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는 순간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삶의 무의미를 고민하는 내용은 마음이 아팠다. 책을 다 읽은 후에 그가 연명치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사실은 그 단서가 없이도 그의 글에서 이미 연명치료에 대한 회의를 느낄 수 있었다. 나 역시 안락사를 반대하는 이들이 말하는 “존엄성”을 위해 연명치료는 본인이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더욱 공감하고 더 많이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도 든다. 자신의 존엄성을 위해 안락사를 선택한 누군가가, 멈추고 난 자신의 육체를 돌아보며 그때서야 뼈저리게 아프다면? 그 아픔은 결국 죽음을 선택한 사자 본인이 감내해야 할 몫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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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짧기 때문에 매 순간을 자신에게 이롭게 쓸 필요가 있다. /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는 도리어 우리를 완성시킨다. 실패할 때마다 뭔가를 배우기 때문이다. /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은 각자의 몫이다. / 지금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려 하기보다 지금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모든 사람 유일무이 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완벽하다. 비교하지 말고 오직 이 삶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애써야 한다. (2권. p.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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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가 최근 죽음과 관련된 몇 몇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공감하지 못했을 말일지도 모른다.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나는 올해 초에 죽음과 관련한 책을 몇 권 읽었다. 그 후 내가 얻은 결론은 <제대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제대로 살았다는 증거>였다. 혹은 정 반대로 삶이 지긋지긋했거나. 가브리엘의 할아버지는 제대로 살았었기도 했고, 삶이 지긋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3일간 쉬지도 않고 날아다녔다고. 물론 죽음이 모두에게 그렇게 신나고 즐거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니 오히려 비통한 상태인 사람이 더욱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죽음의 순간을 맞아 세상을 떠나는 날엔 이냐스처럼 홀가분히 훌훌 터는 사람 이길 바란다. 물론 그 바람에는 엄마 없이 혼자 남게 될 내 아이가 부디 안정적인 상태 이길, 나와의 이별로 죽을 듯 힘겨워하는 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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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저자가 이 두 권의 책을 통해 우리에게 남기고자 하는 말은 이 말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뤼시가 매일매일 아침에 일어나 되뇌던 말처럼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육신을 가진 것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존재의 행운을 누릴 수 있을 만큼 이에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1권 p. 142)>라고 되뇌며, 우리도 오늘을 소중히 살라고, 그저 살아있음을 감사하게 여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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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의 입을 빌려 그가 전한 말들 모두가 마음에 울림을 주었으나, 특히나 나는 비교하지 말고 이 삶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노력하라는 말이 가장 가슴에 닿았다. 나는 내 스스로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졌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종종 바닥 치는 자존감을 만났고, 자격지심으로 잘난 이들을 그대로 봐주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마음에 닿은 이 감정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적어도 내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어느 날, 삶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나? (2권 p. 301) 하고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사람이 되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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