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주요 메시지
● 책의 초반부 추천사에 나오는 ‘실패로부터 배우는 경험’은 이 책을 수도 없이 관통할 메시지임을 암시한다.
● 저자는 이원론의 유혹에 빠져들 것을 강조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이원론의 유혹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다. 어쩌면 이원론적 사고라는 DNA를 우리가 억지로 거부하는 것은 아닐지.
경제서로서의 특징
● 저자는 미국의 전설적 재무부 장관 로버트 루빈도 투자에 실패했지만,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역설한다. 책에 언급되는 로버트 루빈이 회의에서 나오는 질문은 삶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때 새겨볼 만한 것 같다. 로버트 루빈이 사용한 질문 목록은 다음과 같다.
“내가 예측하는 거 외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혹시 내 인식이나 예측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
“만약 잘못되었ㄷ다면 어떤 손실이 발생하는가?”
● 54p 나이트의 불확실성 : 확률을 측정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리스크’ 확률조차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 ‘협의의 불확실성’이라 정의한 경제학자의 이론을 미미하게나마 배워간다.
역사서로서 특징
● 역사에서 배우는 것은 인간에게만 허락된 특권이다. 하지만 인간은 그 특권을 유용하게 행사하지 않는 것 같다라 말하는 저자의 비관은 책이 집필된지 3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다.
● “세계는 각각 독립된 존재로서 단위인 단자로 이루어지며 독립된 단자가 서로 일치해 세계의 질서를 이루는 것은 신에 의해 전체적 조화 덕분.”이라 말한 신 찬미적 견해가 수학자로만 알았던 라이프니츠로부터 나온 사실이 새롭다.
● 45p 우연으로부터 발생한 진 말기 진승·오광의 난은 나라를 멸망시키고 대륙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나라가 정한 공사 기간을 맞추지 못해 사형을 피하려고 진나라 관리들이 인솔하던 인부들을 죽이지 않으려 했다면 진승과 오광은 건설 현장에서 노역으로 죽었을지도 모를 일.
● 노부나가 맹장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누구보다 패배의 리스크를 줄이길 원해 농성과 공성전을 애용했다는 사실도 그를 다른 시각에서 보게끔 한다. 앞서 언급한 전략에 강점이 있을 거라 인상이 강한 히데요시는 노부나가의 유지를 잘 이어 일본 열도를 통일했고.
● 하지만 그 둘은 독선에 사로잡혀 각각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비참한 벼랑으로 이끌었다. 불확실성은 누구도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을 일본의 명사들도 보여준다. 특히 노부나가는 자신을 절대시하고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을 배척해 혼노지의 변이란 뜻밖의 일에 대처하지 못했다.
● 그리고 유방은 실패 횟수로만 따지면 라이벌 항우보다 몇 배는 더 많을 것이다. 심지어 항우한테 쫓길 당시 자신의 가족까지 버릴 정도였으니. 하지만 그는 살아 남았고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구축한 장대한 리스크 관리 구조 차후 여러 사태에 대비할 수 있었고 고대 중국을 통일했다.
● 112p 저자는 미국에선 다양한 생각이 받아들여지기에 실패하기도 하지만 스스로 이겨내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전 세계 1위 국가 국민들은 트럼프를 다시 뽑은 것을 보면 저자의 견해에 의문이 가면서도 최근 트럼프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보면 살짝 다르게 생각해도 되나 싶기도 하고. 트럼프가 다만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연설만은 하지 않길.
과학서로서 특징
● 182p ‘라플라스의 악마’ 소개 : 모든 정보를 알고 무한한 계산한 능력을 지녀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존재
● 189p 양자역학의 근본적 원리 : 빛은 입자이면서 파동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 빛의 존재와 성격은 이 세상의 근원적 원리를 함축한 것이 아닐까.
● 205p 가장 강했던 생물인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 : 공룡의 멸종을 사례로 들며 생명이 살아남은 건 단순히 강함이 아닌 다양성에 있었다고 말하는 메시지의 울림을 강하게 했다.
성공서로서 특징
● 책의 5부는 세부적인 내용은 약간씩 다를지라도 그 기저엔 거대한 메시지가 있다. 이 점이 성공학으로서 책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해서 의심하고 변화하라.”
● 다음은 이를 덧붙이기 위한 저자의 세부적인 강조 내용의 목록이다.
“불확실성의 성질과 효과를 늘 인식하고 일시적인 행운과 불운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올바른 판단을 축적하는 노력을 해라”
“같은 결론이라도 다른 각도의 검토를 거친 결론과 아닌 결론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
229p “성공의 싹은 시행착오로부터 나온다.”
232p “성공은 돌이켜 볼 줄 알아야 한다. 연전연승으로 성공할 때 의심이 필요하다.”
242p “실패를 두려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실패에 들어있는 교훈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실패를 피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크고 치명적인 실패가 될 수 있다. 실패가 성공으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투자가 될 수 있다.”
269p “단 한 번의 예측이 운으로 들어맞아도 거기에 취해선 안 된다. 예측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
● 256p에 나오는 주식 상장에만 몰두한 경영자가 기업을 어떻게 파멸시킨 일화는 남극에서 펭귄고기까지 탐내는 모 외식 경영자가 떠오르게 한다. 상장에만 취한 경영자의 기업은 그를 위한 관리 체제만 기능하며 장기적 관점 잊어버릴 수도 있다는 내용은, “나여!”를 절로 외치게 한다.
감상을 마무리하며
● 책의 겉표지만 봤을 때 경제서의 성격에 치중되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역사, 경제 이론, 과학 성공학까지 넘나드는 다채로움은 독서를 흥미롭게 했다.
● 하지만 책 내용 자체는 괜찮은데 제목이랑 매칭이 딱 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책 제목의 “확률적 사고”보단 “실패에서 배울 줄 알아야 한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개선하라.“는 메시지가 더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 또, 솔직히 책의 주요 메시지를 요약한 에필로그만 읽어도 이를 이해해서 얘기할 수 있으면 당당히 책을 읽었다 해도 무방할 듯싶다.
온 몸에 치명적인 것처럼 보이는 화살을 맞은 사슴,
하지만 네 개의 다리를 지탱하고 사람의 얼굴은 무표정해 보인다.
상처입은 사슴 그림을 보고,
작가를 살펴보니 깊이 들여다 보고 싶었다.
그림처럼 초현실적인 일기가 한 기획자에 의해 분해된다.
이해보단 감정으로 다가오는 한 예술가의 일기.
읽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매우 다르게 읽어질 것이다.
디에고, 슬픔, 열정, 환각, 쇠약,
그리고 또 디에고,
제3의눈 발바닥, 태양, 달, 개, 성기, 유방, 아즈텍, 공산주의,
그리고 또 디에고,
뭐지? 이 핫하면서도 냉철하고 까칠한데 따뜻하고, 꼰대같지만 털털한 글은? 거짓말 조금 보태서 『즐거운 어른』을 읽으며 열댓번은 작가소개를 다시 읽었다. 1978년생이라고 해도 놀라울 판단력과 솔직함, 기상천외한 말들과 웃음이 빌빌 나올 것 같은 소재들이 무려 “1948년생”, 만 76세 쥐띠 할머니의 글이라니!! 어떤 수식어를 써도 부족한 에세이. 차가운데 안 차갑고(?), 까칠한데 안 까칠하며(?), 꼰대인데 안 꼰대인(?) 에세이, 『즐거운 어른』를 소개해본다.
1. 분명 차가운데 핫해
나는 남편의 제사를 지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추석에도 각자 집에서 알아서 지내기로하고, 사촌들끼리 얼굴이라도 볼 작정이라면 설날은 참석하겠다고 그야말로 선언을 한 것이다. (...) 부산항대교를 지나면서 “나는 자유다”라고 크게 소리지르고 싶었지만 마음만 그렇게 했다. (p.23)
유방암 검사하는 사진을 찍을 때 엄청 아프게 꽉 눌러서 찍는 바람에 비명이라고 지르고 싶었는데, 보형물을 넣은 사람은 어째야 하나 걱정이 다 되네. (p.57)
『즐거운 어른』의 작가님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문장력을 가졌다. 얼마나 많이 읽고 쓰면 이런 노련함이 묻어나게 될까. 작가님은 매일 목욕탕에서, 목욕은 안하시고 필살기라도 연마하신 것처럼 문장 한 줄 한 줄 강력한 한방이 들어있다. 그래서 독자의 마음도 화가 식기도 하고,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도 한다. “70살 되도 그림책 읽는 할머니”가 내 장래희망이었는데, 거기에 한 줄을 더하기로 했다. “70살 되도 글도 쓰는 그림책 읽는 할머니”말이다.
2. 까칠하고 따뜻해.
그들이 아무리 대단한 것을 인류에게 남겼다 하더라도 잘못한 일에 대해서 욕 정도는 해줄 수 잇는 나이란 말이지. 에라이 이노무 자슥들아! (p.44)
그런 날들이 있었다. 노래 가사처럼 지나간 좋았던 날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날들이지만, 그런 날들이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다. (p.174)
사실 몇몇 문장들은 괜히 조금 울컥했다. 얼마전 아이에게 “행복한 날들을 많이 모아두어야, 힘들 때 야금야금 꺼내먹을 수 있다”고 말해주었는데, 마치 “그래, 잘 해내고 있어”하고 등을 토닥여주시는 것 같달까.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들이 욕쟁이할머니의 국밥집에 왜 가는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했다. (아 작가님이 욕쟁이란 말은 아니다. 겉이 까칠해도 속이 따뜻하다는 소리다)
3. 쿨과 꼰대, 그 사이의 “할언니”
친구들 사이에서 요즘 유행하는 말은 “너 아무도 안 쳐다봐!”이다. 내가 다 퍼트렸다. (p.203)
일반인들도 그렇게 되고 싶어서 돈을 쓰고 시간을 투자하고 야단법석이다. 성형을 하고 피부관리를 하고 식스팩을 만든다. 우리는 지금 나로서 사는 일보다 남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나에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것은 아닐까? (p.65)
사실 나는 읽는 내내 구구절절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살짝 “젊은이들보면 꼰대라고 하겠구나”하는 포인트도 만날 수 있었고, 나보다 더 쿨하시다는 생각이 든 문장도 많았다. 진짜 『즐거운 어른』를 읽는 내내 웃고 울고, 공감하고 속시원해하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 나오더라. 아무 생각하지않고 풍덩 빠져 읽을 수 있는 책, “진짜 어른”이 빼곡하고 부지런히 살아온 삶의 통찰을 만날 수 있는 책, 『즐거운 어른』였다.
정말 이 책은 만나봐야 매력을 아니, 『즐거운 어른』를 제발, 부디, 꼭 만나볼 것!
가슴속에 품고 살았던 응어리를 털어내고 인생 2막을 시작할 준비를 마친 할머니들의 우정과 연대가 빛나는 여행이었다.
가족의 반대로 첫사랑과 이루어지지 못한 십원 할머니, 유방암 진단을 받고 가슴을 절제해야 할지도 모를 아주 할머니, 가족의 무관심과 냉대로 외모에 몰두하는 까칠한 수뉘 할머니,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모르고 가족에게 맞추고 산 쑤잉 할머니.
가슴에게 편지를 쓰며 작별 인사를 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소중한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할 때 나 역시 편지를 썼기 때문이다. 그 편지가 상대방에게 닿지는 않았지만, 편지를 쓴 것 자체만으로도 내 마음이 편안해졌기 때문이다.
[0412] AI 기술로 예술 작품 만드는 독서모임
안녕하세요. 16년 차 국어 강사이자 2023년도에 AI 기술을 적용한 아이템으로 정부지원사업에 합격한 김금진입니다.
저는 욕망의 북클럽장을 역임했고, 2022년도 7월부터 자기계발 인증방 및 김금진의 인사이트 공유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비밀번호 1004)
국어 강사로서 2020년부터 지금까지 900건 넘는 책을 읽어오며 다양한 분야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5년 간 자기계발을 하며 사업의 초석을 다졌지요.
사업을 시작한 계기도 자기계발 유튜버인 자청 님의 황금지식 카페를 통해 정부지원사업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이나 책 읽기 어려우신 분들도 잘 챙겨드립니다. 모임장이 ENFJ라서 친화력이 좋거든요. 😊
저희 모임은 오시는 분들 자기 소개할 때 give & take 양식을 이용하고 있어요. 무언가를 주고 싶은 마음만큼 서로를 강하게 이어 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요.
받고 싶은 것을 쓰는 이유는 주고 싶은 분과 매칭시켜 드리고 위함이지, 무턱대고 받기만을 원하는 분은 금은방 모임과 맞지 않습니다.
금은방 리더인 저는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사람을 만나 인사이트를 주고 받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늘 성장하려고 합니다. 성장 에너지를 함께 나누실 분들과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미 작년에 AI 기술과 책 읽기를 결합한 모임을 열었습니다. 끊임없이 배운 결과,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년 사이에 AI 기술은 나날이 진보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주도하는 여러분이 될 수 있도록 모임을 열고자 합니다.
