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빌라
풍경빌라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낭만의 가을을 맞이하고,
흰 눈이 소복히 쌓인 겨울을 견뎌내며
그렇게 달빛이 포근을 새 봄을 맞이한다.
그림책의 작가는 어느 날 밤길을 걷다가 환하게 빛나는 네모난 창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안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지?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차곡차곡 풍경빌라를 지어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그림책은 작가의 그런 마음으로 시작된 그림책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주 오래 전 갓 결혼했을 때 지은 집을
벽돌을 쌓고 녹색 타일과 분홍색 기와로 꾸며 지은 풍경빌라
할머니 할아버지는 이 집에 머무는 모두가 자기만의 풍경을 가꾸어 나가길 바랬다.
풍경빌라에는 모두 여섯 집이 있다.
고등학생 남동생과 누나가 단둘이 살고 있기도 하고,
이른 새벽 집을 나가 깜깜한 저녁 풍경빌라로 돌아오는 택배 일을 하는 아저씨도 살고 있다.
엄마와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가 사는 집은 아이의 물건이 방 가득이다.
201호에 혼자 살고 있는 할아버지는 방 가득 식물을 키우고 가끔씩 찾아오는 성인이 된 아들들과 식탁 가득 한 상 차려 즐거운 식사를 하기도 한다.
얼마 전 이사를 온 302호 아가씨는 아직 풀지 않은 짐들을 매일 조금씩 정리하고
늦은 밤 책을 읽으며 잠자리에 든다.
꼭대기 층에 살고 있는 풍경빌라 주인 할머니, 할아버지는 이웃을 위해 떡도 찌고, 풍경빌라의 고장난 곳을 살뜰히 고쳐준다.
풍경빌라의 다양한 삶은 계절이 여러 번 바뀌고 시간 속으로 접어들지만, 언제나 천천히 따뜻하게 흘러간다.
풍경빌라를 이쁘게 쌓은 작가의 글과 그림이 보는 내내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모두 자기만의 풍경을 이쁘게 가꾸어가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한 권의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탄생했다.
저마다 삶의 풍경을 매일 한 장씩 그려나가는 풍경빌라~
가오슝 한 달살기 하러 가는 사이 집에 배달되었던 그림책~
세상에 모두가 풍경빌라의 사람들처럼 조용히 행복을 맞이하고 나름의 방식대로 세상을 마주하길 나 또한 바라는 마음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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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리 집 뒷마당에 판다가, 그것도 빨간 우산을 쓴 판다가 앉아있다면 어떻게 할까? 아마 어른들은 경찰이나 동물협회 등에 신고할 것이다. 그가 우리에게 가할 위험에 대비하여, 그에게 위협을 가할 무엇인가를 준비하며 말이다. 그러나 애디와 마이클, 칼은 그저 인사와 자기소개를 나눈다. 이게 스틸워터와 아이들의 첫 만남이다.
우연히 바람에 날아간 우산 덕분에 아이들과 처음 만나게 된 스틸워터는 아이들에게 주옥같은 이야기를 해주며 저마다의 시간을 가진다. 애디에게는 도둑에게 줄 것이 외투밖에 없던 라이삼촌의 이야기를, 마이클에게는 모든 일에는 행운과 불운이 깃들어있음을, 칼에게는 마음으로 진정한 용서를 하는 법을 이야기해준다.
우리 아이는 애디가 되기도 하고, 마이클이나 칼이 되기도 하며 스틸워터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게 또 하나의 고운 지혜를 마음에 담는다. 그저 찬찬히 그림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얻는 것이 많다. 존 무스의 그림책은 늘 그렇게 감동과 교훈, 웃음을 고루 남긴다.
문득 스틸워터가 동물이어야 했던 것은 어른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가 만약 사람이었다면 우리는 그를 '꼰대'라 부르며 귀 기울여주지 않았을지도. 만약 우리였다면 하나뿐인 외투를 도둑에게 나누어줄 수 있었을까? 또 농부처럼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나 덤덤히 '글쎄요'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또 스님처럼 너그러이 상대의 허물도 내려놓을 수 있었을까? “그만하면 충분하다”라고 말하는 스틸워터의 말에 오늘의 나를 또 반성하게 된다. 나도 그림책처럼 아이에게 좋은 본이 되는 엄마가 되어야지, 하고 다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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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무스의 책을 좋아한다. 익살이 가득한 그림과 철학적인 내용.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감상할 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동시에 주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내 마음에 닿은 한 권으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아이도 존 무스의 그림을 정확히 알아보고, 모든 판다를 쿠와 스틸워터라고 부른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안녕, 쿠'는 내 생각에는 그의 가장 '예쁜'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쿠가 들려주는 계절의 노래, '하이쿠'로만 이루어진 책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유래한 하이쿠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인간을 노래하는 짧은 시인데, 우리의 음유시인 쿠가 사계절을 노래한다. 존 무스의 아름다운 그림과 어우러진 그의 시를 감상하다 보면 우리 집이 무릉도원이 되는 느낌이다. 나 역시 문장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말을 만들 수 있는지 놀라워진다.
