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전설들과 그들의 의학적인 얘기를 많이 읽고 싶은데, 그 에피소드보다 온갖 그 시대때 세계사가 타임라인처럼 함께 나열되는 편이라 아쉽고 어수선했다.
'그 시대'가 놀랍고 경악스러운 건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몰라서 좋지 않은 공기로 병 걸린다 생각하고, 마취제 없이 절단하는 게 살 유일한 방법이고, 항생제가 없기에 죽어나가고, 손을 씻지 않아서 많은 산모가 죽어나가는 사회가 아니라서. 역사에 빚을 졌다. 감사한 일이다.
미래 어느날, 현재 우리 의학사를 읽은 그들도 경악할 정도로 의학이 발전되어 많은 이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ㅡ판타지 검은머리 영국의사 읽으면 이런 시대 에피소드 많이 나옴. 그거 읽거나, 웹툰화 된 작품 보는 게 더 흥미는 있을듯함. 이 책에선 단순히 산부인과 1,2병동의 사망율 비교하며 차이점만 나열했는데 검은 머리 영국의사에서는 조산사의 위대한 청결정신에 대해 더 자세히 풀고, 좋은 본보기로 삼으며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이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절대 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
간만에 유머러스한 책을 만났다. 근래에 웹툰을 너무 많이 봐서인지 한 컷마다 댓글을 읽고 싶은 충동이 마구 일었다. 아 이 장면에서는 이런 댓글이 있었을 것 같은데 하며 마치 다수의 독자인 양 읽어 넘겼다.
여러 방면으로 상상하며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얼른 2권도 읽어야지
처음 아이를 낳고, 간호사가 팔에 아이를 안겨주는 순간, '이렇게 예쁜 애가 내 아이라니' 하는 마음에 산통의 고통조차 완벽히 잊었던 것 같다. 그러나 조리원 이후 딱 3일, 고되던 임신의 순간이 얼마나 “꿀 빠는”시간이었는지 잊게 되는 게 육아인 것 같다. 감사하게도 나는 기질적으로 순한 아이를 낳아 나름 순한맛 육아를 했지만, 그래도 수시로 기저귀를 갈아주고, 10끼가량의 밥을 먹여야하는 것은 꽤나 힘들었다. 물론 이제는 그 순간들도 다 추억처럼 느껴지지만 말이다.
욱시무스 작가님의 공감만화, 『퇴근 후 바닐라, 라떼』를 보는데 그 시절 생각이 나서 연신 피식 웃었다. 『퇴근 후 바닐라, 라떼』는 만 2세의 바닐라와 라떼의 육아일기를 만화로 그려낸 책이다. 일단 그림체만 봐도 “욱시무스”는 아빠임이 틀림이 없다. 아이를 그린 초점이나 표현 등이 너무 현실적이라 피식, 절로 웃음이 난다. 익살스러운 그림체에 빠져 책을 읽다보면 너무나 날카로운(?)관찰력에 놀라움과 공감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데, 이게 바로 이 책의 매력!
『퇴근 후 바닐라, 라떼』를 읽으며 처음 빵터진 장면은 진격의 쌍둥이! 베이비룸을 넘어오는 아이들을 무시무시한(?) 진격의 거인으로 표현해두었는데, 한번쯤 그런 감정을 느껴봤을 엄마아빠들에게 엄청난 공감을 준다. 그뿐인가. 창과 방패의 싸움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우리집 거실을 휘~ 둘러보게 되더라. (난 오늘 진 싸움을 했다)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이야 말해 뭐해. 그럼에도 우리도 아직 엄마, 아빠가 처음이라 때론 힘들고 때론 예상할 수 없고, 때론 지친다. 그래서인지 『퇴근 후 바닐라, 라떼』를 읽으며 묘한 동질감과 즐거움, 재미를 느끼기도 했고, 알 수 없는 위로를 느끼기도 했다. 마치 나보다 조금 더 인생을 산 선배들이 “다~지나간다”하는 위로처럼 “다~ 이렇게 키우잖아요?”하고 말이다. 사실 우린 포장된 타인의 인생에 너무 익숙하지 않나. 예쁘게 정리된 집, 예쁜 턱받이를 하고 얌전히 밥을 먹는 아이, 육아를 엄청 잘 돕는 남편 등. 하지만 그런 사람은 SNS에만 있고, 정작 내 현실은 개 떼가 놀다간 것 같은 거실과, 온 집 안을 굴러다니는 밥풀과 장난감, 해도 해도 끝도 없는 살림 아니엇던가. 『퇴근 후 바닐라, 라떼』를 읽는 내내 그런 리얼리티 육아를 만나며 웃고 울고 했다.
부부의 일상, 육아의 일상을 담은 『퇴근 후 바닐라, 라떼』는 아마 다른 이들에게도 이렇게 짙은 공감을 줄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위로도 얻게 할 것이고. 부담갖지 않고 그저 웹툰을 읽듯 스르륵 읽을 수 있으니 꼭 한 번 만나볼 것!
📌<도서지원 >
📚죽음 너머, 이야기의 천국으로!
📚천국에 간 남자, 그리고 천국의 진실!
📚수사반장 저자 <죽어 천국에 가다 1권>!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존재하는 또 다른 세상! <죽어 천국에 가다 1권>은 죽음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웹툰으로,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냉소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시선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네이버에 웹툰으로 연재가 된 작품으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죽어서 저승에 가게 된 고철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존재하는 또 다른 세상인 천국에 대해 다룬다. 생을 마감한 주인공 고철수가 저승으로 가면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이승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곳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이 존재하고 있는 사후세계에 이야기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욕심도 미련도 없는 담담한 고철수의 태도가 대비되는 이 작품은 독특한 이야기로, 가독성 뿐만 아니라 몰입감이 있는 작품이다. 무거운 소재인 죽음과 존재를 고철수의 삶을 통해 흡입력 있는 스토리로 그려내어, 재미 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사고도 놓치지 않았다.
💭주인공 고철수는 죽음을 맞이한 후 천국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삶처럼 얽히고설킨 규칙과 존재의 흔적에 시달리게 된다. 그는 환생도, 저승의 삶도 거부한다. 그가 원하는 것은 완전한 소멸일 뿐. 하지만 세상은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정체성과 기억, 그리고 인간의 미련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존재의 본질과 삶의 무게에 대해 다루고 있어서, 단순한 사후 세계 판타지보다, 철학적 깊이가 있는 작품이다. 고철수의 무심한 태도와 천국의 아이러니! 마치 블랙코미디 같은 이 작품은 죽음 이후에도 남는 감정을 묵직하게 그려내어 여운이 길게 남는다.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그림체가 한층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죽음이라는 소재를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철학적 기반을 단단히 다진 1권은 죽음 이후에도 인간은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을 담고 있다. 이 작품에는 주인공이 철수가 천국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죽음과 삶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1권은 철수의 시선으로 천국을 탐색하는 모습을 그린다. 인간이 죽음 이후에도 자유롭지 못하다라는 설정을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존재의 지속성과 의지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 또한 천국은 평온하고 자유로운 공간이 아니고, 현실하고 다를바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천국도 규칙과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죽음조차도 삶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철수는 과거의 기억과 감정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하지만 천국에서도 그것들은 따라다닌다. 결국은 기억과 정체성이 인간을 규정짓는 요소라는 것이다.
💭존재의 의미를 찾는 인간의 본능을 그린 작품! 삶과 죽음 사이의 철학적 요소를 통해 깊이 있는 서사로 그려낸 이 작품은 저자 특유의 냉소적 문체와 감정 절제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감정적 울림과 설정이 독창적이다. 천국으로 향하는 여정을 단순한 환상이나 종교적으로 그려낸게 아니라, 관료적이고 현실적인 시스템으로 그려내어, 읽는내내 신선하게 다가왔다. 죽음 이후에도 남는 기억, 감정, 관계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대사, 그리고 절제된 감정 표현과 블랙코미디적 유머가 잘 어우러져 책을 덮은 후에도 여운이 길게 남는다. 주인공 철수가 천국에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반려견, 닭, 삼촌과의 추억을 떠올릴떄, 감정을 자극하고, 삼촌이 말기암으로 수술을 포기하고 철수에게 "많은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되라"라는 말을 들을때, 삶의 무게와 책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죽음과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감정적 울림과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본 도서는 학산문화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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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
📚김부장의 서울, 우리의 자화상!
📚김부장 이야기로 본 한국 사회의 민낯!
📚송희구 저자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1권. 김부장편>!