4월 12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3시간 동안 독서모임이 진행됩니다.
진행 방식
- 1분 자기 소개를 합니다.
- 16년 차 국어 강사가 제공해 드리는 발제문에 따라서 <타이탄의 도구들>의 각 장을 요약합니다. 책 요약하는 게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제 블로그에 요약본을 올려드리고 메일로 링크를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모임 일정
4월 12일 금요일 저녁 7시~10시
* 저녁 식사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장소
cfo 아카데미(주차 가능, 비용 별도)
준비물
성장을 위한 에너지, AI 기술을 실습하기 위한 노트북
- <타이탄의 도구들>에 대한 각자의 인사이트를 AI 기술을 적용하여 생성합니다.
예) <타이탄의 도구>를 읽고 나서 SF 소설 쓰기, 기억에 남는 챕터를 바탕으로 가사 쓰고 작곡하기, 나만의 음악 앨범에 어울리는 표지 만들기
- 새로운 시도이므로 서로간의 작업물을 공유하며 여러분이 신기술을 익히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 달간 AI 기술을 실습할 수 있는 오픈카톡방을 독서모임 참여자에 한해 무료로 운영합니다.
모임 안내 페이지(공규현 님 제작)
https://bit.ly/3TSdksz
신청 바로가기
https://docs.google.com/forms/d/1LnhYmHyeoJc2sGyFoYzTEtL6pKq_Ajukw8NdeqofQSw/
<사기>는 그 자체로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한 예시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사마천은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연대순으로 정리하는 기존의 서술방식에서 탈피해 본기(本紀), 표(表), 세가(世家), 서(書), 열전(列傳)의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기술함으로써 기존의 단점을 보완하는 한편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시도를 했는데 이러한 방식은 기존의 역사서와 그 형식과 내용을 크게 달리하는 것이었다.
편년체(編年體)와 달리 인물의 전기(傳記)를 이어 적어 한 시대의 역사를 구성하는 기술 방법인 기전체(紀傳體)가 바로 이 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기존의 역사서술체계를 혁신적으로 뒤집은 시도였으며, 역사가인 저자의 의견을 적극 표명하는 서술방식 역시도 서양에서는 18세기 말엽 에드워드 기번이 쓴 <로마제국 흥망사>에 이르러서야 달성되는 것으로 평가될 만큼 혁신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점에서 <사기>는 수 천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 가치가 퇴색되지 않는 불후의 역사서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내용에 있어서도 <사기>는 발상의 전환과 관련한 훌륭한 예시들을 수도 없이 품고 있는 저작물이다. 전국시대의 혼란을 종식시키고 중국 최초의 통일왕조를 이룩하는 진(秦)나라의 본기와 상군열전을 보면 상앙이라는 재상이 등장한다. 그는 진나라 효공을 모시며 두 차례 변법을 성공시켜 엄격한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왕권을 강화해 천하통일의 기초를 세운 인물이다.
당시 중국에서는 전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수 천 년 동안 봉토를 다스리는 왕과 그를 보좌하는 귀족들에 의한 통치가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었다. 그러나 상앙은 법가의 공부와 일종의 정치행정학인 형명학(形名)을 바탕으로 두 차례나 법을 개혁하고 역사상 단 한 번도 시행된 적 없었던 강력한 법에 의한 통치체제를 확립시켜 나라를 부국강병의 길로 이끌었다.
같은 시대 제(齊)의 맹상군(孟嘗君), 위(魏)의 신릉군(信陵君), 조(趙)의 평원군(平原君), 초(楚)의 춘신군(春申君)처럼 왕 못지않은 권위를 누리는 귀족들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풍토에서 특권층을 해체하고 강력한 법치주의를 실현한 것은 발상의 전환에 대한 한 가지 예시라 할 수 있다.
진나라를 무너뜨리고 관중에 입성한 후 펼친 유방의 법제개혁 역시 발상의 전환이라 할 만하다. 관중 입성 직후 그는 '사람을 죽인 자, 사람을 다치게 한 자, 도둑질을 한 자만 처벌하고 그 외에 모든 법령을 폐지'하는 '약법삼장'을 발표했다. 이는 오직 법에 의해 백성들을 다스리던 당시 진나라의 통치체계를 전면으로 개편한 것으로 향후 유방이 민심을 얻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전국시대 외교술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소진의 합종책 역시 발상의 전환과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예시다. 초강대국으로 떠오른 진나라에 대항하기 위해 연나라의 재상 소진은 제, 조, 한, 위, 초를 설득해 6개국의 합종을 이루고 여섯 나라의 재상을 겸직함으로써 진나라의 진출을 십 수 년 간 저지했다.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며 수 백 년 간 서로 싸워온 여섯 나라가 합종의 동맹을 이룬다는 소진의 합종책은 당대로서는 그야말로 혁신적인 방안이었고 그렇기에 이 역시 발상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방을 도와 항우의 초(楚)나라를 물리치고 한(漢)나라를 세우는데 일등공신이 된 한신은 발상의 전환과 관련하여 <사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예시라 할 수 있다. 병법과 용병술에 있어 한신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일화가 워낙 많지만 그 중에서도 역시 '배수진'으로 알려진 '정형 전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 전투에서 병법을 교과서적으로 적용하던 기존의 전투방식을 파격적으로 전환해 조나라의 군대를 대파하고 유방의 천하통일에 크게 기여한다. 그는 불과 2만의 병력으로 20만에 이르던 조나라의 군대를 격파하기 위해 강을 뒤에 두고 진을 쳐 조나라 군대를 유인한 뒤 별동대를 통해 성을 점령하고 이에 당황한 적을 협공하여 격파했다.
전투가 끝난 뒤 부하장수들이 "병법에 의하면 산은 등지고 강은 앞에 두라 하였는데 장군은 오히려 그 반대로 하는 진형으로 승리하였으니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고 묻자 한신은 이렇게 답한다.
"이것 역시 병법에 나와 있는 것이다. 다만 그대들이 깊이 생각하지 못했을 뿐이다. 병법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죽을 땅에 빠진 후에야 비로소 살 수 있고, 망한 땅에 서 본 후에야 비로소 흥할 수 있다'. 지금 우리 부대는 잘 훈련된 군대가 아니라 평소 훈련도 받지 못한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끌어 모은 오합지졸의 병사들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뒤로 물러서면 곧 죽음뿐이라는 결사적인 자세로 싸우도록 해야지 넓은 땅에서 싸우게 하면 모두 뒤로 도망치기에 급급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야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이것이 바로 한신의 '배수진'이다. 위에서 보듯 한신은 병법의 교과서적인 적용을 거부하고 병법의 원리를 재해석한 배수진을 통해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었던 것이다. 이처럼 배수진은 '발상의 전환'이 가져다 준 새로운 개념의 전술이었다.
사마천은 임안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간이란 가슴에 맺힌 한을 토로할 수 없는 경우에 옛날 일들을 엮고, 미래에 희망을 갖기 위해 명저를 남기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라고 하였다. 발상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는 오늘, <사기>에 담긴 많은 사례를 통해 미래에 하나의 희망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발상의 전환에 대한 교범으로 <사기>를 읽는다면 어떤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길잡이 말 (13p~42p)
📚 공자는 하느님 아들이다
기원전 5세기에 석가, 노자, 공자가 이 세상에 오기 전에는 사람의 역사는 없었다. 오직 짐승의 나라(동물의 세계)가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석가, 노자, 공자가 와서 짐승인 제나로 죽고 하느님 아들인 얼나로 솟나 비로소 사람의 나라인 영성 시대가 열렸다. 영성 시대는 예수가 말한 하느님의 나라이다. 예수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자 나서서 하신 첫 말씀이 '얼나로 솟나라(회개하라). 하느님 나라가 여기에 왔다."
하느님 나라(영성 시대)가 열렸으니 짐승인 제나(自我, ago) 죽고 하느님 아들인 얼나, (道, 德)라는 말이었다. 비
(마태오 24 : 14, 박영호 의역)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말씀을 바로 알아듣지 못하였다. 록 짐승인 몸을 지녔으나 짐승 노릇은 그만하고 하느님 아들 노릇을 하라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다
사람은 제 집을 떠나서 나그네가 되어 애쓰고 고생하며
생각하는 데서 철이 나고 속알이 영근다.
공자가 섭길 임금을 찾아 이 나라 저 니라로 들아
다나느라고 않은 차리가 더위질 겨를이 없었다고 한다.
공지자는 집에서 밥을 먹울 때가 없었다. 밤낮으로 집을 떠나 고생하면서 얻은 인간지 人間智가 유교의 가르침이다. 유교가 오늘에도 우리에게 소용이 있다면 (그것은 유교가) 고난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난을 떠나 안일
(安逸)을 찾으면 유교의 정신은 죽고 만다. 사람은 안일에 죽고 부귀에 썩는다.p18
공자도 예수, 석가처럼 얼나를 깨달았음에 틀림없다.
그런데 분명히 다른 것은 예수, 석가는 하느님 나라 (니르바나)에 들어가는 진리에 치중하였는데
공자는 "이 세상을 다스리는데 치중하였다 "
공자에게서는 '내 나라는 이 땅에 속한 것이 아니다."
라고 한 예수의 말이나 "이 세상 마음 둘 데가 없다.
(應無所住 而生其心 )" )라고" 한 석가의 말을 들을 수
없다. 류영모도 예수, 석가의 길을 좋아했다
얼나밖에 정신이 만족할 만한 것이라고는 상대 세계에서는 없다. 그러므로 상대 세계에 한눈팔 겨를이 없다. 이 상대 세계에 머무르지 않는 참 나인 얼나에 맘을 두고 깨달아야 한다.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는 뜻이다. 구하되 결사적으로 구하지 말 것이며 두드리되 열릴 때까지 목숨 걸고 두드리지 말라는 말일 것이다.
공자에게는 그래도 하느님을 밝히는 형이상의 말이
보이는데, 공자의 제자들에게는 그마저 없고 주된 말은 이 세상살이의 禮가 대부분이다. 증자의 孝조차도 예에 속하는 것이다. 공자 뒤에 나온 것이 禮記 인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그 (예기)> 속에 (중용)이 들어 있었다니 진주 가운데서도 가장 값진 진주가 아닐 수없다.
📚 분서갱유의 역정울 이겨낸 <중용>
◈톨스토이는 권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국가 권러의 토대는 백이다. 물리적 폭력 행사가 가능한 짓은 집킨자 한 사람의 의지 따라 일치단결하여 행동하는 무장 병력 조직 덕분이다.
군대는 언제나 그래 왔고 현재도 여전히 권력의 근간이 되고 있다. 권력은 언제나 군대를 지휘하는 자의 손아귀에 있다. 그리하여 원뿔의 꼭짓점과 같은 최고 권력자가 앉은 정상의 자리는 대개 다른 사람들보다 사악하고 교활하고 후안무치한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다. 집권한 이는 권력을 소유했다는
사실 때문에 권력을 소유하지 않는 사람보다 악을 저지르기
쉽다. 그러므로 권력은 완전무결한 사람에게 맡겨져야 한다. 적어도 해롭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톨스토이<국가는 폭력이다>)
국가 권력이 폭력이라는 말은, 국가가 사람이 지닌 수성
(獸性)의 소산(所産)이란 뜻이다. 따라서 권력을 지향하는 사람은 대개 수성이 더 강한 사람들이다. 역사학자들은 인류 역사에서 국가가 나타난 것을 인류역사의 발전으로 기술하는
데. 발전이 아니라 타락으로 보아야 바로보는 정견(正見)이다
동물행동학자 드 발은 이렇게 말하였다.
침팬지의 행동을 좌우하는 주요 동기는 권력이다. 권력을 가지면 크나 큰 혜택을 얻지만 권력을 잃으면 엄청난 좌절을
맛보기 때문에 권력은 침팬지 사이에서 하나의 강한 강박관념 으로 지리 잠고 있다."(드 발, <내 안의 유인원>)
공자와 맹자가 정치에 관심을 두있던 것은 국가가 지닌 수성을 정화시켜보려는 이상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자와 맹자가 인간의 수성이 맹위를 떨치던 춘추전국시대에 살았던 접을 기억해야 한다. 춘추전국시대는 기원전770년~ 기원전 257년까지 513년 동안을 말한다.
공자는 기원전 552년에서 기원전 479년까지 73년을 살았고 맹자는 기원전 372년에서 기원전 289년까지 83년을 살았다.
소로는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을 함부로 죽이려 드는 이는 실성한 놈이라 정신 병원에 입원을 시킬 수밖에 없는테, 싸움을 일삼는 실성한 국가를 입원시킬 병원은 어디 있느냐고 한탄.