아이들에게 어렵지 않냐고? 시화집이라는 느낌에 다소 어렵다는 색안경을 낄 수 있겠으나, 우리의 존 무스는 그런 책을 만들지 않는다. 아이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쉽고 아름다운 글과 따뜻하고 익살스러운 일러스트로 깔깔 웃으며 하이쿠를 감상할 수 있다. 우산으로 가로등을 빙빙 도는 '트렌치코트' 버전 쿠, 혼자만 헐벗은 채(?) 목도리만 두른 쿠의 모습 자체가 웃음이 난다. 우리 꼬마는 네모 눈이 된 쿠와 아이들의 모습에서 깔깔 소리 내며 웃기도 했다.
벌레의 죽음을 슬퍼하는 쿠에서, 고요한 세상에서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쿠의 뒷모습에서 사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하는 깊은 그림책. 오늘도 존 무스를 통해 아이는 아름다운 그림과 문장을 만나고, 나는 인생과 사색을 만나는 멋진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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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많은 이들을 웃고 울리고 있다. 아픔을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에 드라마를 보지 않았는데 한 글에서 우영우 덕분에 자신의 아이를 '조금 다른 아이'로 봐주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하시는 말을 읽고 드라마가 궁금해졌다. 인기가 많은 덕분에 다양한 동영상을 볼 수 있었는데 유독 고래와 관련한 장면이 많았다. 특히 “내가 고래였다면 엄마도 나를 안 버렸을까”하는 독백은 전후 내용을 몰라도 울컥하는 마음이 들더라.
고래. 두뇌가 좋고 포유류에서 수렴진화했으며 군집 생활을 하는 등 신비한 동물이라 불리는 요소가 많다. 아가미가 없어 호흡을 위해 물 위로 올라와야 하는데 혹 동료 고래가 떠오르지 못하면 주변 고래가 등으로 밀어 올리는 '동료애'의 아이콘이기도 하고, 1년이라는 긴 임신 기간 끝 새끼를 낳는 까닭인지 엄청난 '모성애'를 가졌다고 알려진 동물이다. 그래서일까, 엄마가 되고 난 후 고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최근 달리의 '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면'이라는 책을 만났는데, 이 책도 그랬다. 글씨 하나 없이 몽환적인 일러스트만 이어지는데도 작가가 전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온전히 전해진다. 아부와 아들이 물고기를 낚다 그물에 걸린 고래를 발견하고 그를 도우며 생명에 대해 깨닫게 되는데 나는 그 고래에게서 오히려 사람이 보이는 듯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그렇게 그물에 걸리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며, 서로를 돕고 도움받아야 하는 존재들이 아닐까 하고.
글씨 없는 그림책을 원래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묵직한 이야기를 나누어주는 책을 만나면 한동안 헤어나기가 어려워진다. 아름다운 풍경과 먹을 것을 나누어준 바다에 우리는 쓰레기와 오염, 생태계 파괴를 돌려준 것은 아닌지 미안해진다.
코끝이 찡해지는 일러스트를 따라 바다를 헤엄치다 보면 꽤 묵직한 작가의 메시지를 만난다. 버려진 그물 등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결국 그 결과는 사람이 짊어지게 되리라는 당연하고도 무시무시한 이야기. 물론 우리는 주인공처럼 고래를 구하러 뛰어들지는 못하겠지만, 우리만의 방식으로 다른 생명과 지구와 공존할 수 있음을 이야기 나눌 수 있다.
아이와 이 책을 함께 만나신다면 아름다운 바다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수 있고,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바라보며 바다의 경이로움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아도 분명, 아이 스스로 깨닫는 것이 많은 책이다. 아이도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이 책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바다처럼 깊은 이야기를, 아름다움을 가득 담고 있다.
수많은 그림책을 소개하며, 늘 그림책 속 페이지는 최소한으로만 남겨왔다. 작가의 저작권이 잘 지켜져야 더 좋은 창작물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해서였다. 긴 시간을 지켜온 규칙을 잠시 벗어나, 출판사에서 소개해두신 일러스트 한 장을 담아왔다. 많은 분과 아파하는 고래를 나누고, 함께 공존해서 살아야 하는 세상을 기억해달라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바다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림책. 그래서 더 깊게 닿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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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카스티요 작가의 '핑'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이야깃거리와 가르침을 주었는지! 그래서 작가님의 신간이 나온다는 얘기에 온 마음이 설렜다. 이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하실지, 어떤 울림을 주실지 “스파크를 가졌던, 가지고 있는, 가지게 될 모두에게”라는 말로 시작되는 이 가슴 찡한 책을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책장을 열었다.