김부장, 대한민국 중년의 초상!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1권 김부장편>은 지금 현재 jtbc 에서 방영하고 있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원작이다. 이 작품은 2021년 대한민국 직장생활과 부동산에 관한 현실을 아주 적나라하게 그려낸 하이퍼리얼리즘 이야기이다. 강제은퇴와 월급 노예에 직장인들의 실태, 즉 있는자와 없는자로 전국을 양분화한 대한민국 부동산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새 명의 캐릭터인 김부장, 송과장, 정대리, 권사원 등의 생생한 캐릭터 통해 적나라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2021년도 판 미생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 평범한 직장인이 매일 아침 4시 30분에 일어나 글을 써 이를 개인 블로그와 부동산 카페에 올리게 된다. 그리고 이 글은 30일만에 개인 블로그 조회수 200만, 커뮤니티 조회수 1000만을 기록하여, 세간의 주목과 관심을 받았고, 이런 화제성은 결국 조선일보 1면 탑기사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가장 먼저 영화, 드라마 제작사에서 앞다투어 연락을 하고, 20곳이 넘는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받고, 웹툰 제의도 끝없이 받게 된다. 그 결실로 jtbc 토일 드라마로 현재 방영 중이다.
부동산 폭등, 월급 노예, 끊어진 사다리 같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블랙코미디로 그려낸 이 작품은 내 상사의 이야기이자, 우리 회사의 이야기이다. 한마디로 내 아버지의 이야기일수도, 내 이야기일 수도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읽는내내 눈시울이 뜨거워질 정도로 공감을 많이 한 작품이다. 너무 리얼하게 그린 이 작품은 모두의 이야기이자 대한민국의 보이지 않는 계급 세계를 본 듯하여 허탈감과 씁쓸함을 준다. 이번 1권에서는 50대 대기업 직원인 김부장을 주인공으로 한다. 대기업 명함을 무슨 대단한 배지인 양 거들먹거리고, 직급을 계급으로 여기며 숨쉬듯 꼰대질을 하다가 큰 위기를 맞는 김부장의 이야기이다. 김부장은 언뜻 단순해 보이는 인물이다. 25년차 직장인에 대기업 부장이다. 연봉 1억 정도에, 매일 아침 전신거울에 명품수트와 태그호이어 시계, 몽블랑 가방을 걸친 김부장은 자신을 보며 뿌듯해한다. 그리고 커피숍 하나에도 등급을 매기고, 백화점에서 명품을 살때도 우월감을 느끼고, 사는 집과 타고 다니는 자동차, 직업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인물이다. 10년 전에 산 서울 아파트 시세가 매수한 값의 2배가 되자 안 그래도 높은 콧대는 하늘을 찌른다. 김부장은 전형적인 꼰대에다가 갑질이 일상이고, 밉상에 진상이다. 근데 이런 김부장이 미워하면서도 안타까워한다. 마치 우리의 아버지 자화상을 보는 듯하다. 밉상에 진상인 그가 뜻하지 않게 겪는 좌절에서 우리는 우리의 아버지를 보는 듯하고, 마치 내 모습이기도 하다. 김부장은 대한민국 회사원이 으레 그러하듯 나이 50대에 이르자 지방좌천 당하거나, 명예퇴직에 내몰리며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고난을 겪게 된다. 25년간 대기업 직원이란 타이틀을 인생의 전부로 알고 살아왔던 김부장이 하루아침에 명함을 빼앗기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그런 김부장이 다급한 마음에 부동산 투자로 위기를 타개하려 했지만, 수년간 입주민이 들어오지 않는 텅 빈 신도시에 상가를 계약한다는 것 자체가 더 큰 위기를 불러오게 된 것이다.
한국 중년 직장인의 현실을 날카롭게 그려낸 이 작품은 김부장의 삶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성공' 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한국 사회의 중산층이 겪는 불안과 고립, 그리고 자아의 흔들림을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저자의 실제 대기업 근무 경험이 그대로 녹아 있어서,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묘사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또한 직장 내 권력 구조와 인간관계를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져,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김부장을 단순한 꼰대로 그려낸게 아니라, 시대의 변화 속에서 흔들리는 인간적인 존재로 그려내어, 중년 남성의 내면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부동산 집착, 세대 간의 갈등, 직장 문화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김부장의 시선을 통해 잘 그려냈으며, 김부장의 외로움과 자아의 혼란을 공감있게 잘 그려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직장인 이야기보다,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삶의 방식과 그 안의 균열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성공의 외피를 두른 중년 남성의 불안과 고립을 그린 이 작품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개인의 정체성 위기를 잘 조명한 작품이다. 대한민국 중산층 남성의 삶을 통해 사회 전반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문제를 잘 그려냈고,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도 후배들과 경쟁해야 하는 김부장의 모습을 통해 한국 직장 문화의 현실을 아주 적나라하게 잘 그려냈다. 중년 남성의 정체성 위기, 성공의 허상과 위화감 등 과연 성공이 무엇인지, 그리고 조직 내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된 중년의 모습을 보면서 가족간의 관계도 멀어지고,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와 삶의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정작 가족을 위해 일해왔지만, 가족과 멀어진 김부장을 보면서 진짜 소중한 사람은 가장 가까이에 있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가장의 모습에 맞추려다 자신을 잃어가는 개인의 고립감을 통해서 과연 사회가 기대하고 있는 모습과 개인의 고립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게 한다.
현대 한국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고뇌와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곧 우리 주변의 이야기이자, 우리 미래의 모습을 그려냈다. 현실에 지친 직장인들이 공감할 만한 이 작품은 직장인의 일상과 감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서 ,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 있지만, 소설처럼 잘 읽히는 작품으로, 몰입도가 가장 높은 작품이다.(근데 왜 서점에는 자기계발서로 되어있는지...) 이 작품은 단순한 회사 이야기가 아니라,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 김부장의 삶을 통해 성공, 가족, 자아, 사회적 기대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직장 내 권력 구조, 세대 갈등, 성과 압박, 부동산 집착 등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현실적으로 잘 묘사하였고, 김부장을 단순한 꼰대 상사가 아니라, 현실을 버티며 살아가는 인간적인 인물로 그려졌다는 점이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웃음버튼, 분노버튼, 눈물버튼, 공감버튼 등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강렬한 작품으로, 일상 속에서 위로와 성찰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현대인의 살을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 같은 작품이 될 것이다.
👉본 도서는 서삼독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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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에 대한 갈망이야말로,
가장 인간스러운 욕망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것이 인류의 문명을 찬란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고 믿는 편이다.
그러니, 불세의 천재 과학자와 매드사이언티스트는 분명 종이 한 장 차이일 것이다. 결국 그 선을 넘지 않는 게 중요하지 않겠는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금단의 호기심을 품지만,
세상에는 생각만으로도 죄가 되는 사상이 있고,
영원히 머릿속에만 남겨둬야 할 질문들이 있다.
그래, 니나가와 교수의 창의력이 개미친 트롤링으로 변모하는 건 겨우 종이 한 장 차이고, 그건 마치 에이즈에 처음 감염된 놈과 같은 행위라 할 수 있겠지.
‘쾌락’이라고는 말했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것이 과연 쾌락이라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마약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좀비 같기도 하고.
다만, 정신착란의 원인이 원숭이로부터 기인한 기생충이라는 설정은 꽤 흥미롭고, 제법 SF적인 상상을 할 수 있어 좋았다.
게임으로 치자면, 라오어. 웹툰으로 치자면 김규삼 작가의 하이브가 생각나기도 했고.
10년 전쯤, 나는 기시 유스케의 <신세계에서>로 처음 그를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읽은 일본 문학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천사들의 속삭임>을 읽으며 그 작품이 문득 떠올랐다.
두 소설 모두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어둠을 다루지만, 그 접근 방식은 다르다.
기시 유스케의 작품은 눈에 띄는 명대사나 글귀보단,
특유의 분위기와 높은 몰입감에서 진가를 발휘하는데,
이 두 작품은 그런 그의 강점을 잘 보여준다.
정교한 세계관, 판타지적 요소, 철학적인 의미, 탄탄한 서사 구조, 서스펜스와 미스터리, 그리고 서정적인 분위기까지 고려하면 <신세계에서>가 더 완성도 높게 느껴진다.
반면 <천사들의 속삭임>은 보다 추리물에 가깝고, 스릴러적인 긴장감과 고어한 묘사, 도파민을 자극하는 몰입감, 그리고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묘사가 인상적이다.
솔직히 속은 좀 안 좋았다.
