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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창비 펴냄

체르노빌의 목소리, 죽음의 수용소에서, 소년이 온다까지 인간이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 말해주는 책들을 어쩌다보니 많이 읽게 되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권력? 성장과정? 공포? 세뇌?
그런 반면 몇몇 이들은 어떠한 사명감 때문에 죽음을 감수해가며 권력의 폭력에 맞설 수 있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했고 과연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도 해보지만 감히 알 수가 없었다.
어지럽고 물리적 폭력이 횡행하던 시대에서 벗어났지만 사람들은 점점 사는게 팍팍해진다고 불평하고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변해가는거 같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어떠한 극한 상황에서도 인간은 존엄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어떤 선택을 할지 정하는 것도 스스로이다. 항상 중심을 가지고 선한 선택을 위해 스스로를 단련해 나가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악에 맞서는 방법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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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자 작가님의 ‘모순’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또 한번 작가님의 책을 읽게 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책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읽기 시작했고, 이후 이 책이 1992년에 쓰였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페미니즘이라는 개념에 대한 인식과 확산이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최근에 이뤄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거진 30년 전에 이렇게 기발하고도 자극적인 방식으로 여성 억압에 대한 소설을 쓸 수 있었다는게 놀라웠다. 또한 단순히 페미니즘이라든지 남성혐오라든지하는 일차적인 주제 뿐만 아니라 책에서는 인간과 신, 비극과 희극, 희망과 절망, 남자와 여자, 삶과 죽음과 같은 모순되는 것들을 계속해서 대조하여 비추는데, ‘모순’이 비록 한참 후(1998년)에 발간되었지만 큰 그림에서 작가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개념이라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강민주의 불행한 유년시절이 형성한 시니컬하고 누구보다도 흔들림 없어 보이는 강한 성격이 읽는 내내 오히려 내 마음을 더 아프게했고, 운명을 거부하고 스스로를 건설한다는 첫 장의 노트는 오만일지 나약함일지 결국 그녀가 맞서 싸우고자 했던 남자로 인해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그녀의 삶과 너무나도 대조되고 있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고 단순히 여성 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에 억압받는 많은 사람들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되었다. 단순히 페미니즘 책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삶과 운명에 대한 태도에 관해 너무나 많은 감정적 동요와 생각할 거리를 준다.

- 나는 나를 건설한다. 이것이 운명론이든지 비굴한 굴복과 내 태도가 다른 점이다. 나는 운명을 거부한다. 절망의 텍스트는 그러므로 나의 것이 아니라 당신들의 것이다.

-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치밀하게 행하곤 억압이야말로 바로 남성에 의한 여성의 지배라는 것, 역사의 다른 불행은 선구자들의 반성과 참회로 최소한 극복의 시늉이라도 보여왔지만, 이 끈질긴 불행만을 일부 몇몇 여성들만이, 그것도 아주 최근에 이르러서 거론하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남자들의 여성 학대는 아주 교묘하고 간악한 수법으로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들을.

- 애초 길은 없었다. 사람들은 그저 살고 있었을 뿐이다. 길은, 그것이 신작하거나 오솔길이구나 간에, 처음부터 사람들에게 길로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모든 삶이 길 위에 있다는 말은 인간은 결국 고독한 순례자라는 뜻에 다름 아니다. 순례자에게 길이 어디있는가. 오직 고행의 가시밭길만 있을 뿐이다.

- 특히나 삶이란 이름의 연극무대에는 어떠한 전제도 의미를 갖지 않고, 때에 따라서는 어떠한 반어도 수용한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삶만큼이나 다양한 가치와 다양한 경험을 생산하는 것은 다시없다.

- 사회의 지배자더러 남자에게 유리하게 통용되는 한은 어떤 완벽한 법도 여자들의 고통을 보상해줄 수 없어요.

- 나는 날고 싶었다. 날고 싶어 하는 사람은 반드시 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그래서 나는 내 날개를 말리기 시작했다. 더불어 나는 세상의 모든 젖어있는 것들에 강한 연민을 품었다.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지음
쓰다 펴냄

2019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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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마리아인은 곤경에 처한 타인을 돕는 사람을 뜻하는데, 기독교 복음서에서 유대인을 위험에서 구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 저자는 이와 상반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개발도상국들의 발전을 저해하는 강대국과 그들이 주도하는 WTO, OECD, WORLD BANK와 같은 국제기구를 지칭한다.

나쁜 사마마리아인들은 경제 발전의 최고 원리를 신자유주의로 정의하고 이의 도입을 개도국들에게 강제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국가권력의 시장개입이 아닌 시장 자체의 기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강조하고,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주장한다.

