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저자가 말하다시피 온갖 성공 스토리에는 항상 ‘노력’만 하면 뭐든지 해낼 수 있고 그 끝에는 성공이 있다고 얘기해왔었다. 성공을 하기 위해서 노력은 기본 베이스요 다른 복합적 요소들은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노력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했기에 이 책을 읽으며 좀 허무했다.
핫한 국내 기업의 성공 스토리 이면의 내용은 익히 알고 있던 사실 이상의 스토리를 알려주어 흥미롭기는 했다. 저자는 성공사업 창업자들은 뒤로 배경적 지원이 있었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예를 들어 마켓컬리의 김슬아 대표가 처음 마켓컬리를 시작할 당시 투자를 해줬던 김상혁 대표 자체가 김슬아 대표가 그동안 노력해서 쌓아온 경력을 통한 인맥이 아니던가.
저자는 어쨌든 운과 자본이 중요하다고 열심히 이야기하다가 마지막 마무리는 마냥 노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라고 마무리 짓는다. 저자에게 선택된 몇 기업만을 가지고 운과 배경으로 성공했다는 식의 단정적인 내용이 좀 불편하게 느끼며 읽었다. 노력에 큰 기대와 환상을 가지는 것고 위험하긴 하지만 너무 냉정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떡볶이에서는요, 골목 냄새가 나요.
골목 냄새가 뭐냐면, 담이 낮은 집들이 쭉 늘어섰고, 고무줄 놀이도 겨우 할 만큼 좁은 골목들이 막 엉켜 있는데요, 초입에 붉은 포장을 친 떡볶이 집이 있거든요. 합판을 몇 장 겹쳐 만든 긴 의자에 올라 앉아 다를 대롱거리며 백 원짜리 동전 몇 닢을 아줌마에게 건네면 비닐을 씌운 멜라민 접시에 빨간 떡볶이를 가득 담아줘요. 이쑤시개로 밀떡 하나 집어 넣으면 참 달콤도 하지. 종이컵에 부어주는 어묵 국물 후후 불어 마시면 등 뒤로 저녁 바람이 스쳐요. 노을 묻은 저녁 바람 아시죠? (p. 47 김서령, 어느 떡볶이 청년의 순정에 대하여)
이 책의 첫 장쯤을 펼쳤을 때였던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다섯 손가락에 꼽는 김서령작가님이 그랬다. 본인의 떡볶이는 좀 매울 거라고. 그런데 처음으로 작가님의 말에 토를 달아본다. “아니요. 그냥 매운게 아니라 씁쓸하게 매워요. 쿨피스 말고, 아주 차가운 생수로 입을 헹궈야 할 것처럼 세상이 맵고, 속이 쓰려요”. 라고. 혹자는 말하겠지. 무슨 놈의 떡볶이를 놓고 세상이 맵고 속이 쓰리냐고.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봐라.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다. 떡볶이에 얽힌 자신만의 서사시가.
나에게도 떡볶이를 먹을 때마다 떠오르는 얼굴이 하나 있다. 그와 떡볶이만 먹은 것도 아닌데, 세상 다양한 진미를 나에게 먹여준 사람인데 이상하게도 떡볶이를 앞에 높으면 그가 생각난다. 난 맵고 짠 음식을 즐기지 않는 편인데, 유독 떡볶이를 좋아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꽤 먼 거리를 달려 떡볶이 집에 나를 앉혔다. 어린애를 대하듯 튀긴 만두를 내 떡볶이에 얹어주고, 내 쿨피스 잔이 컵의 허리 깨에 내려앉으면 또 쿨피스를 채워 주웠다. 그는 언제나 내게 쿨피스처럼 달콤한 사람이었다.
이 책에는 10명의 작가, 10개의 떡볶이 이야기, 그리고 아주 많은 이들의 인생이 담겨있다. 짧은 이야기도 있고, 꽤 긴 이야기도 있다. 퍽이나 유쾌한 이야기도 있고, 퍽이나 깊은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이야기 하나하나에서 우리의 삶을 느낄 수 있고, 우리 인생 어느 시점을 꺼내 보게 되기도 한다. 남우에게서는 유쾌한 웃음을- 한대리에게서는 가슴 쓰린 아픔을, 효나의 이야기에서는 분노와 원통함을 느꼈다.
나는 이 책을 오래도록 읽었다. 아팠고, 힘들었고, 고민했고, 울었다. 그래서 사실 생각보다 늦은 리뷰를 쓰는 거다. 리뷰 자체를 참으로 오랜만에 남기는데, 한동안의 나는 마구 흔들리고 마구 슬퍼하고 마구 기뻐하고 마구 행복해하고 마구 울고 마구 웃었다. 그러는 사이에 나는 또 조금 자랐다. 또 한번 나의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는 법을 배웠고 거리를 두어야 할 사람을, 가까이 두어야 할 사람을 구분하게 되었다. 이것은 마치 김치 안에서 덜 갈려진 생강을 찾아내는 일과 같고, 떡볶이 안에 숨겨진 단 하나의 계란을 찾아내는 일과 같다.
수오서재의 책은 언제나 나를 생각하게 한다. 언제나 나를 고민하게 한다. 길었던 나의 고민에 일단은 마침표를 찍어본다. 쉼표를 찍으려다 마침표를 찍는 것은 나에게는 여전히 그리고, 그러나, 그런데, 반면 등의 수많은 접속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완벽한 떡볶이 한 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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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공급사 – 좋은 상품 찾아 삼만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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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 체계가 잘 갖춰진 회사에서야 MD들이 납품을 희망하는 업체의 상품들 중에서 좋은 대안을 선별해내는 감식안만으로도 일을 할 수 있겠지만 마켓컬리는 달랐다. 소비자는 물론이고 공급사에도 인지도가 전혀 없던 사업 초창기에는 발로써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이었다. 김슬아 대표는 대담에서 “마켓컬리는 한 사람의 천재가 아니라 여러 평범한 사람들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회사”라는 표현을 자주 썼는데, 마켓컬리의 입점 사례들은 그러한 그들의 특성이 매입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 여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우리 팀이 이렇게 조화롭게 톱니바퀴가 잘 맞추어 굴러갈 수 있는 건 몇 사람의 천재가 계시기도 하지만, 모든 팀원들이 책임감과 열정을 갖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 분 한 분에게 참 고맙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