그래도 킬링타임용으론 나쁘지 않다.
판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살아 숨 쉬는 서사입니다. 춘향의 자조와 심청의 희생, 홍보의 웃음과 적벽의 전율은 모두 오늘날 우리에게도 닿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판소리 속에는 우리 민족의 삶과 문화,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 점이 저를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에술이 이토록 가까이에 있는데, 왜 잊혀가는 걸까요? (p.5)
드라마를 잘 챙겨보지 않는 내가, 올해 풍덩 빠져서 본 드라마가 있다면 단연 “정년이”일 것이다. tvN에서 방영되었던 “정년이”는 웹툰 기반의 드라마로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국극이라는 장르를 위해 매진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배우들의 엄청난 연기와 몰입감넘치는 스토리 모두 무척이나 재미있었지만, 특히 나를 매료시켰던 것은 우리의 소리였다. “정년이”를 보는 내내 “소리”가 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 소리 너머의 이야기, 그 소리 안의 감정이 자꾸만 궁금해지더라. 부끄러운 소리지만 마흔이 되어서야 우리 음악의 진짜 매력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본 것 같달까. 그래서일까. 『방구석 판소리』가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것은. 물론 작가님의 전작, 『방구석 오페라』, 『방구석 뮤지컬』모두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기에 기다리던 시리즈긴 했지만, 그것이 『방구석 판소리』임에 더욱 마음이 갔다.
『방구석 판소리』에는 “조선오페라”라는 단어가 사용되는데, 이 단어부터 가슴이 뛰었다. 그래, 판소리야말로 우리의 오페라인데, 국극이야말로 우리의 뮤지컬인데 왜 나는 우리의 것에는 관심을 두지 못했었나. 다행이도 작가는 나처럼 우리 소리에 이해가 없는 독자들을 염두에 두었는지 첫 꼭지에 무척 상세한 판소리에 대한 설명을 기록해두었다. 판소리 용어부터 정의, 핵심요소나 구성요소, 음악적 요소등 을 무척이나 상세히 풀어주어 “어렵고 모르는 장르”라는 걱정을 해소시켜주었다.
또 『방구석 판소리』는 비교적 익숙한 판소리 다섯마당에서부터 타령, 향가, 고전시가, 고전소설로 이어지기 때문에 독자들이 낯설게 느꼈던 우리 소리를 보다 편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몇몇 판소리 공연을 본 적이 있었기에 안다고 ‘착각’했었는데, 『방구석 판소리』를 읽으며 내가 우리의 소리들을 너무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자각을 하기도 했고, 감정과 배경까지 풀어낸 이야기에 더욱 심취하게 되었던 것 같다. 또 각각의 장에 QR코드로 소리들을 들을 수 있게 해주었기에 더욱 심취할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방구석 뮤지컬』이나 『방구석 오페라』는 몰라도, 『방구석 판소리』만큼은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긴 세월 선조들의 삶과 함께 해온 소리를 방에서 이렇게 쉽게 배울 수 있으니까, 우리 피 어딘가에도 그 소리에 대한 감정이나 이해가 흐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아니, 이런 거창한 이유들이 아니더라도 “우리 소리”니까.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이 흐려지는 일이 없는 나이라는 불혹. 그러나 여전히 나는 매일 흔들리고 미혹당하며 사는 것 같다. 마음이 소란하고 힘들었던 6월, 『방구석 판소리』를 읽으며 우리의 소리에 집중하고, 우리의 이야기에 마음을 쓸 수 있어 참 다행이었다.
잔소리 탈출 연구소
"우리 아이가 너무 산만해요." "책상에 5분도 앉아 있질 못해요." 아이의 집중력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걱정일 것이다. 어른들의 눈에는 그저 의지의 문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 '집중'은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막연하고 어려운 개념이다.
이 책은 바로 이 어려운 '집중력'이라는 개념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글과 그림으로 명쾌하게 풀어낸다. '집중력 도둑'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아이들이 왜 집중하기 어려운지를 스스로 깨닫고 대처할 힘을 길러주는 똑똑한 안내서와도 같다.
책은 우리 주변에 숨어 아이들의 집중력을 훔쳐가는 다섯 명의 도둑을 소개한다. 이 도둑들의 정체를 하나씩 파헤치는 과정은 마치 탐정 이야기처럼 흥미진진하다.
"나도 집중하고 싶은데 잘 안돼!"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책의 소개글에서 카이스트의 뇌인지과학과 정재승 교수는 부모들에게 아이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 함께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집중이 잘 안되는 이유는 너 때문이 아니라, 세상에 도둑들이 숨어 있어서 그래, 이 책을 읽으면 너만의 방법으로 도둑들을 찾아낼 수 있어"라고 얘기 하면서......
공완두!
한자리에 있지 못하고 늘 두두두두 뛰어다니는 4학년 남자아이. 별명은 완두콩에 작년부터는 빵완두라는 별명이 하나 더 생겼다. 빵점 맞은 시험지를 친구에게 들키고 부터다. 언제나 사건 사고를 달고 있어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환영받지 못하는 공완두가 집중력 도둑을 찾기 위해 미션을 수행하면서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게 된다는 내용의 이야기다.
완두가 찾아나선 첫 번째 집중력 도둑은 바로 '잠'이다.
잠이 부족할 때 사라지는 것이 바로 집중력이다. 어린이는 9~12시간 잠을 잤을 때 기억력과 지능 발달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훨씬 뛰어나다.
두 번째 집중력 도둑은 가공 식품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가공 식품 대신 신선한 식품을 먹은 아이들 가운데 70% 이상이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와있다.
세 번째 집중력 도둑은 '한 번에 한 가지만' 하는 것이다.
한 번에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을 멀티태스킹이라고 하는데, 멀티태스킹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한 번에 여러 일을 하면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창의력도 그만큼 줄어든다. 결국 멀티태스킹은 평소에 잘하던 일도 못하게 만든다.
네 번째 집중력 도둑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각하는 힘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걸 여러 실험에서 보여준다. 스스로 이겨 낼 수 있을 정도의 스트레스는 짧은 기간에는 집중력을 요구하는 과제를 더 잘 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만, 계속될 경우에는 우리 뇌에 변화가 일어나 집중력을 흐리게 한다.
다섯 번째 집중력 도둑은 '알고리즘의 함정'이다.
알고리즘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단계적인 규칙과 절차다.
sns 나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우리가 어떤 사이트에 들어갔는지,
무엇을 검색했는지 같은 기록을 살펴본다.
그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내고 그 정보를 이용해 우리에게 어떤 콘텐츠를 어떤 순서로 어떻게 보여줄지 알고리즘으로 결정한다.
따라서 알고리즘과 무한 스크롤이 우리 사회 전체의 집중력을 빼앗아 간다.
이 책은 '집중력' 이라는 주제를 재미있는 만화와 글로 풀어낸 동화책이다.
어른들도 함께 읽으면 아이들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잔소리 탈출 연구소'에서 잔소리를 줄이고 대화를 늘리는 지혜를 부모와 아이들이 동시에 얻게 될 필독서!
#잔소리탈출연구소#집중력도둑을잡아라#어크로스주니어#어린이책#한학기한권읽기#집중력#책#독서#독서모임#책스타그램#웹툰#북스타그램#만화
읽다가 만 듯한 기분이 들어서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 책은 꽤 좋은 단편을 본 것 같다.
여덟 제목의 단편들이 담겨 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동명제목인 ‘쓰게 될 것’이 되어야 할 것 같지만(ㅎㅎㅎ) ‘인간의 쓸모’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주아주 예전에 애니였는지 웹툰이었는지 영화였는지 모르겠지만 유전자편집과 배아디자인 소재로 한 무언가를 보고 끔찍하다는 기분을 많이 느껴서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소재로 만든 작품들이 많아서인가 왠지 모르게 기시감이 느껴져서 상상만해도 끔찍하네 하는 생각에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쓸모’에서는 코뮌 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순간 피식 웃었다. 코리아+민족=코뮌??? 말장난 같이 느껴져서 혹은 내가 너무 단순한가 하는 생각에, 여튼 그 끔찍한 세상에서 코뮌이라는 종(?)은 별종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홈스위트홈’
GD노래제목이랑 같아서 뭔 내용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알다시피 홈스위트홈은 ‘즐거운 우리집’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단어 그대로 쓰이기도 하지만 블랙유머에서 반어법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사실은 전혀 즐겁지 못함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인가 공포, 스릴러 영화 같은 장르에서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이 멜로디가 낮게 조용하게 깔리기도 한다. 이러면 솔직히 무. 섭. 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내용은 직접적으로 무서운 내용은 아니다. 말기암 선고 받고 수술과 항암치료 후 재발된다. 그 과정에서 아주아주 사소한 것에도 본인이 뭔가 잘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자책도 하고, 치료가 아닌 다른 삶을 살고자 집을 옮기게 된다. 폐가나 다름없는 집을 구매해 공사가 마쳐친다. 주인공 엄마는 이런 집은 매일 고치면서 살아가야 한다면서 주인공을 이해 못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3차 재발을 조심해야하는, 죽음 앞에서 살얼음판을 사는 주인공에게 계속 삶이 이어질 것처럼 말하는 것이 슬픈 느낌이 들었다. 3차 재발한다고해서 꼭 죽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몸이 많이 좋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여덟 소설들이 다 괜찮았고 좋았다. 뒷얘기가 더 이어졌으면 하는 내용들이었다. 다 따로따로 장편으로 나오면 좋겠다.
