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차 편의점주인 봉달호 작가님(종이책 초판 발행일 22년 3월 3일-이때 10년 차 점주가 되었다고 함). 『매일 갑니다, 편의점』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그나저나 계속 글을 쓰고 계셨구나. 어쩐지 반갑다.
일주일 전 편의점에서 컵떡볶이와 1+1하는 제로콜라를 샀다. 그날은 새로운 곳에서 일을 시작한 첫날이었다. 편도 2시간이 걸리는 먼 곳이라 이동에 진을 다 뺐다. 그와중에 배가 너무 고팠다. 편의점에 들어가 간단하게 먹을 걸 골랐다. 계산하고 나오는 길에 집에 연락했다. “물 좀 끓여줘.” 지금 와 생각해보니 그날 샌드위치도, 삼밥김밥도 없었다. 다들 힘든 날이었나보다. 새벽 일찍 나설 생각을 하면 벌써 마음이 무겁다. 내일은 들어오는 길에 젤리를 하나 사야겠다.
오늘도지킵니다편의점 #봉달호
편의점은 업종 특성상 24시간, 365일 운영한다. (물론 상권에 따라 다른 경우도 있다.) 늘 열려있고 여러 제품을 판매하고, 접근이 쉽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든다.
90명의 괜찮은 손님이 있지만, 유형도 다양한 10명의 진상 손님 덕에(?) 좌절, 모욕, 모독 등 여러 나쁜 감정들을 경험하며 하루 기분을 망치기도 한다. 지금 당장 때려치고 싶기도 하고, 하루 대타를 세워두고 푹 쉬고 싶기도 하지만 내 컨디션, 내 감정과는 관계없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은 열려 있어야 한다.
.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이 잘된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하지만 소수의 가게를 제외하곤 매출이 뚝 떨어졌다.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아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 매출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엄마 가게 역시, 인건비를 지급한 후 남는 돈, 쉽게 설명하면 직장인 월급의 '실수령액'이 100만원 이하로 떨어진 지 꽤 오래됐다. 그러니 혹여나 주변에 편의점 점주가 있다면, "편의점은 잘된다며?"라는 말은 가급적 삼가기를.
.
여튼, 그런 상황이지만 어머니는 매일 아침 7시 40분에 가게로 향한다. 미우나 고우나, 어쨋든 당신의 가게이기에 편의점을 지키러 나간다.
.
'지킨다.'는 단어를 사용한 제목부터 코로나19와 관련된 에피소드까지. 공감의 웃음을, 씁쓸함을, 짜증을 느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읽기 편안한 글이다. 역시 글은 쉽게 써야돼, 라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는 글이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지난 책에 비해 무겁다.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이 있어서 그런지, 밝지 않은 에피소드들이 많다. 어떤 에피소드는 긴박감이나 처절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마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렇겠지.
.
작가님도, 우리 엄마도, 지켜야할 가게가 있는 모든 자영업자 분들, 모쪼록 잘 버텨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