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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은 책을 사자마자 게을러지는 요상한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 좀 게을러져볼까 마음 먹었기 때문에 이 책이 손에 잡힌 것인지, 이 책을 읽기 위한 준비로 내 마음이 주인공과 싱크를 맞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볍게 읽기 쉬운 글이라 마음만 먹으면 이틀만에 끝낼 수 있는 책을 이 주 동안 질질 끌며 읽었다.
모리미 토미히코는 애니메이션 '유정천 가족'으로 처음 만났고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는 최근에 영화로 제작되어 영화관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영상으로 먼저 접한 작품은 굳이 책으로 찾아보지 않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영상을 보고 나자 원작이 더 궁금해졌다. 이 요란한 모험들을 어떻게 텍스트로 써냈을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재밌게도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을 읽는 내내, 통통 튀는 사랑스러운 등장인물들은 교토의 좁은 골목을 누비듯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마치 영상을 보고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글을 고스란히 영상으로 옮긴 것처럼, 영상을 고스란히 글로 옮긴 것처럼 문장이 아주 유쾌하다.
263p 두 사람은 묵례했다. 잔과 잔이 부딪쳐 맑은 소리가 났다. 그건 서로의 게으름뱅이가 공명하는 소리였다.
"도움이 되려 하다니 자기과신이지."
327p 내면의 게으름뱅이는 잠든 사자이다. 포효하는 대신에 하품을 한다.
245p 흠, 내가 만약 출세한다면 주휴 오일제를 억지로 도입해서 회사가 망하겠지.
작가는 줄곧 호의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아주 사랑스러운 감상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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