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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뇌 (독서와 뇌 난독증과 창조성의 은밀한 동거에 관한 이야기)의 표지 이미지

책 읽는 뇌

매리언 울프 지음
살림 펴냄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어떤 사람은 일상이고 행복인 데 반해 어떤 사람에게는 괴롭고 귀찮은 일이기도 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달라지는 걸까.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도 어떤 아이는 하루종일 책을 들고 읽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어떤 채찍과 당근에도 책을 들지 않는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책 읽는 뇌>를 읽어보면 된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뇌가 어떻게 글을 읽게 되었는지의 역사와 2부에서는 뇌가 독서를 배우는 메커니즘(어렵다ㅠㅠ), 3부에서는 뇌가 독서를 배우지 못하는 다양한 경우(난독증)에 대해서 설명한다.

책 내용 자체가 전문적인 편이라 내가 원하는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국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내용은 "뇌는, 인류는, 책을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우리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글이므로 우리의 뇌가 처음부터 그렇게 프로그래밍되어 있지 않다는 거다. 때문에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우리가 글을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글, 독서를 포기할 것인가. 책의 1부에서 다루듯이 소크라테스는 "독서"에 반대하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구술이라는 뛰어난 우리의 지적 능력을 두고 글로 적어 보고 표현한다는 자체가 편협적이고 단편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했다는 거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독서는 특정 계층의 지식을 일반화 하는 데 큰 일조를 하였고 우리는 그 독서를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독서를 배워야 한다.

2부에서 뇌가 글을 인식하고 우리 기억으로 옮기는 과정을 한참 설명하고 있는데, 나는 뇌 전문가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고 그것에 자세히 알고 싶지도 않으므로 대강 이해만 하고 넘긴다. 결국 우리가 독서를 잘 하기 위한 방법은,

5살까지 최고의 독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무릎 위에서 들은 책이 이후의 독서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제 막 글을 익힌 아이들은 큰 소리로 책을 읽는다. (뇌가 인지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책을 통해 감동하는 경험을 많이 한다.(그래야 자꾸 책을 읽는다.)

독서 논술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이 세 가지는 무척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 두 딸도 그렇게 키워냈다. 하지만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이미 5살도 넘었고~, 그럼에도 나는 저학년일수록 많은 시간 읽어주는 데 할애한다. 읽어주는 것을 듣고, 자신이 소리내 읽은 것을 들으면 뇌는 머리속에 이미지를 만들게 되고 그러면 더 잘 기억하게 된다. 앞의 줄거리를 잘 이해하고 기억해야 뒷이야기도 잘 이해할 수 있고 그렇게 하나의 스토리가 연결되어야 감동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글자만 읽고 다 읽었다고 착각한다.

작가 매리언 울프의 아이들 중 하나는 난독증이라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뇌 전문가로서 더욱 이 과정을 파헤치고 싶었나 보다. 아직도 해결 과제가 많은 난독증이 일어나는 과정을 말이다. 하지만 책에는 그 난독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아 좀 아쉬웠다. 단, 가장 마지막 장에 나타난 문자에서 디지털로의 변화 시대를 앞둔 우리가 어떻게 이 과정을 잘 넘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은 의미있게 읽었다. 여전히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서 벗어나 "초월적 사고를 하는 시간" 독서를 해야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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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한낮의 연애>나 <복자에게>는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작가, 김금희. 왠지 나는 한국 문학에 잘 손이 가질 않는 습관 때문에 신간보다 한참 지난 책들을 읽게 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최근 계속해서 약진하고 있는 한국 여성 문학에 박수를 보내고 있던 독자로서 또 한 권 읽어본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는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언급해서 유행했던 소설. 또 한 타임 지나서~^^ 어려운 소설이 끝난 후 가볍게 읽어볼 소설로 선택. 읽을 책을 고를 때 대강 누가 언급했다던가, 어디서 유명해졌다든가 정도는 알지만 내용은 항상 모른 채 읽게되는 나의 습성으로 인해 그저 읽기 쉽겠지, 재밌겠지~라는 마음으로 선택했지만 곧 심각해지는 내용으로 잠깐 멈칫, 그럼에도 가독성으로 감방 읽어버렸다.



딱 생각했던 만큼 좋았던 소설이다. 창경국 내 대온실의 수리보고서를 맡게 된 영두가 자신의 어린 시절 속 장소와 맞닥뜨리게 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나는 좋은 부분을 오려내 남기지 못하고 어떤 시절을 통째로 버리고 싶어하는 마음들을 이해한다. 소중한 시절을 불행에게 다 내주고 그 시절을 연상시키는 그리움과 죽도록 싸워야 하는 사람들을.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그 무거운 무력감과 섀도복싱해야 하는 이들을. 마치 생명이 있는 어떤 것의 목을 조르듯 내 마음이라는 것, 사랑이라는 것을 천천히 죽이며 진행되는 상실을, 걔를 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이 가르쳐주었다. "...156~157p



성인이 되어 겪는 어려움은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다. 나만의 가치관과 방법들이 생겨난 이후일 테니까. 하지만 어린 시절 겪은 어려움, 상처, 구멍은 잘 메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렇게 성장소설들이 많은가 보다. 우리는 그 상처들을 계속 들여다보며 조금씩 돌보고 고름을 짜냈다가 연고를 발랐다가 하면서 계속해서 돌봐야 한다. 그 상처를, 구멍을 메우지 않으면 평생 나 자신을 괴롭히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또한 엉망으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영두와 은혜의 딸 산하의 관계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또한 문자 할머니의 사연이 얼마나 가슴 아프던지. 역사와 현실, 아이와 성인 사이의 이야기를 아주 잘 버무려 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창비 펴냄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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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가 1918년 36세부터 1941년 59세 죽기 나흘 전까지 썼던 일기 26권 중 사후 남편이 책과 관련된 부분만 모아서 출간한 <A Writer's Diary>를 번역한 책이다. 무려 611페이지의 책이라 한꺼번에 읽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버지니아 울프가 어떤 내용을 구상하고 그 구상이 어떤 과정을 통해 소설이나 에세이로 씌여지고, 출간되고 그 이후 자신의 책에 대한 평단의 반응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가감없이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하고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한권 한권 읽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보면서 동시에 <울프 일기>를 구석구석 함께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은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울프의 작품들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울프 일기>를 읽으면 버지니아 울프는 정말 천재였구나...싶다. 때때로 글에 대한 아이디어가 샘솟고 그것들을 그렇게 그냥 써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새로운 방향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하지만 여성이 비하받던 시절이고 너무나 뛰어난 이 여성을 그대로 둘 수 없었던 남성들에 의해 헐뜯어지고 그 반응에 요동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던 울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글이다.

조금 여유로울 수는 없었을까 싶다가도 너무나 뛰어난 인물이 그런 세상에서 어떻게 버티고 살았을까 싶어 너무나 안타깝다. 특히 마지막 유서...를 읽고 나면 그 안타까움에 정점을 찍는다.

울프 일기

버지니아 울프 지음
솔출판사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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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일기

버지니아 울프 지음
솔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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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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