(핑 리뷰 : https://blog.naver.com/renai_jin/222727990959)
스파크. 그녀가 말하는 스파크는 무엇일까. 전기의 스파크처럼 짜릿한 순간일 거라 생각한 나는 책을 읽고 나서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이 가실 즈음에는 온 마음으로 수긍했다. 아이를 가졌을 때, 낳았을 때, 그리고 하루하루가 짜릿한 순간 아니었던가. 온 마음에 스파크가 일만큼 대단한 순간들이 아니었던가. 어느새 꽤 덤덤해진 아이가 주는 '스파크'들이 떠올라서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너는 언제나 엄마에게 완벽한 스파크라고 말해주었다. 네가 노래를 할 때, 듣고 말할 때, 웃고 울 때, 잠자고 꿈꿀 때, 만들고 사랑하는 그 모든 순간이 너는 스파크라고 말해주었다. 내 말을 듣고 혼자 가만히 이 책을 읽은 아이는, 설거지하는 내 뒤에 와서 나를 안아주며 말한다. “엄마도 나에게 늘 스파크야. 내가 스파크라고 해줘서 고마워.” 아. 이 완전한 행복.
이 책을 만나는 모든 집에는 아마 이런 완전한 행복이 찾아올 것 같다. 노래하고 웃고, 춤추고, 먹고, 자는 우리의 집을 '우주'라고 표현하는 책을 읽고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나. 혼자 혹은 친구나 가족과 함께 마음을 나누는 것이 스파크를 나누는 것이라는 작가님의 표현에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나. 모든 순간이 특별하다는, 이 순간에도 감사할 것이 많다는 작가님의 말은 잊고 살았던 일상의 행복을 순식간에 깨닫게 한다. 아이와 밥을 먹고, 숨을 쉬는 이 순간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깨닫게 한다.
이토록 감동적인 스토리만큼 일러스트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좋다. 표정 하나하나, 작은 동작하나 허투루 그려진 게 없다. 스파크의 모든 순간이 정말 우리의 일상과도 같아, 정말 우주라는 행운을 얻은 듯 행복해진다. 비바람과 눈보라, 어두운 밤을 이겨내고 만나는 빨강이와 파랑이 (어쩌면 핑과 퐁)을 보며 함께라면 모든 순간이 다 괜찮아진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아이가 살며 힘든 순간을 맞이할 때, 스스로 가진 스파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하루하루가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지 느끼게 해줘야지. 오늘도 그림책은 나를 성장하게 하고, 깨닫게 한다. 오늘도 나를 키운 그림책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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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아이는 무엇을 배웠을까. 또 나는 무엇을 배웠을까. 아이에게 무엇을 배웠나 물어보면 종알종알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어른에게 무엇을 배웠나 물으면 대답도 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더는 학교 등의 교육기관에 가지 않으면 배우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배우고, 써먹는 많은 것들은 학교가 아닌 곳에서 배웠다. 가령 콩나물무침이나 신발 끈 묶는 법 같은 거 말이다. 그 연장선으로 생각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아이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며 살고 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우리의 스틸워터는 오늘도 우리에게 가르침을 던진다. 하루하루를 살며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는지, 느끼는지. 그리고 그 순간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몰리에게서 발레를 배우던 스틸워터는 하루 만에 공연을 하리라는 몰리에게 꾸준함이 꿈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알려준다. 스틸워터의 이야기에 몰리는 조급해하지 않고 연습을 하리라 다짐한다. 정의의 용사만 하고 싶은 리오에게는 일부러 과자를 욕심내어 자신의 모습을 보게 해준다.
아이는 스틸워터와 아이들의 모습에서 세상을 사는 법을 하나하나 배운다. 어디 그뿐인가. 책을 읽어주던 나 역시 스틸워터가 문제라고 말한 '좋은 걸 전부 차지하고 나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믿는 거'가 나의 문제였음을 깨닫는다. 또 한 번 내려놓자고,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줄 때 몰리처럼 조급해지지 말자고 다짐한다. 불가사리를 구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래도 이건 해냈잖아'라고 말해줄 수 있는 마음을 배운다.
내용뿐 아니다. 일러스트 역시 우리에게 많은 것을 던진다. 여유로이 자전거를 타는 스틸워터의 얼굴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다리를 들어 올리는 몰리의 모습에서, 누군가 길을 잃었다면 우리가 구해줄 수 있다는 리오의 모습에서, 부지런히 불가사리를 바다로 되돌려주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별을 보고 좋아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하루하루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게 된다. 일상이 얼마나 멋진 순간들인지 깨닫게 된다.
