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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에서 독립변인 외의 요건을 통제하여 무엇이 둘 사이의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입증하려는 시도처럼 남자로 인해 극명하게 갈리는 여자의 삶을 안진진의 시각에서 되살려 독자 앞에 펼쳐놓는다. 흔히 말해지는 속담 '여자팔자는 뒤웅박'이란 이야기가 어쩌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가 아닌가 싶어질 정도.
20년이 넘도록 젊은 여성들에게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소설이 가진 명백한 한계, 이를테면 구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안진진이 제게 다가오는 두 남자 외 다른 이와 관계 맺을 생각은 못한다거나, 후반부에 잇달아 벌어지는 결정적 사건들의 개연성 부족, 나아가 그 결말이 이렇다 할 의미를 창출해낼 정도엔 이르지 못한다는 등의 문제가 뚜렷함에도 긍정적 반응이 재생산되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
그럼에도 가치가 있다면 엄존하는 현실과 그에 반하고픈 욕구 사이에서 인간이 마주하는 고뇌를 자연스레 내보이는 게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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