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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인 책
출간일
2025.3.15
페이지
244쪽
상세 정보
2021년 3월 창간의 돛을 올린 《서울리뷰오브북스》가 2025년 봄 17호로 창간 4주년 을 맞는다. 창간 4주년 을 맞아 펴내는 17호의 특집 주제는 ‘헌법의 순간’이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 사회는 다시 한번 ‘헌법의 순간’을 맞이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탄핵 소추안 발의와 의결,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구속영장 발부와 집행, 내란 혐의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심판, 그리고 극한의 사회적·정치적 갈등과 대립을 마주하며 상당수의 국민이 다시금 헌법을 공부하고, 헌정 질서의 회복을 희망하며, 개헌을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의 순간 한복판을 지나며, 《서울리뷰오브북스》는 특집 리뷰를 통해 헌법, 탄핵의 정치학, 법과 정의의 관계, 공화국 몰락의 역사를 다루는 네 권의 책을 소개한다.
편집위원 유정훈은 제헌헌법이 만들어지는 20일의 역사에 주목한 박혁의 『헌법의 순간』을,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용우는 비상계엄 선포 한 달 전 출간되어 그 시의성이 더욱 높아진 이철희의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헌법학자 이황희는 바이마르공화국의 법률가들이 나치의 법체제 수립과 폭력적 권력 행사를 정당화한 과정을 추적한 헤린더 파우어-스투더의 『히틀러의 법률가들』을, 역사학자 김경현은 로마 공화정의 몰락으로부터 오늘날 민주주의 위기의 시사점을 찾는 에드워드 와츠의 『독재의 탄생』을 리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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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리뷰 오브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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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창간의 돛을 올린 《서울리뷰오브북스》가 2025년 봄 17호로 창간 4주년 을 맞는다. 창간 4주년 을 맞아 펴내는 17호의 특집 주제는 ‘헌법의 순간’이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 사회는 다시 한번 ‘헌법의 순간’을 맞이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탄핵 소추안 발의와 의결,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구속영장 발부와 집행, 내란 혐의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심판, 그리고 극한의 사회적·정치적 갈등과 대립을 마주하며 상당수의 국민이 다시금 헌법을 공부하고, 헌정 질서의 회복을 희망하며, 개헌을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의 순간 한복판을 지나며, 《서울리뷰오브북스》는 특집 리뷰를 통해 헌법, 탄핵의 정치학, 법과 정의의 관계, 공화국 몰락의 역사를 다루는 네 권의 책을 소개한다.
편집위원 유정훈은 제헌헌법이 만들어지는 20일의 역사에 주목한 박혁의 『헌법의 순간』을,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용우는 비상계엄 선포 한 달 전 출간되어 그 시의성이 더욱 높아진 이철희의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헌법학자 이황희는 바이마르공화국의 법률가들이 나치의 법체제 수립과 폭력적 권력 행사를 정당화한 과정을 추적한 헤린더 파우어-스투더의 『히틀러의 법률가들』을, 역사학자 김경현은 로마 공화정의 몰락으로부터 오늘날 민주주의 위기의 시사점을 찾는 에드워드 와츠의 『독재의 탄생』을 리뷰한다.
출판사 책 소개
서평 전문지 《서울리뷰오브북스》, 창간 4주년
헌법, 탄핵의 정치학, 법과 정의, 공화국의 몰락을 읽다
‘특집 리뷰 : 헌법의 순간’
한강 작가의 문학 세계, 참사와 재난, 인간과 전쟁의 관계까지
오늘의 이슈를 책으로 읽는
‘리뷰’
2021년 3월 창간의 돛을 올린 《서울리뷰오브북스》가 2025년 봄 17호로 창간 4주년 을 맞는다. 창간 4주년을 맞아 펴내는 17호의 특집 주제는 ‘헌법의 순간’이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 사회는 다시 한번 ‘헌법의 순간’을 맞이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탄핵 소추안 발의와 의결,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구속영장 발부와 집행, 내란 혐의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심판, 그리고 극한의 사회적·정치적 갈등과 대립을 마주하며 상당수의 국민이 다시금 헌법을 공부하고, 헌정 질서의 회복을 희망하며, 개헌을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의 순간 한복판을 지나며, 《서울리뷰오브북스》는 특집 리뷰를 통해 헌법, 탄핵의 정치학, 법과 정의의 관계, 공화국 몰락의 역사를 다루는 네 권의 책을 소개한다. 편집위원 유정훈은 제헌헌법이 만들어지는 20일의 역사에 주목한 박혁의 『헌법의 순간』을,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용우는 비상계엄 선포 한 달 전 출간되어 그 시의성이 더욱 높아진 이철희의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헌법학자 이황희는 바이마르공화국의 법률가들이 나치의 법체제 수립과 폭력적 권력 행사를 정당화한 과정을 추적한 헤린더 파우어-스투더의 『히틀러의 법률가들』을, 역사학자 김경현은 로마 공화정의 몰락으로부터 오늘날 민주주의 위기의 시사점을 찾는 에드워드 와츠의 『독재의 탄생』을 리뷰한다.
