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빛님의 프로필 이미지

새벽빛

@saebyeokbit

+ 팔로우
침이 고인다의 표지 이미지

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읽었어요
내 젊은 날의 초상 같은 소설집.
글에는 위트가 넘치고 내 맘은 자꾸 아련해진다.
멀리 두고 온 내 마음 조각조각들이 작품마다 다른 모양으로 숨어 있는 것 같다.
땅속 지하를 물고기처럼 헤엄치는 열차를 따라 신화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산동네, 노량진, 자취방, 재수, 학원 알바, 첫사랑, 도도한 피아노, 첫사랑, 칼자루를 쥐고 생계를 이끈 엄마, 내성적이고 난감한 아빠가 등장하는 내 어릴적 같은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주황색 블랙박스 이야기는 사랑스런 판타지.

20대 초반,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지 않고 않고, 관계는 서툴고, 미래가 어찌 될지 몰라 불안한 젊은이들의 이야기. '자기만의 방'을 찾아가는 젊은이들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이 모든 것이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아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렇게 힘들어 할 젊은이들에게 조금만 더 버텨 보라고, 시간이 지나 힘들었던 시절의 너를 회상하면서 과거의 너를 자책하고 미워하지 말라고, 수고했다고 토닥여 주라고 전하고 싶다.
0

새벽빛님의 다른 게시물

새벽빛님의 프로필 이미지

새벽빛

@saebyeokbit

문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완독.

쿤은 이 책을 통해서 과학의 '객관성'과 '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과학은 사람의 활동, 더 구체적으로는 과학 공동체의 활동에 의해 만들어지므로 생각보다 객관적이지 않고 비합리적인 면들이 있다.
그리고 과학을 연구하는 '과학학'의 발판을 마련했다. 과학을 역사주의적 관점에서 크게 바라보며 구조를 파악하였는데, 실제 과학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학도가 본다면 과학이라는 '숲'을 보며 진리를 탐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과학혁명의 구조에 의하면, 정상 과학을 유지하던 기존 패러다임은 변칙 현상이 자꾸 나타나 위기를 맞이하면 소수의 과학자에 의해 완전히 새로운 새 패러다임이 나타나고, 이전의 이론은 폐기처분된다. 과학의 '사실'은 '진실'이 아니며 언제든 깨질 수 있음을 인지하면 변화를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발전의 속도가 빠르다.

쿤이 이 책을 발표한 지 60년도 더 됐는데 현재 쿤의 과학혁명 패러다임은 여전히 유효할까?
오늘날 과학혁명의 구조는 어떤 모양일까?

쿤은 과학의 방향이 과학자 집단에 의해 결정된다 하였는데, 내가 보는 과학은 자본과 정치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다.

기후위기가 사실이니 거짓이니, 하는 말도 그렇고 GMO와 원전의 안전성 여부,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은 오염수인가 아닌가, 광우병의 실체는 무엇인가, 녹조는 4대강 보 때문인가 아닌가 하는 모든 문제가 다 그렇다.

과학이 빠르게 발전하는데 법안은 제자리이고 AI는 고삐 풀린 망아지 같다. 자기네끼리 대화를 주고받는 AI들을 보면 무섭기까지 하다.

과학을 계속해서 이대로 두어도 괜찮을까? 유발 하라리는 그의 최근 저서 <넥서스>에서 인공지능의 연구 개발 속도를 늦추자고 제안했다. 나는 거기에 더, 비과학자들도 과학자들과 테이블에 함께 앉아 과학의 길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택하고 판단하는 몫을 과학 공동체, 자본주의와 정치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래서 요새 자주 만나는 SF 소설들이나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반갑다.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어떤 과학 기술로 세상이 굴러가는지 알면 좋다. 아니, 알아야 한다.

📚 무엇을 예측해야 할지를 매우 정확히 알면서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음을 깨달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새로움은 그 모습을 드러낸다.(146쪽)

쿤의 과학 역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때다.

