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노인의 붉은 실을 꽤나 자주 떠올리게 되는 소설이다. 물론 그 연이 이어진 상대가 인간이 아니라 신선이라는 것에 차이가 있지만. 원조 선협 BL이라는 소개에 여느 작품들과는 다른 결을 가지려나 싶었지만 그저 사람과 사람 간의 정을 담은 보통의 작품들과 같았던 듯싶다. 전혀 낯설거나 거부감이 들지 않는 고요하고 맑기만 한 이야기랄까. 지루하다고 느낀 부분도 많았지만 다행히 이야기의 후반부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길고 긴 이야기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말이 매우 만족스럽기도 했고. 소설의 제목과 꼭 어울리는 이야기 덕에 쉬이 잊히진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