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배크만 작가의 세 번째 읽은 책이다. 사실 작가 이름을 알린 것이 <오베라는 남자>였기 때문에 가장 먼저 읽고 싶었으나 책을 구하는 것이(몇 년 전부터 도서관 이용 아니면 중고도서로 구매하기 때문에) 여의치 않아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를 제일 먼저 읽고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을 읽고 나니 작가의 완전 팬이 되어 버려 <오베라는 남자>를 꼭꼭! 읽고 싶었다. 어느 날 큰 딸이 드디어 중고서점에서 구매해 온 <오배라는 남자>! 또 이리저리 밀려 한참 시간을 띄운 후 이제서야 읽었다.
역시 좋다. ㅠㅠ 어둡지 않고 엉뚱하면서 즐겁고 하지만 가볍지 않다. 시종일관 울컥거리기도 하고 킥킥대로 웃게도 만드는 이 힘은, 역시 작가의 필력 덕분일 것이다. 무엇보다 "타인을 향한 사랑"이라는 주제가 더없이 좋아서 이런 등장인물들이라면 이웃해서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다. 아니, 그 전에 내가 그런 이웃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진다.
오베는 부인을 잃었다. 더이상 삶의 의지가 없어 오베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삶을 그만두려 한다. 그런데 그런 계획을 실행하려고 할 때마다, 매일... 무슨 일인가가 생긴다. 자신의 의지이거나 아닌 상황으로 어쩔 수 없이 주변인들을 돕게 되고 오베는 그렇게 하루하루 아내 없는 삶에 동화되어 간다.
정말로 너무나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도 그랬지만 <오베라는 남자> 또한 그렇다. 이러니 한 권 한 권 사 모을 수밖에. 극 내향인으로서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은 1인으로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고 서로를 도우며 살아간다면 삶의 의미가 있을 거라고 여기게 만드는 소설이다. 완전 추천!
#베어타운#프레드릭배크만
❄️ 아이스하키를 사랑한 마을 사람들 모두의 이야기
아이스하키에 마을의 생존이 걸렸다.
그래서 오직 승리만을 열망한다.
과정보다 결과를 기억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보여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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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따뜻했던 프레드릭의 전작
<오베라는 남자>에 비해 묵직하고 진지하다.
그럼에도 어둡게만 느껴지지 않고
따뜻함도 남는 이유는
'작은 담요' 덕분 아닐까.
떨고 있는 아이를 위해 작은 담요를 덮어주는
가족과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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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로 하나가 됨을 느낄 수 있었던 책
📍꿋꿋하게 나아가는 마야를 보며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책
📍진실을 밝히는 소수의 사람들을 응원하며 나를 돌아보게 된 책
📍두 문장, 달랑 세 줄로 두꺼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달랑 세줄이 주는 여운이 강력하다. 시작에 넋을 잃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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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베어타운시리즈#첫번째#프레드릭#배크만#오베라는남자#베스트소설#소설추천#2024년62번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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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5) 아이를 낳으면 너무 작은 담요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누구 하나 빠뜨리지 않고 덮어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추워서 바들바들 떠는 아이가 생긴다.
드디어 배크만의 (현재까지 출간된)모든 소설을 다 읽었다. 오베, 할미전, 브릿마리, 베어타운 3부작, 불안한 사람들, 일생일대의 거래, 그리고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까지. 짧은 동화책. 그림들이 아름답다. 기억을 잃어가며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손자 '노아'와의 대화. 죽음의 작별인사.
<오베라는 남자>라는 책이 처음 나왔을 때 그 강렬한 표지에서부터 끌려서 꼭 한 번 읽어봐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를 먼저 읽게 됐다. 살짝 긴가민가~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프레드릭 배크만은 꼭 기억하고, 무조건 읽고 싶은 작가가 되었다. 그의 서술 방식이나 세계관, 감동 포인트까지 무엇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없다. 게다가 어느 분의 리뷰를 보니 이 책이 작가의 책 중 3번째로 좋은 작품이라니 무한 신뢰다.
"세상의 모든 일곱 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한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정신과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26p
엘사는 보통 사람들의 시선으로 봤을 때 무척 특이한 아이이다. 너무나 똑똑하고 예민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나 친구들 사이에서는 신경을 긁는다고 생각되는 아이,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그걸 참지 않아서 언제나 말썽을 일으키는 아이, 학교에선 모든 아이들의 표적이 되어 언제나 도망다니는... 그래서 너무 힘들고 피곤하고 짜증이 난다. 하지만 엘사 곁에는 그따위 거 아무것도 아니니 당당히 맞서라고 얘기해주며 언제나 엘사 편을 들어주는 든든한 할머니, 슈퍼 히어로가 있다.
그런 할머니가 엘사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전해달라는 미션을 남긴 후 돌아가셨다. 엘사는 그런 할머니에게 화가 난다. 자신에겐 남기지 않고 전해달라는 그 편지는 한 통도 아니고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이 앞의 미션이 끝나야 어디선가 또 나타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할머니가 걱정했던, 슈퍼 히어로가 사실은 아닐 수도 있다는 할머니의 진실을 알게 됐을 때, 엘사는 너무나 사랑해서 용서하고 싶지만 이미 그 대상이 없어 어쩔 줄을 모르게 된다. 그럼에도 전달하게 된 편지의 대상들이 엘사가 사는 빌라의 주민들이라는 사실과 그들 한 명 한 명이 할머니와 연관되어있다는 것, 그 이야기는 사실 할머니가 자주 들려주시던 판타지 동화 속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깨달아간다. 이들은 서로를 용서하고 자신의 과오를 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해리포터"와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무엇보다 좋아하는 7살짜리 여자아이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가 사실은 현실의 반영이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사실 익숙치 않은 단어들로 인해 그 동화 속 세계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엘사가 그 현실 세계와 그 할머니의 동화를 연결시키면서 아파트 주민들을 이해하고 엄마와 친아빠, 새아빠와 새로 태어날 동생과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여 가는 과정은 매우 감동적이다.
