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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평역본은 다른 어느 <연의>와도 차별화되는 <삼국지>다. 역사를 접하기 위해서라면 손대지 않는 편이 낫겠으나 역사를 바탕으로 한 대하소설로 보자면 박종화나 정비석, 심지어는 장정일과 황석영 것보다도 월등하다. 고증과 오역의 아쉬움은 뒤로 하고 제 문장력을 믿고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필치가 단기필마로 전장을 가로지르는 조자룡을 보는 듯하다. 당시로서는 흔치 않게 조조의 매력을 극대화해 묘사한 부분도 신선하고 서술자의 적극 개입으로 배경지식을 충실히 전달한 점도 만족스럽다. 일그러진 영웅주의적 한계가 아쉽긴 하지만 평역자 스스로가 걸출한 문장력에 비해 일그러진 역사관과 인물관을 가졌다는 내적 한계를 고려하면 기꺼이 이해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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