마하트마 간디는 정치에서 손을 떼고 수도 생활이나 하라는 말을 듣자 정치가 독사처럼 내 몸을 감고 조여 오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고 말하였다.
토머스 홉스가 '리바이어던(괴물)'이라고 한 국가를 수성에서 건질 길이 없는가? 민주주의 정치 제도로 무해유익한 지도자 를 뽑는 길밖에 없다. 어쨌던 권존민비(權尊民卑)는 버려야 할 동물 집단의 법칙이다.
◈맹자의 바람과는 달리 기원전 213년에 탐욕스럽고 포악한 정(政)이 진나라 진시황제에 올랐다. 진시황 못지않게
교활하고 잔혹한 신하들이 차례로 시황제의 등국을 찬양하
는데 '순우월'이 유식한 경전을 끌어대며 칭송하였다.
그러자 시샘이 많은 이사(李斯) 지금은 새 시대인데 낡은 경전을 잇대는 것은 황제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일이라며
모든 경전을 불태워야 한다는 주청을 하였다. 미련한
진시황은 '이사'의 궤변을 받아들여 온 나라에 있는 경전을 불태우라는 국령을 내렸다
그리하여 고을마다 경전을 불사르는 야만적인 풍경이 벌어겠다. 뜻 있는 유학자들은 들고 일어나 진시황제의 야만적인 정책을 규탄하였다. 그러자 진시황은 유학자 460여 명을 잡아다 생매장을 하여 죽여다.
이것이 듣기도 끔찍한 분서갱유이다.
맹자의 예언이 헛되지만은 않아 진나라는 15년 만에 멸망하였다.
이 후 가장 센 항우와 유방의 대결이었다. 장기판
의 초나라, 한나라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에는 맹자의
예언이 맞아 조금 덜 포악한 유방의 승리로4년 만에
싸움이 끝나고 기원전 202년 漢나라 시대가 열렸다.
공자도 위정자는 반드시 백성을 잘살게 하고
다음은 백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하였다.
나라를 일으키기는 칼로 하였지만 백성을 가르치는
일은 글이라야 한다. 한나라 7대 황제인 한무제는 대학을 세워 오경박사를 두어 가르치게 하였다. p32
진시황의 분서갱유를 격은 뒤라 가르칠 스승이 될 만한 선비와 교재로 쓸 경전이 귀하였다.
한무제의 뜻을 받들어 제후 헌왕(獻王)이 분서갱유를 겪는
가운데 그래도 살아남은 유학자와 불타지 않은 문헌을 모았다. 그 가운데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문헌을 모은 것이 131편이 되었다
이것이 훗날 <예기(禮記) 가 된 원본인 셈이다. 이를 유학자 유향(劉向)이 교열하여 214편이 되었다. 한나라 10대 황제인 선제(宣帝)때 이름난 유학자들을 불러 모아 <예기> 원본의 진위를 가리는 석거각회의를 열었다. 석거각 회의에 참석한 바 있는 대덕(戴德)이 214편을 85 편으로 정리하고다시 대성(戴聖)이 85편을 49편으로 간추렸다
오늘날 우리 손에 전해 오는 <예기)>가 바로 대성이 간추린 49편이다.책을 불태운 잿더미 속에서 불사조처럼 살아 나온 <예기> 속에 <중용)과 (대학)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예기)에는 아직도 <중용)과 <대학)의 본문은 빠졌으나 목차가 남아 있어 <예기>가 <중용>과 <대학)의 모본(母本)임을 실증하고 있다.
<예기>가 골라지고 다듬어진 것이 여러 차례인 것은 곧 지금의 <중용>도 그런 과정을 겪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예기 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예절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는 뜻이다. 이것은 또한 공자 사상을 배우고
익힌 후학들이 주로 예(禮)에 치중하였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예기>에 저자 이름이 없듯이 <중용>에도 저자
이름이 밝혀져 있지 않다.
전한 시대 사람인 사마천(司馬遷)기원전 1459~기원전 86?)의 사기에 <중용>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쓴 것이라고 밝혀 놓은 기록이 있을 뿐이다
중용은 예기에서 분리되어 독자적 경전이고
유교 경전인 사서오경 가운데 한권으로 중요한 경서이다.
중용은 앞쪽은 (中庸) 뒷쪽은 지성(至誠)을 말하다
그러므로 중용은 자사 혼자 썼다고 말 할 수 없다
중용에는 하느님 말씀이라고 믿어지는 공자의 아들이나 손자라도 스스로 정진하여 얼나(영원한 생명)를 깨달아야만 공자의
진리정신을 이을 수있다.
하느님의 말씀이 누구를 통해서 나왔는가도 궁금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온것이다.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중용)에는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믿어지는 소중한 말씀이 있다. 비록 쌍끌이 어망에 걸려 나와 세상에 알려졌지만
고전이 될 만한 가치는 있다.
최호(崔浩)선생 댁을 방문했을 때, 방명록에 남긴 다석
의 글씨. 집주인의 '호(浩)' 자의 뜻을 살리기 위해
(중용) 32월의 문구 '순순기인 연연기연 호호기천
(肫肫其仁 淵淵其淵 浩浩其天 ) 중에서
인(仁), 연(淵), 천(天)을 빼고 썼다.
즉 "지극히 정성되게 어질고, 연못처럼 깊고 심오하며
하늘처럼 크고 넓으라" 는 뜻이다.
저자는 유방암 3기 환우였다. 나 또한 환자가 될 수 있기에 몰입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이렇게 아픈 과거를 긍정적인 언어로 풀어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굉장한 담대함이 엿보였다. 나도 이렇게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P. 97
어차피 인생에서 고통은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고, 삶이 내게 쓴 레몬을 준다면 가만히 앉아 쓴 레몬을 먹기보다 달콤한 레모네이드를 만들라고 했다.
P. 154
컵에 물이 반 컵 채워져 있을 때, 그것을 반 밖에 안남았다고 볼지, 반이나 남았다고 볼지는 결국 내가 결정한다.
작중에 시즈쿠라는 인물의 성향이 나와도 너무나 닮아있어서 몰입도 있게 읽은 도서였다. 그녀의 삶을 음식이라는 매개체와 함께 녹여서 써내려가는 이 책은 흥미를 돋구기에 충분한 도서였다. 우리내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책이었달까, 유방암 투병 중이신 현재 나의 어머니가 독서하는 내내 머리 한 켠에서 생각이 났다. 마돈나와 같은 인물이 곁에 살아 생전에 존재한다면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창조자를 비평하는 자도 스스로가 안전기지로서 역할을 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무턱대고 칭찬만 하는 과보호도, 사사건건 참견하는 지나친 간섭도, 무시하는 느낌을 주는 자유방임도 좋지 않다. 좋은 것을 만들면 반드시 그 비평가가 애정을 갖고 칭찬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안전기지로서 기능하는 것이 비평가의 이상적인 모습이다.
뇌, 창조적인 사람의 비밀을 밝히다2-불확실성과 감정 | 모기 히데키 저
사랑과 친절에 대한 글을 읽는 것만으로 마음 챙김 기술을 얻기는 어렵다. 마음 챙김은 규칙적으로 실행했을 때 우리 내부의 풍경을 변화시키는 실천법이다. 냉정한 내면의 목소리의 볼륨을 낮추고 사랑이 담긴 대안을 제공하는 방법이다. 힘든 순간에만 연습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체육관에서 근육을 단련하는 과정처럼 자기 연민의 근육도 단련할 수 있다. (p.129)
부모는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바로잡을 필요가 없다. 부모가 아이의 문제를 떠안거나 해결하면 아이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아이가 자랄수록 부모의 역할이 변한다. 부모의 역할은 해결자에서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멘토에 점점 더 가까워진다. (p.196~197 발췌)
육아서를 부지런히 읽는 이유는 하나다. 아무리 좋은 책을 읽어도 그 책을 읽을 당시의 마음이나 결심을 오래 가져가지 못하니, 많이, 자주 읽어서라도 되도록 모든 날 '좋은 엄마 되기 매뉴얼'을 마음에 새겨놓기 위해. 그렇게 읽은 수백 권의 육아서 중 어떤 책은 아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를, 또 어떤 책은 어떻게 해야 아이를 더 잘 키울 수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물론 어느 하나 잘못된 말은 없지만, 어떤 날에는 육아서를 읽다가 “나는 나쁜 엄마인가”하는 자괴감이 드는 날도 있었다. 왜 난 이렇게 못하지,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성을 잃지 않고 아이를 대하는 마음 챙김 육아』는 달랐다. 분명 육아서는 육아서인데, 아이 위주라기보다는 엄마 위주다. 아이를 좋은 사람으로 키우고자 한다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사려 깊은'엄마가 되어야지, 수십 번 다짐하고, 나를 조금 더 사랑해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성을 잃지 않고 아이를 대하는 마음 챙김 육아』는 크게는 두 가지 주제, 작게는 8가지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첫 파트에서는 '반응성의 고리 끊어내기'라는 주제로 지금까지 해오던 습관이나 감정, 묵혀오던 스트레스나 힘든 감정을 떨쳐내는 연습을 하고, 두 번째에는 온화하고 자신감 있는 아이로 키워가는 팁을 제시한다.
『이성을 잃지 않고 아이를 대하는 마음 챙김 육아』의 첫 번째 파트는 침착성 유지, 반응성 자극제거, 공감실천, 감정관리를 이야기하는데, '지나치게 노력하지 않기'라는 글이 유독 마음에 닿았다. 한때 열심히라도 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나를 혹사하며 살던 시간에 “부단한 노력을 내려놓으면 지금 일어나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 그렇다고 연습과 육아, 삶에서 노력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현재에 집중하고 우리의 모습이 그대로여도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p.147)”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코가 시큰했다.
『이성을 잃지 않고 아이를 대하는 마음 챙김 육아』의 두 번째 파트는 치유하기, 올바른 내용 말하기, 문제 해결하기, 평화로운 가정 만들기 등의 주제로 실질적인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갈등 해결에 대한 내용이 한 줄 한 줄, 뜻깊었다. 체벌이 아이들에게 분노를 유발하며 거짓말을 하도록 가르칠 뿐 올바른 행동을 끌어내지는 못한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앞으로도 체벌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리라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지나치게 자유방임적인 경우 공감과 자제력을 배울 기회를 놓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어쩌면 우리는 육아에서 '나'의 힘듦과 '아이'의 힘듦을 하나로 묶기 때문에 육아가 힘든지도 모른다. 아이가 '주는' 힘듦과 나 스스로 '만드는' 혹은 내게 '생긴' 힘듦을 구분해보면 아이도 나도 조금 더 존중할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이성을 잃지 않고 아이를 대하는 마음 챙김 육아』는 그렇게 엄마의 마음을 분리하고 도닥여주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를 키우는 순간순간이 그저 과정일 뿐, 지금이 목적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지-
수십 번 다짐했다. 아무래도 이번 다짐은 삼일보다 더 오래갈 것 같다.
사기 본기 - 사마천(김원중, 민음사)
사기 본기는 사기 중에서 오제본기부터 효무본기까지의 본기 12편을 담았다. 이 책은 사기를 번역하고 강의하는 김원중 교수의 개정판이다. 역사적 순서에 의해 중국의 신화인 오제부터 시작해서 하-상(은)-주-춘추-전국-통일 진나라-한나라까지의 주요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흔히 사마천이 궁형을 당하고 사기를 집필하던 때는 한무제의 시기라 한무제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본기에서 다루는 황제와 같은 인물의 배열에 황제는 아니지만 그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던 두 인물이 추가되어 있다. 초패왕 항우와 여태후가 그들이다.
오제본기
오제란 중국 고대의 전설에 나오는 다섯 명의 제왕으로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으로 오제란 사실상 신화나 전설에 가깝다. 초기 반인반수의 원고시대를 지나 인간들은 모계 중심의 사회에서 서서히 부계 중심의 사회로 바뀐다. 약 5,6천 년 전 중국의 넓은 땅에는 이족, 강족, 적족, 묘족들이 무리를 지어 살았다. 그들 부족은 작고 큰 나라를 이루어 수많은 제후국, 소위 부족 국가 형태로 존재했다.
당시 중국을 다스리던 사람은 염제 신농이었으나 덕이 부족하여 제후들이 서로 침략하고 약탈이 성행하던 시기였다. 이때 제후국 중 하나인 유웅국의 왕 소전의 아들 헌원은 세력을 키워서 신농의 세력과 전쟁을 벌인다. 이 전쟁이 중국 역사 최초로 기록된 판천대전이다. 이 전쟁으로 헌원이 중국의 천자가 되어 중국을 다스린다.
헌원이 중국을 다스릴 무렵, 강족의 후손 중이 치우라는 두령이 살았다. 치우가 다스리는 강족은 황하 북쪽에 살고 거란, 흉노, 말갈족 등이 모두 강족에 속했다. 중국에선 이들을 동이라고 불렀다. 헌원과 치우의 세력은 전쟁을 벌이고 이 전쟁에서 헌원이 승리하며 제후들은 그를 천자로 추대하고 황제로 불렀다.
