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 눈물이 나는 어린이용 책들이 있다. 분명 그림책이거나 동화책인데, 거기에 담긴 세상이 너무 진하고 짠해서 눈물이 핑- 하고 도는 그런 책들이 있다. 내가 아직 학생이었을 때, 아버지가 사다 주셨던 <몽실언니>를 읽으며 생각했다. 나도 이런 책을 쓰는 사람이 돼야지. 나도 이렇게 글을 쓰는 사람이 돼야지. 그 책은 여전히 나의 책장에 꽂혀있고, 직장생활이 고되고 사는 게 힘들어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귀찮을 때마다 꺼내 읽는다. 그 날의 마음을 다시 떠올려보려고. 그 후 강아지똥, 엄마 까투리, 밥데기 죽데기 등 권정생 선생님의 책들은 다 봤다. 가리지도 않고 다 봤다. 물론 나는 아직도 몽실언니 발가락도 되지 못할 글솜씨에 머물러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꿈꾸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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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밀짚잠자리를 읽는데, 괜히 코끝이 시렸다. 아, 드디어 아이와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책을 같이 읽을 수 있구나. 엄마가 되어 같이 책을 읽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그런 마음에 가슴이 콩닥콩닥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책을 아이와 읽는 감동은, 어떤 문장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냥 직접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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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삶이 생각났다. 애벌레에서 잠자리가 되고, 그 잠자리가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는 과정이, 하느님의 나라를 찾아 헤매고, 자신의 본능에 괴로워하고, 달님의 이야기에 하루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생각하는 모습이 우리의 삶 같았다. 우리는 모두 엄마 뱃속에 웅크리고 있다가 세상을 만나고, 하루하루 세상을 만나며 성장하지 않는가. 꿈을 향해 발을 내딛고, 나의 선택에 기뻐하고 괴로워하며, 엄마와 친구와 또 다른 누구와 이야기를 하며 반성하고 되돌아보는 삶을 살아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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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이 밀짚잠자리를 통해 내게 주고자 하는 뜻을 내가 다 이해했는지는 도저히 알지 못한다. 알 길도 없고.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묵언의 힘을, 삶이라는 과정을,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는 과정을, 꿈을 향해 나아가고, 어른이 되고, 꿈을 꾸고 이루고, 그런 모든 과정들을 그저 생각해보는 것.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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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아이에게 별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들으려고 노력했다. 아이가 느끼는 부분을, 아이의 감상을, 아이의 이야기를. 어쩌면 지금 아이에게는 그저 잠자리의 여행일지 모르고, 잠자리가 태어나고 하루를 보낸 이야기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이 책은 아이에게 큰 영향을 주고, 내게 몽실언니가 그랬던 것처럼 깨달음과 꿈을 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나에게도- 아이에게 늘 달님 같은 존재가 되어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하는 책이 될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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