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오딧세이
한 끼에 담아낸 지속 가능성의 여정
이 책은 '오딧세이'라는 제목이 상징하듯 책을 읽는 동안 낯선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넘어, '지금 현재 내가 서 있는 곳'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재발견하는 내면의 긴 여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매번 감동 받았던 순간은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에 대한 다양한 사례와 작가의 생각을 드러내는 지점이었다.
재료에 대한 경의와 멋 부리지 않은 소박한 아름다움의 추구, 음식과 지역과 자연에 대한 생각이 밑 바닥에 깔린 구조 속에서 잃어버린 지역의 고유한 가치와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깊이 있게 탐구하려는 노력!
글쓴이의 그러한 노력이 독자들에게 글로 전해지는 순간 감동과 함께 자신에 대한 반성의 시간으로 이어지는 것은 나 만의 경험이었을까?
나는 이 책을 추석 연휴 12일 간 여행을 떠나면서 챙겨갔다.
여행의 빡빡한 일정 속에 이 책을 읽을 시간이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여행의 순간 숙소, 기차 안, 비행 중, 틈틈이 시간이 날 때 이 책을 펼쳤을 때 내가 그 어느 때 보다 몰입해서 이 책에 빠져있었는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 마음의 허기, 음식이 사라진 후에도 그 순간을 애타게 붙들고 싶어지는 간절한 감정"
"내가 먹은 것이 무엇인지, 나를 둘러싼 환경에 조금 더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음식을 선택하고 싶은......"
책을 읽기 전 도입부에서 읽었던 작가의 이 글귀는 책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였다.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음식을 대하는 작가의 여정을 이해하게 되면서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중앙 집중화된 사회 구조 속에서 잃어버린 지역의 고유한 가치를 떠올리게 한다. 로컬 비즈니스의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진지하게 논하고, 기억 속에서 지워져 가고 있었던 지역적 뿌리와 정신을 새롭게 조명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창의성과 공동체 정신을 발견하게 한다.
책에는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의 식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딧세이'의 이야기가 숱한 시련을 딛고 마침내 고향 '이타카'에 닿았듯, 독자들에게 미식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는 여정을 통해 각자의 '이타카'를 발견하도록 이끈다.
우리가 마주하는 한 끼의 식사가 단지 개인의 만족을 위한 소비 행위가 아니라, 환경을 지키고 지역 공동체를 지탱하는 작은 선택이자 실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하고
음식에 대한 본질적인 가치와 책임감을 발견하기를 희망한다.
미식과 요리 레시피, 로컬푸드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과는 달리 이 책이 담아내는 교훈은 실로 놀랍다,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로컬 식재료로 선보이는 흥미로운 현대 요리들은 그저 따라 해볼 만한 레시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획일화된 맛의 시대를 벗어나 다양성을 회복하고, 환경을 생각하며, 지역 생산자와 함께 지속 가능한 식탁을 차리려는 저자들의 실천적 제안이 담겨있었다.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을 식생활 속에서 풀어가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져 매일의 식탁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변화의 가능성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식재료에 대한 다양한 지식도 얻게 되었다.
"일반 양돈에서는 출산 후 2주 후 새끼와 어미를 분리하지만, 자연 양돈에서는 출산 후 2개월 동안 새끼를 어미와 함께 지내게 하며 젖을 먹인다. 이러한 사육 방식은 돼지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연력을 높여, 항생제 없이도 사육할 수 있다. 로컬 오딧세이에서 드물게 고기 요리를 코스에 포함할 때면 가능하면 자연 양돈 방식으로 사육한 돼지고기를 사용하고자 한다"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되고 식재료를 둘러싼 소비 편중이 심화되면서, 음식 생태계의 다양성은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위기 의식을 바탕으로, 우리의 식탁이 지구를 구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한국의 기장, 속초, 태안, 제주, 울릉도, 거문도 등 각 지역의 로컬 식재료를 탐험하고 그 가치를 재조명하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요리사, 음식탐험가, 음식 문헌 전문 번역가라는 세 저자의 협업은 이 여정에 깊이와 폭을 더한다.
책을 통해 멸치, 말미잘, 군소와 같은 익숙하거나 낯선 식재료가 지역의 역사와 환경 속에서 어떻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지 발견하게 되고 식탁 위에 올라오는 음식에서 부터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이 수정되어야 함을 깊이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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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 작가 소설이라 해서 고민없이 픽.
역시나 재미난 영화를 한 편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들자마자 단숨에 휘리릭 읽음.
전 여친의 부고를 들은 구 남친 두명이-고민중과 강병균. 앤디-전 여친 재연의 유골함을 납골당에서 인터셉트 해서 생전에 그녀가 좋아했던 장소로 자유롭게 데려다 주기 위한 액션 로드 활극이랄까.
남해 소요해변. 금산 보리암. 속초 앞바다. 월출산 갈대밭. 강천산 구름다리. 태안 천리포 해변. 제주 공천포 해변과 따라비 오름.
소설 속 작가 지망생이던 재연이 좋아했던 장소라는데 나도 그 갬성 찾아 한 번 가보고 싶어진다.
연적에서 동지?가 되는 과정. 그리고 통쾌한 응징.
어딘가 있을 법한 재미난 얘기다.
하지만 너도 물어본 적 없잖아.
말하지 않으면 그 일이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거든.
둘이 이제 더는 안 싸워.
형이 떠난 뒤에는 서로 말을 한마디 안 해.
