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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다산책방 펴냄
눈물이 찔끔 솟았다. 거의 떨어질 지경이 되어 나는 아무렇지 않은 양 코를 풀고 슬쩍 휴지로 닦아내었다. 책을 읽고 감정이 동한 것이 꽤나 오랜만이어서, 또 낯선 카페 한 가운데였으므로, 책이 그리 슬픈 내용은 아니었기에, 더욱 당황스러웠다.
세상의 많은 아름다움 가운데는 전혀 아름답지 않은 곳에서 피어나는 것이 있다. 그저 아름답지 않을 뿐 아니라, 일찌기 어떠한 아름다움도 자리한 적 없던 곳에서 태동하는 아름다움이. 그 눈치 없는 싹틈과 마주하여 그것이 마침내 도달할 찬란함이 아니라 외로움과 의심과 수없이 일어날 후회 비슷한 무엇들을 떠올리는 건 내가 아름답지 못한 때문인가 한다.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안온한 일이란 걸 알고 있다.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권할 수도 없겠다. 그러나 세상엔 슬픔이 짙게 깔린 거리를 어떻게든 나아가는 이가 있는 것이라고, 나는 그 운명을 응원하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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