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편의 소설과 삶을 돌아보는 에세이로만 알던 로맹 가리를 산문으로 만났다.
때로 첫 만남보다 사귐을 시작한 남녀 사이가 더 어색하듯 <인간의 문제>로 만난 로맹 가리는 무척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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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끄럽지 않은데다 로맹 가리 답지 않은 장황하고 딱딱한 문장은 읽는 동안 정신을 산만하게 했고, 진도는 몹시 더뎠다. 그런 지경이다보니 자꾸만 꼬투리를 잡게 됐는데, 문맥이 맞지 않고 주술 호응이 엉망이라 몇 번이나 다시 읽어야 하는 문장과 너무나 초보적인 오탈자, 번역투의 차이 따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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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은 제법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는데, 문장 편집 상태가 앞부분보다 매끄러웠던 점도 유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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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할 수 있게 된 말이지만, 로맹 가리를 좋아하는 사람, 관심 있어 읽어보려는 사람이라면 <인간의 문제>는 다른 작품들을 충분히 읽은 후에 접하는 게 좋겠다.
<하늘의 뿌리>, <여자의 빛>, <흰 개>는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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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문제>는 로맹 가리가 대담과 기고, 집필한 글에서 '인간'과 엮인 글을 연대 순으로 모아 담은 책이다.
작품 세계에서 정치적 성향과 정세, 로맹 가리의 경험과 삶, 과학과 전쟁에 이르는 다양하고 넓은 분야를 두루 이야기 하고 있기에 너무 진지하게 읽다가는 정신이 쏙 빠져버릴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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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 가리는 '휴머니즘'이라는 표현을 자제하는데, <인간의 문제>를 읽다보면 로맹 가리가 지극한 휴머니스트이며 로맨티스트라는 게 저절로 느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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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 가리는 카뮈의 이 문장을 사랑했다고 한다.
"자신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는 반대한다."
나 역시 이 문장에 동의하고 공감하며, 지지한다.
왜 로맹 가리가 자기 작품 속에서 그토록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는지 조금은 알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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