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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사회평론 펴냄

삼성 임원으로 법조계를 상대로 로비업무를 맡았던 김용철의 책이다. 전두환 비자금 수사 등으로 주목받은 검사 출신으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 임원으로 재직했다. 삼성이 영입한 1세대 법조인 임원이며 김 변호사 스스로는 법조계와 상관없이 경영에 대해 배우고 싶어 삼성의 제안에 응했다고 술회한다.

책은 내부자의 시선에서 쓰여진 삼성 비위의 기록이다. 김용철은 2007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삼성 비자금을 폭로한 공익제보자로, 이 책은 그에 대한 배경과 내막, 전엔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삼성그룹과 비자금 수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총 47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터운 책 안에는 법조계에 대한 삼성 측 로비 창구로 일하며 느낀 자괴감부터 삼성그룹의 부적절한 경영실태에 직면해 느낀 감상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무엇보다 삼성 비자금은 이건희로부터 이재용으로 이어지는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이뤄진 탈법과 비위에 직접적 관계가 있기에 그 의미가 크다. 그러나 사건은 이미 특검 수사와 법원 판결을 거쳐 사실상 삼성에 면죄부를 주는 방식으로 종결됐다는 점에서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삼성과 재벌에 대한 한국 법치주의의 패배의 기록으로 읽을 수도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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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한복판에서 빤스 내리고 뛰어다니는 이를 보는 것만큼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빤스 내리고 뛰는 이에게 고맙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내게 빤스를 내리고 달릴 용기가 없다 해서 그가 대단하다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튼 즐겁게 본 건 사실이다. 작가 포함 모든 바바리러너들의 안녕을 기원하겠다. 더 참신한 후속작도 기다...

역행자

자청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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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소설의 장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감각과 그 감각이 불러오는 이미지를 생생히 펼쳐내는 문장이 두드러진다. 소설을 읽고 있자면 소년과 소녀가 만나는 풍경이며 떠오르고 가라앉는 여러 순간들, 환상의 도시와 울렁이는 벽과 메마른 개울, 낡은 다리가 눈앞에 선하게 펼쳐진다. 그가 자주 불러와 활용하는 음악과 술과 음식 또한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이를 좋아하는 독자를 만족으로 이끈다.

다만 명확하고 뜨거우며 박동하는 무엇을 찾는 독자는 길을 잃기 쉽다. 흩어지고 기능하지 못하는 인물과 사건, 장치들, 분위기를 제하면 좀처럼 멋을 찾기 어려운 이야기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말 그대로 취향을 많이 타는 소설로, 삼십대 초반에 쓴 작품이 아주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가 수십 년의 시차를 두고 새로 나온 이유를 알 것도 같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문학동네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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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starsky

역사의 표면에 가려진 이면, 즉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옳은 길로 가면 부러지고 부서져서 끝끝내 목표에 이를 수 없다고 여겨지는 세상이 아닌가. 그러나 누구보다 험난한 상황 가운데서 정도로 지극한 지점에 이른 사내가 먼저 살아갔던 것이다.

나는 그의 이야기가 역사로 남아 있는 것이, 또 전 국민이 그의 이름 석 자를 알고, 광화문 복판에서 그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것이 희망이라 믿는다. 그로부터 나는 결심한다. 남은 생 가운데 부끄러움은 허락하지 않겠다고, 운이 좋아 쓰임을 얻는다면 장군이 그러했듯 죽을힘을 다해 정성스럽게 살고 싶다고 말이다.

이순신, 하나가 되어 죽을힘을 다해 싸웠습니다

김종대 (지은이) 지음
가디언 펴냄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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