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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이제는 친절하고 상냥한 표정으로 상처를 주고받는 사람들의 시대인 것 같다. 예의 바른 악수를 위해 손을 잡았다 놓으면 손바닥이 칼날에 쓱 베여 있다. 상처의 모양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누구든 자신의 칼을 생각하게 된다."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들을 모두 읽고, 해설을 읽고, 마지막 장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전율이 흘렀다. 왜 책의 제목이 상냥한 폭력의 시대인지, 왜 이 작품들 속 인물들의 일관적인 성격이 드러났는지 모두 납득이 되었다. 우리는 소설을 통해 살아보지 않은 타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가보지 않은 장소를 눈으로 가보고, 들은 적 없는 말들을 눈으로 보면서 마음 아파하고 가슴 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할 수 있는 건 무엇이었니? 하고 묻는다면, 나는 웃는 얼굴로 상대방 얼굴에 침 뱉는다는 말의 표본을 배웠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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