‘리뷰’ 코너에서는 지난 한 해 한국 사회를 강타한 이슈들을 다룬 책들을 소개한다. 문학평론가 서영채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중심으로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문학 세계를 논한다. 편집위원 이석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전쟁이 지속되는 현실을 마주하며, 역사학자 마거릿 맥밀런의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읽었다. 재난사회학자 박상은은 제시 싱어의 『사고는 없다』를 다루며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참사가 반복되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구한다. 이 밖에도 ‘이마고 문디’ 코너에서는 편집위원 현시원이 큐레이터 김홍희의 『페미니즘 미술 읽기』를 통해 동시대 한국 여성 미술의 지형을 조망하고, ‘북&메이커’ 코너에서는 올해로 10년을 맞은 큐레이션 서점 ‘어쩌다 책방’의 김수진 디렉터가 자신과 어쩌다 책방의 지난 시간을 회고한다.
특집 리뷰 : 헌법의 순간
“응원봉 시위,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특검법 발의와 거부,
이상하리만치 급격히 오르내리는 여론조사 결과 등, 평범한 일상을 앗아 가는 속보의 연발로 인해 갑자기 온 국민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정치권과 사법권 소식에 쏠렸다.
무엇보다도 많은 이들이 헌법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정우현, 「편집실에서」 중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사회는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또,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이번 호 특집 리뷰에서는 ‘헌법의 순간’을 지나는 지금, 우리에게 나침반이 되어 줄 네 권의 책을 만나본다. 편집위원 유정훈은 『헌법의 순간』을 통해 77년 전 제헌국회가 대한민국의 헌법을 심의하고 통과시킨 과정을 돌아보며 헌법을 만든 과정의 말과 생각을 읽는다.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용우는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읽으며 탄핵 제도의 양면성과 작금의 탄핵 사태에 정치적,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이유를 논의한다. 헌법학자 이황희는 『히틀러의 법률가들』을 통해 법이 어떻게 독재를 옹호하고 정의와 멀어질 수 있는지 살펴본다. 역사학자 김경현은 『독재의 탄생』을 다루며 지금은 로마 공화국의 몰락을 돌아보며 공화국의 실패가 초래할 결과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는 엄중한 순간임을 이야기한다.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서 우리는 헌법을, 그리고 헌법을 만든 과정의 말과 생각을 읽어야 한다.” 유정훈(본지 편집위원, 변호사)은 「헌법을 공부하는 슬픔과 기쁨」에서 박혁의 『헌법의 순간』을 리뷰한다. 유정훈은 77년 전 제헌국회가 대한민국의 헌법을 심의하고 통과시킨 과정을 돌아보며 제헌국회 회의록이 지금의 헌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살아 있는 자료라는 점을 재발견한다. 나아가 전 국민이 헌법을 공부하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서 헌법과 헌법을 만든 과정의 말과 생각을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진행 중인 탄핵에 왜 정치적,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지 이 책은 질문을 던진다.” 이용우(제21대 국회의원, 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탄핵의 딜레마: 민주주의를 지키는 도구인가, 정치를 위협하는 제도인가」에서 이철희의 『나쁜 권력은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다룬다. 이용우는 탄핵 제도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도구인지 안정적인 정치를 위협하는 제도인지를 논하며 탄핵 정국의 복잡성을 지적한다. 또한, 탄핵 제도가 내재적으로 지니는 불완전성이 법적 정당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보완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작금의 탄핵 정국이 한 권력자의 축출 여부를 넘어, 민주적 헌정 질서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의 타락을 막는 최후의 방벽은 정의로운 법에 의해 통치되기를 원하는 국민의 요구와 이를 위한 실천이다.” 헌법학자 이황희(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는 「법은 어떻게 정의와 멀어지는가 : 나치가 구상한 법의 세계」에서 헤린더 파우어-스투더의 『히틀러의 법률가들』을 소개한다. 이황희는 나치가 파시즘의 법이론으로 근대 입헌주의의 성취를 전복한 논리와 과정을 추적하고, 이러한 전복을 위해 나치 법률가들이 채택한 전략을 분석한다. 또한, 오늘날 나치 법이론의 재생을 막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이야기하며, 법의 타락을 막는 최후의 방벽은 정의로운 법에 의한 통치를 원하는 국민의 요구와 실천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잘못은 반복될 수 있다.” 역사학자 김경현(홍익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은 「로마 공화국의 몰락, 역사는 반복하는가」에서 에드워드 와츠의 『독재의 탄생』을 읽었다. 책은 로마 공화국의 몰락을 돌아보며 공화국의 실패가 초래할 결과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는 엄중한 순간임을 지적한다. 김경현은 소통과 협조에 의한 통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보다 국가의 이익을 더 우선시하는 책임감 있는 정치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나아가, 공화정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폴리테이아(politeia)’가 도시국가를 의미하는 ‘폴리스(polis)’와 시민으로 행동한다는 의미를 지닌 ‘폴리테우오(politeuo)’에서 비롯되었음을 짚으며, 정치가뿐 아니라 시민의 책임에 주목할 것을 주장한다.
