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죽을 거라는 대답은
아무것도 모르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현실은
내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고,
주변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바라만 봐야만 하고,
나의 고향이 파괴되는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인권적 유린과 불공평함에는 아무말도 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우리는 그저 그들의 사냥감이자,
목표치를 향한 통계에 불과하다.
배고픔과
추위, 더위,
삶과 죽음,
그 무엇도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
우리 집에서는 3년째 아이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물론 아이가 하는 공정은 잼이나 생크림 바르기, 초콜릿 얹기, 장식하기 등이 전부지만 그 시간을 통해 아이가 느끼는 행복이 엄청나기에 엄청난 설거지를 감수하고 매년 실천 중이다. 올해 아이가 만든 케이크는 '초콜릿 통나무 케이크'으로 온 가족들이 아이를 신나게 하고자 서로 많이 달라고 투정(?)을 부렸다. 누가 많이 먹어야 할지 대화를 나누다 머리가 아파진 아이는 “아이고, 하마 엄마가 따로 없네”하고 도망을 가버렸다. 맞다, 우리 아이처럼 머리가 아팠을 하마 엄마다.
우리 아이가 무엇인가를 나눠야 할 때마다 떠올리는 '하마 엄마가 팬케이크를 나누는 방법'은 보랏빛 소에서 출간된 익살스러운 그림과 지혜로운 내용이 빛을 발하는 그림책이다.
오일 파스텔로 쓱쓱 그린 일러스트는 쨍한 색감과 각양각색의 동물들, 그들의 표정이나 재치를 엿볼 수 있다. 배경까지 꽉꽉 채워 그려진 덕분에 아이들이 다채로운 색감을 만나볼 수 있고, 무척이나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하기에 그것을 관찰해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나 열둘이나 되는 새끼토끼들이 각기 다른 표정을 하는 점, 고양이들이 러브샷(!)으로 팬케이크를 먹는 점 등이 아이에게는 웃음 요소였는지 깔깔 소리를 내며 웃었다. 하물며 개미조차 각기 다른 모양을 하고 있으니 그림 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으실 터.
그림 속 등장인물들이 했을 말을 상상해보는 것이나 말투 등을 흉내 내보는 것이 아이들이 그림을 더 깊게 관찰하고,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그 역할을 여실히 해내는 책이었다. 케이크를 나눠주며 하마 엄마가 된 듯 목소리를 흉내 내는 아이가 너무 웃겨 온 가족이 깔깔 웃을 수 있어 더욱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기도 했다.
익살이 넘치는 그림과는 달리 스토리는 아이들에게 진지하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우리 집의 경우는 하마 엄마의 안내문을 읽고, 어떤 동물에게 유리하고 어떤 동물에게 불리할지를 미리 이야기 나눠보고 실제 어떤 이야기가 이어지는지 만나보는 방식으로 책을 읽었는데, 아이의 생각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시간이었다. 하마 엄마의 마지막 안내문에서 아이는 또 다른 문제를 상상해보기도 하고, 해결책을 떠올려보기도 하는 등, 자신만의 규칙을 세우기까지 했다.
책을 읽으면서나 읽고 난 후 진짜 공평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아도 좋고, 타인의 배려에 어떻게 감사해야 하는지, 배려가 무시될 때 어떤 기분이 되는지 등에 관해 이야기해보면 아이들의 생각이 한층 성장함을 느낄 수 있으실 거다.
물론 그저 재미있게 읽기만 해도 충분하겠지만,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친구와 생활하는 모습, 공동체에서 아이의 마음가짐 등을 엿볼 수 있고, 진짜 공평함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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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공평함 과 #불공평함 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
<군대에서 100권 읽고 전역하기> 24권째
하고싶은 것을 모두 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 팩트를 때려주는 책... 우리는 걸국 유전자 뉴런 신경계 미생물 등의 선천적요소 어렸을적 만들어진 나의 신경학적 생물학적 요인들로 인해 만들어진 총집합체이고 이것으로 인해서 나의 재능분야 등이 정해져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 세상은 불공평함을 인정하는 책.. 너무 팩트라서 좋다 단ㅅ ㄴ히 할 수 있다 극복해야한다가 아니라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갖추어야할 면모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내 자신은 누구인지 나는 내 이성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닌 나의 생물학적 요소 안에수 내 자신을 탐구해봐야겠다
신화소설로 유명한 작가의 소설을 한장 한장 넘기며 어릴 때 읽었던 #그리스로마신화 가 떠올랐다. 그 때 한참 만화책으로 올림푸스신들을 소개하는 시리즈물이 인기를 끌었는데, 어린 나는 그저 신들이 아름답고 전지전능하다는 점에만 몰입했던 것 같다. 그 이야기를 읽으며 "왜?"라는 사고를 하지 않았던 점이 한국 독서 문화의 문제점이지 않았을까?
저자는 고전학을 전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신화를 비틀어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그녀의 첫 작품이 그랬고, 키르케가 그렇다. 최초의 마녀라는 키르케는 "오디세우스를 사랑한 마녀"라는 수식어만으로 표현하기에는 더 많은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존재다. 키르케는 님프와 티탄신족 중 태양의 신인 헬리오스 사이에 태어난 딸로 자신의 힘을 자각하기 전 까지는 부모의 기준에 "미달"인 존재감없는 딸 이었다. 그런 그녀가 인간을 사랑해 그를 신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마녀의 힘이 발현됐고, 그의 형제들이 모두 최초의 마녀임이 밝혀진다. 제우스와 헬리오스는 그들의 존재를 두 신족간의 전쟁의 씨앗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키르케를 희생시킨다.
키르케는 그 섬에서 살아가고, 여행하는 이들을 만난다. 그 중 일부는 죽였고, 일부는 되돌려보냈다. 그리고 그들 중 키르케에게 가장 큰 흔적을 남긴 #오디세우스 를 만난다. 이 시점이 내가 과거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었을 때 봤던 장면 같다.
그리스로마신화를 기본 상식으로 알고있을 한국 독자들에게 이 책은 익숙한 고전을 낯설게 읽는 좋은 경험이 된다. 특히 신들을 향해 분노를 터트리는 키르케의 입장에서 글을 읽다보면 그들의 불완전함과 불공평함에 화가나는 동시에, 그런 존재들의 자비를 구걸해야하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처량함도 함께 느껴진다.
키르케는 여신인 동시에 최초의 마녀다. 기존 문학에서 마녀에 대해 그려온 부정적인 인식과 다르게 그녀는 유일하게 극 중 본인이 만들어낸 문제를 스스로 마무리지으려한다. 저자는 그 모습을 통해서 마녀라는 불가사의한 힘을 지닌 새로운 존재들이 기득권이였던 신들과 무엇이 다른지를 말하고자 한건 아닐까? 그리고 무수히 반복되는 시간들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존재로써 과거의 잘못을 답습하기보단 그 모습을 인지하고, 이겨내고, 나아가는 이들이 되어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