읽으면서 몇 번이나 울컥했는지~. 모든 아이들은 특이하다. 아니 특별하다.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한 아이가 어디 있을까. 그런 아이를 믿어주고 언제나 귀 기울이고 사랑해줘야 한다는 건 너무나 분명함에도 가끔, 아니 꽤 자주 잊는다. 어떤 면이 뛰어나고 잘해서,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되새겨 본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어리건 많건, 질풍노도의 젊은이거나 누군가의 엄마거나 할머니거나 할아버지거나 경찰이거나 또는 은행강도라거나 불안감을 느낀다.
누구나 느끼는 불안의 사정이 각자 달라보이지만, 이 불안들을 각자가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본다면, 이 불안은 어쩌면 내가
옛날에 했던 고민과 경험일 수도 있고, 앞으로 겪어나갈 고민과 미래가 될 수도 있다. 어쩌면 누구나 다들 각자 풀어본다면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게 아닐까?
그래서 이 이야기속의 인물이들이 은행강도의 인질극속에서 각자의 고민들을 이야기하고 (심지어 은행강도마저) 티키타카하면서 시끌벅적하게 상황을 헤쳐나가고 서로를 위로해주는 모습들에서 무언가 따뜻함을 느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엽기적인 집단의 소동같이도 하지만 그래서 더 재밌고 유쾌하게 그리고 한편으로는 가슴 찡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책이었다!
어느 인물 하나 미워할 수 없다는게 역시 프레드릭 배크만의 책인듯👍
오늘도 크고작은 고민과 불안을 이겨내고 무사히 하루를 마쳤으니 내일도 힘내서 화이팅합시다
Ps.책표지가 토끼인 이유가 있었군 ㅋㅋㅋㅋㅋ
[210418]
브릿마리 여기 있다 완독
별점: 4.5.5
줄거리:
사업가인 남편 켄트을 대신해 매일같이 집안일만 하던 결벽증이 있는 여자 브릿마리. 이웃들에게도 무시당하고 남편에게도 무시당하던 브릿마리는 켄트의 사랑이 다른 사람을 향하자 마침내 자신의 인생을 살아보자며 보르그로 떠나게 된다. 소도시, 시골이라며 무시당하는 보르그에서 시작되는 브릿마리의 자기자신을 위한 인생찾기 이야기.
후기:
사실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님의 책이기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했던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주인공인 브릿마리와 연령대가 다르기에 공감대 형성이 어려웠던 탓 같다. 그러나 사회성 없고 답답하던 브릿마리가 보르그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서서히 성장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일평생을 누군가의 동생으로서, 누군가의 아내로서만 살아온 브릿마리. 그런 그녀는 보르그에서 미지의 인물, 뱅크, 베가와 오마르 등을 만나면서 세상을 보는 시선이 넓어지고 내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내 인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인생은 어떤 느낌일까 상상하게 되면서 브릿마리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브릿마리는 그래도 자신을 굽히지 않는 어찌 보면 이기적이지만 그래도 당당한 여성이다. 그러나 실제로 브릿마리같은 처지의 여성은 많지만 그녀처럼 자신의 인생을 찾으려 하는 이는 얼마 없을 것 같다.
다른 사람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여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책을 이 걸로 처음 읽었다.
그는 자세한 듯 간결하게 그리고 간접적인 듯 직접적으로 말하고자하는걸 표현한다.
처음엔 등장인물도 많고 그저 하키가 주제인 열정 넘치는 남자들 이야기라 읽다가 덮을 뻔(?) 했지만 그의 저런 매력적인 문장을 하나 하나 읽다보니 그냥 읽어서 될 책이 아니었다. 저절로 자세가 고쳐지며 이미 난 베어타운에 사는 주민 한 사람이 되었다.
======2/3 지점=====
츤데레 '오베'라는 남자 이야기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은 후속작으로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와 같은 푹 퍼진 라면같은 작품을 선보이며 큰 실망감을 안긴 바 있다. 이런 작품들을 써서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는건지, 소포모어 징크스 때문에 이런 작품을 쓰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이번 작품에서만큼은 슬럼프를 극복했기를 바라며 미워도 다시 한번 배크만의 책을 집어 들었다.
하키에 죽고 사는, 쇠락해 가는 마을-베어타운의 하키팀 단장은 이 마을이 배출한 최고의 아웃풋이다. 현재 하키팀에는 이 마을의 청년 슈퍼스타가 있고, 이 슈퍼스타의 아버지는 막강한 재력으로 하키팀을 후원중이다. 하키팀의 우승이 온 마을의 염원인 상황에서 결승전 직전 이 청년은 단장의 딸을 겁탈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면서 온 마을은 혼란에 빠져든다.
자극적이고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는 플롯이다. 절치부심 배크만은 여기에다 자신의 전매특허인 과정법 과거 완료, 미래 단정적 추측 시제(이런 시제가 있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대명사의 적절한 배치, 다이나믹한 시점 전환 등 현란한 서술 기교를 총동원하고 있다. 책 전반에 걸쳐 모든 장면마다 의미를 부여하려다 보니 감정과 기교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잉되어 있다. 하지만 재기하려는 작가의 몸부림이 안스럽게 느껴져 이 정도 흠집은 눈을 감고 넘어가고자 한다. 베어타운의 거의 모든 인물을 츤데레로 그려내려는 작가의 필사적인 노력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상당한 분량의 장편이다. 작가의 의지가 이 정도라면 다음 이야기 <우리와 당신들>에도 귀를 기울여 볼 만하다.