아이와 그림책을 읽으며 나도 매일 자란다. 나도 하루하루 조금 더 엄마로 자란다. 이토록 아름다운 그림책을 아이와 읽을 수 있어서, 오늘도 스틸워터에게 또 아이들에게 뭔가 배울 수 있어서 감사한 저녁이었다. 작가의 말을 읽으며, 넓은 마음과 자비심이 통하는 세상을 깨닫게 해주어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내 안에도 '작은' 스틸워터가 하나쯤 크게 된 것 같다.
나밖에 모르고 너그럽지 못하던 내가, 아이를 만나고 그림책을 부지런히 읽으며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 그림책이 주는 가장 멋진 가르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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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면 포도 농사를 짓는 외가에서, 겨울방학이면 놀이공원을 실컷 갈 수 있는 서울 이모네에서 바글바글 모여앉아 놀던 추억이 여전합니다. 가루의 양을 맞추지 못해 엉망 같은 맛의 미숫가루도, 사촌오빠가 손을 꼭 잡아주던 첫 롤러코스터도 아주 생생하죠. 이 그림책을 읽다가 미숫가루를 타 먹을 정도였다면, 아마 많은 분이 어떤 결의 그리움인지 예상하실 거예요. 그래서 이 책은 더욱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입니다.
지금 대부분의 아이는 책도 장난감도 미디어도 꽤 풍족하게 누리다 보니 사람과의 추억이 저희만큼 큰 비율을 차지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배울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알기에, 늘 제대로 된 관계를 알려주려 노력합니다. '혼자서는 살 수 없어'라는 제목의 이 책도 그런 맥락에서 읽어주었는데 우리 아이는 이 책을 읽자마자 할머니 집에 가자고 하더라고요. 걸어서 10분 거리의 친정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를 꽉 안더니 “나를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이 얼마나 따뜻한지 설명이 된 것 같죠…?
따뜻함이 녹는 것이라면 뚝뚝 흘러넘칠 것 같은 표지를 넘기면 우리의 주인공 스틸워터와 쿠의 익살 가득한 모습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아이는 이미 속표지부터 즐거워했어요. 아빠인지 엄마인지를 상상하며 여려 동작들을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웃음이 번집니다. (며칠째 속표지댄스를 추는 중입니다.)
너무 커다란 스틸워터와 너무 작은 쿠 모습만으로도 웃음이 번지는 일러스트. 이들에게 아이들이 더해지며 엄마 미소를 짓게 하는 장면들이 끝없이 연출됩니다. 우리 아이에게도 스틸워터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만큼 사랑스럽습니다. 내용을 읽지 않아도 일러스트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듣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아이는 특히나 휘태커 아주머니를 다 같이 만나러 간 장면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휘태커 아주머니의 표정이 그림을 넘길수록 점점 밝아진다는 것을 발견한 것도 아이고요. 아이의 말을 듣고 일러스트를 다시 보니, 정말 모든 이들의 표정이 점점 밝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순간순간의 행복, 서로 연결된 마음들이 모이면 행복해진다는 주제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따뜻함 때문에 이 책을 많은 이들이 만나면 좋겠어요. (묵직한 감동을 준 “세가지질문”의 존 무스작가님 책이에요.)
교육적인 면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물건의 소중함, 관계의 소중함, 배려 등 아주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특히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야. 그게 네가 할 일이야”라는 스틸워터의 말은 옮겨적어 아이의 칠판에 붙여주었습니다. 아이가 용기를 낼 순간마다 머리에 떠올리길 바라며.
말을 배우고, 단어를 확대해가는 아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싶은 표현도 가득합니다. 모르는 두 사람을 소개하는 표현이나 제안하는 말, 다른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부드럽게 풀어줄 수 있는 말 등 스틸워터의 말은 하나도 빠짐없이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스틸워터처럼 말을 구사할 수 있는 아이라면, 그 인생에는 정말 사랑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쿠가 기분에 따라 툭툭 내뱉듯 던지는 하이쿠도 그렇습니다. 꼭 시 형태가 아니라도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다면 아이의 하루는 조금 더 행복하고 조금 덜 슬플 것 같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순간이, 함께 하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는 쉽게 깨닫지 못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것들을 놓쳐버리기 전에 알 수 있다면 조금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가 조금 더 행복하고, 조금 덜 슬플 수 있도록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하는 책, “혼자서는 살 수 없어”였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읽었어요.
1. 스틸워터와 루의 춤을 따라 해요. (엄마와 같이)
2. 쿠처럼 기분에 맞추어 시를 써보아요.
3. 추억과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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