오리가 넘 기여벼요🤣 이것도 넘넘 재밌어용😄
스토리는 넘 유잼이에요😆 다들 한번 꼭 읽어보세요😉
근데 제가 웹툰에 대해서 좀 알아봤는데 도서관엔 거의 웹툰이 없다네요😭 넘넘 잼있지만 좀 짧아서 아쉬웠어요🥲
강추..?까진 아니지만 추천!!
#추천#추천안뜨면삐짐#대학원탈출일지#요다#문페이스#유잼
과거의 나는 웹툰 등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어쪄면 그냥 책을 읽을 시간도 없는데 무슨 웹툰이야, 하는 건방진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 스민 장르 하나가 있었으니 “인스타툰”이었다. 웹툰보다 훨씬 짧은 분량, 최대 10페이지. 그래서 부담없이 휙휙 읽을 수 있지만, mz들의 감성대로 짧고 굵은 한방을 머금은 경우가 많았다. 세심일기 또한 나에겐 그렇게 한방의 “킥”같은 인스타툰이었다. 오늘 소개하는 책,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는 세희 작가님의 인스타툰, “세심일기”로 청춘들의 눈물과 웃음,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 아닐까 싶다.
유독 세심일기 같은 이야기들이 돋보이는 것은, 자극적인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그냥 내 이야기”같기 때문이다. 화려한 피드도, 자극적인 뉴스도 사실 우리의 이야기와는 좀 거리가 있지 않나. 그런데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은 딱 우리같다. 확신없이 흔들리고, 이불을 뒤짚어쓰고 울기도 한다. 때때로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보내기도 하고, 우연히 마주하고서도 의심하고 고민하느라 꽉 쥐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속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결정과 노력을 반복하는 모습도 담고 있어 짠하고 찡하다.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의 한페이지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어느 순간부터 어찌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적은 에너지를 그런 곳에 허비하는 건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자연스레 어른의 생존 방식을 터득한 걸지도 모르겠다. 아무렴 상관없다. 중요한 건, 모든 걸 해결하며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p.121)” 사실 이건 몇년간 이어온 내 마음같았는데, 마침 이렇게 한발 물러서 살아도 괜찮은지를 고민하던 즈음 읽게 되어 더욱 마음에 닿았다.
아무런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그저 인스타그램의 피드를 읽듯 가벼운 마음으로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를 만나보길 바란다. 아마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를 펼치면 어느 한페이지든 당신의 마음에 닿는 문장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딱 오늘 필요한 만큼의 위로와 응원을 받기를.
그래픽 노블 중 르포 만화로 아주 유명한 <페르세폴리스>를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도서관에 웹툰실이 생기니 이렇게 가격이 엄두가 나지 않아 구입할 수 없는 책들도 읽을 수 있고 아주 좋음~^^
이란의 상류층에서 태어나 이란 혁명과 이란-이라크 전쟁을 겪는 와중에 성장한 마르잔 사트라피, 작가의 생생한 자전적 성장 이야기다. 호기심 많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란 마르잔은 부모님과 할머니의 전폭적인 지지로 그 당시의 이란의 여성이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해볼 수 있도록 자라난다.
학교에서의 주입식 교육이나 주변 어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그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마르잔에게 부모는 현실이 무엇이고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를 잘 설명한다. 그런 마르잔의 질문과 부모, 할머니의 대답을 따라 읽으며 독자는 이란 혁명이나 이란-이라크 전쟁에 대해 알게될 뿐 아니라 정의와 민족, 나라 속에서 "나"를 어떻게 바로 세울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게 된다.
<페르세폴리스>는 엄청 크고 두꺼운 책이다. 총 4부로 이어져 있지만 1,2부는 내용상 하나로 변화하는 세상 속의 호기심 많고 이런저런 실험을 해보는 마르잔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3부는 점점 위험해지는 나라에서 안전을 위해 오스트리아 빈으로 보내진 마르잔이 홀로 다른 세상 속에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가, 4부에서는 결국 다시 이란으로 돌아온 마르잔이 연애와 결혼, 이혼을 겪으며 진장한 자신으로 태어나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페르세폴리스>를 읽으며 <나의 몫>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같은 이란에서 같은 시기에 살았던 작가 파리누쉬 사니이의 소설인데 자신으로서 마음껏 가능한 모든 것을 했던 마르잔과 달리 이란의 일상적인 가정에서 억압된 삶을 살아가는 마수메라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 같은 여성으로 어떤 교육관, 가치관을 가진 집안에서 자랐느냐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
개인적으론 <나의 몫>쪽이 훨씬 비극적으로 이란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기에 그쪽으로 한 표!
지난 주말 바둑학원 선생님께서 이 책을 권해 주셨다.
오랜만에 공손한 어투로 쓰여 있는 책을 읽게 되어서인지,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독자를 납득시키기 위해 친근한 비유를 꽤 자주 사용했다는 것이다.
인기 있는 드라마나 영화, 웹툰, 웹소설 등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쉽게 이해 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주제는 간단하다.
송구영신 送舊迎新
-낡은 것을 버리고 새 것을 맞이해라.
어떻게?
1. 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어라.
2.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라.
3.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시대의 흐름에 올라타라.
이와 관련해 적당한 예가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나온 신문 기사 하나가 불쑥 떠올랐다.
"자식돈에 어디 숟가락을"…박세리 논란에 손흥민父 발언 재조명.
오늘 나온 이 기사는 골프여제 박세리의 아버지와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를 비교한 것이다.
그 중 손흥민 부친의 말을 하나 인용해 보자면,
손씨는 "작은 부모는 자식 앞 바라지하는 부모"라며 "아이 재능과 개성보다는 본인이 부모로서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자기 판단에 돈이 되는 것으로 아이를 유도한다"고 지적했다.
난 손흥민 부친이 하신 이 말씀이 이 책의 주제를 관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소중히 다루어져야 할 존재 그 자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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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잊어선 안될 그들의 이야기, 위안부.
나는 웹툰과 만화를 좋아하는 작가 지망생이다. 당연히 현대 웹툰과 함께하는 시대니까 자연스레 이 작품과 같은 만화를 덜 챙겨보게 되었다.
그렇게 도서관에서 군복무를 하는데 이 책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거기다가 노벨문학상 같은 상까지? 안 읽을 수 없지라는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겼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후 마음이 공허해진 후였지. 누군가가 말했다. 인생이란 롤러코스트같다고. 아니다. 전혀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 옥순이 할머니를 보니 인생은 그렇지 않다. 일본군에게 무자비하게 강간당하고 삶을 연명하는게 진정 롤러코스트일까? 그녀의 삶은 지옥 낭떨어지 일거다. 연옥도 아닌 지옥 끝.
난 말하는 것, 쓰는 것을 잘 못한다. 그런 재주는 타고나지 못했으니까.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아주 자그마한 공감이라도 생길 것이다.
2주 뒤면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정치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그저 따뜻한 봄, 하루 쉬며 놀 수 있는 날이 될 테고,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겐 사활을 건 하루가 될지도 모르겠다.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선 많은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올바른 국회의원을 뽑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매번 선거를 앞두고 그 놈이 그놈이네~ 하는 마음을 접을 수가 없다.
이도형의 장편소설 <국회의원 이방원>의 첫 느낌은, 마치 지금의 정치를 보는 듯 화려함 가득한 표지 그대로였다. 드라마나 웹툰화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한 소재에 "이방원"이라는 캐릭터까지 더해져 흥미 위주의 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정치부 기자로 8년을 일했던 작가의 경험과 의지로 소설은 의미가 더해졌다.