이런 서술적 기교를 쓰는 작가의 문장을 이렇게 훌륭하게 옮겨주는 번역가가 있기에 작품이 빛을 발한다. 번역가 이은선 선생님은 나의 최애작가 스티븐 킹의 전담 번역가이기도 하다. 정말 기억에 남는 띵작들 뒤에는 항상 번역가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팁이 하나 있다면, 작가에 따라 작품을 읽는 것보다 번역가를 따라 다니며 작품을 읽으면 지뢰밟을 확률이 극적으로 줄어든다는 사실!
이렇게 두꺼운 책은 오랜만이다.
오베라는 남자 이후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을 더 읽고 싶어서 고른 책이다. 다음은 브릿마리 이야기에 도전...?
예사롭지 않은 예비 여덟살, 엘사.
그런 엘사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할머니.
깔끔하고 명확한 엘사의 엄마, 울리카.
새로운 가족이 된 예오리와 반쪽이.
초콜릿을 좋아하는 워스.
괴물이라 불린 울프하트.
예민하다고만 생각했던 하지만 그렇지 않은, 브릿마리.
그런 브릿마리를 사이에 둔 형제, 알프와 켄트.
비스킷과 커피를 떠올리게 하는 두 사람, 마우드와 레나르트.
등등…
모두들 그리울 거에요.
.
.
.
하지만 세상 어느 누구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에 엘사는 할머니의 적잖은 결점을 용서할 수 있다.
…
할머니는 거짓말을 그렇게 부른다. ‘또 다른 버전의 진실’이라고.
…
할머니는 절대 “안녕”이라고 하지 않고 항상 “또 만나자”라고 한다.
- 2. 원숭이 중
엄마의 품속에 파묻혀 있는 동안 엘사는 괴물이 한 말이 왜 이상하게 느껴졌는지 마침내 깨닫는다. 괴물은 할머니와 엘사가 쓰던 암호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할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더라도 얼마든지 오랫동안 할머니를 사랑할 수 있다.
- 7. 가죽 중
문득 깨닫고 보니 엘사는 엄마가 고함이라도 질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거기에 앉아 있다. 아니면 울어도 좋다. 아니면 뭐든 좋다. 엄마가 아무 감정이라도 느끼는 걸 볼 수만 있다면 좋겠다.
- 14. 타이어 중
엘사는 엄마, 아빠가 자기를 두고 이런 식으로 대화한다는 걸 안다. 엘사는 ‘처리’하거나 ‘정리’해야 하는 대상이다. 마치 빨래처럼. 엄마 아빠에게 악의가 없다는 건 알지만, 이보세요! 이탈리아 마피아 영화를 본 적 있는 일곱 살짜리 중에 가족들 손에 ‘정리’되고 싶은 아이가 어디 있을까요?
…
엘사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다. 그냥 그 자리에 서서 멀어져가는 기아를 향해 손만 흔든다. 누나 아니면 언니가 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엄마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아무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엄마와 예오리가 자기보다 반쪽이를 더 사랑할 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반쪽짜리 동생을 미워하는 끔찍한 인간이라는 걸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다.
…
“중요한 임무가 생겼으니까 이제 장난은 그만 쳐. 이 편지를 배달해야 하니까. 할머니가 사과하고 싶은 사람이 또 있나봐. 편지는 이게 다가 아니야. 할머니의 사과 편지를 한 통씩 배달하는 거. 그게 우리가 만들어나갈 이야기야.”
- 15. 대팻밥 중
“농담할 생각이었으면 ‘앞 못 보는 장님이 카운터에 부딪쳤대요. 그리고 테이블에. 그리고 의자에’ 이랬겠죠.”
- 17. 시나몬 번 중
“깰락말락나라의 여섯 개 왕국 중에 미플로리스라는 곳이 있어요. 모든 슬픔을 저장하는 곳이에요. 할머니는 절대 거기─”
울프하트가 가만히 말허리를 자른다.
“슬퍼한다.”
엘사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미레바스는요?”
“꿈꾼다.”
“그럼 미아우다카스는요?”
“도전한다.”
“그럼 미모바스는요?”
“춤춘다.”
- 21. 양초 기름 중
“괴물하고 싸우지 마. 그러다 너도 괴물이 될 수 있으니까. 심연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면 심연이 너를 들여다본다잖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엘사가 불쑥 묻는다. 여자는 자기를 어린애 대하듯 하지 않아서 속으론 기분이 좋다.
“미안. 그건…… 니체가 한 말이야. 독일 철학자. 내가 잘못 인용한 걸 수도 있지만…… 너를 미워하는 사람을 미워하다보면 그 사람이랑 점점 똑같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봐.”
엘사는 어깨가 귀에 닿을 정도로 으쓱한다.
“할머니가 그랬어요. ‘발로 똥 차지 마라. 온 사방이 똥 천지가 될 테니까!’”
- 23. 행주 중
“너희 할머니라면 네가 우라질 아무나 마음에 드는 대로 변장하길 바랐을 거라고 했다.”
- 26. 피자 중
“‘우리는 남들이 우리를 사랑해주길 바란다.’” 브릿마리가 읊는다. “‘그게 안 되면 존경해주길. 그게 안 되면 두려워해주길. 그게 안 되면 미워하고 경멸해주길.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들에게 어떤 감정이라도 불러일으키길 원한다. 우리의 영혼은 진공상태를 혐오한다. 무엇에라도 접촉하길 갈망한다.’”
- 32. 유리 중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는 것. 누군가의 겉모습만 보고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라는 것.
