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소리 내어 말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후련했다. 나에게 남은 시간이 3년이라고 생각하니 매일매일 '오늘은 뭘 하며 지낼까?'를 고심하게 되었다. (p.36)
사실 나는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엄연히 이야기하면 대하소설이나 장편소설 등 꽤 이름난 소설은 거의 읽었으나, 요즘의 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다. 소설을 덜 읽지 않는 이유? 간단하다.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책이 읽고 싶지 않을까봐. 계속 소설만 읽고 싶을까봐.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친구와 수정떡볶이를 먹거나, 편지를 주고 받거나, 소설을 읽은 것만 떠오른다. (그 시절 토지, 태백산맥, 아리랑 등을 다 읽었다.) 그런데 어쩌나. 이 책을 읽어버렸고, 소설이 얼마나 재미있는 분야인지 떠올려버렸다.
“어느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는 죽고 싶어하는 소녀 이치노세 쓰키미와 자신의 목숨을 팔아 시간을 되돌리는 은시계를 얻은 아이바 준 사이의 시공초월 로맨스다. 이치노세 쓰키미는 계속해서 자살을 시도하지만 자살을 방해받고, 아이바 준은 그녀의 자살을 막고 싶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자살을 시도한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그녀의 몇 번이고 자살을 막겠지만, 아이바 준은 자신의 목숨을 댓가로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받았기에 시한부다. 결국 삶의 목적이 없어 삶을 팔아넘긴 아이바 준과 삶의 목적이 없이 자살을 기도하는 이치노세 쓰키미는 비슷하고 영혼인 것.
솔직히 처음에는 흔한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 주인공이 겨우 살만한 마음이 들면 남자 주인공은 죽겠구나, 라는 내 나름의 결론까지 냈다고 할까? 소재도 그랬다. 왕따, 학교 폭력, 가족 간의 갈등, 죽음 등 다소 무겁고 예민하지만, 이미 우리 주변에 너무 많은 내용아닌가. 전형적인 일본소설 같은 느낌이 다소 들었으나 책을 읽다보니 심취하게 되더라.
문장력도 좋고 스토리도 너무 탄탄해 심취해서 읽었다. 잘 만들어진 일본 영화 한편을 보는 느낌이랄까. 어느새 나도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여 이치노세 쓰키미가 죽으면 어떡하나, 아이바 준의 3년이 그냥 끝나버리면 어떡하나 전전긍긍하며 이 책을 읽었다.
내용이 많으면 스포일러하게 될까 조심스럽지만, 이 책은 가볍게 휘리릭 읽히지만 결코 그렇게 가볍게 남지는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서 살아갈 수 없고, 지닌 아픔을 드러내고 아파해야만 나아질 수 있단 것을 깨닫게 했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이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사람인가를 생각하게 했다.
#어느날내죽음에네가들어왔다#세이카료겐#인터넷소설대상수상#모모#스튜디오오드리#책#book#독서감상문#리뷰#협찬도서#책스타그램#북스타그램#독서그램#북스타그램📚#리뷰어#책수집#독서#책읽는시간#책마곰#책소개#좋아요#맞팬#맞팔#서이추#독후감#책을소개합니다#강추도서#추천도서#북리뷰그램#신간서적
여명의 눈동자/김성종
'여명의 눈동자'는 김성종 작가의 장편 역사 대하소설로 일제강점기에서부터- 해방 - 6.25전쟁으로 이어지는 통한의 역사를 관통하는 우리나라 전근대사의 아픈 비극을 생생히 그려낸 걸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명의 눈동자란 타이틀 제목은 이 소설의 여주인공 여옥의 스파이 작전명 코드 이름입니다. 이 책은 1975년 일간스포츠신문에 첫 연재 되었으며 만 5년 6개월 동안 작가의 손끝으로 격동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온 세 남녀의 행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 소설의 주인공인 장하림, 최대치, 윤여옥 등 세 명의 남녀가 벌이는 헌신적인 사랑과 배신, 극한의 지옥같은 여정을 뚫고 질긴 질곡의 삶을 살아 온 극적인 인생 이야기, 좌익과 우익, 아군과 적군의 양극에서 부딪치는 처절한 혈투, 이 모든 것을 작가 김성종은 13,000페이지의 원고지에 한 자 한 자 감동과 슬픔으로 수놓음으로서 비극의 미학을 새롭게 창조하였습니다.
또한 이 소설은 제5공화국의 서슬 푸른 군부 독재하에서도 여순사건과 제주4.3사건을 생생하게 다루었을 뿐만 아니라 일제·독립·해방 후의 피할 수 없었던 좌·우의 이념 대립, 6·25, 빨치산으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작가정신을 높이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5년여에 걸친 작가의 장엄하고 웅장한 이 대하소설에서 역사의 뒤안길에서 몸부림치다 사라져간 종군위안부의 자유에 대한 처절한 몸부림과 절규, 극한적 인간 조건을 통해 줄기차게 추구되는 감동의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들은 바로 우리의 누나이고 우리의 어머니였습니다.
