍힌 열여섯 살 소년 샤이는 대안학교 ‘라스트 찬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마지막 기회’를 뜻하는 이 학교는 수백 년 된 시골 저택을 개조해 만든 작은 기숙사형 학교로, 샤이를 비롯한 비행 청소년들이 무한한 인내와 애정을 지닌 교사들에게 돌봄을 받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샤이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폭력과 죄책감, 불안과 수치심이 번갈아가며 들끓는다. 그는 자신이 만든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면서도, 끊어내지 못해 괴로워한다.
“인생이 이렇게까지 스트레스고, 이렇게까지 힘든 거라면, 너무하다고, 씨발 진짜 너무하다고, 세상이 전부 귀찮고 성가시다고,” _본문에서
새벽 3시 13분, 결단을 내린 샤이는 집에서도 멀고, 불빛도 택시 정류장도, 신뢰도, 엄마도 없는 그곳에서 도망쳐 나온다. 소설은 샤이가 무거운 배낭을 메고 학교를 빠져나와 연못으로 향하는 세 시간 남짓한 여정을 따라간다. 배낭 안에는 부싯돌이 가득 들어 있다. 그는 근처 연못에서 익사할 계획이다. 걷는 동안 그의 머릿속에서는 기억과 꿈, 환상과 유령의 목소리가 뒤섞이며 끊임없이 충돌한다.
『샤이』는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은, 하지만 도망치지 못하는 남자아이의 심경이 너무나도 잘 그려진, 곧 부서질 것처럼 연약하면서도 ‘6억 년 된 부싯돌’처럼 단단하고 강렬한 작품이다. 김연수 작가는 추천의 글에서 이 책의 인상을 “타인의 삶에서 일어나는 급격한 변화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과 슬픔을 자기 안으로 끌어들이는, 그래서 혼란스럽게 다가오는 소설”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혼란은 사랑에서 비롯된다고 덧붙였다. 끔찍하게 무거운 돌이 가득 든 배낭을 메고 연못까지 내려갔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오는 샤이의 이야기는, 타인의 목소리로 가득 차 있지만 바로 그렇기에 우리를 낯선 곳으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우리는 돌들의 말을 듣게 되고, 동이 틀 때쯤에는 등이 점점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김연수 작가는 팬데믹 시절 맥스 포터와의 대담을 회상하며 포터의 말을 인용했다. “저는 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포터에게 돌은 죽음을, 살과 피는 사랑을 뜻한다. 사랑을 택한다는 건 죽음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직시하면서도 끝내 살아 있는 존재로 남겠다는 선언이다. 그래서 샤이의 한밤의 여정은 그 선언의 서사적 구현이기도 하다.
“내 마음을 산산이 부숴놓았다” _킬리언 머피
<이처럼 사소한 것들> 제작진이 선택한 두 번째 소설
소설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배우 킬리언 머피가 제작과 주연을 맡아 〈스티브〉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어 책을 읽은 독자에게 한층 넓은 감상의 장을 열어준다. 영화는 2025년 토론토 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첫선을 보인 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었다. 머피는 『샤이』를 읽고 나서 “마음이 산산이 부서졌다”고 고백할 만큼 작품이 지닌 강렬한 감정적 울림에 사로잡혔고, 바로 이 문학적 충격이 머피가 제작자이자 배우로 나서게 된 가장 큰 배경이었다.
클레어 키건의 대표작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동명의 영화로 제작한 킬리언 머피와 팀 밀란츠 감독은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안목과 이를 스크린에 아름답게 구현하는 작품성을 입증한 바 있다. 『샤이』는 이들이 영화화를 결정한 두 번째 작품이다. 세상에 시급히 알려야겠다고 판단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연출을 맡은 팀 밀란츠 감독은 키건의 영화 작업 도중에 포터의 작품을 읽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두 작품이 이보다 더 다를 수는 없다. 클레어 키건이 거대한 침묵 위에 아주 작은 대사를 얹는 작가라면, 맥스 포터는 빙산 위에 단어들의 대성당을 쌓듯이 글을 쓴다”고 묘사했다. 이처럼 키건과 포터의 작품은 모두 높은 수준의 문학적 성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동시에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포터는 어떤 작가보다도 적은 분량으로 더 많은 것을 해낸다” _럼퍼스 매거진
상처의 근원지에 6억 년 된 부싯돌을 던지는 작은 걸작
적은 분량으로 더 많은 것을 해내는 작은 걸작의 대가. 언론이 붙여준 이 수식처럼 포터의 소설은 대부분 200쪽을 넘지 않는다. 『샤이』는 136쪽(한국어판 168쪽) 분량으로 그의 작품 중에서도 단연 짧다. 그러나 포터가 자신의 책 중에서 “가장 빠르게 썼지만, 가장 오래 고친 작품”이라고 자부한 만큼 그 안에 담긴 감정의 스펙트럼은 그 어떤 대서사시보다도 넓고 깊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이 소설이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읽히기를, 야상곡처럼 들리기를 바라며 썼다고 한다.
