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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은이), 김나연 (옮긴이) 지음
시월이일 펴냄

가시가 뾰족뾰족 솟은 선인장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다육 식물을 키워본 적은 있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된대서 키우기 시작했는데, 그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자주 주지 않아도 되니 신경을 덜 쓰게 되고 그러다 보면 금방 잊힌다. 정신이 들어 들여다 보면 그땐 이미 바싹 말랐거나 홀쭉해진 모습이다. 그래서 흠뻑 주면 또 흐물흐물 물러서 썩어버린다. 차라리 매일처럼 신경쓰며 분무기 뿌리고 자주 물을 주는 관엽식물이 내겐 더 잘 맞았다.



수잔은 집은 물론이고 사무실 책상 위에도 선인장을 일렬로 진행해 놓고 키운다. 그녀가 유일하게 애정을 주며 돌보는 무언가이다. 너무 가까운 인간 관계는 꺼린다. 자신의 삶을 완벽하게 통제하기 위해 하나하나 세심하게 계획하고 그대로 실행한다. 그러던 그녀의 삶에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일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엄마가 돌아가셨어, 간밤에."...9p

나이도 많으시고 뇌졸증도 이미 두 번이나 겪었기에 전화를 받은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충격이다. 게다가 지금 수잔은 이제 막 자신의 임신을 받아들이는 중이었다. 몸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이때, 엄마가 남긴 유언장 내용에 대해 듣는다. 수잔은, 올바르고 균형있게, 공평한 판결을 위해 전투를 계획한다.



소설은 주인공 수잔 그린의 시점에서 서술되지만 '이렇게까지?' 싶을 정도로 수잔은 까칠한 인물이다. 까칠하다 못해 사회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어감에 따라 그런 까칠함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가시"였으며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련한 최소한의 보호구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난공불락"... 어떤 일이 생겨도 대처할 수 있게 만든 자신만의 세계였다. 그런 그녀의 세계가 임신으로, 엄마가 남긴 유언장으로 조금씩 균열되기 시작한다.



수잔의 입장에서 동생은 끔찍할 정도로 스스로 삶을 일구지 못하는 철부지일 뿐이고 자신은 항상 노력해오며 자주는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엄마를 찾아가고 전화를 드렸지만 유언장 내용의 결과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이 불평등을 해결하고자 나선 재판 준비 과정에서 수잔은 위층 케이트와 동생의 친구 롭, 심지어 회사 상사인 트루디와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계를 맺어가기 시작한다.



사실 3/2 지점까지 이 집안의 말도 안되는 남녀차별에 도대체 이해도 안되고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어떻게 자신은 똑같이 사랑받았다고 생각하는지 수잔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뒤편에 준비된 폭탄까지 읽고나면 그 모든 과정을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을 한 여성의 행복이 꼭 어떤 어떤 조건들이 채워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보다는 어린 시절의 성장을 이해하고 다른 환경 속에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 그녀의 노력 덕분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사실 수잔의 까칠함, 인간 관계 형성에 많은 공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니. 사람은 큰 사건들을 겪으며 하나씩 성장하는 것 같다. 나이따위 상관 없이. 그리고 그 성장은 자신을 좀더 행복하게 할 것이다.
2024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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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공화국

오가와 이토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읽었어요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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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책을 받아 보니 생각보다 훨씬 신기하다. 겉 커버로 쌓인 안쪽 책은 가볍고 얇은 편이다. 한 손에 쏙! 들어온달까. 평소 자세히 관찰하지 않는 습관 때문인지 겉 커버의 용도를 몰랐다. 그저 왜 이렇게 굳이 만들었을까... 정도?ㅋㅋ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하자 이해가 되었다. 그러니까 주인공 열매네 집이 비디오 가게였고 책과 책 겉 커버가 비디오처럼 만들어졌던 것. 그러고 나니 우와~ 진짜 멋지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첫 여름, 완주>는 오디오북이 시작인데 개인적으로 오히려 귀가 안 좋은 편이라 듣는 소설은 하나도 쫓아가지 못할 것 같아 책으로 #우리집도서관 에서 #대여 하였다.

작고 얇은 책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깊고 넓다. 열매의 답답한 상황에서부터 그 고민의 밑바닥 할아버지와의 대화, 열매가 행동에 나서고 오히려 치유받는 "완주"에서의 이야기 모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재미있고 공감됐다.

가장 힘들고 버틸 수 없을 것 같던 시절도, 지나고 나면 결국 추억이 된다. 오히려 그 기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더 성숙해져서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어떤 것들은 시간이 지나야 이해되기도 하고 더 풍성해지기도 한다. 그게 열매에겐 여름의 완주였던 듯. 완주는 처음 내가 생각했던대로 끝까지 달린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지역 이름이기도 해서 이중의미를 지닌다. 그 또한 읽으며 찾아낼 수 있는 재미이기도 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고민시 배우의 주연이라는 오디오북도 꼭 한 번 들어보면 좋겠다.

첫 여름, 완주

김금희 지음
무제 펴냄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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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kles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중, 고등학교를 거치며 "국어"라는 과목을 공부하다 보면 도대체 왜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대로 이해하면 안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많다. 대부분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이 그럴 텐데 자습서에 적힌대로만 이해하고 외워야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환멸을 느끼며 문학을 좋아하던 친구들도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진짜 문학의 역할을 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정말 좋을 것이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많이 늘어날텐데 너무 아쉬울 뿐이다.

<최소한의 문학>은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최소한의 독서"라는 프레이즈를 달고 교과서가 가르쳐주지 않은 우리 문학을 깊이 읽을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우리나라 현대 소설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이광수의 <무정>에서부터 근대와 6.25, 60,70년대부터 2000년대를 넘어서까지 폭넓은 시대를 통해 그 시대를 대표할 만한 작품들을 엄선하여 소개하고 있다.

문학을 읽을 때 그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그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 배경이 필수이다. 물론 그 시대를 잘 몰라도 작품을 읽고 이해하는 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시대를 알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내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가 아니라면 조금이라도 배경지식을 쌓고 읽는 것을 추천한다. <최소한의 문학>에서는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한 후에, "짧게 읽기" 페이지를 통해 줄거리를 확인할 수 있고 그 시대 속에서 작품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깊이 설명하고 있다. 때문에 작품을 먼저 읽어본 후 더 깊이 알기 위해 이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내 경우 중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며 숱한 국어 교과서 속 작품들을 읽고 공부하고 가르쳤기에 해방 이후 직후까지는 익숙한 작품들이 많았지만 그 이후 특히 80년대 이후의 한국 문학은 문외한이다. (70,80년대 남성 위주의 소설들을 특히 싫어했던 것 같다. 그나마 박완서와 박경리의 작품들은 자주 읽곤 하였지만 그 외는 거의 읽은 적이 없다.) 그러다 2000년 넘어 약진하는 한국문학에 조금씩 재미를 들여가는 중이어서 나의 독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최소한의 문학>이 국어를 공부하는 아이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공부하면서 조금 다르게 읽고 싶다면 청소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테고, 평소 한국문학을 좋아했다면 내가 이해한 내용과 비교하기 위해서도 좋을 것이고 큰 줄기를 따라 여러 작품을 알고 도움받기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단, 이 책 속 줄거리만으로 끝내지는 않기를 바란다. 작품 원작 속 줄과 줄 사이 행간의 의미를 음미해가면서 읽을 때에야 진정한 읽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문학

강영준 (지은이) 지음
두리반 펴냄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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