가끔 뉴스를 보면 미국의 횡포가 부당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자국과 적대적 관계인 국가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여 다른 나라에도 단교를 종용하고, 무역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힘을 앞세워 시장 개방이나 무역협정 체결을 강요하는 등 평소에 자주 볼 수 있는 뉴스 내용이다. 이러한 생각이 들던 찰나에 책을 읽게 되어 이 같은 현상의 배경과 학문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두 강대국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 시대에 작은 개도국으로서 주체적으로 정책을 펼쳐 나가는 것이 정말 어렵다고 느껴졌다. 너무나 진부한 말일 수 있겠지만 그들만의 리그에서 그들이 강요하는 정답에만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향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 경제발전을 위해서 국제무역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경제 발전이라는 목표에 이루는 최선의 길은 자유무역이 아니다. 한 나라가 자국의 필요와 능력이 변화하는 정도에 어울리도록 조정된 보호와 보조금의 혼합주에 가을 꾸준히 사용할 때만 무역은 그 나라의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무역은 자유무역의 경제학자들에게 맡겨두기에는 경제 발전을 위해 너무 중요한 사안이다.

* 우리산업 보호의 논리 : 장기적으로 생산 능력을 증대하기 위해 자유무역이 가져다주는 단기적인 혜택을 포기하는 것

* 국영기업 : 주인-대리인인데요, 연성 예산 제약, 무임승차 등의 이슈

* 특허는 발명과 발견을 측정할 수 있는 여러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과학적 호기심과 인류를 이롭게하고자 하는 욕망은 전체 인류 역서에서 항상 중요한 일을 담당하여 왔다.

* 우리는 경제 발전에서 문화가 담당하는 복잡하고도 중요한 역할을 이해해야 한다.... 문화는 경제발전에 영향을 미치지만, 경제 발전은 문화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문화는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다. 문화는 변화될 수 있다. 경제 발전과의 상호 작용과 이데올로기적 설득, 그리고 특정한 행동 양식을 장려하고 장기적으로는 그것을 문화적 특성으로 바뀌게 하는 보완적인 정책과 제도들을 통해서 말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문호가 숙명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근거 없는 비관주의로부터, 그리고 사람들에게 사고방식을 바꾸라고 설득함으로써 경제 발전을 유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순진한 낙관주의에서 벗어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지음
부키 펴냄

2019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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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어도 단 한가지, 주어진 어떠한 환경에 놓치더라도 자기의 태도를 선택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만을 빼앗아 갈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최종적인 분석을 해보면 죄수가 어떤 종류의 인간이 되느냐 하는 것은 그 자신의 내적인 결심의 결과이지, 수용소 생활에서 받은 영향만큼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그와 같은 환경에 처한 어떠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지적으로, 정신적으로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가 결정할 수 있다. 그러니까 강제수용소에 같은 곳에 있다 할지라도 그는 인간의 존엄성을 간직할 수 있다.


인간은 때로 자기의 마음을 미래라는 과제에 매달릴 수 있도록 억지를 쓰기는 하지만 실존의 가장 어려운 순간에 놓이게 되었을 때 미래는 자신을 구원하는 수단이 된다. “살아갈 이유를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어떠한 상황에서도 견뎌낼 수 있다(니체).”


이처럼 모든 개인을 구별하고 개인의 실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특이성과 유일성과 인간에게 베푸는 사랑못지 않게 창조적인 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다른 사람이 자기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책임과 계속 살아 남아야 할 책임이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고 된다...그는 그가 실존해야 할 ‘이유’를 알고 있으며, 어떠한 곤경에서 참고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긴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사람이 이미 성취한 것과 앞으로 달성해야할 것 사이의 긴장, 혹은 현재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과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요 사이에서 차이에서 오는 긴장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긴장은 인간이 타고난 것이며 그렇게 때문에 정신적 안정에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다... 사람이 가장 우선 필요로 하는 것은 마음의 평정이나 생물학계에서 일컫는 항상성, 즉 무긴장의 상태라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오해라고 생각한다.

* 육체적으로 강한 사람이 반드시 살아남는 것은 아니다. 살아남느냐 죽느냐는 당사자의 내적인 힘, 즉 끔찍한 경험을 개인의 성장에 이용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된다.

* 어떤 큰일을 겪는다는 것, 그것이 무엇이고 얼마나 흔치 않은 일이던 간에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다.

*로고테라피 : 삶의 가치를 깨닫고 목표를 설정하도록 하는 것에 목적을 둔 실존적 심리치료 기법. 정신 건강의 선결조건은 삶의 목적을 중시하고, 자신의 인생에 긍정적이고 가치 있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핵심. 때문에 인생을 즐기는 능력뿐 아니라 고뇌하는 능력도 지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함. 불안의 대상을 역으로 지향하도록 권고하는 역설지향 기법을 활용하기도 함.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지음
청아출판사 펴냄

2019년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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