리뷰 : 책으로 세상을 보다
《리뷰》에서는 지난해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문학 세계와 계속되는 전쟁 및 재난과 참사 그 너머를 들여다보는 서평들이 실린다. 문학평론가 서영채의 『작별하지 않는다』 리뷰부터, 재난사회학자 박상은의 『사고는 없다』 리뷰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시의성 있고, 심도 있는 서평들이 이어진다.
“한강의 소설은 우리 삶을 죽음의 시선으로 보게 한다.” 문학평론가 서영채는 「한강,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문학」에서 『작별하지 않는다』를 중심으로 한강 작가의 문학 세계를 다룬다. 서영채는 한강의 작품을 읽는 것이 괴로운 일이라는 데 주목한다. 서영채는 그 이유가 한강의 문학이 외면하거나 회피할 수 없는 ‘불편함’을 직면하게 하는 데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대해 서영채는 『작별하지 않는다』가 품고 있는 핵심 이미지가 역사적 트라우마를 한 개인의 차원에서 재현해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죽음과 삶이 겹쳐 있는 존재론적 영역을 건드리고 있다고 말하며, 문학의 윤리가 문학의 정치로 나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전쟁이 인간 본질의 일부라는 사실이 확립되기 전까지 영원한 평화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석재(본지 편집위원, 서울대학교 철학학과)는 「전쟁을 안 하면 인간이 아닌가」에서 역사학자 마거릿 맥밀런의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다루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그리고 한반도의 긴장 상태 등, 세계 곳곳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석재는 ‘우리는 왜 이러고 사는가?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책이 제시하는 역사적 논의를 토대로 인간과 전쟁, 인간과 전쟁 성향의 관계를 살피며 영원한 평화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참사가 반복되는가?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수없이 제기되는 질문이다. 싱어의 책이 답을 줄 것이다.” 재난사회학자이자 플랫폼C 활동가인 박상은은 「그 어떤 작은 ‘사고’도 시스템의 문제다: 안전한 세상을 바라는 이들이 가져야 할 관점」에서 제시 싱어의 『사고는 없다』를 소개한다. 박상은은 교통사고와 산업재해부터 대규모 재난 및 참사까지, 사태가 발생한 ‘위험한 조건’을 문제 삼고, 이를 변화시켜야 예방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는 사람의 과실을 탓하고 비난하는 것으로부터 환경과 조건을 보는 것으로 태도와 관점을 바꿀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세월호 참사부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서는 왜 계속 대형 참사가 반복되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하며, 그동안 한국 사회가 비난하기와 책임자 찾기에만 열을 올리고 한 번도 환경을 변화시킬 대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해왔음을 비판한다.
