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에게 꽤 묵직한 세트의 전집으로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를 사준 엄마다. 어떤 이들은 황당하고 괴이한 이야기가 담겼다고 역사책이 아닌 이야기책으로 삼국유사를 평가하기도 하지만, 이 문학의 장르가 무엇이든 왕이나 귀족이 아닌 농부, 어린이, 하인, 천민들의 이야기가 담긴 소중한 기록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다행히 아이는 이 전집을 재미있는 옛날이야기처럼 생각했고, 그와 함께 자연스럽게 고조선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도 한 셈이다. 아이가 좀 성장하며 조금 더 잘 정리된 삼국유사를 읽게 할 수 없을까 생각하던 중, '책과함께어린이'의 '삼국유사'를 만나게 되었고, 매우 정돈된 문체와 내용을 가진 훌륭한 도서라 이렇게 소개하게 되었다.
책은 삼국유사가 무엇인지 어떠한 배경에서 만들어진 책이며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에 대한 설명, 삼국사기와의 차이점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까닭은 역사와 문화로 큰 틀을 나누어 이야기를 전개한 점인데, 아이들이 각 나라의 역사와 발전을 구분하여 받아들일 수 있고, 불교나 설화, 향가 등 여러 문화에서 우리 민족 고유의 특성, 현재까지 내려오는 특징이나 유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고조선, 고구려, 백제, 신라의 출발을 이야기한 후, 발해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짚어주어 아이들이 더욱 넓은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게 해주기도 하고, 신라를 이끈 여러 왕 이야기로 한 바라가 역사를 이어가는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도와주었다. 또 불교나 향가, 설화 등을 다루며 목탑이나 석굴암, 의상, 충담사나 월명사 등 문화유적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어 우리가 직접 가본 곳의 사진이나 문화유적 책을 다시 찾아보기도 하며 뜻깊은 시간을 가지도록 해주었다.
이야기의 전개는 구어체로 진행이 된다. 다정한 이야기꾼처럼 느껴지는 작가의 말투 덕분에 어렵고 낯설 수 있는 이야기가 꽤 부드럽게 완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삼국유사 본 내용을 붉은 글씨로 실어주어, 적절한 객관성도 유지하는 구성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다 아는 내용이고, 이미 읽은 내용임에도 나도 아이도 집중하여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정돈된 내용과 다정한 어투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는 아직 어려 이 책을 읽는데 꽤 많은 시간과 엄마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초등학생부터 넉넉히는 중학생까지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삼국유사에 대해서 이해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삼국유사는 아이들에게, 기이한 이야기로는 재미를, 역사적 부분은 교훈을, 우리나라 이야기를 기록하겠다는 일연스님의 이념을 일깨워주는 책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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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북유럽 신화가 많이 알려졌지만 우리에게도 신화가 있다. 삼국유사, 이윤기의 에세이, 이경덕의 삼승할망, 바리데기, 자청비 들이 그들이다. 옛날이야기처럼 쉽게 읽히고 흥미진진하다. 그중 바리데기, 자청비는 서천서약국(저승)에 남장하고 들어가 서천꽃밭에서 죽은 사람의 뼈, 살과 숨을 살리는 뼈살이꽃, 살살이꽃, 숨살이꽃, 멸망꽃을 가져와 역경을 헤쳐간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여인상을 보여주는 인물들 배경엔 꽃이 등장한다.
꽃을 피어 낸다는 것은 삶이 시작을 의미한다.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문을 열어 젖히는 의미의 생명의 꽃. 저자는 우리 신화 속 꽃의 의미를 상상한다.
신화는 옛사람들이 전해주는 상상력의 선물이다. 오늘날 나는 무엇을 상상하며, 살고 있는가 생각해 본다.
김진명의 웅대한 기상이 광활한 대륙을 내달리며 고구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우리는 아니 나는 아직도 문화 사대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작가의 말마따나 삼국지, 초한지, 수호지는 필독을 하면서 왜 우리 역사서는 제대로 읽지 않는지 모르겠다. 다른 나라 영웅들의 일대기에 대해서는 침이 마르게 아는척하면서 고대 우리나라 왕들의 이름은 생소하게 느껴지기 일쑤다.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상상력이 가미되어 있지만 고구려 왕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에 고구려 역사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글이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수월하게 쭉쭉 읽힌다. (미사여구가 없어 서정적이거나 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움이 있다. 원체 담백하게 쓰시는 분- 모든 연령에 읽기에 아주 좋음)
일연의 삼국유사 설화를 읽는 것처럼 이야기의 재미가 있는가 하면,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읽는 것처럼 정사의 흥미진진함이 있다. 거기에 작가의 상상이 가미된 영웅들의 운명적 만남이 새롭고 신선하여 이야기에 몰입감을 더한다.