초선 비례대표 의원인 이동진은 처음 자신이 정치에 발을 담글 때의 열의와 정의로움에 지쳐가고 있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올바른 정치를 이끌어 가기엔 이동진은 너무나 올바르고 곧은 사람이었다. 때문에 참신한 의원에서 조금씩 비주류로 밀려나고 돈과 서로를 비방하는 정치에 더이상 갈 곳을 잃고 무기력해지던 참이다. 그때, 이동진은 종묘 행사에 참석했다가 태종의 위패와 부딪는다. 이후 이동진은 이동진이 아니게 된다.
설정 자체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다른 역대 조선의 왕들보다 "이방원"인 이유가 있을 터. 가장 태평성대를 이루었다는 세종대왕이 아닌 태종 이방원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해 온 행보들이 무척이나 정치적이었기 때문이다. 해서 소설 속에서는 그런 이방원이 이동진을 도와 단지 권력과 돈으로 움직이는 정치가 아닌, 개개인의 삶을 풍족하게 하기 위한 정치의 기반을 돕는다.
읽는 내내 진짜 이런 생각을 가진 국회의원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반복해서 생각한다. 그러니 <국회의원 이방원>은 올바른 정치를 하는 국회의원상을 그린 것이다. 또한 그 권력의 끝을 바라는 이방원과 진짜 목적만을 생각하는 이동진의 대립으로 정치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이 시기에 읽기 가장 좋은 책이 아니었을까!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아이들의 고군분투. 쉼 없는 뜀박질, 새로이 등장하는 인물과 갈등, 사라진 인간성, 그리고 남아있는 따스함, 문을 여는 여섯살 아이의 손길에서 엿보는 희망까지.
후반부로 갈수록 생생해지는 묘사에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던 작품. 웹툰화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다음 이야기가 나오길 고대해본다.
은유_시에 도착한 사람들
[아름다움이 없으면 삶은 쓸쓸해진다_최승자]
번역가와 소수성
8쪽_ 시 독해와 번역은 정답이 없다. 이러한 혼돈과 불확실성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자가 번역의 세계에서 살아남는다. 그들은 하나의 진리만을 강요하는 가부장제의 공기와 언어에 짓눌리지 않았다.
순수와 노동
11쪽_시는 낮은 곳을 살피는 언어이고, 르포는 가리어진 존재를 드러내고 인간의 고통에 천착한다는 점에서 내겐 뿌리가 같은 일이다.
7명의 시 번역가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한 은유 작가의 사유와 그들과 나눈 대화가 들어 있는 인터뷰 수록집으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의 삶에서 의미와 끌림이 있는 일을 하는 이들의 모습이 들여다 보였다. 아름답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서 더 확연히 기억될 인터뷰 에세이.
호영_즐거운 오해_서점 리스본에서
[춤을 추고 있을 때는, 규칙을 깨도 돼!_메리 올리버]
즐거운 오해라는 소제목이 등장하면서 무슨 오해일까 궁금했다. 번역가 호영은 웹툰과 시를 동시에 번역하는 이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여성이 아닌 상태로 지내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트랜지션을 위하 약물 치료 중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그래서 즐거운 오해라는 키워드가 처음에 등장한 것일까.
자신의 소수자성에 대해서 드러내면서 인터뷰가 흘러간다. 그리고 호영이 번역가일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나온다. 문화적 두께라는 소제목의 장에서 어려워서 재미있고 해볼만한 게 재미있다는 사고와 행동을 하는 이. 그래서 번역하고 싶은 글을 만났을 때, 피가 돌고 약간 상기되는 기분을 느낀다니.
번역의 일을 클래식 음악을 연주자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연주하듯이 번역 역시 그런 분야라고 생각한다는 말이 자신의 해석을 가지고 해 내는 일에 대한 자긍심이 전해졌다. 그리고 읽다 보니 고개가 끄덕거리게 된다. 쇼팽의 같은 곡을 피아니스트가 다른 버전의 음반을 모아둔 내 cd장이 보인다. 같은 맥락이라는 걸 이 대목에서 환기가 된다. 이른바 고전을 읽을 때도 읽는 내가 더 잘 집중되는 번역판본을 찾아 읽는 것과 같은 일임을.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 싶은 마음. 그것이 그를 번역하게 한다(46쪽)는 말처럼 문학은 다른 이가 되어 보고 싶은 욕망의 발현인가 보다. 글 쓰는 이들의 많은 말들 중 공통적으로 말하는 저 말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에 대한 해석은 여러 버전과 의미가 있을 테지만, 내가 아닌 다른 이가 되고 싶은 욕망은 쓰지 못한다면 읽게 되는 욕망으로 대체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자아 찾기 서사는 늘 나를 빠져들게 하고 나를 자유롭게 한다. 흔히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다’라고 말할 때 정신이나 직업 같은 것을 상상하는데 어떤 사람에겐 그게 몸일 수도 있는 것이다.
34쪽
호영은 올라운더다. 가장 독자가 많은 장르와 최소한의 독자를 가진 장르의 작품을 번역할 수 있는 실력과 감각을 가진 드문 존재다. 웹툰 번역을 하고 시 번역을 하는, 시 번역도 하고 웹툰 번역도 하는......
36쪽
“시는 이해에서 자유로워서 좋은 장르 같아요. 다 이해 못해도 나중에 또 와서 읽으면 뭐가 보이겠지. 약간 이런 식으로 넘어가는 편이에요. 그냥 어떤 느낌을 가져가면 되는 것 같아요.”
37쪽
입말과 글말의 언어유희를 탐닉하는 호영에게는 “언어의 깊은 곳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쌍둥이 장르다. 무게중심도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다. 그의 삶에서 시와 웹툰은 하나가 없으면 나머지도 없다는 점에서 공속적인 관계 같았다. 밤과 낮처럼, 순간과 영원처럼, 나와 너처럼.
43쪽∼44쪽
“너무 갈망하는 건데 실제로 해봤더니 아니네 그러면 또 다른 것도 해보면 되고. 그런데 그게 되게 별일이 되니까, 트랜스젠더인 사람들에게는 그 정체성밖에 없는 것처럼 되는 거예요. 저도 제가 호르몬 치료를 하면 생각도 엄청 바뀌고 몸도 많이 바뀔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중략)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닌가 보다, 그런 깨달음도 있고. 또 제가 좋아하는 루인 선생님이 한 강연에서 ‘어떤 사람이 태어나서 여성으로 성별이 지정되어서 소녀가 되고 젊은 여자가 되고 아줌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고 이런 서사가 너무 이상하다’라고 했어요. 단계별로 다 다를 수 있는데 이 서사만 있는 게 이상하다.”
안톤 허_하지만 저는 해요_위트앤 시니컬에서
[느낌은 어떻게 오는가_이성복]
그나마 이 책에서 유일하게 알고 있던 번역가이다.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번역했고 그 작품으로 부커상 번역 후보에 올랐던 이로써 알고 있었다.
인터뷰의 글을 보면 그는 유쾌함이 스며든 사람 같다.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명확한 위치성과 확신도 느껴진다.
번역가 모임을 만들고 필드를 더 확장하면서도 ‘문학 권력’이 되려 하지 않고 각각의 모임들을 만들어서 다양한 장을 만들려는 노력을 하는 모습도 권력에 도취되지 않는 멋지고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은유 작가가 안톤 허의 성 정체성에 대한 태도를 전하면서 안톤처럼 내가 나임을 드러내면서 자기답게 살 수 있는 관계의 안전망이 구축되기도 한다는 문장이 다가온다. 우리 사회가 소수성에 대한 흐름의 바뀌고 있고 발화자들의 목소리도 많아지고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는 걸.
가장 그다은 말로 꼽은 “그 책을 보자마자 너무나도 번역을 하고 싶었어요.”라는 말에, 아주 신나하면서 번역에 대해서 말하는 모습을 본 은유 작가와 안톤 허의 인터뷰 장면이 그럼처럼 연상된다. 번역을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은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이 들여다본 그림에서 경이로움이나 아름다움을 느낄 때의 그 기운처럼 전해진다.
64쪽
“문학 번역을 그만두었을 때, 번역만 안 했지 책은 계속 봤죠. 그럼요, 죽을 때까지 저는 문학 소년은 아니고 문학 중년, 문학 노인, 문학인입니다.”
77쪽
“시를 많이 봐야죠, 한자가 중요한 것 같고요, 책을 많이 읽고요, 모든 걸 완벽하게 읽고 써야 된다는 강박을 안 가지려고 해요.”
