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질감을 느꼈다. 그녀와 마찬가지의 꿈을 품고 좌절들을 겪으며 비슷한 삶의 궤적을 그리는 게 글쟁이들이다. 한국에서 글값은 수년이 지나도 제자리 걸음이고, 심지어 적잖은 업체가 그 기본마저 지키지 않고 글값을 내려 깎는다. 유명하지 못한 이들은 그나마의 연재처를 얻기도 어렵고, 그마저 읽는 이의 소멸과 함께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와 같은 현실 속에서도 글로써 삶을 꾸려가고 삶으로 글쓰는 일을 지탱하는 저자의 노고가 대단하다. '한 달 수입이 0원일 때도 있어요'라는 충격적 문장으로 시작하는 책은, 윤이나 알바인생 14년을 오르내리며 원고료를 떼먹히는 프리랜서의 현실부터 노동법 테두리 바깥에 서 있는 방송국 작가의 삶, 또 막연한 희망을 찾아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겪은 일, 몸은 편한데 마음 불편할 때 많은 과외와 사람들의 온갖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교외 라이브 카페 서빙 일까지를 두루 훑어나간다.
책은 알바 중에 마주하고 그로부터 깨지고 고통받고 성장하며 발전해온 미쓰윤, 윤이나의 지난 시절을 빼곡하게 담고 있다. 그중에선 물론 자랑스럽고 멋스런 일도 없지 않으나 그보다는 애환이 느껴지는 일이 몇배 쯤은 많다. 알바생이란 대개 손님이며 고용주보다 불안하고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게 마련, 심지어는 요즈음보다 시급이 훨씬 적던 시절의 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던가. 못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서러운 대우가 그를 받는 이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 것인지는 당사자의 눈을 통해 읽을 때에야 제 빛깔을 드러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