1부에서는 고구려 14대 봉상왕이 즉위하며 숙청의 칼바람을 일으킨다. 성정이 난폭하고 방탕한 봉상왕은 숙부인 안국군 달가와 동생 돌고(미천왕 아버지)를 역모로 몰아 죽인다. 더불어 무예와 학문이 뛰어난 을불에 위기감을 느껴 제거하려 하지만, 위기를 느낀 을불은 도망쳐 소금장수로 떠돌던 중 낙랑으로 옮겨가 무예총위 양운거의 식객이 되어 무예를 연마하고 다시 고구려로 귀국 달가의 옛 동료 '저가'의 무사가 되어 무예를 익힌다. 봉상왕의 날로 더해지는 폭정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보며 을불은 저가와 여노와 함께 찬탈을 준비한다.
인상적인 장면은 낙랑에서 을불과 선비족 모용부 족장 모용 외와의 만남이다. 들 사나이 모용외 와 나름 엘리트 교육을 받은 을불, 두 사람의 팽팽한 기싸움이 앞으로 선비족과 고구려의 싸움이 어떠할지 예견하는 듯 하다.
" 모용외는 저가를 쳐다보지 않았다. 그의 눈길은 진작부터 저가의 뒤편에 서 있는 을불의 얼굴에 줄곧 머물러 있었다. 을불 또한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부터 자신도 모르게 눈빛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삼국유사/일연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와 더불어 우리나라 역사의 시원으로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뿐 아니라 고조선에서부터 고려까지, 우리 민족의 흥망성쇠의 역사를 폭넓게 다루고 있는 역사서로서 매우 가치 있는 문헌입니다.
특히 삼국유사는 우리 민족의 시작인 ‘단군신화’, 고구려를 세운 ‘주몽’ 등의 우리 민족의 뿌리를 알 수 있는 이야기와 집을 빼앗은 ‘탈해왕’, 지혜로운 ‘선덕 여왕’ 등 삼국 시대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학창시절 역사 책에서 배운 바로는 '삼국사기'는 이른바 정사(正史)이고, 이에 비해 '삼국유사'는 야사(野史)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말로 비교하며 시험문제로도 많이 출제가 되었었지요.
이 책의 주요 내용도 역사서에는 보기 어려운 단군 신화를 비롯한 우리 민족의 신화와 설화, 그리고 방대한 양의 불교와 민속 신앙 자료가 이 책 곳곳에 나타나 있는 것만 봐도 삼국유사는 작자의 개성과 상상력이 동원된 작품이라 볼 수 있습니다.
삼국유사는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삼국시대 여러 왕들의 설화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한가득 실려있습니다. 물론 한자를 풀어 쉽게 설명한다고 하였지만 고대의 인물과 지명이 너무 많아 읽기에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어떤 부분은 우리 역사 책에 기술되어 있어서 쉽게 내용이 파악되었으나 대부분 불교 용어 위주의 서술이어서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없었던 것 이 아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은 고려 후기의 고승으로 성은 김이고, 이름은 견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9세 때인 1214년에 출가하여 22세 때인 1227년 선과(禪科)에 급제한 이후로 포산에서 머무르며 생활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283년 78세로 국존(國尊)이 되고 이듬해 경상북도 군위군에 위치한 인각사에 있다가 84세로 입적(入寂)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학자였던 김부식은 중국 중심의 사대적 관점에서 '삼국사기'를 집필했고, 승려였던 일연은 자주적 관점에서 '삼국유사'를 지었다고 하니까 불교적 색채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양세계사의 그리스나 로마 신화에 대한 인식은 강하게 자리하면서 정작 우리나라의 신화에 대한 인식은 부족했던 게 사실입니다. 2천 년이란 시공간을 넘어 우리에게 전해주는 삼국유사의 메시지는 근원적인 인간사상에 대한 정신세계를 담고 있습니다.
몽골의 침입으로 혼란에 빠진 나라를 보며 민족정신을 담아내기 위해 저술한 '삼국유사'는 우리 민족 주체의식을 고양하고 대한민국 역사의 고전으로 널리 읽힐 수 있길 바랍니다.
따뜻한 남쪽나라 통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