81쪽
“저는 제 무의식의 비서예요. 무의식이 번역을 하죠. 창작도 그렇더라고요. 제가 실행해 본 결과 똑같아요. 둘 다 무의식에서 오는 창조 행위죠.”
소제_초과선언_종이잡지클럽에서
[나는 가능 속에 살아요_에밀리 디킨슨]
번역가 소제의 인터뷰는 정답이 아니라 자신만의 것, 견해를 가지고 사유하고, 번역하고자 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소제라는 개인의 정체성과 젊은 세대들의 문이 트인 사고, 사유의 폭들이 보인다. 아이들이 자라면 저런 의식의 한 자락도 가지고 있겠구나 하고 생각해 본다. 소수자성에 대한 생각들을 듣다 보면, 문학은 언제나 소수자, 마이너한 감정들이 더 크게 작동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 소수자성을 표현하고 발화할 수 있는 것 중 하나인 글쓰기는 인문과 문학의 장르로 만나게 되는 게 아닐까.
작가 버지니아 울프조차도 자신의 글에 대한 의심과 불안의 폭을 가졌다는 작가의 의식은 누구나 재능과 열망의 갈피 속에서 헤매는구나 하는, 그럼에도 그런 분투 속에서 끝내는 썼기 때문에 지금의 독자들이 작가의 글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더불어 든다.
98쪽
“왜냐하면 미국에서는 인종차별, 여성 차별, 성소수자 차별, 장애인 차별이 다 섞여 있으니까 스스로도 못 믿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어떻게 이렇게까지 소수자일 수 있나? 내가 지어내는 거 아닌가? 그럭저럭 살고 싶은 게 너무 큰 특권으로 느껴졌어요.”
109쪽
‘초과’는 원본을 손상하지 않는 한 다른 관점을 허용해요. 시는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읽을 수 있다, 그게 시의 목적이잖아요? 각 언어의 다층적 의미를 허용해요. 그렇지만 제 기준을 없앨 수는 없고, 같은 감정이라도 다르게 표현을 하죠. 이 번역은 ‘이런 단어 선택에서 과감하다’고 한다면 그 이유나 증거를 대줘요. 이 단어 선택을 다른 사람들의 단어 선택과 비교하고, 누가 제일 잘했다는 느낌을 없애려고 해요.
118쪽
소제가 생각하는 좋은 번역은 작가의 스타일을 살리는 것이다. 그래서 번역을 통해 자신을 과도하게 표현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창작을 따로 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번역한 작가들 목록이나 쌓이니까 고민이 생겼다.
승미_동화가 잘 되는 편_고요서사에서
[우리는 잃고, 잃는 속에서 얻습니다_엘렌 식수]
이 책에 소개된 인터뷰이 중 유일하게 기혼자이며 육아를 하는 소개가 기억에 남는다.
번역가 승미의 궤적을 들어보면, 당찬 듯하면서도 타인의 말에 잘 동화된다 자신의 말처럼 순응적으로 흘러온 듯하다. 3.11 동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변화된 것 같다는 글이 보인다.
참사 이후 사람들은 생각이 변한다. 직간접으로 연관이 있든 없든 참사는 사회적 영향과 가치가 있다. 번역가 승미는 당시 현장에서 몸소 겪었던 체험자로서의 경험이 그 이후의 삶에 대한 가치관의 변곡점인 것 같다.
139쪽
사사키 아타루는 ‘문학의 무력함’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낸다.
“‘이 압도적인 현실 앞에서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사상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아무것도 못한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예술이나 사상에 ‘권력’이 있다고. ‘힘이 있다’고 여긴 게 된다”고. 그런데 문학만이 아니리 과학도 지식도 애초에 모든 것이 무력하다. 책을 쓴다고 쓰나미로 죽은 사람이 돌아올 수 없다는 점에서 문학은 무력하지만 그렇다고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파울첼린이 그랬던 것처럼) 가혹한 하루하루 속에서 무언가를 것은 가능하다며, 그는 이렇게 못 박는다. “무력하지만 무의미하지는 않습니다”
_은유 작가가 번역가 승미의 상황에 대해서 일본 작가의 문장을 가져와 해석하는 이 문장이 3인의 사유와 서사가 혼합되어 문학이 현실에서 갖는 의미, 문학이 주는 또는 힘이 되는 지표를 보여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과 서사들의 연결, 문장들은 읽어야 찾아낼 수 있는 보물 찾기 같은 것이다.
147쪽
그에게는 ‘나는 번역가’라는 자의식이 없다. 그냥 ‘자연의 나’로 산다. 좋은 작품을 읽고 남들과 공유하는 일은 하는 나. 번역을 하느라 깊게 읽는 시간이 주어지고 좋아하는 이를 하며 돈을 벌 수 있으니 흡족한 나. 번역의 행복을 말하는 승미에게 그거 말고 번역의 기쁨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단번에 말했다.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_번역가로서의 자의식이 없다지만, 다른 언어로 내가 읽는 문장의 맛과 힘, 아름다움을 전하는 일을 하는 것의 밀도는 힘든 만큼의 쾌감이 큰 분야가 아닐까.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말이 다른 자아가 될 수 있는 경험에 대한 기쁨으로 전해진다. 타인과 나의 분리와 독립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타인이 되고 싶은 욕망이 발현될 수 있는 분야라는 게 매력이 아닐까!
152쪽
질병은 개인 탓이 아닌데도 수치심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고, 에이드리언 리치의 말대로 말하지 않는 것은 말할 수 없는 것이 된다. 그러한 완고한 통념을 사뿐히 지르밟고 승미는 말했다.
나는 그가 ADHD라서가 아니라 그것을 말하는 용기에 놀랐고, 질병과 함께 차질 없이 일하며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를 참조해야 하는지 아는 지혜와 노력에 감탄했다.
_선의의 관계에서 나누었던 사적 친밀함의 말이나 일들이, 관계가 틀어질 때 약점이나 비판의 지점으로 이용되어 상처가 되는 경험들로, 이른바 자신의 내밀한 약점이나 사실들에 대해서 말하기가 어려워지는 사회다. 그런데 그런 통념에서 벗어나 누구를 참조해야 하는 아는 지혜와 노력이라는 태도를 읽어내는 은유 작가와 그런 지점에 이른 번역가 승미의 말들이 되새겨진다.
160쪽
승미의 역사는 타인의 역사다.
그렇게 그가 포착한 타인의 반짝이는 순간들은 별자리가 되어 그의 삶을 인도했다. 하나씩 하나씩 늦더라도 작은 열망을 현실로 피워냈다. 아름다운 퀼트 조각보처럼.
_번역가 승미편에서 은유 작가의 마지막 문장들이 곱씹어 읽힌다. 인터뷰의 문장들이, 타인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들이 스며들어 온다.
알차나_반짝반짝 한국어_어쩌다 산책에서
[나는 사랑하므로 나 자신이 된다._김혜순]
한국어를 사랑해서 10년 넘게 혼자 공부하고 2019년부터 한국문학을 번역하는 알차나는 이과에서 문과로, 인도계 미국인이면서 한국어를, 과학에서 문학으로 여러 개의 정체성을 바꾼 어 온 이다.
알차나의 말과 은유 작가의 해석은 알차나가 세속적으로 안정과 성공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닌 자신의 끌림과 깨달음으로 한국문학을 번역하는 모습을 그려준다. 보통의 개인이 이런 세속의 가치들을 놓고 갈 수 있을까 하는 지극히 세속적인 생각을 해본다. 알차나가 6개 국어를 할 줄 알면서도 유독 한국어에 끌린 까닭은 그녀의 어머니가 말하는 전생설 때문이었을까!
여러 나라 언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의 멋짐이라고 해야 하나, 원하는 뉘앙스의 단어를 선택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알차나의 말에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노력해서 될 수 있는 부분인가 싶기도 하고, 생각들이 다채롭게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어서 표현하고 싶은 언어로 말을 발화할 수 있는 능력과 감응력이 더없이 빛을 낸다.
169쪽
“다른 길을 걸어가야 된다는 걸 깨닫고, 다른 길을 걸어도 살 수 있다는 걸 믿었어요. 저는 처음으로 저를 믿었어요. 다른 사람이 아니고 저를 믿었어요.”
173쪽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의 공부. 시험이나 경쟁의 수단이 아니라 앎 자체를 느긋하게 즐기는 공부. 알차나가 한국어를 익힌 방식은 목적도 방법도 따로 없다는 게 핵심이었다. 큰 목표가 없으니 큰 좌절도 없고 좌절이 없으니까 포기도 없는 것이다.