- 옮긴이의 말 중
프레드릭 배크만의 앞서 출판된 책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의 밉상 브릿마리가 주인공인 작품. 주인공 브릿마리는 타고난 결벽증에 까다롭기 그지없고, 늘 과하게 솔직한 게 흠인 사람이다. 그래서 이웃에게도, 남편에게도 '수동공격적'이며,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산다. <브릿마리 여기 있다>는 그러한 브릿마리가 '보르그'라는 마을의 레크리에이션 센터 직원이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그녀가 아직도 밉상일지도 모르지만 책을 읽으며 그녀의 사연을 알고 나니 다 그런 이유가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쟤는 왜 저래?' 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어디에나 한 명씩 꼭 있지 않은가. 나는 나의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저 사람도 저 사람만의 이야기가 있는 거겠지.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속 편하게 살아가고 싶다. 난 우리 할머니를 항상 미워했는데 우리 할머니도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겠지. 우리 할머니도 나한테 할머니이기 전에 어떠한 한 사람이었을 텐데.
켄트, 스벤, (알프), 그 어떤 남자도 선택하지 않고 파리를 향해 떠나는 마지막의 브릿마리는 드라마 <크레이지 엑스 걸프렌드>의 레베카를 떠올린다. 마지막 장의 브릿마리는 첫 장의 브릿마리보다 더 성장했다. 남들에게 잊히는 것이 두려웠던 브릿마리는 우리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 츤데레 할아버지 오베의 인생이야기
#오베라는남자#프레드릭배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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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읽은 스웨덴 소설이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서 처럼 개성있고 독특한 노인의 이야기. 역시 노인을 위한 나라, 스웨덴 정서가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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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는 세상 까칠한 고집불통 노인이다. 평생 사브만 몰았고 아내만을 사랑했으며 본인의 신념을 지키며 우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왔다. 비록 무뚝뚝하고 괴팍하지만 알면 알수록 정 많고 따뜻한 진짜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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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죽고 난 뒤 자살을 시도하는 오베 앞에 이란에서 온 임산부 파르바네의 가족이 나타난다. 손이 참 많이 가는 이 가족은 계속 오베를 성가시게 하고 오베는 번번히 자살에 실패한다. 그리고 이웃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죽음과 고독 속에서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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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작가들은 글을 다 이렇게 쓰나? 전에 읽었던 스웨덴 소설도 이런 느낌이었다. 유쾌하고 신선한 문장들...무겁지 않으면서 잔잔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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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냐가 죽으면서 회상하는 장면마다 너무 슬펐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고 홀로 남겨진 오베의 슬픔이 오롯이 느껴졌다. 오랜 이웃 루네와 아니타, 길고양이, 파르바네 가족, 모두 그의 진정성을 알아주고 그와 가족이 되어 주어 다행이고 감사하던지...따뜻한 이웃이 그리워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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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도 꼭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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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오베가 세상을 흑백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오베가 볼 수 있는 색깔의 전부였다. 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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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종종 '모든 길은 원래 당신이 하기로 예정된 일로 통하게 돼 있어요' 라고 말했다 그녀에게 '원래 당신이 하기로 예정된 것'은 아마도 '무엇'이었으리라. 하지만 오베에게 운명이란 '누군가' 였다. 1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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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한다는 것에는 모종의 자유가 있었다.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움켜질 수 있었고 노력의 결과를 볼 수 있었다. 1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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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한 사람의 인생이 끝나기도 전에 그 사람이 구식이 되어버리는 곳이었다. 더이상 누군가에게도 무언가를 제대로 해 낼 능력이 없다는 사실에 나라 전체가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범속함을 거리낌 없이 찬양해댔다. 1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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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기가 주택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마도 그것들이 이해할 수 있는 존재라서 그랬으리라. 주택은 계산할 수 있었고 종이에 그릴 수 있었다 .방수 처리를 해 놓으면 물이 새지 않았고 튼튼하게 지어놓으면 무너지지 않았다. 주택은 공정했다. 공을 들인 만큼 값어치를 했다. 안타깝게도 사람보다 나았다.1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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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의와, 페어플레이와, 근면한 노동과, 모든 것이 옳은 것이 되어야 하는 세계를 확고하게 믿는 남자였다. 훈장이나 학위나 칭찬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래야 마땅하기 때문이었다. 206P
사신과의 일생일대의 거래를 앞둔 한 장년이 아들에게 남긴 편지로 서술되는, 믿고 읽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가족과 사랑, 그리고 고향마을에 대한 사랑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심장이 얼얼할 정도로 저린 느낌이 든다. 그걸 각오하고 보는데도 항상 그렇고, 그리고 그 느낌이 싫지 않다. 이런 오베같은 놈.
** 아래는 줄거리 요약이며 스포가 있습니다 **
주인공은 돈을 좇아 열심히 일해 이름만 대도 누구나 알 정도로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지만, 가정에 소홀했던 까닭에 아내와 아들로부터 버림받는다. 어느 날 암에 걸려 병동에 입원해있는 와중에 귀여운 어린아이와 친해진다. 성격대로 아이에게 조금은 쌀쌀맞게 굴지만, 어느덧 정이 든다.
그는 사신을 본다. 엄마 배 속에서 나올 때 쌍둥이 형제는 죽고 자신만 살았을 때, 그때도 그 사신을 봤다. 기차에 치여 죽을 뻔했을 때도, 단짝친구가 사고로 죽었을 때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에도 그 사신을 봤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에도 사신의 존재를 느꼈다. 병동에서 친해진 어린아이의 병실로 들어가던 사신의 서류를 뺏어 들고 도망치다 고의로 사고를 당한다. 죽음을 죽음으로 맞바꿀 수는 없지만, 목숨은 목숨으로 맞바꿀 수 있다고 사신이 말했으니까.