과학혁명의 구조

토머스 새뮤얼 쿤 지음
까치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새벽빛님의 프로필 이미지

새벽빛

@saebyeokbit

  • 새벽빛님의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게시물 이미지
과학의 어떤 현상을 표현할 언어가 없을 때 비로소 '이해한다'는 말을 사용할 수 있다고? '불확정성의 원리'와 '전자구름 모형(오르트 구름)'을 제시한 하이젠베르크의 이 뜬구름 같은 소리는 오늘 내 책의 '도끼'가 되었다. 뒤 페이지에서 '혁명'을 이야기하면서
"모든 자연현상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는 것이야말로 독단적인 생각이지 않나요? 실제로 그런 이론은 없습니다. 언제나 다양한 이론들이 공존했지요."(182쪽)

쿤은 통사적 관점에서 과학 빌전의 비연속성과 패러다임, 공약불가능성을 이야기했고 하이젠베르크는 한 공간 속에서 다양한 이론이 공존할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쿤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공존할 수 없다 하고 하이젠베르크는 반대로 공존할 수 있다 했다.

쿤은 혁명은 과거의 것을 조금씩 수정해서 이루는 것이 아닌 반면 하이젠베르크의 혁명은 이전의 것에서 새로움이 튀어나온다고 했다. 뉴턴과 양자역학을 혁명에 적용해도 상반된 결론이 도출된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가장 멋지고 흥미로웠던 토론이다. 페이지를 앞뒤로 들추며 몇 차례나 보고 또 보았다.

토마스 쿤의 저서인 《과학혁명의 구조》를 읽으며 이해를 돕고자 병행하며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쿤의 과학적 세계관뿐 아니라 쿤이 교류하며 영향을 주고받은 과학자, 철학자, 사학자 등 방대한 지식인들의 면면을 함께 읽어낼 수 있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박영대 외 1명 지음
작은길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새벽빛님의 프로필 이미지

새벽빛

@saebyeokbit

  • 새벽빛님의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게시물 이미지
  • 새벽빛님의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게시물 이미지
  • 새벽빛님의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게시물 이미지
  • 새벽빛님의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게시물 이미지
말을 하고 싶어도 자꾸 말을 더듬어서 힘들어하는 소년이 있습니다. 이 소년이 맞이하는 아침 풍경은 낱말들의 소리가 들리는 풍경입니다.
그러나 소나무, 까마귀, 달의 첫소리들이 입술을 지워버리고 소년은 그저 웅얼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교실에서 선생님이 소년에게 무언가 물어보면 너무 겁을 먹어서 모든 게 뭉개져 버립니다. 그날, 소년을 데리러 학교에 온 아빠가 소년을 강가로 데리고 갑니다.

📚 "강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이지?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나는 울고 싶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요.
그러면 울음을 삼킬 수 있거든요.

나는 강물처럼 말한다.

​나는 말하기 싫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요.
그러면 말할 수 있어요.

나는 강물처럼 말한다.

나를 둘러싼 낱말들을 말하기 어려울 때면
그 당당한 강물을 생각해요.

물거품을 일으키고
굽이치고
소용돌이치고
부딪치는 강물을요.


☕️ 이 그림책을 쓴 작가인 조던 스콧이 어릴 때 겪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아버지가 정말 좋은 분이셨던가 봅니다. 말을 더듬는 아이에게 '너도 강물처럼 말한다'라고 말해 주다니요. 단점이 한순간에 장점으로 바뀌는 마법이 일어났습니다. 아버지의 말 한 마디로 소년은 자연을 닮은 멋진 사람이 되었고, 이후로 자신감을 얻어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발표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단 말을 더듬는 독자뿐 아니라 누구나 해결되지 않는 문제 몇 개쯤은 갖고 있죠. 어찌 할 수 없을 땐, 자연을 마주해 볼까요. 실마리는 의외의 곳에서 나타나기도 하니까요.

그림 작가인 시드니 스미스는 작년(2024)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산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영화를 전공하여 그림책에서 다양한 영화 기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책을 읽으며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고, 특히 빛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서도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그림이 주는 감동이 특별한 책입니다.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조던 스콧 (지은이),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긴이) 지음
책읽는곰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새벽빛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