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산업계가 음식을 어떻게 바꿔왔는지를 고발한다. 그로부터 먹거리를 선택한다고 여겨져 온 소비자들이 실은 먹는 것에 중독되어 왔음을, 그로부터 어떤 피해를 입고 있는지를 입증한다. 책은 소비자와 담배업체 간 소송전으로 시작하여 맥도날드 등 프랜차이즈 식품군을 지나, 펩시코와 크래프트, 네슬레 등 굴지의 가공식품업체 이야기까지 망라한다.
우선 저자는 우리가 흔히 믿고 있는 것과 달리 인간이 처음부터 음식에 중독되어 있는 존재라고 말한다. 심지어는 중독이 인간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지난 400만 년 동안 음식중독은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자 생존의 근간으로 긍정적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음식중독이 인간에게 문제가 된 건 고작 최근 40여년의 일일 뿐이다. 차이는 단 한 가지, 음식이 변했다는 사실이다.
책이 묘사하는 가공식품업계의 발전상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들은 소비자를 매료시키는 맛의 이상적 지점을 찾고, 다음에도 그 제품을 고르도록 유인하며, 싫증을 느끼지 않도록 맛만 다른 유사제품을 출시한다. 물론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성분표시를 잘 보이지 않게 하거나, 더 건강한 식품인 듯 상상하도록 이끌고, 1회제공량이란 불명확한 용어를 활용하여 저항감을 낮추기도 한다. 과학자를 고용하여 제게 유리한 연구를 거듭하고, 법률가를 통해 장래의 소송전에 대비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조치다.
책은 과다한 설탕 사용부터 합성감미료로의 대체를 가공식품업계가 주도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변해버린 음식에 길들여지지 않고 과감하게 고리를 끊는 것이 음식중독의 해악에서 탈피하는 길이라고도 적는다.
섬세한 진단과 치밀한 분석에 비해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원론적이어서 아쉬움을 안긴다. 우리가 먹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기울이고 눈앞의 음식에 쏠리는 마음을 어떻게든 억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먹는 이 스스로 제가 먹는 것에 투철해지라는 일침이다. 결국 제 몸을 책임지는 건 저 자신이란 뜻이다.
오늘의 한국은 기아가 사회 문제로 거론되는 단계를 벗어난지 오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한국 사회에서도 여전히 끼니를 걸러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고, 어떤 이들은 개인과 단체, 사회의 지원이 있을 때만 먹을 기회를 얻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먹을 게 부족해서 그들이 끼니를 거르게 되는 게 아니라는 건 우리도 잘 알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바보야! 문제는 분배야!"
이 문제가 어디 먹는 데만 국한되겠는가마는 이 책에서는 우리가 먹는 것, 식량, 농업을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전에 읽었던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종말'시리즈나 인간이 지구에 남긴 흔적, 오염, 파괴, 폐해를 인간의 '발자국'이라 칭한 로마 클럽이 펴낸 <성장의 한계>, 우리가 쉽게 먹고 즐기는 음식들이 실상 어떻게 우리에게 오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직접 보고 기록한 <식탁 위의 세상>과도 다른 책이었다.
나는 이 책에 낮은 평점을 줬는데, 이유는 나 같은 사람의 경우 신뢰하는 건 '전문가의 연구와 지식'이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건 '나와 내 사람들의 문제'라고 생각하게 때문이다.
이 책은 그 부분에서 어중간한 자리를 차지한다. 완전히 전문적이지도 않으면서, 먼 나라 이야기고, 미래를 이야기하며, 마음을 자극하지도 않는다.
못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았다'고 봐야겠지만, 우리는 멀로 아는 것만으로는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한계를 공유한다. 그래서다. 낮은 점수의 이유란.
하지만 함께 읽은 이들의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처음 이런 책을 접했고, 이런 문제가 있음을 알았으며, 의식의 각성과 전환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아, 그렇구나.'한다.
미래 농업의 방향을 연구하고 고민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여러 차례 나온다. 핵심은 자급, 자생, 자연이다.
결론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사람과 다국적 기업, 정부가 힘을 모아야만 기아와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것.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 모든 게 인간 중심, 인간이 지속하기 위한 고민일뿐인걸.
#무엇을먹고어떻게분배할것인가#에코리브르#곤충#미래식량#미래농업#분배#자본주의#GMO#몬산토#네슬레#바이엘#단작#생물다양성#유전자조작#일독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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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읽고 책장에 잘 꽂아두었던 책을 발견했다. 아들과 아버지의 대화로 이루어져 전에 읽을 때에는 쉬운 책이라고 생각했었다. 구어체의 문장도 많고 책의 두께도 200쪽 남짓으로 얇다. 난민에 대한 의식을 깨워가던 중에 다시 읽으니 담고있는 내용이 참 무겁다. 기아가 발생하는 구조적인 이유, 기아를 퇴치하려는 노력이 신자유주의로 무장한 다국적기업의 개입으로 실패하는 사례들이 나온다. 네스퀵으로 유명한 네슬레는 남미에서 자사 제품의 점유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칠레 정부의 기아방지책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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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신자유주의의 시장경제 논리를 따른다.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는 이면에는 맘모니즘, 즉 물질만능주의가 깔려있다. 맘모니즘은 인간을 대상화 하며 가치를 무력화한다. 맘모니즘은 모든 악을 피워내는 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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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이 누리고 있는 대부분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결과이다. 그렇다. 나는 그들이 제공하는 편의에 젖어있다. 이를 제공하기 위해, 다시말해 나와 당신이 속해있는 이 울타리 안을 지키기 위해 울타리 밖, 인류의 절반은 3/4은 착취당한다. 그리고 1/6은 굶어죽어가고 있다. 이것은 옳지 않다. 나는 불편하게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