목숨을 목숨으로 맞바꾼다는 말은, 다른 사람 대신 죽는다면 아예 존재 자체가 사라져버린다는 뜻이었다. 마지막으로 아들이 일하는 술집에 찾아가 나름의 방식으로 작별 인사를 한다. 이 모든 이야기가 적힌 편지 끝에 상냥하게 자란 아들에게 사랑했다는 말과 함께 이야기가 끝난다.
“행복은 어린아이나 동물을 위한 것이고 거기엔 실질적인 기능이 전혀 없다. 행복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는다. (중략) 그리고 나는 궁금해졌다. 내가 그 개들처럼 행복한 적이 있었는지. 그 정도로 행복해질 수 있었는지. 행복해지는 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
오랜만에 읽은 소설 책
워낙에 읽고 싶었는데 학교 도서관에 딱 있어서 집어왔음.
그냥 편하게 읽을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재밌었고 흥미진진 했다.
나무막대기 같은 오베를 제일 발랄하고 넓은 마음으로 품어준 아내.
언제나 함께일 것만 같던 그녀가 오베의 삶에서 사라진 뒤 존재의 의미를 느끼지 못해 그녀를 따라가려던 오베의 존재를 다시금 확인 시켜준 이웃들.
따뜻한 분위기의 묘사와 심금을 울리는 한문장 한문장이 일품이었다.
프레드릭 배크만이라는 작가의 첫 입문작이라고 하는데 글쓰기가 유려해 다음작도 기대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이번 책은 하키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안엔 인생이 담겨있다.
우정과 사랑과 상처와 아픔과 배신과 용서.
현실적인 문제들과 현실적인 결과..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갔고 같이 아프기도하고 같이 웃기도 하였다.
친절하라. 사람들이 비웃을 것이다. 그래도 친절하라.
프레드릭 배크만의 이전작, 「베어타운」과 이어지는 내용이다. 스웨덴의 산속 작은 마을 베어타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뭔가 배경은 아이스하키 이야기 같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책 두께가 두꺼운 만큼 등장인물이 많고, 등장인물이 많은 만큼 각각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누가 주인공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베어타운」에서는 누가 봐도 마야가 주인공이었는데, 「우리와 당신들」에선 주인공이 벤이인지, 아나인지, 페테르인지, 사켈인지 알 수가 없다. 그저 아이스하키라는 매개체로 엮인 수십 개의 삶을 모두 보여주는 듯한 소설. 옮긴이의 말마따나 프레드릭 배크만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은 것 같다. 여성의 희생, 성 소수자의 고통, 스포츠와 정치, 혐오의 위험성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모두 책 한 권에 담아냈다. 참 대단한 작가다.
12일. 장장 12일에 걸쳐 읽었다.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빼곡한 글자들. 전공 서적을 뺨치는 묵직한 두께. 「베어타운」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만만찮았다. 두 달쯤 전 「베어타운」을 꽤나 집중도 높게 읽었던 데다 등장인물이 하도 많아 그들의 존재와 특징을 까먹기 전에 후속작인 「우리와 당신들」도 빨리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매일같이 했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했다. 책의 두께를 보면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재밌어 보이는 흥행 보증 느낌의 드라마여도 만약 ‘총 60편’이라면 쉽게 시작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도 막상 읽기 시작하니 또 푹 빠져든다. 프레드릭 배크만 그 특유의 사람을 울리는 마지막 문장들 때문에 계속 울컥하게 된다. 어느샌가 ‘어어어~’ ‘어떡해~~~’하며 이야기에 푹 빠져든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대놓고 정이 가는 캐릭터들이 있다. 내 상상 속 귀여운 스피드광 꼬마숙남 아맛, 나와 이름이 비슷해 더 신경이 쓰이고 마음 아픈 의리녀 아나, 여자코치가 아닌 최고의 코치 사켈, 베어타운의 대모님 라모나, 네 번째 자신을 찾아가는 미라. 책을 읽었을 뿐인데 몇 명의 친구가 생긴 기분까지 든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출판된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은 전부 다 읽었다. 「오베라는 남자」를 시작으로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 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까지는 전부 이북으로 읽었다. 사실 브릿마리까지는 표지가 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북으로 읽었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 종이책으로도 소장하고 싶어진 책들이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부터는 종이책으로 구매했다. 표지디자인, 아주 좋아요! 특히나 이번 「우리와 당신들」은 표지가 많은 걸 보여준다. 거의 스포일러 수준.