178쪽
“세상이 작아지는 느낌이에요. 많은 언어를 알면 여러 문화나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알 수 있죠. 한 나라의 사람보다 세계의 의사소통하면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데, 무엇보다 제가 저를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있는데, 많은 언어를 알면 내가 원하는 뉘앙스의 단어를 선택할 수 있어요.
많은 언어를 할 줄 알면 뭔가 자유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저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
186쪽
”아무도 이해해 주지 않는 사람을 이해해 주고 싶어요.‘
191쪽
원래 ‘나’가 설명되지 않는 사람들이 글을 쓰고, 변방과 경계야말로 문학이 태어나는 자리다.
새벽_엄마 이상 스피릿_진부책방에서
[결국 이야기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_가즈오 이시구로]
205∼206쪽
“시를 쓰고 싶은 사람은 번역을 배워라. 번역을 하면 시의 구성을 배울 수가 있다.”
새벽은 속으로 쾌재를 불렸다. ‘난 한국어가 된다!’ 그리고 그에겐 엄마가 있었다. 문학을 사랑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209쪽
새벽은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로 구축하기 위한 여정을 이어갔다. 서울에서 미주리주 버틀러로,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으로, 매사추세츠 보스턴으로, 그리고 다시 서울로.
_목동 키즈에서 미국으로 엄마와 이민 후 성장한 새벽이 시에 매료되고, 매료될 바탕이 있었던 엄마에 관한 이야기들이 흘러간다.
221쪽
언어를 장난감으로 생각하기. 언어를 가지고 소리로도 놀아보고 의미로도 놀아보고. 글쓰기는 어느 시점에서 문장구조를 훈련받잖아요. 이렇게 해야 좋은 문장이다. 나의 생각과 주장을 펼치는 법을 논술로 배우는데, 그 전에 말과 소리를 가지고 낄낄거리는 놀이를 유지하면 번역에 도움이 돼요.
224쪽
“혹시 나는 미국 사람인가 한국 사람인가 하는 생각은 안 하시나요?”
“언제나 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고민했는데 이젠 그냥 내가 두 아이덴티티 사이에서 계속 불안과 사랑을 동시에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러한들 어떠하고 저러한들 어떠하라 식으로요. 양극적인 것들이 가끔 가다 느껴질 때 그것을 같이 감싸 안는 편이에요. 오히려 요즘은 양극을 가졌다는 게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_이중언어를 구사하는 이들의 정체성은 어떨까 궁금했다. 번역가 정새벽은 그런 이중언어를 구사하면서 시를 쓰고, 번역하고,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두 언어의 시를 읽고 번역하고, 두 언어로 시를 쓴다는 건 무척이나 경이로운 일로 느껴진다. 스스로가 양극을 가졌다는 건 축복이라고 말하는 그의 글을 보면 시는 그에게 삶의 기둥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227쪽
“작가로 살지 않더라도 이 세상에서 좋은 사람으로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계속 읽고 생각합니다. 나는 내 감수성을 유지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싶고, 그렇게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누구의 말일까.
_새벽의 인터뷰 글 마지막 문장이다.
번역가의 말이었을까 아니면 번역가의 어머니의 말이었을까?
이런 생각을 품고 문학을 사랑한다는 전제를 가지게끔 해 준 어머니의 영향으로 번역가는 문학을 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는 것 같다. 시를 쓰고, 번역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된 동력은 아마도 어머니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박술_아름다움 교섭하기__부비프에서
[사실 철학은 시로만 쓰여야 한다_비트겐슈타인]
246쪽
“외국어로 소통하면 배려하는 공간이 넓어요. 특히 동아시아 언어는 조사 같은 게 민감해서 속마음이 다 드러나잖아요. 그게 없으니까 좋죠. 친구 사귈 때 제3언어로 하는 게 제일 편안해요. 중립국에서 만나는 것 같아요. 평화지대. 그리고 그 언어가 옛날 말이면 더 좋아요. 예를 들어서 동아시아 친구들을 만나면 한자나 고전 문장에 대해서도 말할 수도 있잖아요. 되게 편안해요. 우리가 거기서 하나가 되는 것 같아요. 내 말이 아닌 공통된 것을 가지고 있으면 관계에서 편안하죠.”
256쪽
“내가 어떤 문장을 처음 만났을 때 아무것도 모르겠고 너무 신비롭고 비밀스러워서 매일매일 외워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잖아요. 아름다운 그 느낌이 그대로 있으면 좋겠어요.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알 수 없으면 알 수 없는 대로, 표현 불가능한 거는 표현 불가능하게 번역해야 하는데 보통 풀어버리거든요. 내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걸 최소화하기. 그게 번역에서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요.”
_마지막 번역가로 실린 박술은 깊이와 생각이 폭이 다채롭고 이곳저곳 튀어 오르는 공과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태생적으로 문화배경이 좋다고, 이른바 유서 깊은 학문을 하는 집안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독일에서 공부하는 걸 받아들이는 성장사로 이어진다. 독일에서의 공부도, 언어에 대한 다층적인 세계관은 그가 번역하는 책들의 목록들을 보아도 범상치 않다는 느낌. 그냥 시도 어려운데, 철학을 번역한다니. 핑퐁핑퐁 튀어 오르면서도 자기의 세계와 깊이를 확실하게 만들어 가는 번역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번역하고 있는 혹은 번역했다는 책들의 목록만 보아도 아찔하다.
“나는 짬을 내어 시를 읽는 시간을 마련한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건 아닐지 몰라도
시는 분명 생의 한 시절 피난처가 되어준다는 믿음이 있다.
사랑으로 서러울 때
‘그대와 기대’라는 시어를 비상금처럼 꺼내어 쓰도록,
매주 한 편씩 마음의 곳간에 시를 쟁인다.”
“근데 우리가 웹툰처럼 ‘가독성’ 위주의 독법에
익숙해져 있어서 이해가 안 되는 걸 못 견디잖아요.
시를 읽어도 성취감이 없으니까 부담을 느끼고요.
시가 주는 ‘안 읽히는 아름다움’이 있는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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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순수한것을생각했다#은유#읻다
피어난 아이들
밭다 : 시간이나 공간이 다붙어 몹시 가깝다.
손가락에 싹이 튼 뒤로, 그동안 유지해 온 모든 것들이 조금씩 어긋나고 있다.
어렸을때부터 부모님께 늘 들어온 말 중에 "어른이되었을 때 곁에 있어줄 진정한 친구 한두명만 있어도 인생 성공한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커오면서 점차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왔다.
나인은 어렸을 때부터 그런 친구 둘이나 옆에 있기 때문에 무엇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부럽다. 서로의 눈치만 봐도 어떤 상황인지 캐물어야할 때인지 아닌지 가만히 있어만 줘도 되는건지를 알 수 있는 것은 진짜 멋있는 친구 사이것 같다.
"그냥 말해. 네가 하는 말 다 믿어."
무른 흙도 밀리고 밀리다 보면 어느 순간 아주 단단해진다는 것.
에필로그까지 완벽하다.
책 커버 뒤에 "나는 나인이야. 아홉번째 새싹."이라고 쓰여져 있는걸 책 읽기 전에 봤는데 "이게 뭔 소리야. 뭔스토리야 이게."싶었는데 정말 아홉번째 새싹이었다. 잘 피어난 악조건에서도 혼자서 꿋꿋하게 피어난 아홉번째 새싹.
생각해보지 못한 참신한 스토리 때문에 회사일, 집안일, 육아를 끝마친 육퇴의 시간에 책을 폈다. 요근래에 웹툰, 남편이랑 게임하기, 휴대폰 게임 등으로 책을 완독한 적이 없는데 이건 진짜 꼭 결말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커서 다 뒤로 미뤄두고 오랜만에 완독을 했다.
강추강추강강추
50페이지? 그 쯤까지만 해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하고 뭐라는거야.. 뭐야 이게.. 뭔데.. 이러면서 내가 잘못읽었나 앞장으로 넘어가서 다시 보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떡밥은 모두 회수되었다. 속이 후련하고, 창의력 넘치는 스토리가 나에게 너무 즐거운 시간을 가져다주었다.
외계인 + 스릴러? + 성장물 등을 좋아한다면 강추강추강강추! 별 다섯개줘야징 ㅎㅎ
근데 마지막즈음에 지모가 말한 "점이 지대"는 뒤에 설명으로 대충 어떤의미인지 알겠지만 대체 점이 지대가 뭐야!!!! 아시는분 있으면 설명 부탁드립니당.