『벌새』는 뒤로도 날 수있는 새라고 한다. 김지은 문학평론가는 이 책에 “뒷 걸음은 왜 걸음이 아니라고 생각했던가”라고 적어두었는데, 나는 이 말이야말로, 이 책을 표현한 가장 적합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 어떤 말로도 저 말보다 이 책을 잘 표현할 자신은 없지만, 『벌새』를 읽은 감상을 남기는 것은, 이 책이 더 많은 사람에게 가서 닿기를, 그래서 지금은 뒷걸음 치더라도 언젠가는 앞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특히 어두운 사춘기를 겪는 학생들에게, 자신에게도 날개가 있음을 잊지말라는 응원으로 『벌새』를 전하고 싶다.
알라딘 북펀딩으로 소개되었던 『벌새』는 스위스 청소년소서상 수상작품으로 사춘기 소년의 마음을 섬세하게 다루는 그래픽노블이다. (그래서인지 펀딩도 단 2주만에 성공적인 결과를 기록했다.)청소년추천도서인 문학도서라고는 하지만, 사춘기가 아닌 어른에게도 엄청난 감상을 남길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픽노블이다보니 분량이 많지않아 금방 읽을 수 있지만, 그 여운은 무척이나 짙은 책이랄까. 형의 죽음 이후, 온가족의 시간은 멈춰버렸다. 가족들은 말을 하지않고, 셀레스틴은 스스로를 가두어버린다. 우연히 만나게 된 로뜨덕분에 벌새를 되살리며, 스스로도 회복의 날갯짓을 시작하고, 마침내 형을 떠나보내게 된다.
혹자는 『벌새』의 스토리가 '흔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래 뭐, 누군가를 잃고 시간에 갖혀사는 스토리도, 운명의 짝꿍을 만나 회복하는 것도 이미 익숙한 일이니까. 하지만 『벌새』가 특별하게 느껴진 까닭은, 느린 시선으로 일관된 속도를 유지하며 치유를 겪는다는 것. 분명 『벌새』안에는 형의 죽음도 있고, 자식에게 수면제를 먹이는 비정한 부모도 있다. 자식을 버린 부모도 있고, 형의 죽음에 갇혀사는 아이와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보호소에 갈 위기에 닥친 아이도 있다. 그러나 이것조차도 담담히 그려낸다. 속도의 변화도 없고, 어투의 변화도 없다. 그래서 오히려 독자들은 『벌새』를 읽으며 더 깊이 동요하고 아픈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공감하게 된다. 그래픽노블 이라고 해서 문학의 깊이를 담지 못한 것이 아닌, 오히려 그 그래픽을 통해 한층 짙은 공감을 자아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불어 『벌새』가 문학도서로서도 부족함이 없다 느낀 까닭은 형의 죽음이나 이별 등에 섬세하게, 흔한 사춘기 청소년이 겪을 법한 첫사랑을 얹음으로 하여, 청소년 문학의 가벼움과 죽음이라는 묵직함의 경계를 예리하게 다루고 있는 느낌이다. 섬세한 감정선과 절제된 색체, 그것을 통해 『벌새』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 굵직한 깨달음과 생각을 선사한다.
덧붙이자면 좋은 책은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여운과 공감을 주는지, 『벌새』는 이미 스위스 청소년 도서상의 수상작품일 뿐 아니라, 프랑스 제네바의 암스트람그램 극장에서 연극화 된 작품이라고 한다. 더욱이 『벌새』의 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은 첫소설 『속초에서의 겨울』로 스위스 문학상을 수상한 분으로, 한국계 프랑스인이다.
봄이 오면 싱숭생숭하다. 길가에 핀 민들레나 애기똥풀을 봐도 강동스럽고 아무것도 없던 가지 끝에 맺힌 새싹이 어느새 푸릇해진 것을 봐도 감격스럽다. 그쯤 되면 매년 화초를, 예쁜 꽃을 한두 개 사야 하나~ 고민한다. 그 고민은 길가에 핀 여러 식물들을 보고 아파트 화단이나 다른 집 화분 속 식물을 보는 것으로 곧 대체된다. 지금의 집으로 이사온 후 제대로 길러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올해는 작년에 이어 수업용이긴 하지만 강낭콩을 키우고 있다.
언젠가 나이가 들면 정원이 딸린 전원 생활을 하고 싶다는 꿈을 오래 꿔 왔다. 타샤 튜더처럼 몇 만 평까지야 불가능하겠지만 그저 아주 조금이라도 그렇게 흙과 식물과 동물과 함께 살아가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말이다. <커다란 모과나무를 맨 처음 심은 이는 누구였을까>는 그런 나의 꿈을 조금이라도 잠재우는(싫어서가 아니다. 대리 만족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역할을 한 책이 되었다.
속초에서 자리를 잡고 10년 넘게 살아오며 생각한 것, 느낀 것, 정원 생활 속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이번 책이 즐거웠던 건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 덕분이다. 다소 거친 듯 하지만 너무나 예쁜 일러스트를 통해 글을 읽고 머릿속에서만 상상하던 것을 직접 들여다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계절 속에서 바라본 정원 이야기가 너무나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인위적인 무엇이 아닌 물 흐르듯 자연스러움 그 자체다. 눈이 오면 눈이 오는대로,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그런대로, 원래의 생태계가 나아가듯 그렇게 작가의 정원은 흘러간다.
물론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안다. 치열한 잡초와의 전쟁이 있고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로 인한 갑작스런 온도 변화나 폭우, 건조함도 있으니 그런 것 앞에 인간은 초라하다. 그럼에도 자연 속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힐링이 되는지 모른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상하며 읽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