토지의 박경리,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조정래, 우리나라 대하 역사 소설에 버금가는 김성종 작가의 여명의 눈동자를 통해 수치스럽지만 다시금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봐, 이 부대에서 제정신 가지고 살아남고 싶으면은 절대 생각해선 안 될 게 세 가지가 있어. 절대로 생각해선 안 될 것... 첫째, 인간이란 무엇인가? 둘째, 인간이 이럴 수 있을까? 셋째, 나도 인간일까?
[731 부대의 일을 사람이 제정신 가지고 하기 힘들다는 걸 나타내 주는 대사]
기억해둬 조센징, 일본 사람이 나쁜 게 아냐. 사람이라는 게 원래 약해서 그래....
[거대한 악의 한가운데서 양심을 가진 개인이라는 게 얼마나 무력하고 비참한지 알려주는 대사 중]
이 사람들이 찾아가려는 곳에 행복이 있을까요? 어디 간들 피난살이가 행복할 리야 없겠지. 이 사람들은 행복을 찾아 나선 게 아니야. 박해로부터 도망치는 거야. 자유를 찾아서...
[흥남부두 철수를 두고 남쪽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수십만 명이 몰려든 광경을 보고서 장하림의 대사 중]
이 작품은 민족적 이데올로기의 사상이 얼마나 많은 동족을 죽이고 고문해야 하는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 우리 가슴속에서 푸른 멍 자국으로 남아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따뜻한 남쪽나라 통영에서...
한강 1-10권 #조정래 2001
⠀
2020년 5.13일 - 6.19일 (37일)
*변경 12권을 읽는데 30일이 걸렸었는데 이번엔 🕺🏻 춤바람에 빠져 더 오래 걸렸네😆
⠀
⠀
조선 500년에서 지금까지 출세해 보겠다고 서울로 밀려들었다가 꿈을 이루지 못하고 저 한강에 눈물을 떨구며 발길을 돌린 젊은이들이 그 얼마나 많겠는가. 그 눈물을 다 모아놓으면 또 하나 한강이 될지도 모르지. 오랜만에 남산⛰에서 한강을 내려다보니 감정이 묘해지는군." ⑦권 p247
⠀
⠀
조정래 작가님이 ‘20년’ 동안 쉼 없이 쓰신 근현대사 소설 #태백산맥#아리랑#한강 총 서른두권의 (처음 한번) 읽기를 드디어 마쳤다. 시대로 따지면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는 1904년 부터 광주민주화운동이 발생한 1980년 까지 총 77년 우리나라 역사인데, 국사 교과서로 공부했다면 대충 서른장 정도의 페이지에 들어갈만한 내용 쯤 될지 모르나 생동감 있는 인물들이 펼쳐내는 32권의 꽉찬 소설책이 전해준 드라마는 나를 그 시대로 여행시켜준 감동적이고, 눈물나고, 웃기고, 살아있는 작품이었으며 역사 교과서였다. 👍
⠀
소설 #한강 만 떼어놓고 보자면, 처음부터 그 시대 배경이 비슷한 #이문열 작가님의 #변경 과 비교해보고 싶었다. 당연히 주관적인 평가지만, 소설의 재미도 스케일도 특히, 시대 배경의 묘사에서 모든 부분이 #한강 의 압승이었다. 굳이 수치로 표현해보면 변경이 85점 정도로 꽤 괜찮은 소설인데 한강은 만점인 것이다. 변경의 주인공 명훈, 인철 형제와 한강의 주인공 일민, 일표 형제는 똑같이 아버지가 월북한 공산주의자로 연좌제의 사슬 아래 어려운 삶을 살 수 밖에 없다는 설정부터가 너무나 닮아있지만 변경이 그냥 지나친 4.19 이후 자유당의 몰락, 5.16 군사 정변 이 후의 정치판 같은 이야기를 한강은 한인곤 등의 인물로 자세히 그려내는 점이 다르고 두 작가의 (혹은 두 소설 속 주인공의) 출신지역 차이 때문인지 모를 전라도의 차별이 그려지지 않거나 그려지는 차이가 눈에 띈다 하겠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변경에서 모니카의 자살이 너무 슬펐고 명훈의 허망한 죽음은 소설가의 편한 끝맺음 선택은 아니었는지 아쉬웠다.
⠀
앞서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한번 읽기를 마쳤다고 말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처음부터 다시 읽어볼 작품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한강이란 제목이 왜 나왔는지를 잘 설명해주는 위 소설 속 구절에 어울리는 사진을 찍기 위해 📚 10권의 책을 들고 남산에 오른 성의?로 이 소설에 대한 내 마음을 표현해보며, 약 한달간 만나는 친구들에게 불쑥 책을 내밀며 어려운 컨셉 😷의 사진을 요청했으나 흔쾌히 모델이 되어준 10명의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