“일본이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면 저성장 초입에 들어서는 한국도 일본과 같은 방식을 택하면 되는 것일까.”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이상훈은 「저성장 초입 한국은 일본보다 나은 길을 갈 수 있을까」에서 전 일본은행 총재 시라카와 마사아키의 『일본의 30년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읽는다. 이상훈은 ‘초저금리’ 아베노믹스가 일본 경제를 살리는 데 성공한 것인지, 그렇다면 저성장 초입의 한국도 일본의 방식을 따르면 되는 것인지 질문한다. 이상훈은 그렇지 않다는 저자의 주장을 따라, 저출산 고령화, 노동생산성 저하, 비효율적 정부 규제, 기업 경쟁력 약화 등 한국 경제의 성장을 막는 다양한 요인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이 책은 복기의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나에게 그랬듯이.” 커리어테크 스타트업 퍼블리의 전 대표 박소령은 「찰리 멍거와 친구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에서 워런 버핏과 함께 세계 최대의 투자 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만든 찰리 멍거의 『가난한 찰리의 연감』을 소개한다. 박소령은 현시점 자신에게 아하 모먼트를 준 세 가지 가르침(무슨 일을 할 것인가, 누구와 일할 것인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을 중심으로, 찰리 멍거가 실전 경험으로 터득한 교훈을 전한다.
“똥에 대한 실험은 계속되어야 한다!” 황정하(서울대학교 과학학과 박사과정)와 홍성욱(본지 편집위원, 서울대학교 과학학과)은 「멋진 구(舊)세계: 우리는 잃어버린 똥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을까」에서 브린 넬슨의 『똥』을 다룬다. 황정하와 홍성욱은 똥의 가치를 되찾는 여러 과학적, 기술적 수행의 사례를 소개하는 저자의 논의를 통해, 역겹고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똥’의 다양한 면모를 살핀다. 또한, 수세식 화장실은 인간과 자연을 칼로 자르듯 나누는 기술적 해법을 모색하는 현대 사회의 축소판임을 지적하며, 수세식 화장실이 과연 문명의 진보인지 되묻는다. 나아가, 잃어버린 똥의 가치를 복원할 기술의 가능성뿐 아니라 잠재적 위험을 따지고, 수세식 화장실에서의 전환은 우리의 사회기술 시스템 전체의 전환과 더불어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논의한다.
이마고 문디 : 이미지로 읽는 세계
“여기 있는 모든 여자들은 쓰고 있다.
손과 몸과 눈을 이용하여 몸 전체를 움직이면서 눈앞의 백지와 싸우며 쓴다.”
이마고 문디 코너에서는 현시원(본지 편집위원,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이 큐레이터이자 평론가로 지난 30여 년간 미술 현장에 몸담아 온 김홍희의 『페미니즘 미술 읽기』를 읽고 쓴 「모든 여자들은 쓰고 있다」가 실렸다. 현시원은 에코페미니즘, 저항적 여성서사, 디아스포라 미술 등 책에서 열다섯 개의 주제로 소개하는 한국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을 살피며, 동시대 한국 여성 미술의 지형을 조망한다. 동시에 현시원은 이 책이 큐레이터 김홍희가 작품을 통해 빌려 쓴 자기 기술지이자, 동시대 한국 미술 큐레이터의 자서전이기도 하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미술 작가, 큐레이터, 미술사학자 등 다른 목소리들이 모여 쓰인 동시대 한국 여성 미술의 흐름에 주목한다.
디자인 리뷰
“그들이 선택한 기록 방식은 단순히 오늘의 사실과 진실을 정확히 증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간의 경계를 확장하여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디자인 리뷰에서는 리움미술관 교육연구실장 구정연이 「지면 위의 세계」라는 제목의 디자인 비평을 썼다. 이번 디자인 리뷰에서 구정연이 주목하는 것은, ‘신문’이다. 모든 정보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되면서, 한때 실시간의 기록자였던 신문은 그 위상이 크게 축소된 듯 보인다. 그러나 구정연은 큐레이터 권혁규, 허호정의 《뉴스페이퍼》를 소개하며, 이들이 지금 이 순간을 각기 다른 텍스트와 이미지로 기록·탐색하고, 새로운 세계의 의미와 가능성을 살피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또한, 큐레이터 최빛나가 기획한 전단 프로젝트 《이건 연애편지가 아닙니다》를 통해, 전단이라는 형식과 전략을 탐구하고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논의한다. 구정연은 우리가 서 있는 현실과 마주하는 세계를 해석하고 기록하는 신문을 매개로, 자율적으로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을 읽어 내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북&메이커 : 출판의 낭만과 일상
“독자와 저자가 만나는 순간에 태어나는 임시적이고 자율적인 유토피아.
그곳이 책방이라면 우리가 문을 닫게 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설혹 그렇게 되더라도 책방은 끊임없이 다시 태어날 것이다.
우리의 상상 속에서, 기억 속에서.”
