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말이야. 나와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좋아하는 낱말 열개를 적어보라고 하고 싶어. 거기서
내 맘에 드는 낱말이 적어도 다섯개는 보여야 사귈 수 있을 것 같아.
#.그 시절 그 아이는 어쩌면 세상에 없는 언어로 얘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에게서 잊혀져가는 꼭꼭 숨어 있는 말들을 찾아 배우고 싶었나 봅니다.
늘 쓰던 흔한 언어로는 말이 되어 나오지 않을 때.
이미 죽은 언어라는 사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 일 때. 살다보면 나도 그런 마음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 어떤 언어도 내 마음을 표현하기에 합당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가 말입니다. 하지만 마음도 글도 쉽게 만들거나 배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럴때면 나는 그냥 침묵합니다.
#.언제나 웃음소리와 반짝이는 것들은 쉽게 사라져간다.
#.그는 농담을 진담처럼 말한다. 웃자고 하는 소리인 줄 알면서도 내 마음은 조금 뭉클해졌다.
#.아가씨가 슬픈게 너무 많아.
가까이 오면 묻을거 같자나.
#.누군가의 죽음과 사라져간 것들에 대해, 우리는 인내의 시간을 두고 품위있게 슬프고 싶었다. 농밀하게 슬픔을 나누고 음미하고 싶었다. 그러나 잘 되지 않았다. 진짜 슬픔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품위있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누군가 힘들 때 그걸 고쳐주는 일은 쉽다. 하지만 곁에서 지켜보며 기다려주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는 걸.
#.집의 나이테는 겹쳐진 벽지의 두께 같은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사람의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얻는 행복의 평균이 있다면
나도 그 정도이길 바랐다. 혼자서 더 행복한 건 어쩐지 불안하고, 남의 행복에서 덜어온 듯해 편치않을것
같았다. 돌이켜보면 세상의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의 양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고 느꼈던 날들이 있었다.
누구 하나가 많이 행복하면 다른 하나가 그만큼 불행할지도 모른다고. 타인의 행복이 커진다고 해서 내 행복이 줄어들진 않는다는 진실을 깨닫기까지는 세월이 많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