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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은행나무 펴냄
유쾌한 필치로 써내려간 일본 1950년대생의 20대 이야기. 그네들의 청춘이 우리와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듯 실감나게 다가온다. 나고야에서 재수를 위해 도쿄로 상경한 히사오 다무라를 주인공 삼아 그의 온갖 처음들을 경쾌하게 그려낸다.
처음 여자를 알고, 상경해 낯선 도시에 적응하고, 자퇴 후 직장생활에 치이고, 선배가 되어 미숙한 이들과 마주하고, 결혼과 가정이란 삶의 다음단계에 압박을 느끼고, 독립해 차린 회사에선 그야말로 좌충우돌, 정신없는 나날이다. 열여덟부터 스물아홉까지, 흐릿한 꿈과 닥쳐오는 현실 사이 표류하듯 어찌어찌 항진하는 다무라의 이야기가 반 세기 시차가 무색하게 오늘의 나에게 닿아온다.
스물아홉이 됐으나 아직 무엇이 되기를 바라는 이, 결혼을 앞에 두고 꿈이 사라진 듯하여 울듯한 기분인 친구, 아내가 임신했다며 제겐 더는 여유가 없다는 녀석까지 그들의 베첼러파티가 나의 동창회마냥 친숙하다. 그 사이 베를린장벽은 무너지고 역사는 흘러가는데, 나는 정말 무엇이 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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