북버디 Mp3씨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스웨덴 사람들은 겨울이 하도 길어서 즐길 게 책밖에 없는지라 책을 되게 많이 읽는대요!” “아 그래서 프레드릭 배크만이 작정하고 엄청나게 긴 소설을 쓴 건가?” 책을 읽으며 문득 문득 저 대화가 생각났다. 그리고 사실 지금 살고 있는 캐나다 캘거리도 겨울이 길고, (2019년 5월 중반인 현재, 이번 주말에도 눈이 온다고 한다) 아이스하키에 시민 전체가 미춰붜린 곳이라 한겨울 하키시즌에 읽었으면 더 이입됐을 텐데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운 겨울, 두툼한 이불 뒤집어쓰고 핫초코와 귤을 지참하여 영화를 볼 때의 기분으로 이 시리즈 「베어타운」 → 「우리와 당신들」을 읽는다면 정말 좋은 독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살인적인 두께에 몇 번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 일 년 만에 드디어 완독! 등장인물이 많은 데다 프레드릭 베크만 특유의 3인칭 다수시점 느낌으로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끝까지 이름이 헷갈렸는데, 종이책으로 읽어서 맨 앞 주인공 설명을 계속 체크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나만 느낀 걸까?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 (13 Reasons Why)’가 떠오르는 줄거리다. 마냥 따뜻한 내용일 줄만 알았던 제목과 표지와는 다르게 사회적 약자, 돈과 권력, 정치질과 같은 사회문제를 다룬 내용이었다. 중간까지는 마냥 아이스하키 내용인 줄만 알고 ‘아 그래서 결승에서 이기는데 지는데!!’라는 생각만 했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베어타운은 스웨덴의 숲속 작은 마을이다. 예전부터 베어타운의 주민들에겐 아이스하키가 전부다. 아이스하키만이 그들에게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정규리그 A팀 성적이 주춤하고 마을의 경제력도 떨어져 우울했던 마을에 ‘케빈’이라는 괴물 신인 청소년이 등장한다. 케빈 덕에 온 마을이 다시 들썩인다. 대외적으로 완벽한 소통능력을 가진 사업가 어머니와 최고의 재력가이자 최고의 하키팀 후원자인 아버지 그리고 그들의 하키 천재 공격수 아들 케빈.. 완벽한 그림의 가정 아닌가? 하지만 그 케빈은 가정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네.. 클리셰) 단짝친구 벤야민에게 의지한다. 벤야민은 쿨가이다. 아버지는 자살로 여의고 어머니와 세 누나 밑에서 자란 벤야민은 사회성이 약간 부족하다는 눈초리를 받지만 사실 제일 의리 있는 쿨가이다. 아이스하키 필드에서도 케빈을 가장 보호하며 일상에서도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아이다. 이런 벤야민에게 케빈은 심리적으로 많이 의지하고 거짓말조차 하지 못한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베어타운에서 정말 중요한 아이스하키 청소년 대회 준결승 날,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케빈이 부모님 몰래 홈파티를 연다. 이날 케빈은 왕이다. 아이스하키가 전부인 동네의 스타인 케빈은 본인은 물론 주변 친구들 모두 그가 무엇이든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그래서 그는 베어타운 아이스하키 단장의 딸 마야가 자신에게 관심 있는 것을 확인한 후 방으로 데리고 올라간다. 케빈도 취했고 마야도 취했다. 그리고 싫다는 마야의 손목을 붙잡고 목을 조른 후 강간한다. 도중에 아맛이라는 신동 선수에게 들켜 멈추긴 하지만 강간은 강간이다. 마야는 이후로 며칠을 앓다가 결국 부모님께 말하고, 대회 결승 날 아침 모두가 보는 앞에서 케빈은 체포된다. 케빈이 없는 베어타운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은 분발하지만 결국 패배하여 은메달에 그치고야 만다. 마야의 말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베어타운 주민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케빈의 부재로 아이스하키가 준우승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그런 사람들이 피해자인 마야를 감쌀까, 그들이 보기에 가해자가 아닐 수도 있는 슈퍼스타 케빈을 감쌀까. 결국 마야는 학교에서도 욕을 먹고, 집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돌을 던지고, 아빠는 단장직을 잃을 위기에 처하고, 엄마는 신경쇠약에 걸려 미치기 일보 직전인 상태가 된다. 그렇게 되리라는 걸 마야는 알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케빈이 나한테만 상처를 줬잖아. 하지만 내가 입을 열면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까지 상처를 받게 돼. 그건 감당이 안 돼.”
하지만 집 밖에서 뛰어노는 어린 여자아이들을 보고서 생각을 고쳐먹는다.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2차 가해도 3차 가해도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고 말이다. 결국 법은 아무 해결도 해주지 못한다. 되려 마야에게 왜 그날 술을 마시고 케빈을 따라갔느냐, 싫다고 완강하게 거부했느냐부터 시작해서 왜 바로 샤워를 하고 옷을 태워버렸느냐, 왜 목과 손목에 생긴 멍을 사진 찍어두지 않았느냐, 왜 바로 병원에 가지 않았느냐며 되려 마야 탓을 한다. 그래도 용기를 내준 사람들이 있다. 언제나 곁에 있어 준 마야의 남동생, 마야의 절친 아나, 그리고 유일한 목격자 아맛. 마야의 아빠를 단장직에서 쫓아내느냐 마냐 하는 주민회의에 찾아가 용기 있게 증언을 한 아맛 덕분에 동네 숨은 권력자 라모나 아주머니가 마야을 믿게 되었고, 라모나의 말이라면 끔찍하게 따르는 정체불명 남자들이 피해자와 주변인들을 지켜준다. 결말은 케빈이 옆 동네로 가며 더 큰 하키 마을에서 더 큰 후원을 받고 승승장구 라인을 타는 동시에 베어타운은 다시 아이스하키마저 망할 조짐이 보인다는 슬프고도 현실적인 결말이지만, 이야기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미처 다 적지 못한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과 스포츠를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심리, 마야와 아나의 우정이 인상 깊다.