중국의 역사의 삼황 오제에서 오제(5황제,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중 첫번째 인물은 바로 이 황제이다. 한자가 발명된 시기도 황제가 다스리던 시기로 황제의 사관인 창힐이 새와 짐승의 발톱자국을 모방해서 상형문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 문명을 크게 일으킨 황제가 죽고 손자인 전욱이 제위에 오르고 그의 아들 곡이 제위에 오르고 또 그의 아들 방훈이 제위에 오르니 바로 그가 요임금이다. 요임금의 뒤를 이어 순임금이 제위에 오른다. 그리고 순의 뒤를 이어 우가 제위에 오른다. 우임금에 의해 하왕조가 시작되고 요순우에 의해 태평성대를 구가하던 하왕조에 역사 최초의 폭군 걸왕이 등장한다.
걸왕은 하왕조 11대 천자였다. 하왕조의 시대에는 약탈혼이 성행하던 시기였다.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걸왕에게 한 간신이 미녀가 많은 유시국을 점령할 것을 제안한다. 군사를 이끌고 공략한 유시국은 살아남기 위해 걸왕에게 바칠 공녀를 모집한다. 이때 말희라는 여인이 공녀로 뽑히고 유시국왕은 걸왕에게 공물과 말희를 바치고 정전을 얻어낸다. 말희의 제안에 따라 걸왕은 대궐에 연못을 파고 그곳에 술을 채우고 나무에 구운 고기를 메달아놓고 3천명의 궁녀들을 나체로 만든 후 연못에서 술을 마시고 나무에 메달아 둔 고기를 먹게하고 그 모습을 술연못에 띄운 배에서 보며 즐겼다. 그 유명한 주지육림이다.
걸왕이 말희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자 충신인 관용봉이 간언하자 걸왕이 관용봉을 참수한다. 이를 본 신하인 이윤은 상나라(은나라)로 망명해서 탕왕에게 간다. 탕왕은 걸왕이 관용봉을 참수한 것을 비난하는 상소문을 올리고 걸왕에게 잡혀서 옥에 갖힌다. 탕왕의 신하들이 말희에게 뇌물을 주고 풀려나게 해준다. 하나라의 십분의 일 정도인 상나라의 탕왕은 이윤의 의견에 따라 제후들을 이끌고 하나라를 공략한다. 요부 말희는 탕왕의 군사들에 의해 난도질당해 죽임을 당한다. 걸왕도 남소로 유배되었다가 그곳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렇게 하나라는 상나라의 탕왕에 의해 무너지고 은의 시대가 찾아온다. 탕왕은 은나라의 시조가 된다. 상나라가 은왕조로 바뀐것은 19대 반경 때의 일이다. 탕왕 이후 중국은 다시 혼란해진다. 반경은 쇠퇴한 국력을 일으키고자 도읍을 은허로 옮긴다. 이 때부터 상왕조를 은왕조로 부르게 됐다. 500년의 왕업을 이어오던 은왕조는 폭군 신(주왕)이 천자가 되면서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주왕은 천자가 된 후 정사를 돌보지 않고 주색에 빠져 살았다. 은왕조의 이웃에 유소국이라는 작은 국가가 있었다. 유소국 왕 소후에게는 달기라는 딸이 있었다.
주왕은 소후에게 딸을 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하고 분풀이로 유소국을 공격한다. 이때 달기는 아버지를 대신해 용서를 빌면서 주왕의 여자가 된다. 주왕의 여자가 된 달기는 걸왕의 주지육림을 만들고 싶다고 주왕에게 부탁하여 하나라 걸왕의 주지육림이 하나라에서도 만들어진다. 주왕과 달기는 궁녀들과 신하들을 모두 옷을 벗고 연못의 술을 마시고 나무에 메달린 고기를 먹게하고 음탕한 짓을 하게 만들고 그것을 구경하며 즐거워했다.
그 와중에도 옷을 벗지않고 주왕의 명을 따르지 않은 신하들에게는 달기가 제안한 형벌이 가해졌다. 포락형이란 형벌로 구운 구리쇠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그 기둥을 걸어가도록 한 것인데 기름이 발라진 구리기둥이라 미끄러지면 밑에 불구덩이에 떨어져 타 죽게 되는 형벌이었다. 은나라의 국력이 주왕과 달기에 의해 점점 약해지면서 은나라의 제후국 중 하나인 주나라의 희창은 작은 국가들을 병합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희창의 상부는 태공망 여상이었다. 여상이 태공망이라는 호가 붙은 이유는 바로 희창의 조부인 태공이 바라고 기다리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희창이 죽고 그의 아들 무왕이 주나라의 왕이 된고 태공망 여상의 도움으로 무왕은 제후국들을 모아서 부패한 은나라를 공략한다. 그리고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가 천자가 된다.
주나라의 세력이 점점 약화되면서 춘추시대에 약 139개의 나라들이 경쟁하며 주왕실을 받들며 다섯 개의 패자가 등장한다. 춘추 시대에는 강한 국가들이 작은 나라들을 흡수 통합하게 되고 전국 시대로 들어서면서 139개 정도의 나라들이 7개의 나라들로 크게 정리된다. 이때 일곱 개의 강국들을 전국 칠웅이라 불렀다. 이 시기에 사상적으로 다양한 학문들이 등장하고 소진과 장의의 합종과 연횡책으로 일곱 나라가 견재하고 공격하며 결국 진나라가 통일하게 된다. 전국 칠웅을 통일한 진나라의 진시황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진나라의 소양왕의 손자 이인은 조나라에 볼모로 보내져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해 유춘관이라는 요정을 찾은 이인은 요정의 주인에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돌아가게 되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위나라 대상인 여불위는 그를 보고 큰 뜻을 품게 된다. 이인을 이용하여 큰 이익을 얻을 계획을 세운다.
진나라 소양왕은 조나라를 공격하여 조나라는 진나라 사람을 미워했으며 이인도 조나라에서 업신여김을 당하며 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여불위는 자신의 재산을 이용해 이인을 옆에서 보좌하며 그를 태자로 만들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소양왕의 부인인 화양부인에게 접근하여 그녀에게 이인을 양자로 맞도록 설득한다. 당시 장례 풍습에 따라 왕이 죽으면 가장 총애하는 후비를 함께 순장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화양부인에게는 아들이 없었으 므로 이 점을 이용하여 이인을 양자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당시 여불위에게는 조희라는 첩이 있었는데 조희는 여불위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으나 이인은 조희를 사랑하게되어 여불위에게 조희를 자기에게 달라고 하여 여불위는 조희의 임신 사실을 숨긴 채 이인에게 조희를 시집보낸다.
장차 이인이 왕이 되면 자신의 아이가 태자가 되어 진나라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계산으로 그렇게 한 것이었다. 그 아이가 바로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영정)였다. 여불위는 모든 장애요소들을 제거하여 결국 이인을 태자(왕의 후계자)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인(자초)가 왕이 된 후 3년만에 죽고 13세의 영정이 진왕이 된다. 모든 권력을 손에 얻은 여불위를 조희는 끊임없이 유혹하여 그는 자신의 식객 중 노애란 사람을 거짓으로 궁형을 한 것으로 꾸미고 조희의 몸종으로 보내어 유혹을 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만방자해진 노애가 반란을 일으켰으나 여불위에게 진압을 당한다. 이 일로 노애를 조희에게 보낸 사람이 여불위였다는 사실로 그는 귀양을 보내는 벌을 받는데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진시황은 전국 순행 도중에 사망하고 환관 조고와 이사의 계략으로 막내아들 호혜가 이세황제가 된다.
2세 황제가 즉위한 이후에도 축조사업은 지속되고 농민 징발은 심해지자 봉기가 일어난다. 진승과 오광의 난이 일어나지만 오합지졸에 불과한 그들은 진나라 군대에 격파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수많은 반란 세력이 등장하는데 유방과 항우가 그 중 하나다. 여러 나라에서 독립운동이 일어나고 항우가 초나라 회왕을 세우고 초나라가 독립운동의 중심세력이 된다. 초회왕은 함양을 먼저 점령한 자를 그곳의 왕으로 삼겠다고 선포하고 항우와 유방은 함곡관을 점령하기 위해 경쟁하지만 유방이 함곡관을 먼저 점령하자 항우는 40만 대군을 끌고와 유방을 공격할 준비를 하자 유방은 함곡관을 항우에게 내준다. 항우와의 결투에서 유방이 승리하고 기원전 202년 유방은 황제의 자리에 올라 한 고조가 되었다. 한나라는 섭정이었던 왕망이 세운 신나라에 의해 잠시 맥이 끊겼었다. 이 시기에 한나라는 전한(서한, 기원전 202년 ~ 8년)과 후한(동한, 25년 ~ 220년)으로 나뉜다.
92년 이후, 환관들의 정치 개입이 점점 심해졌고, 외척 세력과 황태후와의 권력 다툼 등으로 인해 결국 한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또한 왕조는 황건의 난과 오두미도의 난 등을 선동한 도교의 등장에 의해 위협받게 되었다. 후한 영제 (재위 168년 - 189년)의 죽은 후 환관들은 군인들에 의해 학살을 당하고 이후 귀족들과 장군들이 군주가 되어 국가를 나누어 가졌다. 위왕 조비가 후한 헌제의 황위를 빼앗음으로써 한나라는 멸망하게 되었다.
후한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환관이다. 특히 10명의 환관인 십상시의 횡포가 심해 농민 봉기가 시작되었고 불긔 기운을 타고 세워진 한나라 다음에는 흙의 기운을 가진 시대가 온다고 믿고 노란색 띠를 머리에 두르고 봉기한 황건적의 난이 일어난다. 12권 효무 본기에서는 사마천의 개인적인 감정이 실려 있다. 효무 본기는 한무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제는 한나라를 제국의 반석에 올려 놓았으나 이 편에서는 신선과 방사에 빠진 무능한 인물로 표현한다. 개인적으로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무제에 대한 감정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사기는 이렇게 본기로 시작해서 서, 세가, 열전으로 구성되는데 열전에서 다루는 인물들과 본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사기는 죽기 전에는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기 본기 - 사마천(김원중, 민음사)
사기 본기는 사기 중에서 오제본기부터 효무본기까지의 본기 12편을 담았다. 이 책은 사기를 번역하고 강의하는 김원중 교수의 개정판이다. 역사적 순서에 의해 중국의 신화인 오제부터 시작해서 하-상(은)-주-춘추-전국-통일 진나라-한나라까지의 주요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흔히 사마천이 궁형을 당하고 사기를 집필하던 때는 한무제의 시기라 한무제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본기에서 다루는 황제와 같은 인물의 배열에 황제는 아니지만 그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던 두 인물이 추가되어 있다. 초패왕 항우와 여태후가 그들이다.
오제본기
오제란 중국 고대의 전설에 나오는 다섯 명의 제왕으로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으로 오제란 사실상 신화나 전설에 가깝다. 초기 반인반수의 원고시대를 지나 인간들은 모계 중심의 사회에서 서서히 부계 중심의 사회로 바뀐다. 약 5,6천 년 전 중국의 넓은 땅에는 이족, 강족, 적족, 묘족들이 무리를 지어 살았다. 그들 부족은 작고 큰 나라를 이루어 수많은 제후국, 소위 부족 국가 형태로 존재했다.
당시 중국을 다스리던 사람은 염제 신농이었으나 덕이 부족하여 제후들이 서로 침략하고 약탈이 성행하던 시기였다. 이때 제후국 중 하나인 유웅국의 왕 소전의 아들 헌원은 세력을 키워서 신농의 세력과 전쟁을 벌인다. 이 전쟁이 중국 역사 최초로 기록된 판천대전이다. 이 전쟁으로 헌원이 중국의 천자가 되어 중국을 다스린다.
헌원이 중국을 다스릴 무렵, 강족의 후손 중이 치우라는 두령이 살았다. 치우가 다스리는 강족은 황하 북쪽에 살고 거란, 흉노, 말갈족 등이 모두 강족에 속했다. 중국에선 이들을 동이라고 불렀다. 헌원과 치우의 세력은 전쟁을 벌이고 이 전쟁에서 헌원이 승리하며 제후들은 그를 천자로 추대하고 황제로 불렀다.
중국의 역사의 삼황 오제에서 오제(5황제,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중 첫번째 인물은 바로 이 황제이다. 한자가 발명된 시기도 황제가 다스리던 시기로 황제의 사관인 창힐이 새와 짐승의 발톱자국을 모방해서 상형문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 문명을 크게 일으킨 황제가 죽고 손자인 전욱이 제위에 오르고 그의 아들 곡이 제위에 오르고 또 그의 아들 방훈이 제위에 오르니 바로 그가 요임금이다. 요임금의 뒤를 이어 순임금이 제위에 오른다. 그리고 순의 뒤를 이어 우가 제위에 오른다. 우임금에 의해 하왕조가 시작되고 요순우에 의해 태평성대를 구가하던 하왕조에 역사 최초의 폭군 걸왕이 등장한다.
