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는 플랫폼 노동, 로봇과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유전자조작, 팬데믹, 기후변화, 고령화 사회, 도시화와 젠트리피케이션, 난민과 이주민, 빈부격차의 증대, 포퓰리즘으로 인한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 등 미래의 지구와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다양한 주제를 망라하여 다루고 있다. 사실 저자들이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연구활동에 매진하는 학자나 교수들이 아닌 언론인들이기 때문에 이런 주제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 희망적인 대안내지는 해결책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암울한 테마들의 실태를 신문기사식으로 나열하고 있고,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미래에 대하여 어떤 희망을 품게 하기 보다는 개운치 않은 씁씁할 기분이 들게 한다.
그러나, 세상은 좋아 보이는 것만큼 실제로 좋지도 않지만, 나뻐 보이는 것만큼 실제로 나쁘지도 않다고 한다. 근거없는 낙관주의는 물론 조심하고 새겨들어야 겠지만, 인간의 심리는 낙관주의 보다는 비관주의에 더 귀를 기울이고 믿게 된다. 인류생존의 DNA 자체가 그런 식으로 진화해 왔다고 한다.
이 책의 주제들을 보면 과연 우리가 이를 해결하고 온 인류가 세대를 이어가며 공존, 공영할 수 있을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역사는 인류가 늘 암울한 비극 속에서도 점진적으로 발전해 왔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고, 우리도 역시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사회
이 책에서 나오는 주요 용어 중 하나는 'POPs'이다.
'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의 줄임말이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이다.
쉽게 말해 몸에 안좋은 어떤 물질이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몸 안에 머물게 되면 생기는 부작용들을 설명할 때 중요한 개념이다. POPs가 몸에 축적된다고 했을 때 가장 안전하게 축적되는 형태가 지방이다.
비만은 단순히 살이 찐다는 개념보다는 염증성 질환이라고 보는 견해들이 늘고 있다. 비만 염증을 일으키는 POPs 물질들 때문에 살이 찌는 걸 수도 있다. 이걸 반대로 해석하면 POPs를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다면 비만개선에 큰 효과를 볼 수도 있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비만 뿐만 아니라 인간이 가진 다른 질병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POPs 라는 물질을 아예 차단하고 살 수는 없다.
화학공정을 거친 먹거리를 먹지 않고,
샴푸나 린스를 쓰지 않고,
사료를 먹인 소고기가 아니라 풀을 먹인 소고기를 먹는다거나
하는 삶의 방식은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가 상당히 어렵다.
또한 그렇게 화학제품을 최대한 차단하더라도
이미 공기, 물, 흙, 그 밖의 다른 생명체(인간의 먹거리가 되는) 속에 스며들어있는 POPs에 대해서는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주목해야 할 것은 ‘노출’이 아닌 ‘배출’이다.
몸 안에 쌓이는 POPs를 효과적으로 배출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개념이
‘호메시스’라는 개념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호메시스란 우리 몸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진 것이 낮은 농도(또는 약한 정도)에서는 오히려 몸에 유익하게 작용하는 현상이다. 이 단어는 그리스어에서 왔는데, '자극하다' '촉진하다'라는 뜻이다.
호메시스를 구동시키기 위한 9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그 중 대부분은 적기 먹기, 간헐적 단식, 햇빛 쐬기처럼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 밖에 책 내용의 상당부분을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의학관련 이슈를 다루는 데 쓴다. 비타민, 콜레스테롤, 유전자조작식품, 모유는 건강한가? 등등 우리가 이미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주제에 대해 물음표를 갖고 다가간다.
이 부분이 좋았던 점은 한 쪽의 의견이 무조건 맞다고 주장하지 않고,
양 쪽의 주장과 근거를 늘어놓은 뒤 독자가 판단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오늘의 한국은 기아가 사회 문제로 거론되는 단계를 벗어난지 오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한국 사회에서도 여전히 끼니를 걸러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고, 어떤 이들은 개인과 단체, 사회의 지원이 있을 때만 먹을 기회를 얻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먹을 게 부족해서 그들이 끼니를 거르게 되는 게 아니라는 건 우리도 잘 알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바보야! 문제는 분배야!"
이 문제가 어디 먹는 데만 국한되겠는가마는 이 책에서는 우리가 먹는 것, 식량, 농업을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전에 읽었던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종말'시리즈나 인간이 지구에 남긴 흔적, 오염, 파괴, 폐해를 인간의 '발자국'이라 칭한 로마 클럽이 펴낸 <성장의 한계>, 우리가 쉽게 먹고 즐기는 음식들이 실상 어떻게 우리에게 오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직접 보고 기록한 <식탁 위의 세상>과도 다른 책이었다.
나는 이 책에 낮은 평점을 줬는데, 이유는 나 같은 사람의 경우 신뢰하는 건 '전문가의 연구와 지식'이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건 '나와 내 사람들의 문제'라고 생각하게 때문이다.
이 책은 그 부분에서 어중간한 자리를 차지한다. 완전히 전문적이지도 않으면서, 먼 나라 이야기고, 미래를 이야기하며, 마음을 자극하지도 않는다.
못하는 게 아니라 '하지 않았다'고 봐야겠지만, 우리는 멀로 아는 것만으로는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한계를 공유한다. 그래서다. 낮은 점수의 이유란.
하지만 함께 읽은 이들의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처음 이런 책을 접했고, 이런 문제가 있음을 알았으며, 의식의 각성과 전환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아, 그렇구나.'한다.
미래 농업의 방향을 연구하고 고민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여러 차례 나온다. 핵심은 자급, 자생, 자연이다.
결론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사람과 다국적 기업, 정부가 힘을 모아야만 기아와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것.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 모든 게 인간 중심, 인간이 지속하기 위한 고민일뿐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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