마치 드라마 한 편을 본 것만 같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은 일반 소설책이 아니라 시나리오를 읽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그만큼 다양한 시각에서 다양한 각도로 여러 가지 사건을 조명하기 때문인 듯하다. 케빈의 어머니도 흥미로운 캐릭터다. 대외적으로 좋은 이미지라는 게 왜인지도 알 것만 같다. 하지만 완벽한 사람은 아니다. 결국 팔은 안으로 굽는다. 아들이 나쁜 짓을 했다는 걸 알고 대신 사과도 하지만 결국은 아들의 편에 설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캐릭터. 아이스하키 선수로서 탄탄대로를 걸으며 캐나다에서 용병선수로 뛰었지만, 부상으로 선수의 길을 접고 첫 자식마저 병으로 떠나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와 단장 일을 맡은 베어타운의 첫 슈퍼스타이자 마야의 아빠, 페테르. 그가 그의 자식을 끔찍이 아끼는 모습에 눈물이 난다. 베어타운의 진정한 성님 술집 운영자 라모나도 멋있는 캐릭터다. 몇 번 등장하지는 않지만 등장할 때마다 띵언을 날린다. 그리고 진정한 주인공 벤이(벤야민). 말도 안 될 정도로 완벽하게 따뜻한 프라푸치노다. 나쁜 놈 같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 그리고 마지막 베어타운의 귀여운 스피드광 아맛까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담아 완성된 소설이다. 왜 이렇게 두꺼운지 다 읽고 나니 알겠다. 인간적으로 당장 누군가 영화화를 하든 드라마화를 해야 한다. 등장인물이 많으니 드라마화가 좋겠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소설 오베라는 남자 이후로 프레드릭 배크만의 작품은 죄다 수집하고 있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을 모두 이북으로 접한 뒤 이후로 처음 종이책으로 읽은 책이 베어타운이다. (다음 책도 종이책으로만 사둔 지 두어 달 됐다 😂) 아휴 이렇게 길다니, 원래 이랬는가 싶어 되짚어보니 갈수록 심해진다. 다음 책은 더 두껍다. 약간 신들인 듯이 집필하는 스타일인가보다. 심지어 은근히 등장인물들이 작품마다 연결되어 있는데, 옮긴이의 말을 읽고서 아무리 되돌이켜 봐도 ‘브릿마리 여기 있다’에서 케빈을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다른 이름으로 잠깐 등장하나? 제발 누가 안다면 설명해주면 좋겠다. 이건 무슨 시리즈물도 아니고.. 전 시즌이 생각나지 않는데 다시 보자니 시간 아까운 미드 새 시즌을 본 그런 느낌이다. 시간이 많이 흐르기 전에 다음 소설도 읽어야겠다.
와.
숨도 안쉬고 읽혀지는 책.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던 책.
가끔 눈물도 찔끔찔끔 흘러나오는 그런 책.
오베와 그 주변사람들에게 쉽게 감정이입이 될수 있도록 툴툴거리는 행동에도 따뜻함을 엄청나게 묻혀서 쓴 좋은 글.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의 다른 책도 꼭 읽어봐야겠다.
<오베라는 남자>이후 오랜만에 읽은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하키라는 운동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베어타운이라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등장인물들이 많지만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있고 그들이 처한 상황과 입장이 잘 이해가 가고 공감이 되어 좋았다
전국 청소년하키 준결승 승리기념 자축연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인한 마을사람들의 갈등과 사건의 해결과정 등이 주를 이루지만 그 내용이 소설이 아닌 현실과 너무 닮아있어 씁쓸하면서도 더 좋았던 책
너무 소설같지 않고 현실에서 마주했음 직한 이야기를 원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보면 좋을 듯
정말 좋다. 믿고 읽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전작 소설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약간 동화처럼 간결하고 단조롭고 내용이 짧고 책 두께가 얇은 작품이다. 그 덕에 점심시간에 후딱 읽어버리고야 말았는데, 초반엔 이해가 잘 안 돼서 어리둥절하다가 뒤로 갈수록 한 마디 한 마디에 울컥하게 되었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의 손자 사랑을 시작으로 아버지의 아들 사랑, 손자의 할아버지 사랑, 노부부의 사랑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툭툭 튀어나온다. 프레드릭 배크만은 젊은데 어쩜 이렇게 노인의 마음을 잘 표현할까? 오베 때도, 브릿마리 때에도 그랬듯 문장문장이 마음을 울렸다.
"제 손을 왜 그렇게 꼭 잡고 계세요, 할아버지?"
"모든 게 사라지고 있어서, 노아노아야. 너는 가장 늦게까지 붙잡고 있고 싶거든."
"저를 잊어버리면 저하고 다시 친해질 기회가 생기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건 꽤 재미있을 거예요. 제가 친하게 지내기에 제법 괜찮은 사람이거든요."
할아버지가 웃음을 터뜨리자 광장이 흔들린다. 할아버지에게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다.
"내가 노아, 너를 얼마만큼 사랑하는가 하면 하늘도 그 마음을 다 담지 못할 거야."
배크만의 소설중 두번째의 책 .
나이가 있는 여성의 의도하지않은 트라우마로써
평범을 떠난 병적인 일상을 살다
보르그 라는 소도시에 속하지 않는 마을로 가게된다 .
