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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민음사 펴냄

읽고있어요
인간
인간들은 의도적으로 아이를 낳고, 접촉을 하고(혹은 하지 않고), 생일을 챙기고, 시간을 낭비하고, 이를 닦고, 향수를 느끼고, 얼룩을 지우고, 종교를 만들고, 정치 정당과 법을 세우고, 유품을 보관하고, 모욕을 준 후 몇 년이 지나서 사과를 하고, 속삭이고, 스스로를 두려워하고, 꿈을 해석하고, 성기를 숨기고, 면도하고, 타임캡슐을 묻고, 양심상 이유로 어떤 것을 먹지 않기로 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동물을 먹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와 먹지 않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는 종종 동일하다. 우리는 그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7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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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은 매우 당황해서, 자신이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에 손님이 울음을 터뜨린 것인지 바텐더에게 물었다. 바텐더는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아주 슬픈 일이 있었겠지. 이제 막 인생이 끝나도 괜찮을 만큼. 바텐더는 그렇게 말했다. 알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렇게 슬프다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맥주를 마시러 오지 않는데······
알은 그 후 몇 마디의 한국어를 익혔다. 문법이 지나치게 어려웠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개의 문장과 단어만을 외우기로 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울지 마세요······ 그렇지 않습니다······

기린이 아닌 모든 것

이장욱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18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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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씨는 뭐가 되고 싶나요, 행성하고 위성 중에.
나는 도는 건 싫어요.
혜성은 어떨까요.
혜성도 돌잖아요? 핼리 같은 것이.
핼리,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가 유성은 어떨까요, 라고 무재 씨가 말했다.
유성이라면 적당하지 않을까요.
타서 사라지잖아요. 허망해.
허망하므로.

백의 그림자

황정은 지음
민음사 펴냄

읽었어요
2018년 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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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별이 떴을 때 그는 집을 나섰다.
공기를 들이마시자 폐 가장자리가 가볍게 어는 듯했다. 무릎을 들어 눈 위에 발을 얹고 무게를 얹었다. 발이 눈 속으로 깊이 묻혔다. 물기가 별로 없이 팍팍한 눈이라 걷기에 나쁘지 않았다. 발을 올리고 그다음 발을 내려놓았다. 다음 발. 그다음 발. 그는 머리를 감싼 모자 속으로 메아리치는 숨소리를 들었다. 하, 후, 하, 후.
그는 상상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텅 빈 납골당으로 들어서는 사람, 눈사람과도 같은 거인, 그의 등과 머리에 쌓인 눈, 체온의 냄새. 한발 한발 전진해갈 때마다 그는 그에 관한 꿈을 꾸었다. 그에 관한 꿈으로 완전에 가까워지고 있었으므로 그는 갈 수 있었고, 살 수 있었다.
하.
후.
하.

*

그대는 이 기록을 눈 속에서 발견할 것이다.

파씨의 입문

황정은 지음
창비 펴냄

읽었어요
2018년 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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