나는 알쓰다. 술을 전혀 못한다. 맥주 한 모금만 마시면, 온몸이 저리기 시작하고, 맥주 반 캔을 마시면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 이상은 바로 응급실이다. 알콜을 전혀 분해하지 못하는 나의 간 덕분에, 회식이 있어도 저녁 약속이 있어도 술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는다. 그러면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술 없이 무슨 재미로 살아?" 그럼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남들 술 먹고 점점 동물로 변해 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로 살죠."
내가 술을 전혀 못하니깐 술자리를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천만에 말씀이다. 남들이 불편해하니깐 빠지는 거지, 상대방도 괜찮다고 하면 나는 언제든지 ok이다. 왜냐고? 술은 못 마셔도, 안주빨은 그 누구보다도 잘 세울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이라는 책은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원작인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연재한 미깡의 해장음식 이야기이다. 드라마에서도 술 냄새가 풍겼는데, 이 책도 술 냄새가 장난 아니다. 그런데 이 작가, 술만큼 해장음식도 진심이다. 대중적인 해장음식인 콩나물 해장국부터 난이도 극상인 에스프레소와 피자로도 해장을 하는 대단한 양반! 이 책을 보고 있으니, 술도 못하는 나도 국물 음식이 마구 당긴다.
사람에겐 누구나 이야기가 있다. 사람이 한 세상을 사는데 어떻게 아무 이야기가 없을 수 있을까. 하루를 살았어도 숨을 쉬었고, 밥을 먹었고, 웃었고, 울었고, 신체를 통한 감각을 느꼈다. 그런 모든 것이 한 사람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냥 왔다 그냥 가는 인생은 없다. 그러니 악인인들 이야기가 없을까. 그 또한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이야기는 있다. 그런데 왜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라는 말이 위험하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이 궁금해 이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는데 간혹 전문지식이 필요한 부분들이 더러 있어 이해력(지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다소 어려웠다.
'내가 알고 있는바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라는 말은 악인의 행동에 문학적 이야기를 입혀 대중을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미디어에서 종종 써먹는 범법자에게 스토리를 입혀(어릴 적 불우한 환경 등등) 대중들로 하여금 그를 연민의 마음을 갖게 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다. 또 다른 것으로는 카메라 앞에 선 그의 외모(걸치고 두른 옷과, 모자, 등)에 스토리를 집중시키는 것이다. 대기업 오너가 들어 검찰에 출두할 때 흔이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렇게 단순하게 말하지 않는다. '악인'의 기준과 악행의 기준을 묻고, 여러 방면에서 그것을 조명한다.
한마디로 '악'이라는 것은 사람이 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 세상에 완전하고, 무죄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대중에게는 악한 살인마이지만, 자신의 자녀에게는 좋은 부모로 불리고. 나에게는 악한 사람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선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는 이해가 가고 수긍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문학, 예술매체이다.
문학과 예술에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것은 적용하면 안 된다고 한다. 그 이유를 소설, 에세이, 영화, 연극, 웹툰을 통해 얘기한다. 사회의 범죄자는 현행법으로 악인을 판결할 수 있지만, 문학과 예술에서는 동등한 이야기로 '악'을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요즘 특히 드라마, 영화, 웹툰이 너무 악인을 정당화시킨다는 비난에 대해 다소 억울함? 을 호소한다.
각기 다른 분야 9명의 저자들이 들려주는 악인의 서사에 가장 공감 가는 글은 듀나가 쓴 글이다.(가장 쉽게 공감이 된다.)
"악인보다 선인의 이야기에 집중할 것."
이 책을 대변하듯 장강명 작가가 다른 곳에 쓴 글이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도움이 되었지 완전히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모든 구호가 그렇듯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요구는 어떤 맥락에서는 적절하지만 어떤 맥락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런데 ‘이 간명한 슬로건은 당초 현실의 잔혹 범죄와 이를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를 규탄하기 위해 대두됐지만, 머잖아 창작 서사 전체를 아우르는 원칙으로까지 받아들여졌다.’
김지운 편집자의 분석에 따르면 ‘악인의 서사 자체를 비윤리와 동일시하는 사고방식이 널리 '확산’되어 이제 ‘대중화된 통설로 자리매김했다.
생각하는 첫째 부조리는 ‘서사 없이 어떤 인간이 악인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인간은 세계를 서사로 이해하는 동물이며, 서사 정보 없이 도덕적 판단은 불가능하다. 즉 어떤 사람을 악인이라고 규정할 때 우리는 그에 대해 이미 서사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는 요구는 어떤 인간에 대한 이해를 어느 지점에서 멈추겠다, 그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끝났다는 선언이다. 그런데 서사 예술이 수용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오히려 그런 태도의 반대 지점에 있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도끼 살인마이고, 안나 카레니나와 마담 보바리는 간통을 저질렀고, 히스클리프는 스토커, 뫼르소는 묻지 마 살인범인데 우리는 그들의 서사를 읽으며 도덕적 판단이 흔들리거나 최소한 악인의 고통에 공감하게 돼 당혹스러워한다.
그 사실이 둘째 부조리로 이어진다. 인류사에는 한 개인의 광증이나 직업 범죄자의 탐욕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거대한 악행이 있어 왔다. 성전(聖戰)이라고 하는 끔찍한 집단 학살을 저지른 자들은 예외 없이 자신들이 정의를 수행한다고 여겼다. 상대를 악인으로 묘사하는 얄팍한 서사를 굳게 믿었기에, 그 이상의 서사를 들으려 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악인을 처단하기 위해 악행을 반복하는 지독한 아이러니는 작은 규모로도 흔히 일어난다. 어느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특정 멤버를 괴롭힌 것 같다는 심증으로 전 국민이 그 청년들을 괴롭힌다. 자신의 도덕적 판단을 굳게 믿을수록 더 잔인해진다. 호모사피엔스가 흔히 빠지는 함정이다. 나는 그보다는 늘 흔들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타인을 쉽게 악마화하지 않는 훈련을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 문학을 읽는다. 그런 의미에서는 서사 없는 악인을 시원하게 응징하는 복수극이야말로 가장 ‘비윤리적인’ 픽션 아닐까 싶다.
선정적인 범죄 보도가 낳을 수 있는 피해가 있다. 악인을 평범한 사람보다 더 자유롭고 더 유능한 것으로 묘사하며 악행을 매혹적으로 그리는 창작물도 있다(그런데 화려한 스포츠카가 등장하는 갱스터 랩뮤직비디오에서 알 수 있듯 비서 사적 요소도 그런 선망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그런 선정성과 도덕적 무감각을 극복하기 위해 타인의 서사를 막자는 발상은 상투적 범죄물 속 악인의 초상만큼이나 얄팍하다. 그리고 위험하다."
그러고 보면 홍길동은 대도이고, 임꺽정은 산적, 장보고는 해적이다. 우리는 이들을 악인이라 하지 않는다. 영웅, 의적, 호걸, 위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요즘 미디어가 좀 심하게 악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이 경종이 될지, 모방이 될지 선택 또한 개인의 몫으로 두어야 하는 건가?... 역시 어렵다.
"이런 세계에서ㅓ 우리는 창작물의 악역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악역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라는 그 물음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하지만 서사를 주지 않고 악역을 최대한 단순히 만들어도 누군가는 결국 그 악당을 옹호할 핑계를 찾아내 제멋대로 서사를 덕분일 것이다.
하나의 완벽한 해답은 없을 것이고 아마 우리는 매 창작마다 새로운 전투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영화는 영화일 뿐,' '소설은 소설일 뿐' 같은 말은 거짓말이다. 어느 작가가 세상을 향해 한마디라도 던졌다면 우리는 그 말의 여파로 세상이 꿈틀거릴 것을 각오해야 한다. ( 듀나 본문 중)"
나는 선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으니, 선과 악을 판결할 권한 또한 나에게는 없다. 다만, 지금 세상의 문화를 정치를 사회를 올바른 시각으로 볼 수 있고, 좋은 책을, 영화를, 드라마를 고를 수 있는 안목과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고 책을 열심히 읽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모든 작가님들 부탁드립니다.
"악이라는 무지를 극복하기 위해 재현하는 서사는 '앎'의 서사를 쌓아 올린다. 앎의 서사는 달리 보는 눈을 통해 구체화된다. 달리 보기 위해 작가들은 많은 눈으로 보고나 다른 거리에서 본다.
악은 가해의 끝이 아니라 피해의 시작이다." (박혜진 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