『샤이』의 문장은 음악처럼 리드미컬하다. 짧은 절들이 비트처럼 끊기고, 때로는 한 호흡이 페이지를 넘어 길고 긴 문장을 만든다. 이 리듬은 샤이가 듣는 드럼 앤 베이스 음악과 겹치며 그의 의식과 감정 상태를 물리적으로 체감하게 만든다. 이러한 독창적인 형식은 소설은 이래야 한다는 문법을 기세 좋게 깨부수며 독자에게 더 깊은 차원의 울림을 선사한다. 민승남 번역가의 말처럼, 그리하여 독자는 “소설을 읽는 동시에 듣는 공감각적 독서 체험”을 하게 된다.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건 여러 계절이 걸리는 일이지. 넌 아직 봄이야”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나에게 꼭 쥐여주고 싶은 책
불안을 짊어지고 나아가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호밀밭의 파수꾼』
살아가는 일이 버거운 것은 샤이의 문제만은 아니다. 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스트레스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거라는 보장은 없고, 앞길엔 여전히 낯선 고통과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가야 한다. 아직 만나보지 못한 사람을 향해, 내가 상처를 낸 사람과, 상처 입은 자신과 함께. “일어나서 가보자, 샤이.” 소설에서 이 문장이 거듭 나오는 이유다. 고통이 사라지는 순간이 아니라, 고통과 함께 걸어가는 순간에 비로소 사랑이 시작된다고, 그 사랑이야말로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만든다고 돌들이 속삭인다. 남을 때린 손, 마리화나를 피운 손, 돌을 던진 손, 그 모든 손이 결국엔 다른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야 한다고, 세상은 완전히 절망적이지 않다고, 그래서 여전히 사랑할 이유가 남아 있다고.
“어두운 터널에서 좌절하여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힘을 내어 걷는다면 그 터널의 끝에 이르러 환한 빛과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라스트 찬스의 스티브 선생님이 해준 말들도 샤이에게 희망이 된다. ‘너는 지금의 너, 1995년의 샤이로 규정되지 않아. 나중에 그 아이는 기억도 잘 안 날 거야. 2005년의 샤이는 이 시간을 돌아보며 내 말에 동의할 거야. 그때 그는 이렇게 말할 거야. 샤이, 모퉁이만 돌면 내가 있어. 그냥 이 시기만 넘기면 돼. 그러면서, 스티브 말이 맞았다고 할 거야!’ 샤이는 언제 다시 이브의
유령에 홀려 스스로 삶을 마감하려는 시도를 하게 될지 모르지만, 어쩐지 우리는 2005년의 샤이가 그 어두운 터널의 시기를 돌아보며 스티브가 옳았다고 수긍하게 되리란 낙관을 품게 된다. 그에겐 라스트 찬스가 있으니까!”_민승남, 옮긴이의 글에서
소설은 샤이를 진단하거나 틀에 가두어 설명하기를 거부한다. 그에게 밝은 미래가 펼쳐질 거라고 손쉽게 낙관하지도 않는다. 다만 이해해 보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전통적인 성장 서사를 탈피한 진짜 청춘만이 공감할 수 있는 페이소스를 녹여 신드롬을 일으킨 것처럼 『샤이』 또한 그와 같은 날것의 충격과 깊은 공감이 있다. 바로 이것이 ‘추함의 아름다움’과 ‘격정적 절망’을 노래하는 맥스 포터의 진면목이다. 스티브 선생님의 한마디는 그래서 우리의 마음을 관통한다. 언젠가 우리 각자도 자신에게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시절은 지나갔다고, 결국엔 괜찮을 거라고.
현재 25만명이 게시글을
작성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