북&메이커에는 어쩌다 프로젝트 디렉터로 큐레이션 서점 ‘어쩌다 책방’과 ‘어쩌다 산책’을 운영하고 있는 김수진의 「어쩌다 책방을 운영하게 됐을까」가 실렸다. 올해로 어쩌다 책방을 운영한 지 10년이 되는 김수진 디렉터는, '최소 비용 최대 이윤'이라는 경영학의 기본 원칙을 의심하던 한 경영학부 학생이 서점 운영자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본다. 김수진은 작은 동네책방이 수익을 내기 힘든 출판 유통업계의 현실, 초보 운영자의 욕심, 그로 인한 재정난 등 온갖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었음에도 10년간 책방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학교에서 ‘비용’이라고 배운 것들 덕분이었다고 말한다.
고전의 강
인공지능의 대부 마빈 민스키의 고전, 『마음의 사회』를 읽다
고전의 강에서는 ‘진화’와 ‘경제’에 이어, ‘인공지능’이라는 세 번째 주제를 다룬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꼽은 첫 번째 고전은 인공지능의 대부 마빈 민스키의 『마음의 사회』이다. 권석준(본지 편집위원,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은 『마음의 사회』에 대한 서평 「지능은 블록처럼 조립될 수 있는가」에서 마빈 민스키의 생애와 핵심적인 연구 성과, 오늘날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마빈 민스키의 기여와 한계 등을 조망한다. 단순한 기본 단위들의 연결을 통해 지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토대로 ‘마음의 사회’ 이론을 제안한 마빈 민스키는 인공지능이 하나의 학문 분야로 발전하는 데 이론적 기반을 닦았다고 평가된다. 또한, 권석준은 인공지능 연구의 두 축을 이루는 기호주의와 연결주의라는 두 흐름이 어떻게 상호 교차하며 구분되는지를 논하며, 마빈 민스키의 기호주의적 입장이 마주하고 있는 오늘날 인공지능 연구의 쟁점을 소개한다.
문학 : 풍성한 읽을거리
문학에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 『머꼬네 집에 놀러 올래?』, 『예순여섯 명의 한기씨』 등을 쓴 이만교 작가와 『삼키기 연습』을 쓰고 ‘섭식장애 인식주간’을 기획, 진행해 오고 있는 박지니 작가의 에세이가 실렸다.
이만교 작가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책을 읽는 방법」에서 사실 자신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책을 읽는 건 너무 고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책보다 흥미로운 게 없고, 유익한 것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책을 읽는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꼼짝 못하고 한 문장 한 문장 집중해야만 하는 고된 독서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경청’이기도 하고, 수십 년 내지 평생에 걸쳐 쓰인 작가의 가장 좋은 생각을 손쉽게 얻는 ‘최고의 도둑질’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박지니 작가의 「제목은 가능한 세상의 증거를 보여 준다: 겨우 서지 정보만 읽는 우울증 환자의 이야기」는 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얽힌 기억과 감상을 담는다. 스스로 캠퍼스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던 작가는 도서관 서가 틈에 숨어 곧잘 시간을 보냈다고 이야기한다. 그곳에서 작가는 그때의 상태였던 섭식장애에 관한 책들의 목차를 훑어보고 참고문헌을 노트에 받아 적었다. 사실은 큰 힘 들이지 않고 어느 한 지렛대를 눌러 현실에 작용할 수 있었으나, 그럴 수 없다고 느꼈던 시간을 작가는 회고한다.
“한국에도 서평 전문지가 필요하다.”
“한국에도 서평 전문지가 필요하다.”
‘어떤’ 책을 ‘왜’, 어떻게 읽을 것인가? 2020년 12월 0호로 출발하여 2025년 봄, 창간 4주년에 이른 《서울리뷰오브북스》는 그 답을 서평에서 찾는다. 18인의 편집진은 오랜 토론을 거쳐서 주제와 책을 선정하고 서평을 쓴 뒤에, 이를 내부에서 돌려 읽으면서 비판을 듣고, 이를 반영해서 글을 고친다. 타인의 책을 비평하고 비판하듯이, 자신들의 글도 같은 비판의 과정을 거친다.
서평 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는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한국에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서평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탄생했다.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자연과학, 역사, 문학, 과학기술사, 철학, 건축학, 언어학, 정치학, 미디어, 물리학, 생물학, 법조, 북디자인, 미술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8인의 편집위원이 뜻을 모았다. 중요한 책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제대로 짚고, 널리 알려졌지만 내용이 부실한 책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주목받지 못한 책은 발굴해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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