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로우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윤정은 지음
북로망스 펴냄
이렇게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가 어디 있느냐고 비판의 날을 세우려는 마음이 읽는 내내 거듭 찾아든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 그들이 공통적으로 내보이는 공들여 탑을 쌓는 듯한 구성이며 잘 닦인 문장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그대로 책을 읽는 이에게 편안한 감상을 일으킨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모든 걸 마법으로 쉽게 해소하는 일이, 별다른 위기 없이 모든 일을 잘 풀어주는 전개가 이 시대 독자에게 평안을 주었단 걸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나는 이와 같은 책이 인기를 얻는 풍토를 우려한다. 구성도, 전개도, 심지어는 극적 위기와 해소마저도 쉽고 간편하기만 하다. 각각의 인물들이 가져오는 저마다의 사연은 고르고 골라 준비한 고충들이다. 가장 보편적인 삶의 문제들을 마치 기출문제처럼 정제하여서는 가장 간편한 해법으로 해결해나가는 것, 어찌 그를 진짜배기 삶과 세상 앞에 떳떳이 소개하겠는가.
0
김성호님의 인생책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