걸왕은 하왕조 11대 천자였다. 하왕조의 시대에는 약탈혼이 성행하던 시기였다.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걸왕에게 한 간신이 미녀가 많은 유시국을 점령할 것을 제안한다. 군사를 이끌고 공략한 유시국은 살아남기 위해 걸왕에게 바칠 공녀를 모집한다. 이때 말희라는 여인이 공녀로 뽑히고 유시국왕은 걸왕에게 공물과 말희를 바치고 정전을 얻어낸다. 말희의 제안에 따라 걸왕은 대궐에 연못을 파고 그곳에 술을 채우고 나무에 구운 고기를 메달아놓고 3천명의 궁녀들을 나체로 만든 후 연못에서 술을 마시고 나무에 메달아 둔 고기를 먹게하고 그 모습을 술연못에 띄운 배에서 보며 즐겼다. 그 유명한 주지육림이다.
걸왕이 말희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자 충신인 관용봉이 간언하자 걸왕이 관용봉을 참수한다. 이를 본 신하인 이윤은 상나라(은나라)로 망명해서 탕왕에게 간다. 탕왕은 걸왕이 관용봉을 참수한 것을 비난하는 상소문을 올리고 걸왕에게 잡혀서 옥에 갖힌다. 탕왕의 신하들이 말희에게 뇌물을 주고 풀려나게 해준다. 하나라의 십분의 일 정도인 상나라의 탕왕은 이윤의 의견에 따라 제후들을 이끌고 하나라를 공략한다. 요부 말희는 탕왕의 군사들에 의해 난도질당해 죽임을 당한다. 걸왕도 남소로 유배되었다가 그곳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렇게 하나라는 상나라의 탕왕에 의해 무너지고 은의 시대가 찾아온다. 탕왕은 은나라의 시조가 된다. 상나라가 은왕조로 바뀐것은 19대 반경 때의 일이다. 탕왕 이후 중국은 다시 혼란해진다. 반경은 쇠퇴한 국력을 일으키고자 도읍을 은허로 옮긴다. 이 때부터 상왕조를 은왕조로 부르게 됐다. 500년의 왕업을 이어오던 은왕조는 폭군 신(주왕)이 천자가 되면서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주왕은 천자가 된 후 정사를 돌보지 않고 주색에 빠져 살았다. 은왕조의 이웃에 유소국이라는 작은 국가가 있었다. 유소국 왕 소후에게는 달기라는 딸이 있었다.
주왕은 소후에게 딸을 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하고 분풀이로 유소국을 공격한다. 이때 달기는 아버지를 대신해 용서를 빌면서 주왕의 여자가 된다. 주왕의 여자가 된 달기는 걸왕의 주지육림을 만들고 싶다고 주왕에게 부탁하여 하나라 걸왕의 주지육림이 하나라에서도 만들어진다. 주왕과 달기는 궁녀들과 신하들을 모두 옷을 벗고 연못의 술을 마시고 나무에 메달린 고기를 먹게하고 음탕한 짓을 하게 만들고 그것을 구경하며 즐거워했다.
그 와중에도 옷을 벗지않고 주왕의 명을 따르지 않은 신하들에게는 달기가 제안한 형벌이 가해졌다. 포락형이란 형벌로 구운 구리쇠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그 기둥을 걸어가도록 한 것인데 기름이 발라진 구리기둥이라 미끄러지면 밑에 불구덩이에 떨어져 타 죽게 되는 형벌이었다. 은나라의 국력이 주왕과 달기에 의해 점점 약해지면서 은나라의 제후국 중 하나인 주나라의 희창은 작은 국가들을 병합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희창의 상부는 태공망 여상이었다. 여상이 태공망이라는 호가 붙은 이유는 바로 희창의 조부인 태공이 바라고 기다리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희창이 죽고 그의 아들 무왕이 주나라의 왕이 된고 태공망 여상의 도움으로 무왕은 제후국들을 모아서 부패한 은나라를 공략한다. 그리고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가 천자가 된다.
주나라의 세력이 점점 약화되면서 춘추시대에 약 139개의 나라들이 경쟁하며 주왕실을 받들며 다섯 개의 패자가 등장한다. 춘추 시대에는 강한 국가들이 작은 나라들을 흡수 통합하게 되고 전국 시대로 들어서면서 139개 정도의 나라들이 7개의 나라들로 크게 정리된다. 이때 일곱 개의 강국들을 전국 칠웅이라 불렀다. 이 시기에 사상적으로 다양한 학문들이 등장하고 소진과 장의의 합종과 연횡책으로 일곱 나라가 견재하고 공격하며 결국 진나라가 통일하게 된다. 전국 칠웅을 통일한 진나라의 진시황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진나라의 소양왕의 손자 이인은 조나라에 볼모로 보내져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해 유춘관이라는 요정을 찾은 이인은 요정의 주인에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돌아가게 되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위나라 대상인 여불위는 그를 보고 큰 뜻을 품게 된다. 이인을 이용하여 큰 이익을 얻을 계획을 세운다.
진나라 소양왕은 조나라를 공격하여 조나라는 진나라 사람을 미워했으며 이인도 조나라에서 업신여김을 당하며 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여불위는 자신의 재산을 이용해 이인을 옆에서 보좌하며 그를 태자로 만들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소양왕의 부인인 화양부인에게 접근하여 그녀에게 이인을 양자로 맞도록 설득한다. 당시 장례 풍습에 따라 왕이 죽으면 가장 총애하는 후비를 함께 순장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화양부인에게는 아들이 없었으 므로 이 점을 이용하여 이인을 양자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당시 여불위에게는 조희라는 첩이 있었는데 조희는 여불위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으나 이인은 조희를 사랑하게되어 여불위에게 조희를 자기에게 달라고 하여 여불위는 조희의 임신 사실을 숨긴 채 이인에게 조희를 시집보낸다.
장차 이인이 왕이 되면 자신의 아이가 태자가 되어 진나라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계산으로 그렇게 한 것이었다. 그 아이가 바로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영정)였다. 여불위는 모든 장애요소들을 제거하여 결국 이인을 태자(왕의 후계자)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인(자초)가 왕이 된 후 3년만에 죽고 13세의 영정이 진왕이 된다. 모든 권력을 손에 얻은 여불위를 조희는 끊임없이 유혹하여 그는 자신의 식객 중 노애란 사람을 거짓으로 궁형을 한 것으로 꾸미고 조희의 몸종으로 보내어 유혹을 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만방자해진 노애가 반란을 일으켰으나 여불위에게 진압을 당한다. 이 일로 노애를 조희에게 보낸 사람이 여불위였다는 사실로 그는 귀양을 보내는 벌을 받는데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진시황은 전국 순행 도중에 사망하고 환관 조고와 이사의 계략으로 막내아들 호혜가 이세황제가 된다.
2세 황제가 즉위한 이후에도 축조사업은 지속되고 농민 징발은 심해지자 봉기가 일어난다. 진승과 오광의 난이 일어나지만 오합지졸에 불과한 그들은 진나라 군대에 격파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수많은 반란 세력이 등장하는데 유방과 항우가 그 중 하나다. 여러 나라에서 독립운동이 일어나고 항우가 초나라 회왕을 세우고 초나라가 독립운동의 중심세력이 된다. 초회왕은 함양을 먼저 점령한 자를 그곳의 왕으로 삼겠다고 선포하고 항우와 유방은 함곡관을 점령하기 위해 경쟁하지만 유방이 함곡관을 먼저 점령하자 항우는 40만 대군을 끌고와 유방을 공격할 준비를 하자 유방은 함곡관을 항우에게 내준다. 항우와의 결투에서 유방이 승리하고 기원전 202년 유방은 황제의 자리에 올라 한 고조가 되었다. 한나라는 섭정이었던 왕망이 세운 신나라에 의해 잠시 맥이 끊겼었다. 이 시기에 한나라는 전한(서한, 기원전 202년 ~ 8년)과 후한(동한, 25년 ~ 220년)으로 나뉜다.
92년 이후, 환관들의 정치 개입이 점점 심해졌고, 외척 세력과 황태후와의 권력 다툼 등으로 인해 결국 한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또한 왕조는 황건의 난과 오두미도의 난 등을 선동한 도교의 등장에 의해 위협받게 되었다. 후한 영제 (재위 168년 - 189년)의 죽은 후 환관들은 군인들에 의해 학살을 당하고 이후 귀족들과 장군들이 군주가 되어 국가를 나누어 가졌다. 위왕 조비가 후한 헌제의 황위를 빼앗음으로써 한나라는 멸망하게 되었다.
후한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환관이다. 특히 10명의 환관인 십상시의 횡포가 심해 농민 봉기가 시작되었고 불긔 기운을 타고 세워진 한나라 다음에는 흙의 기운을 가진 시대가 온다고 믿고 노란색 띠를 머리에 두르고 봉기한 황건적의 난이 일어난다. 12권 효무 본기에서는 사마천의 개인적인 감정이 실려 있다. 효무 본기는 한무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제는 한나라를 제국의 반석에 올려 놓았으나 이 편에서는 신선과 방사에 빠진 무능한 인물로 표현한다. 개인적으로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무제에 대한 감정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사기는 이렇게 본기로 시작해서 서, 세가, 열전으로 구성되는데 열전에서 다루는 인물들과 본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사기는 죽기 전에는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자전거 여행 2권 - 김훈
칼의 노래, 현의 노래로 유명한 김훈 작가님의 자전거 여행 에세이집이다. 1권에 이어 2권이 4년 뒤에 나왔다. 이 책은 2000년에 1권에 이어 4년 후인 2004년에 발행된 책이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책 중에 하나이다. 2014년에 문학동네로 출판사를 옮기며 새롭게 사진과 일부가 수정되어 다시 책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역시 1권과 마찬가지로 에세이집이기 때문에 책 속의 핵심을 정리하기는 어려워서 책을 읽으며 좋았던 부분들을 발췌하여 소개를 해 드리도록 하겠다.
고양 일산 신도시
30년 전의 논바닥을 갈아엎어서 세운 마을은 서대하고 휘황찬란한 세속 도시다. 세속 도시의 교회들은 가정의 순결과 건강을 가장 중요한 현세적 덕목으로 가르친다. 일부일처제는 그 덕목의 풍속적 안전장치다.
작은 근린공원들마다 숲이 우거져 있다. 그 공원에서 아이들이 그네와 미끄럼틀을 타고 저녁이면 일찍 퇴근한 중산층의 가장들이 유모차를 미는 아내와 산책에 나선다. 그들은 애완견을 알뜰히도 보살피는 자애의 풍속을 일상화시켜서 이 마을의 동물 병원은 성업중이다.
저녁이면 교회의 힙자가 불빛 사이로 러브호텔의 네온 사인이 켜진다. 창궐하는 러브호텔들은 한때 이 마을 주부들의 집단적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주부들은 러브호텔 허가 취소와 러브호텔 주차장의 비닐커튼 철거를 요구했고 시장은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아우성도 있었다. 건축 허가나 영업 허가를 규정한 법률에 '러브호텔'이라는 업종은 없다. 러브호텔은 숙박업으로 허가된 접객업소이다. 학교 울타리 밖에서 150밑터 떨어진 장소에 허가된 숙박업소는 허가권자에게나 업자에게나 정당한 시설물이다. 적법하게 허가된 숙박없소에서 성인남녀들이 자유로운 합의하에 러브를 할 때, 시장의 행정력이 이 러브를 단속할 법적 근거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행정력뿐 아니라 경찰력이나 계엄령으로도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사태처럼 보인다.
러브호텔 주차장 입구는 비닐 커튼으로 가려져 있다. 대낮에도 주차장은 자동차들로 가득 차 있다. 비닐커튼 밖은 인도다. 그 인도 위로 유모차를 미는 젊은 주부가 지나간다. 비닐커튼은 자동차를 가려서 러브의 익명성을 보호하는 장치다. 구청에 등록하고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 혼내 정사건, 눈먼 치정이건, 다급한 간통이건, 매춘이건 간에 러브의 익명성은 보호받아야 마땅하다. 나는 간통과 치정을 편드는 것이 아니라 익명성의 존엄을 편든다.
고려나 조선 시대에 물론 러브호텔은 없었겠지만 러브외양간이나 러브마굿간, 러브물레방앗간, 러브밀밭, 러브보리밭이 있었다. 그 시대에는 밀밭과 보리밭이 러브의 익명성을 보호하는 장치였을 테지만 이 신도시에서는 비닐커튼이 보리밭을 대신해 주고 있다. 밀밭과 보리밭은 자연풍경의 일부로 주거지 옆에 펼쳐져 있었지만 이 신도시의 러브호텔은 휘황찬란한 불야성의 풍경으로 주거지 옆에 들어서 있다. 그러지 천지개벽이라 해도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수평의 삶이 수직의 삶으로 바뀌어도 달라질 수 없는 것들은 결국은 달라지지 않는 모양이다.
