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가족과 여행갈 때
"어머, 저기 봐봐. 너무 예쁘네."
하고 엄마가 말씀하셔도 그닥 감흥이 없었는데
이젠 남편과 함께 이룬 내 가족과 여행할 때면 내가 먼저
"얘들아, 저기 봐봐. 예쁘다!"
한다.
나이 탓일까, 아니면 아이를 키우다 보니 생명 있는 것들이 다 아름다워보이게 된 걸까.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도 한다.
자세히 보면 참으로 많은 생물들이 유기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무 뿌리들은 다른 종끼리도 땅 속에서 서로 엉겨 유기물을 주고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튼튼하게 서 있을 수 있어 태풍에도 쓰러지지 않는다. 꽃마다 피는 시기가 다 다른 것은 꿀벌이 엉뚱한 꽃으로 날아가 수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자연의 지혜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어젠 날이 좋아 산에 올랐는데 신록의 푸르름이 어찌나 싱그러운지. 찾아갈 때마다 매번 다른 옷을 입는다. 그뿐이랴. 맑은 산새 소리, 꽃향기, 땀을 식히는 부드러운 바람. 게다가 걷다 쉴 때 마시는 아이스커피의 맛도 집에서와 다르니 오감을 만족시키는 나들이 코스다. 늘 새로움을 보여주는 숲은 기분전환하기에 최고의 장소다.
오늘도 산행을 핬다. 날이 풀리니 슬슬 벌레들도 꼬물거리기 시작한다. 벌레도 자연의 일부분일 뿐. 너무 미워만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