거기서 이뤄지는 평범한 일들이
브릿마리의 삶에 큰 변화을 가져다 주고
잔잔히 보이지않게 흐르는 호수속에
물고기 한마리가 힘차게 튀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
어쩌면 우리도 느끼지 못한사이에 병적이다 할수 있을정도로
일상에 집착하고 있는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
겨울에 읽기에 따듯한 책이다 .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소설 / 이은선 옮김
이 책은 손자 노아와 그의 할아버지의 기억이 사라져가는 즈음 할아버지의 머릿속 광장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다루는 단편 소설이다. 이 책의 초반부를 읽게 되었을 때 ‘이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라고 생각했다. 정확한 서술이 없어서 무슨 일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 전개가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바를 더욱 효과적이게 전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지도 모르지만 할아버지의 생각 속을 거닐며 하는 말이기 때문에 더욱 몽환적이고 편안하게 읽다가보면 나도 모르게 스르륵 설명할 수 없이 할아버지와 노아가 있는 할아버지의 머릿속에 이루어진 광장에 함께 있는 듯 느끼게 하는 둥그스름한 서술이였다. 이때까지 많이 접해보지 않았고 특이하고 색달라서 더욱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며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의 삽화도 할아버지의 기억 속, 머릿속을 표현해주고 있는데 글과 그림이 더할 나위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책을 읽는데 전체적으로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나의 생각을 더욱 넓게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책이 한 장에 절반 조금 더되도록 글이 채워져 있다. 대체적으로 문장도 짧고, 글도 적었다. 나는 이런 서술방식이 위에도 말했듯이 더욱 편안하고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데에도 더욱 효과적 이였다고 생각한다. 금방금방 읽을 수 있어 여러 번 읽거나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어가며 읽어도 전혀 부담이 없는 책이었다.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준비해가는 과정 속에서 손자인 노아라는 인물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을 해보았다. 초등학생 정도의 나이인 노아는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어른이 돼서 뭐가 되고 싶은지 쓰라고 했을 때 먼저 어린아이로 사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쓸 만큼 굉장히 성숙하고 생각이 깊은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평범한 또래와 비교하면 더욱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특출난 상상력과 창의력도 빠지지 않는다. 하나의 일화를 더 소개하자면 학교에서 인생의 의미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을 때 노아는 “함께하는 것” 이라고 대답했다. 이 부분을 읽고 나도 인생의 의미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다. 생각해보니 뭐라 정의할 수 없는 추상적인 부분이었다. 하지만 노아가 말했던 구절을 반복해서 읽어보니 이보다 더 훌륭한 대답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생은 함께하는 것이다. 인생은 함께하지 않으면 의미가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책 속 노아는 인생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도 평범하진 않은 인물이었다. 어선을 개조한 자신만의 공간에 수학 공식들을 벽에 모두 적어 놀만큼 수학을 좋아하고, 할머니를 이길 수없는. 이와 같은 할아버지와 손자가 주고받는 대화 속서로가 너무나 소중하고 아끼는 마음이 모두 녹아있어 글을 읽는 동안 흐뭇했던 부분들이 여럿 있었다. 오랜만에 가족 간의 아끼는 마음을 느끼게 하는 책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슬프고 암울하게만 느껴졌던 이별과 죽음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항상 해왔던 대화를 주고받음으로서 받아들이는 노아가 가장 인상이 깊었던 인물이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글을 처음 접해본 것은 이 책이 아니라 예전에 읽었던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라는 책이었다. 그 책을 읽었을 때는 내 취향이 아니었어서 그랬는지, 책을 다 읽지 못하고 덮어버렸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것을 망설였었다. 혹시나 내 취향이 아닐까봐. 헌데 이 책은 정말 재밌었고 감동적이었으며, 심지어는 가벼워보이는 이야기 속에 담겨진 무거운 주제까지 포함하고 있어 정말 좋았다! 아무래도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를 다시 읽어야 할 듯하다. 물론, 한 작가의 책들이 모두 내 취향이고 좋은 글이긴 힘들겠지만. 어쨌든 이 책은 정말 재밌었고 좋았다. 이 책이 왜 유명한건지 이제야 알겠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와 어린 손자의 이야기이자 아들과 아버지의 이야기인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소설 오베라는 남자와 브릿마리 여기 있다의 작가로 잘 알려진 프레드릭 배크만의 새 신작인 이 소설은 예쁜 동화같은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마음이 한 없이 무거워지게 만든다.
부인을 잃은 남자는 자신의 기억의 방에 존재하는 그녀를 생각한다. 함께 춤을 추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며 그녀를 회상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그의 기억의방은 점점 작아지고 그녀에 대한 기억도 점점 잃게 된다. 젊은 시절 딱딱하기 그지 없던 자신을 부드럽게 만들어준 그녀를 잃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두렵기만한 남자.
"제 손을 왜 그렇게 꼭 잡고 계세요. 할아버지? "
"모든게 사라지고 있어서, 노아노아야.
너는 가장 늦게까지 붙잡고 있고 싶거든"
이 소설이 단순히 마음이 무거워지는 소설이 아닌 이유가 있다. 손자와 대화를 하는 할아버지는 그에게 용기를 주고 어른으로서 순수한 희망을 준다. 이 소설에는 어린이,젊은 어른,노인이 나온다. 여기서 어린이는 한 없이 순수하다. 아무 것도 경험해보지 못한 순수함을 지녔다. 그리고 젊은 어른은 마음이 퇴색된 존재. 마지막으로 노인은 경험을 한 순수한 존재로 그려진다.손자는 자신의 아버지나 선생님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하며 위로를 받는다. 우리는 실질적으로 이해하지 못하지만 사랑하니깐 이해하고자한다. 할아버지가 "어떤 아이스크림?"이라 말하는 모습은 사랑하는 상대를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아마 보통의 어른은 상황과 동떨어진 대답을 듣고 코웃음을 치거나 장난치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함축적인 말을 단어 그대로만 받아들이는 어른의 모습은 실제로 우리가 자주 겪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사람들. 그런 사람과 다르게 노인은 뜻을 물어본다. '너는 어떤 기억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니 나는 너를 이해하고 싶어' 우리가 배워야할 태도이자 인간이 성인으로 가는 모습이 아닌가 싶다.
세상에서 밝게 웃고 있는 존재들은 아이와 노인뿐이라는 말이 마음이 아프다. 왜 젊음과 경험을 지녀도 밝게 웃질 못할까. 또 한 편으론 노인의 웃음 또한 무겁기만 하다. 어두운 소재를 밝게 풀어낸 이 소설은 '사랑'과 '이별'을 깊게 생각할 수 있게 했다.
사랑하니깐 나는 너의 말을 들어주고 싶고 이해하고 싶고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