비닐커튼은 여전히 주차장을 숨겨주고 있다. 신도시에 날이 저물면 짙게 선팅한 자동차들이 비닐커튼을 젖히면서 주차장 안으로 들어간다.핸드마이크를 둘러멘 교인이 러브호텔 앞에서 호텔 안으로 들어가는 남녀의 등 뒤에 대고 외친다.
"회개하라, 종말이 가까이 왔다!"
나는 길 건너편 카페에 앉아 술을 마시면서 그 광경을 보았다. 내가 사는 신도시에서는 혼자서 웃을 수밖에 없는 일들이 많다. 나는 혼자서 낄낄낄낄 웃는다.
도산서원과 안동 하회마을
퇴계 이황의 존영과 도산서원은 지금 천원짜리 지폐에 인쇄되어 퇴계의 삶이나 체취와는 사소한 관련도 없어 보이는 세상 속을 유통하고 있다. 경북 안동 지역을 여행하는 일은 퇴계의 삶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서 그 편린이나마 더듬어내는 일이라야 옳을 터이다.
해마다 관광객 40~50만 명이 하회마을로 몰리고 있고 하회를 한 바퀴 돌아본 이들의 발길은 어깁없이 인근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으로 이어진다. 퇴계와 도선서원은 그 관광객들에게 도대체 어떤 내용의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일까?
도선서당의 구도의 단순성은 퇴계 자신의 마음 빛깔과 그것을 실천하는 삶의 태도를 물리적 공간에 응축해 놓은 구도라고 말해도 무방할 터이다. 절제의 극에 닿은 그 구도 안에서 억압되어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그 작은 공부방과 마루는 서원의 언덕 아래로 커다랗게 굽이치는 낙동강과 그 언저리 인간의 마을을 향해 열려 있다.
도선서당의 위치는 인간세와 차단된 격졀의 공간도 아니고 인간세에 매몰된 오탁의 공간도 아니다. 그 자리는 인간의 세상과 연결도어 있으면서도 한 굽이를 돌아서 있는 위치이며, 세상과 아름다운 거리로 떨어져 있으면서도 인간의 세상과 쉴새없이 통로를 개설하는 위치이다.
도산서당은 폐쇄된 자아의 밀실이 아니다. 그 서당의 물리적 위치는 인간의 세계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거기에 함몰하지 않는 위치이다. 그렇게 해서 책과 세상은 서로 적당히 떨어져 있음으로 해서 역동적인 메시지를 상호 교환할 수 있었다.
퇴계는자리에 앉을 때 벽에 기대는 일 없이 하루 종일 단정히 앉았고 날마다 소학의 글대로 살았다. 집신에 대나무지팡이를 잪었으며 세숫대야로는 도기를 썼고 앉을 때는 부들자리 위에 앉았다. 음식을 먹을 때는 수저 비딪는 소리를 내지 않았으며 반찬은 끼니마다 세가지를 넘지 않았고 다만 가지와 무와 미역만으로 찬을 삼을 때도 있었다. 손님을 모실 때가 아니면 특별한 반찬을 놓지 않았고 어린이나 아랫사람에게 식사를 내일 때도 반찬을 차별하지 않았다. 좋은 물건을 얻으면 반드시 종가로 보내 제상에 올리게 했다. 언제나 날이 밝기 전에 일어나 갓을 쓰고 서재로 나가 정좌하였고 제자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할 때는 마치 귀한 손님을 대하듯 했다. 그 가르침은 자상하고 다정하였으나 제자들은 감히 스승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했다.
퇴계는 70세에 이르러 병이 깊어지자 머르르던 제자들을 돌려보냈다. 아들을 불러 장례를 검소히 치를 것과 장례에 대한 국가의 배려와 의전을 사양하라고 엄히 당부하였다. 남에게서는 빌려온 책들을 모두 돌려보냈고 가족에게 명하여 염습에 필요한 물건을 미리 준비케 하였다. 그가 세상을 떠나던 날 저녁에 눈이 내렸다. 제자들을 시켜 당신이 아끼던 매화 나무에 물을 주게 하고 임종의 자리를 정돈시킨 다음 몸을 일으켜달라고 제자들에게 명하여 한편생을 지켜온 정좌의 자세로 앉아서 세상을 떠났다.
옛집과 아파트
아파트에는 지붕이 없다. 남의 방바닥이 나의 천장이고 나의 방바닥이 남의 천장이다.아무리 고층이라 하더라도 아파트는 기복을 포함한 입체가 아니다. 아파트는 평면의 누적일 뿐이다. 천정이고 방바닥이고 부엌 바닥이고 현관이고 간에 그저 동일한 평면을 연장한 민짜일 뿐이다. 얇고 납작하다. 그 민짜 평면은 공간에 대한 인간의 꿈이나 생활의 두께와 깊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 생애의 수고를 다 바치지 않으면 이런 집에서조차 살 수가 없다. 공간의 의미를 모두 박탈당한 이 밋밋한 평면 위에 누워서 안동 하회마을이나 예안면 낮은 산자락 아래의 오래된 살림집들을 생각하는 일은 즐겁고 또 서글프다.
수원 화성
수원 화성의 이념적 지향성을 지상의 구조물로 이룩해내는 그 실무적 꼼꼼한은 [화성성역의궤] 안에 모조리 적혀 있다. [화성성역의궤] 는 수원 화성의 기획과 시공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사항을 총망라한다. 이 의궤는 조선 왕조가 편찬한 책들 중에서 가장 완벽한 기록문서이다. 화성 축조를 기획하고 지시하는 임금은 실무적인 치밀함을 끝까지 유지한다. 화성 축조에 있어서 임금의 지휘 방침은 서두르지 말 것, 기초에 튼튼히 할 것, 사치스런 치장을 하지 말 것, 일을 합리적이고 능률적으로 조직하고 관리할 것, 첨단 과학기술을 총동원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백성을 괴롭히지 말라는 것이었다.
의궤는 수용된 농가들의 주인 이름, 위치, 수용가격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다. 북리에 살던 김용강의 집은 흙방 1칸으로 수용가는 7전이며 5전을 추가로 지급했다. 남리에 살던 김금공은 매우 재력있는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그의 집은 초가 32칸이었는데 수용가격으로 80냥을 받았고 110냥을 추가로 지급받았다. 남리에 있던 5칸짜리 지와집의 수용 가격은 75냥이었다. 초가집과 기와집의 가격 차이는 현격했음을 알 수 있다. 의궤는 수로와 도로로 편입된 구간에서 국비로 수용한 논과 밭의 일련번호와 그 값을 빠짐없이 기록해놓았고 축성공사에 동원된 모든 장인들의 명단과 그들의 전문분야, 노임, 출신지와 소속을 기록했고 못1개, 벽돌 1장의 수급사항을 세밀히 적어 놓았다.
석수, 목수, 기와장이, 대장장이, 화공 등 22개 전문분야의 장인 1,800여 명이 공사에 기술직으로 참여했고 그 밖에 자재운반이나 땅 다지기 등의 노역에 수 많은 백성들잉 참여했다. 그들은 물론 국가의 명령에 따라 동원된 인력들이었지만 기술 숙련도와 노동의 강도, 노동 시간에 따라 정확하고도 차등 있는 노임을 지급받았고 축성에 필요한 모든 자재는 백성의 것을 징발하지 않고 모두 정확한 값을 쳐주고 사들였다.
장막쇠, 고돌쇠, 차언노미, 임작은노미, 김순노미, 홍귀노미, 박삼쇠, 김쇠고치, 정큰노미, 최큰노미 같은 하층민들의 이름이 장인 명단에 등재되어 있다.
망월동의 봄
광주
광주에서 피해자들은 저마다 자신의 상처를 자신의 혀로 핥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때 젊은 어머니 뱃속에 들어앉아 있다가 군홧발에 차였던 태아들이 죽지 않고 이 세상에 나와 지금은 20살이 되었다.
이추자씨는 그때 임신 3개월의 신부였다. 집 안에서 총을 맞았다. 오른쪽 눈 밑을 총알이 뚫고 지나갔다. 병원에서 수술받던 도중에 폭도로 몰려 병원 지하실에 끌려가 군인들한테 매를 맞았다. 이추자씨는 그때 아무런 정치의식이 없었고 그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다만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동그랗게 꼬부리고 매를 맞았다. 기형아를 낳으면 안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한다. 군인들이 임신한 배를 구둣발로 찼고 이씨는 여러번 실신했다. 이 아이가 최효경이다. 광주여자대학교 무용과 2학년이다. 핸드폰에 코알라 인형을 씌워서 들고 다닌다. 이추자씨는 보험회사 외판원이지만 성격이 수줍어서 별 실적은 없다. 최효경양이 엄마보다 더 잘 번다. 최양은 학교가 끝나면 고속도로 광주 톨게이트 매표원으로 일한다. 최양은 한 달에 팔십만원쯤 벌어서 남동생 용돈까지 준다. 이추자씨는 효경이를 낳고 나서 얼굴에 기미가 심하게 씨었다. 임신중에 여러번 총상 수술을 했고 그때마다 항생제를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도 이씨늬 얼굴은 기미로 덮여 있다. 그래서 이씨는 화장을 두껍게 한다. 5-18피해자라고 해서 남한테 초라하게 보이고 싶지 않다고 이씨는 말했다. "늘 단정하고 아름다운 여자로 보이고 싶다"면서 이씨는 딸을 끌어안고 웃었다.
유복난 할머니는 1980년 5월 27일 새벽 5시에 안방에서 총을 맞았다. 그때 대학생이던 셋째 아들이 금남로에 나가서 쫓기던 청년 7명을 데리고 집으로 도망쳐 왔다. 할머니는 군인들이 정권을 잡으려고 이 난리를 치는 것인 줄을 처음부터 알았다고 한다. 할머니는 청년들을 골방에 숨겨놓고 먹이고 재웠는데 군인들이 이 청년들을 앚으러 들어와서 총을 난사했다. 유복난 할머니는 광주 대인시장에서 반찬장사를 하고 있었다. 왼쪽 유방 밑으로 총알이 박혔다. 할머니는 그 후로 장사를 할 수 없게 되었고 지금까지 병석에 누워 있다. 할머니의 왼쪽 유방 밑에는 아직도 총알이 그대로 박혀 있다. 그 합병증으로 다른 여러 증세들이 도졌다. 총알을 빼려고 서울 대학병원까지 갔었으나 빼지 못했다. 워낙 민감한 부위에 총알이 박혀 있어서 외과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문의 7~8명이 함께 수술에 참가해야 하는데 병원에서는 이걸 못하겠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할머니는 네 아들을 젖 먹여 키운 유방 속에 총알을 지니고 산다. 그러니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할머니는 총알을 품고 죽어야 할 모양이다. 의사는 어디에 있고 정부는 어디에 있는가.
모란시장
성남 모란시장은 대도시 한복판의 민속 5일장이다. 모란시장이 보여주는 유통의 풍경은 권력화되지 않은 교역의 모습이다. 모란시장의 유통은 생산과 소비 양쪽에 대해서 대등하고 그 대등함으로 유통의 활력을 삼는다.
여름에 모란시장으로 몰려드는 식용견들과 그 거래의 모습은 한국사회에서 개와 인간이 밎어내는 풍경의 장관이다. 모란시장은 날짜의 끝자리수가 4와 9로 끝나는 날 열리는 5일장인데 식용견은 도매물량이 많아서 정규 장날에 판을 벌이지 못하고 하루 전날에 따로 열린다. 개만을 도매하는 이 판을 상인들은 '개판'이라고 부른다. 개판날이 되면 전국의 개 목장에서 사육된 식용견들은 모란시장으로 끌려온다. 식용견들은 모두 누렁이라고 불리는 잡종견인데 살찌고 동작은 굼떠보인다. 개들은 개별적 표정으로 식별되지 않고 식용견이라는 종자 전체의 일반적 특징으로 다가온다. 눈이 크고 귀가 늘어졌고 수놈들도 엉덩이가 발달해있다. 식용견의 눈빛은 순하고 추점이 분명치 않아서 개가 어느 방향을 주시하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따금씩 동물애호가협회 사람들이 "동물을 학대 말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장 입구에 몰려와 확성기로 구호를 외쳐대기도 하지만 철망 안에서 짖어대는 개의 비명과 확성기의 구호 소리가 뒤섞이면서 모란시장의 풍경은 절정을 이룬다.
