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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루이스 쌔커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구덩이

루이스 새커 지음
창비 펴냄

당연히 집에 있는 줄 알았고, 당연히 읽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집에도 없고 읽지도 않았던 작품! 가끔 그런 책들이 생겨난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라는 책에서 언급된, 너무나 유명해서 자신이 읽은 줄 아는 작품에 대해 말했는데, 내겐 <구덩이>가 그랬다. 수업하는 친구에게 빌려주려고 찾았는데 없었고, 왜 없지? 생각하다가 검색해 보고 그러다 나도 안 읽었다는 사실에 경악! ㅋㅋㅋ 그래서 구입, 이제야 읽는다.



<구덩이>가 유명한 이유는 "뉴벨리 상" 수상작이기 때문이고, 입소문을 타고 재미있다고 소문난 책이기 때문이다. 워낙 유명해서 여러 표지, 특히 원서의 어두운 구멍을 들여다 보는 듯한 표지가 잘 알려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 대해 괜히 읽고 싶지 않은 책 중에 하나였다고 고백해야겠다. 뉴베리 작품상의 책들이 모두 좋은 내용이기에 믿고 읽는 편이지만 그 암울한 표지가 우울했다고나 할까. 그래도 읽어본다.



역시~~~!!! 일전에 읽었던 루이스 쌔커의 <얼굴을 잃어버린 소년>도 좋았는데, <구덩이>도 훌륭하다. 특히 세 가지 이야기가 혼합되어 흐르는 구조라든가, 처음엔 각각의 이야기인 것 같았는데 마지막에 하나로 귀결되는 형식도, 스탠리가 겪게 되는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폭력, 인종차별, 자유를 찾고자 하는 의지,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반항 의지같은 것들이 아주 잘 버무려져 있다. 덩치는 크지만 순수의 극치를 달리는 스탠리에 대한 애정은 덤.



중고도서로 구입했는데 완전 새 책이 도착해서 의아했다. 도대체 왜 이 재밌는 책을 전 주인인 아이는 읽지 않았을까.ㅠㅠ 얘들아, 책 좀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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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한낮의 연애>나 <복자에게>는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작가, 김금희. 왠지 나는 한국 문학에 잘 손이 가질 않는 습관 때문에 신간보다 한참 지난 책들을 읽게 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최근 계속해서 약진하고 있는 한국 여성 문학에 박수를 보내고 있던 독자로서 또 한 권 읽어본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언급해서 유행했던 소설. 또 한 타임 지나서~^^ 어려운 소설이 끝난 후 가볍게 읽어볼 소설로 선택. 읽을 책을 고를 때 대강 누가 언급했다던가, 어디서 유명해졌다든가 정도는 알지만 내용은 항상 모른 채 읽게되는 나의 습성으로 인해 그저 읽기 쉽겠지, 재밌겠지~라는 마음으로 선택했지만 곧 심각해지는 내용으로 잠깐 멈칫, 그럼에도 가독성으로 감방 읽어버렸다.



딱 생각했던 만큼 좋았던 소설이다. 창경국 내 대온실의 수리보고서를 맡게 된 영두가 자신의 어린 시절 속 장소와 맞닥뜨리게 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나는 좋은 부분을 오려내 남기지 못하고 어떤 시절을 통째로 버리고 싶어하는 마음들을 이해한다. 소중한 시절을 불행에게 다 내주고 그 시절을 연상시키는 그리움과 죽도록 싸워야 하는 사람들을.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그 무거운 무력감과 섀도복싱해야 하는 이들을. 마치 생명이 있는 어떤 것의 목을 조르듯 내 마음이라는 것, 사랑이라는 것을 천천히 죽이며 진행되는 상실을, 걔를 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이 가르쳐주었다. "...156~157p



성인이 되어 겪는 어려움은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다. 나만의 가치관과 방법들이 생겨난 이후일 테니까. 하지만 어린 시절 겪은 어려움, 상처, 구멍은 잘 메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렇게 성장소설들이 많은가 보다. 우리는 그 상처들을 계속 들여다보며 조금씩 돌보고 고름을 짜냈다가 연고를 발랐다가 하면서 계속해서 돌봐야 한다. 그 상처를, 구멍을 메우지 않으면 평생 나 자신을 괴롭히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또한 엉망으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영두와 은혜의 딸 산하의 관계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또한 문자 할머니의 사연이 얼마나 가슴 아프던지. 역사와 현실, 아이와 성인 사이의 이야기를 아주 잘 버무려 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창비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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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가 1918년 36세부터 1941년 59세 죽기 나흘 전까지 썼던 일기 26권 중 사후 남편이 책과 관련된 부분만 모아서 출간한 <A Writer's Diary>를 번역한 책이다. 무려 611페이지의 책이라 한꺼번에 읽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버지니아 울프가 어떤 내용을 구상하고 그 구상이 어떤 과정을 통해 소설이나 에세이로 씌여지고, 출간되고 그 이후 자신의 책에 대한 평단의 반응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가감없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하고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한권 한권 읽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보면서 동시에 <울프 일기>를 구석구석 함께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은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울프의 작품들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울프 일기>를 읽으면 버지니아 울프는 정말 천재였구나...싶다. 때때로 글에 대한 아이디어가 샘솟고 그것들을 그렇게 그냥 써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새로운 방향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하지만 여성이 비하받던 시절이고 너무나 뛰어난 이 여성을 그대로 둘 수 없었던 남성들에 의해 헐뜯어지고 그 반응에 요동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던 울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글이다.

조금 여유로울 수는 없었을까 싶다가도 너무나 뛰어난 인물이 그런 세상에서 어떻게 버티고 살았을까 싶어 너무나 안타깝다. 특히 마지막 유서...를 읽고 나면 그 안타까움에 정점을 찍는다.

울프 일기

버지니아 울프 지음
솔출판사 펴냄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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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일기

버지니아 울프 지음
솔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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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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