식용견들은 다 자란 성견이 시장에 나와 있지만 애완견은 젖을 막 뗀 새끼들이 나와 있다. 어린 시절에 개들은 종자에 관계없이 모두 동작이 가볍고 장난을 좋아한다. 어린 개들은 잠시도 가만히 좌정하지 못한다. 애완견 철망 밖을 향해 앞발을 내밀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혀를 날름거리며 교태를 보낸다. 애완견상가와 식용견상가가 마주 보면서 모란시장 개의 풍경을 이루고 식용견의 생로병사와 애완견의 생로병사와 인간의 생로병사가 공존하면서 한국사회의 개 팔자의 풍경을 완성해낸다.
이렇게 다양한 곳을 자전거로 여행하고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과 동물과 역사를 이야기한다. 에세이를 좋아하고 여행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의 아들인 티누스조차 “분뇨에 세금을 매기다니 더럽다.”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공중화장실세'로 처음 징수한 돈을 아들에게 건네고는 말했다.
“돈에서 냄새가 나느냐?” (p.99)
요즘 세금과 관련된 역사서를 많이 읽는 것 같다. 다른 리뷰에서도 한 말이지만, 그만큼 세금은 우리의 역사에 깊이 관여하고, 역사를 바꾸기도 할 만큼 대단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읽은 책은 “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로 역사를 바꾼 70가지 세금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용도 짤막하고 쉬운 문체로 이어져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소금세, 철세, 설탕세 등 '귀한 것'을 특수계층만 차지하려고 만들어진 세금에서부터, '초야세'나 '유방세', '수염세', '독신세' 등 기절초풍할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만약 당신이 당신의 가슴을 가리고 다니기 위해 세금을 내야 한다면? 수염을 기르기 위해 세금을 내야 한다면? 난로가 많다는 이유로 세금을 내야 한다면? 말도 안 되는 세금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겠지만, 세금들은 실제 존재했고,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주었던 '악마'다.
과거의 세금이니 이렇게 황당한 것들이 있었겠지, 생각하다가 뒤통수도 맞는다. 100년도 채 되지 않은 과거에도 이발이나 파마를 하면 '특별행위세'를 내야 하고, 21세기에도 인구수를 늘리기 위해 원룸에 살면 세금을 더 내야 했다니! 세금이란 놈이 이렇게 놀랍다. 그뿐인가. 비록 실패했지만, 포화지방산이 2.3% 이상 포함되는 식품에 붙은 '비만세'나 비만을 감지하는 '감자칩세'등 실질적으로는 국민건강을 위함이지만, 빠지지 않는 살을 생각하면 슬픈 세금도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진짜 이런 세금도 있다고?”를 연발하고, 때때로는 이미 알고 있던 세금을 퀴즈 풀듯 맞추기도 하며 읽다 보니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고대에서 현대까지 세금이 역사에 자극을 주거나, 역사 자체를 바꾸며 함께 해왔다고 생각하니 알고 있던 사실이라도 또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게 세금의 역사를 만나고 그치는 것이 아닌 점도 너무 좋았다. '알아두면 약이 되는 위대한 세금'에 소개된 세금들은 현대를 살아가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상식들을 실어두어, 역사가 현대와 미래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실감하게 한다. 내는 사람은 행복하다지만, 낼 때마다 억울한 느낌이 드는 '재산세', 얼마 전 퇴직금에 매겨진 막대한 세금에 이중과세가 아닌가? 나를 분노하게 한 '원천징수세' 등 우리에게 익숙한 세금의 역사를 배우고, 어제를 통해 오늘과 내일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역사와 세금이란 주제로 이렇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니, 독자로서 감사하고 즐겁다. 앞으로도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 책에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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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사전적 의미를 따르자면 부처님의 우주 법계 덕을 그리는 것으로, 흔히 점과 선, 궤 등을 연속적으로 그리며 마음에 안정을 가져오는 그림을 의미한다. 나는 가톨릭이라 만다라의 정확한 의미는 잘 알지 못하지만, 평소 심란한 마음이 들 때 종이에 연속된 무늬를 그리면 편안해지곤 하여 낙서에 가까운 만다라를 그려오곤 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는데 심신의 안정뿐 아니라 집중력에도 좋을 듯하고,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활동도 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결과를 먼저 이야기하자면 대성공. 아이는 몇 시간이나 엉덩이도 때지 않고 그림을 그렸다. 아이가 너무 재미있어하여 나는 하얀 조약돌을 주문시키기까지 했다. (이왕이면 흰색이 잘 그려질 것 같아서) 모르긴 몰라도 한동안 우리 집에서는 조약돌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계속될 듯하다. 그래도 걱정 없다. 이 책에는 수백 가지 도안이 들어있고, 제시된 기본 도안을 조금씩 변형하면 수십, 수백 개의 패턴을 만들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작가는 유방암을 이겨내기 위해 만다라를 그렸다고 한다. 작은 돌에 집중하여 점과 선을 긋기 때문일까. 나 역시 조약돌에 색칠을 하는 동안 깊게 집중할 수 있었다. 평소 이용하는 명상어플을 켜놓고 그리기 시작했는데, 한참 그릴 동안 아이와 나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각자의 붓질에만 집중했던 것.
조약돌공예를 하는 책이나 유튜브 등은 또 있겠지만 이 책이 특히나 좋았던 것은 정말 기초부터 탄탄히 설명해주는 느낌이었다. 취미예술을 오랫동안 다뤄온 출판사라 그런지 기초지식에서 기본도구는 물론 적합한 돌까지 알려주었다. (돌을 채집하면 안 되는 곳에 관한 규정까지 짚어주시는 센스!) 책에 제시된 도구 중 우리 집에 있는 것들을 위주로 사용하였지만 부족함은 없었다. 물론 우리의 기술이 작가님의 발가락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겠지만 우리가 가진 도구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은, 어느 집에서나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기도 하다는 뜻. 시작부터 준비가 버거운 취미는 사실 지속적 취미가 되기 어렵지 않나. 부담 없이 흔한 도구라서 더 좋았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아이가 색에 대해 한층 이해가 깊어졌다는 것. 원래도 그림 그리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 색에 대한 기본지식은 가지고 있었으나, 돌이라는 도구에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흥미를 키운 덕분에 다양한 색이 돌 위에서 어떤 느낌을 주는지, 수성 물감이 아닌 아크릴 물감이 주는 질감 차이 등도 흥미로워했다.
나는 예술에 큰 재능을 가지지 못했으면서도 늘 무엇인가를 만들고 그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집중 속에서 얻는 안정감을 좋아한달까. 그래서 아무래도 한동안, 조약돌아트는 우리 집의 취미로 길게 자리를 잡으리라 생각해본다. 처음에는 개성 있게 그리고 싶은 데로 그렸다면, 이제는 책의 도안을 하나하나 따라 해보며 집중하고 심취해보려 한다. 그 집중의 순간마다 얻어지는 것들은 꽤 귀하니 말이다. 며칠 동안 돌과 아이패드 위에 만다라를 따라 그리며 내가 얻은 안정과 평화를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해 아쉽지만, 분명 누구라도 얻을 수 있는 안정감이기에 그저 이 책을 추천하는 것으로 많은 말을 대신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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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위권의 대학인 명문대 교수이자 한 아이의 엄마와 아내인 작가님이 갑작스럽게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고 쓴 암투병기이다.
죽음을 앞 둔 시한부의 삶에 대한 우울하고 무거운 이야기가 담겨있을거라는 예상과 달리 일상적인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와 모든걸 다 받아들이는 작가님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M자 탈모를 가진 남편 맥도날드가 작가님을 섬세하게 외조하는걸보면서 너무 멋있고 남편이
있기때문에 작가님이 좋은 생각들만 하지않았을까싶었다.
작가님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닮고 싶어지는 책이였다!
『사기』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저자인 '사마천'이다. 기원전 100년 경 살았던 사마천은 왕에게 정의로운 간언을 하고자 흉노에 투항한 장군을 변호하다 죽음보다 치욕스럽다는 궁형의 형벌을 받았다. 만약 사마천이 죽음을 택했다면 후대에 사는 우리는 『사기』의 묘미를 느껴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여러 제후국으로 쪼개져 혼란스러웠던 춘추전국시대부터 하나의 나라로 통합되었던 진시황 시대까지, 왕부터 농민에 이르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물이 등장한다. 수많은 인간 군상이 등장하는 『사기』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건 바로 인간의 본질적 특성이다. 이 책 『사기 인문학』은 고전 연구가인 한정주 작가가 『사기』의 주요 핵심 메시지를 추려서 풀어낸 책이다.
『사기』에 등장하는 과거의 현실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는 큰 차이가 있다. 2000년 동안 인류는 엄청난 기술 발전을 이룩했으며, 이제는 우주의 기원에 대해 탐구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가 왜 『사기』를 보아야 하느냐 묻는다면, 인간의 본성은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중상모략과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전쟁으로 혈흔이 낭자한 시대가 과거의 세상이었다면, 지금 세상은 분명 평화로운 세상이다. 그러나 평화로운 삶 속에서도 총성 없는 전쟁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넓게는 나라 간 경제적 이익을 위해, 좁게는 조직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소리 없는 사투는 벌어지고 있다. 그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기』는 혼란스러웠던 과거의 이야기이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귀감을 준다.
『사기 인문학』을 보며 가장 와닿았던 점은 상식에 반하는 현상이 현실 세계에서는 자주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마천의 사례에서 보듯 정의가 꼭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초패왕 항우처럼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고 끝까지 성공 가도를 달리는 건 아니다. 나아가 진시황처럼 천하를 평정한 성공한 리더가 되더라도 말년에 실패를 겪을 수도 있으며, 한고조 유방처럼 처음에 실패한 사람이라고 나중에 성공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수없이 반복되는 역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자만심을 내려놓고 겸손과 경계의 덕목을 잘 지키는 것만이 성공과 실패의 기본 법칙임을 사마천은 말해준다. "총명함은 어리석음으로 지키고, 뛰어난 공훈은 사양함으로 지키고, 용맹함은 겁냄으로 지키고, 부유함은 겸손으로 지켜야 한다"라는 공자의 가르침은 수천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깊은 울림을 준다.
두 번째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교과서에서 배운 것과 같이 착하고 진실한 사람만이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정치적 승자가 되어 권력을 차지한 사람 중에는 음흉함과 뻔뻔함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착하고 인간미 넘치는 사람만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승승장구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때도 있다. 이처럼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과 '현실'은 언제나 정반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나아가 음흉함과 뻔뻔함은 권력의 본성이기에 정치적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음흉하고 뻔뻔해야 한다고 『사기』는 가르쳐준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현재,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대선 후보들의 모습에서도 권력의 본성을 느껴볼 수 있는 것 같다.
우리는 학교에서 인성 바르고 착한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배워왔다. 그러나 어른이 된 이후의 세상은 교과서 안속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이상을 꿈꾸는 것을 옳지 않은 일이라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실을 살아가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모순으로 가득 찬 세상을 직시하여 제대로 된 안목을 가진 사람에게 세상은 더 이상 모순 투성이인 세상이 아니게 된다. 모순으로 가득 찬 세상을 제대로 아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을 헤쳐나가는 첫발이 아닐까.
전통적인 경제학은 가격, 임금, 이자율, 주식과 채권, 은행 등 금융, 세입과 세출의 재정을 연구하여 경기침체, 실업, 인플레이션 등을 피하면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여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 효용을 극대화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오늘날의 경제학은 위와 같은 전통적인 주제를 넘어 행동경제학, 결혼경제학 등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상호작용과 개인이 결정을 내리는 원칙을 다루면서 인간의 모든 행동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현대경제학의 입장을 극단적으로 관철한다면 과연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무엇일가, 즉 자원배분에 효율적인 시장의 거래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있을 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장기거래와 매매춘의 찬반론과 관련하여 자신의 장기와 성을 팔려고 하는 사람과 이를 구입하려고 하는 사람이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거래를 한다면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찬성론에 대해 그와 같은 거래는 공정성과 부패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반대론, 즉 이 책 저자의 일관된 입장이 있다. 이 책에서는 기술되어 있지 않지만, 마약, 신체장기, 성 등 국가권력이 그 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재화나 서비스에 대해 거래의 양성화를 주장하는 쪽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국가권력이 위와 같은 행위를 금지하였지만 그 단속의 비효율성과 불가능성 등을 들면서 오히려 금지로 인한 음성거래 보다는 거래의 양성화로 인한 이익이 훨씬 크다는 법경제학적인 주장도 덧붙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기업이 종업원들의 사망을 담보로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사고 발생 시 그 보험금을 수령하고, 에이즈나 암 등 치명적인 질병에 걸린 개인들이 자신의 생명보험증권을 제3자인 투자자에게 양도할 수 있으며, 2008년 금융위기사태를 불러왔던 모기지의 유동증권화처럼 백혈병, 폐암, 심장병, 유방암, 당뇨병, 알츠하이머 같은 질병을 앓는 사람들의 생명보험증권을 패키지로 묶어(위와 같이 다양한 질병을 포섭해야 만약 그 중 어느 하나의 질병에 대하여 획기적인 치료법이 개발되어 그 피보험자가 예상기간보다 오래 생존하게 되어 유동화 생명보험증권의 투자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발생시킬 위험을 분산시키고 증권가격의 폭락을 방지할 포트폴리오가 구성될 수 있다) 이를 유동화하여 유통시키려한다는 내용에 이르러서는 금융선진국의 발상인지 생명가치의 존중에 대한 형해화 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공정#도덕#가치#거래대상
'한국 최초의 한국인론'이라는 문구가 인상 깊은 책,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가만보면, '외국인 눈으로 바라보는 한국인'이 어떤지에 대해서나 관심이 있었지, 정작 우리가 직접 바라보는 한국인은 어떤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본 적도 없었던 거 같다.
이 책이 출판된지 40년이 넘어서(물론 내가 읽은 책은 2020년 개정판이지만, 저자의 말에 따르면 새로 고친 부분은 없고 오히려 원상복귀한 부분이 많다고 한다.)그런지 몰라도, 오늘날 사람들은 공감하지 못할 한국인의 특성도 간혹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갸웃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또한 한국인 특성을 '한'이라는 틀에만 갇어 놓고 설명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아쉬웠던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한국인의 특징이 있으니, 바로 '먹는 것에 진심인 민족'과 '눈치가 발달한 민족'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도 그 부분이 여러번 언급되어 있어 재미삼아 모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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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 돌아오면 잘사는 집에서든 가난한 집에서든 으레 밥으로 고봉으로 수북이 담아주는 것이 하나의 의례적인 풍속이 되어버렸다. - 2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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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언어가 풍부한 나라라 할지라도 '쓰고, 씁쓸하고, 쓰디쓰고' 또 '달고, 들큼하고, 달콤하고, 달짝지근하고'를 구별할 영광을 누리지 못한다. 오직 우리만이 그 복잡한 혓바닥의 미각을 언어로 가려 나타낼 뿐이다. 먹는다는 말부터가 얼마나 다양하게 쓰이는 것일까? 나이도 먹고 '더위'도 먹고 '공금'도 먹으며, 심지어는 '욕'까지도 먹는다고 한다. 사람의 성격을 평가하는 데도 '싱거운 놈, 짠 놈, 매운 놈'이라고 한다. 외국인들이 들으면 식인종이라고 의심할런지도 모를 일이다. - 2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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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눈치가 발달한 민족이다. "눈치만 빠르면 절간에서도 새우젓을 얻어먹을 수 있다"는 속담도 있다. 논리나 분석력보다도 '눈치'를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이 우리의 한 사고방식이다. - 4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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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도 '눈치'의 사유방식은 여전하다. 직장에서는 사장의 눈치를, 민은 관의 눈치를, 공무원은 상관의 눈치를, 나라 전체는 미국의 눈치를••••••. - 49쪽 -
쓰레기 같은 책. 나무야 미안해.
선물받은 책이라 읽어 볼까 했는데
왜 요즘 남작가들이 사라졌는지 너무나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던 책.
창녀와 유방이없으면 글을 쓸 수없지만
그렇다고 창녀에 유방에 위대한 철학이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해서 그런 남성에 대한 풍자가 존재하는 것도 아닌
그저 철저하게 대상화하고
그런 남성들을 연민하는
그 순수성이 토악질나오고 혐오스럽다.
물론 2005년에 출간된 점을 감안하여,
그때는 읽을만 했을지도 모르는
그러나 2021년에는 절대로 읽지 않을
쓰레기
반쯤 읽다가 덮었는데 꼭 반개라는 별점을 주고싶어서.
요새 중국사에 관심이 생겨서 읽어본 책. 사마천의 <사기> 이야기다.
우선 사마천의 <사기>가 왜 시대를 초월하는 명저인지 새로 알게 된 내용이 많다. 예를 들어 사마천은 무조건 칭송조였던 다른 사서들과 달리 한고조 유방의 인간적인 결함까지 다뤘다. 그런데 그 내용을 <고조 본기>에 그대로 썼다가는 잡혀갈 테니까 책의 여러 부분에 분산시켜 독자가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읽을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항우의 본기를 유방보다 앞에 배치하고 여후의 본기를 따로 만들어 사실상의 군주 대접을 한 것도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주류에서 비껴난 장사꾼, 자객, 유협 같은 인물들까지 생생하게 기록한 것이 특징이다. 오늘날 동아시아 '밈' 의 상당 부분은 사마천에게 빚을 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렇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 책 자체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쉽고 재미있는 문체이긴 한데 책의 구성이 난잡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진짜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게, 고대의 인간관계를 현대 기업 경영이며 처세술에 대입해서 갑자기 책을 자기계발서로 만드는 거다. <사기>에서 <골계 열전>이면 웃겨야 하는데 웃다가도 이런 서술 때문에 싸해졌다. 실제 역사 내용이 워낙 재미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아무래도 아쉬웠다. (전문 연구자가 쓴 책이라 기대했기 때문에 더더욱.) <사기>는 언젠가 꼭 원전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전 손택의 말/조너선 콧
이 책은 수전 손택이 1978년 [롤링스톤]과 가졌던 문학, 영화, 음악, 사회, 성, 사랑, 여행 등 다양한 주제에 걸쳐 인터뷰의 내용을 요약하여 담은 책입니다.
수전 손택은 자신이 직접 겪은 아픈 현실을 글로 묘사하고 해석함으로써, 새로운 인식을 개척해온 사회 비평가이자 이 시대의 여류 지성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녀는 유방암 진단을 받고 백혈병으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극작가, 영화감독, 연극연출가, 문화비평가, 사회운동가 등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하며 대중문화에 앞장서 왔습니다.
“독서는 제게 여흥이고 휴식이고 위로고 내 작은 자살이에요. 내가 모든 걸 잊고 떠날 수 있게 해주는 작은 우주선이에요”
“내가 원하는 건 내 삶 속에 온전히 현존하는 것이에요.”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질병과 공범이 될 수도 있어요.”
“자, 내가 원하는 건 내 삶 속에 온전히 현존하는 것이에요. 지금 있는 곳에, 자기 삶 ‘속’에 자기 자신과 동시에 존재하면서 자신을 ‘포함한’ 세계에 온전한 주의를 집중하는 것 말입니다. 사람은 세계가 아니고 세계는 사람과 동일하지 않지만, 사람은 그 안에 존재하고 그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지요. 그게 바로 작가의 일입니다. 작가는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지요. 그게 바로 작가의 일입니다...”
"그러나 제 독서는 전혀 체계적이지 못해요. 굉장히 빨리 읽는다는 점에서는 아주 운이 좋은 편이죠. 많이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리하지만 어디 한 군데 진득이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단점도 많아요. 저는 그냥 전부 흡수한 후에 어디선가 숙성되기를 기다리거든요."
수전 손택은 글쓰기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어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았으며 여성이 자신의 언어를 갖는 것이 허락되지 않던 시절 여성들이 동등한 시민으로서 자신의 자리와 언어를 고민하게 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여성 인권 운동에도 앞장서 왔습니다.
이 책은 수전 손택의 다채로운 내면을 소개하면서도 자유를 꿈꾸는 오늘날의 여성주의자들에게 영원한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어떤 사유를 하는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따뜻한 남쪽나라 통영에서...
[8월책 플라이북 서른네번째책]
퇴사와 이직을 고민하던 28세에 유방암 판정을 받고 도망치듯 떠난 여행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에세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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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의 투병일기라는 말이 나오지만 이 책은 무겁지않은 오히려 가벼운쪽에 더 가까운 독자들을 웃게만드는 여행에세이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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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의 모습부터 삭발한 작가님의 모습이 나올때는 무거운 마음이 들었지만 여행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보고 나까지 웃음짓게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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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빠르게 읽혀서 책을 읽기시작한지 단 두 번만에 완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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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여행은 꿈도 못꾸는 시기에 대리만족하는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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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마무리까지 만족할 수 있으려면 죽음을 마주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죽음이야말로 좋든 싫든 죽을 때까지 절대 외면할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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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잔걱정이 많은 나에게는 조금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가급적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은 넣어두고 싶다. 일찍이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속담을 만든 티베트 사람들처럼.
얼마 전에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아내가 갱년기 증상이라며 호르몬 요법을 권유 받았다고 하였다.
유방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는 호르몬 요법을 받고 계셨고 호르몬 요법이 유방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가 되었다. 호르몬 요법의 부작용이 발표 되었는데도 아직까지도 호르몬 요법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는 이유로 권장되는 방법인가 보다.
(관련 기사 :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19090600060 )
호르몬 요법을 받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YES24 리뷰어클럽에 이 책이 등장하여 처음으로 신청해보았는데 당첨이 되었다. 얼마 전 해빙을 읽고 감사한 일이 생긴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책을 받아보았고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5개의 PART로 구성되었다. (주제별 내용이라고 생각하여 제목을 정하였다.)
PART 1. 갱년기란? (갱년기에 대한 설명 : 시기, 증상, 잘못된 정보, 대응 전략)
PART 2. 호르몬 치료에 대하여 (호르몬 치료의 문제점, 호르몬 치료 대체 방법, 한의원 진료기)
PART 3. 갱년기 생활 습관 관리 방법 (운동법, 식습관, 수면 습관)
PART 4. 갱년기 증상별 관리방법
PART 5. 갱년기를 보내는 마음가짐
P.16 폐경은 의무를 다한 여성에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호르몬이 줄어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갱년기'는 그 불필요해진 호르몬이 내 몸에서 줄어드는 동안 몸이 그에 맞춰
적응해가는 시간이다.
P.25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63.4%) > 안면홍조 등의 신체적 증상
(57.2%) > 신경질, 우울증 등의 정신적 증상 (51.4%) 순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증상들은 보통 폐경 1~2년 전에 시작되어 짧으면 몇 개월, 길면 5~10년 지속된다.
P.27 한의원에 오는 갱년기 환자들에게 늘 당부하는 것이 있다. 폐경 전후로 꼭 산부인과에서
정기 검진을 받으라는 것이다.
P.29 열과 땀은 호르몬 부족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P.32 "쿠퍼만 갱년기 지수" : 미국 뉴욕대학교 의과대 쿠퍼만 박사가 개발한 진단법
P.35 적극적인 방법으로 체력을 올리고 한약이나 침 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면서 이 기간을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이다.
P. 38 갱년기 여성의 25%는 극심한 갱년기 증상에 시달리고 75% 여성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 여성 10명 중 7~8명은 자궁근종, 선근종, 내막증식증, 유방섬유선종을
갖고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P.47 여성호르몬이 없어도 살 수 있는 몸으로 재편성되는데, 이 혼란의 시기를 겪는 동안 각종
증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바로 갱년기다.
P.51 호르몬 요법은 유방암, 자궁내막암, 심혈관 질환 등의 여러 가지 부작용이 뒤따르지만
확률적으로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는 주장이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다. 나 역시 삶의 질이
심하게 떨어져 부득이한 경우, 짧은 기간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것은 무방하다고 본다.
단, 60세 이후의 여성이 호르몬 요법을 시작하는 것은 부작용을 증가시키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P.52 힘든 증상으로 인해 호르몬 치료를 선택할 수는 있지만, 몸이 어느 정도 편안해진 상태에서
굳이 호르몬을 복용할 필요는 없다. 식생활 관리와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건강을 지키는
것이 더 근본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이다.
P.67
P.82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진액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갱년기 치료의 첫 번째 원칙이다.
P.84 규칙적인 생활이란 '자연과 우리 몸의 시계를 맞추는 것'을 뜻한다. 해가 뜨면 움직이고 해가
지면 휴식을 취하는 식이다.
P.91 일상생활에서 진액을 보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이다.
P.100 운동을 해서 골관절을 튼튼하게 하고 근육량을 증가 시키는 것이 호르몬 치료보다 더 근본적
이고 건강한 예방법이다.
P.101 골다공증 예방에는 걷기가 가장 좋다. 햇볕을 받으며 건는다. 집 밖에서 걷는다.
P.105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 분비되는 호르몬은 우리 몸의 재생 작용을 도와 면역력과
저항력을 유지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 중 하나는 성장호르몬이다. 성장호르몬의 또 다른
역할은 세포의 노화를 막는 것이다. 그래서 '노화 방지 호르몬'으로도 불린다.
--> 10시에 자서 5시에 일어나는 것이 좋은 수면 습관임이 의학적으로도 설명된다.
P.111 ~ P173 증상별 관리법은 모두 중요한 내용인데 통째로 옮길 수 없으니 두통에 대한 관리법인
머리지압법만 정리한다.
책 중반부까지는 한의학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결론으로 생각했는데 PART 4.증상별 관리법에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관리법이 소개되어 좋았다. 갱년기로 인한 증상이 아닌 일반적은 증상(두통, 피부 건조, 불면증, 우울증, 근육통, 방광염, 비만)에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 갱년기 증상들로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과 가족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