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여행은 유적지나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인 경우가 많다. “역사는 과거의 한 지점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도 연결된다”는 것을 아이도 느끼게 해주고 싶은 욕심에서다. 중복된 곳은 피하려 하지만, 굳이 매년 방문하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동궁과 월지'다. 낮이든 밤이든 연못에 비치는 풍경이 정말 눈부시게 아름답기 때문이다. 언제인가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데리고 '동궁과 월지'를 방문한 날, 남편이 웬일로 으스대며(역덕 와이프 앞에서 역사로 으스댈 기회가 잘 없다.) “여기가 안압지야”라고 설명을 시작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동궁과 월지'로 이름이 바뀌어 있었기 때문.
만약 그때 남편에게 『하이, 스토리 한국사』가 있었더라면! 남편은 “요컨대 674년에 조성된 연못(안압지)은 679년에 세운 동궁의 부속시설로 기능했으며, 그 이름이 월지일 가능성이 높다(p.66)”라고 멋지게 설명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늘 소개할 책, 『하이, 스토리 한국사』는 딱 그런 책이다. 교과서에 갇힌 역사가 아니라, 지금도 우리 삶 어딘가로 연결되는 이야기. 여행 중에, 소주를 한잔 마시다가, 댓글 이야기를 나누다가 “조선 시대에도 말이야~”할 수 있는 이야기.
『하이, 스토리 한국사』는 『흔적의 역사』로 유명한 히스토리텔러, 김기환 기자님의 신간으로, “임금도 눈치를 봐야 했던 현판 쓰기”, “5만 대 1의 극한 경쟁률”, “100년 전부터 시작된 꼴값 영어” 등의 주제로 역사 속 에피소드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다룬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만을 다룬 책이었다면, 이렇게 극찬하지는 않았을 것. 기자답게 풍부한 사료와 검증된 내용으로 알차고 정확한 역사 정보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역사 칼럼”이다. 그저 재미있게 읽기만 해도 흥미진진한 역사 속으로 여행을 하도록 돕는다. 문장은 또 어찌나 맛깔난지! 한 장 한 장 줄어들 때마다 아까운 마음이 들 정도로 몰입감이 대단한 책이었다. 분명, 역사에 크게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하이, 스토리 한국사』를 읽으면 역덕이 될지도 모를 만큼 재미있다.
한가지 예로, 서민의 술 '소주'가 조선 시대를 뒤흔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하이, 스토리 한국사』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나라의 운명을 바꾼 소주 - 세종조차 '임금도 못 먹는다'고 인정하다”라는 주제로 풀어내는 이야기를 보면, “1433년 10월 28일, 세종은 술의 폐해와 훈계를 담은 글을 발표했습니다. (...)세종이 특히 개인과 나라를 망치는 술로 지목한 것은 바로 '소주'였습니다. (p.299)”라고 한다. (물론 이때의 소주가 지금의 참 00 등은 아니다) 아버지의 위화도 회군 이후, 고려의 충신으로 남기로 한 진안 대군(태조 이성계의 맏아들)은 결국 소주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이로 인해 태조의 둘째 부인 신덕왕후의 어린 아들 방석이 세자가 될 기회를 얻는다. 만약 진안 대군이 죽지 않았더라면 어린 이복동생이 세자가 되었을까? 또한, 이방원이 왕자의 난을 일으켰을까? 그 외에도 소주로 인한 사만사, 소주를 독극물처럼 사용한 살인사건 등 역사 속 “소주의 난”을 무척 재미있게 풀어낸다. 이렇듯 『하이, 스토리 한국사』를 읽고 나면, 소주 한 잔에서도 역사가 보인다.
이토록 재미있는 역사는 소주로 그치지 않는다. 아무리 고양이가 도도히 걸어도, 반려동물 1위 자리를 1500년째 유지하고 있는 개, 빼어난 화가 신윤복의 여성해방 운동, 실록에 기록된 방귀, 쌍욕과 음담패설이 난무한 조선의 댓글부대까지! 역사 속의 유적과 유물, 역사기록 등을 마치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고 재미있게 담아낸다. 수많은 역사서를 읽었지만, 그중 가장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책을 고르라면, 고민도 없이 『하이, 스토리 한국사』를 고를 것 같다.
『하이, 스토리 한국사』의 작가 이기환 기자는 이 책이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읽는 거울”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과거를 통해 현재를 들여다보는 유리창”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창문 너머의 세상을 보듯 선명하고 확실하게 역사를 체감하게 해준다. 당장 우리 집 너머에 있는 듯 신석기를, 백제를, 신라를, 조선을 만난다. “역사는 과거의 한 지점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도 연결된다”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나의 가치관에 “그럼 당연하지! 역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라고 대답해주는 듯한 살아있는 역사서, 『하이, 스토리 한국사』였다.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그 흔한 '유럽 로망'이 없다. 그래도 유일하게 가보고 싶은 유럽 나라가 있다면, 바로 이탈리아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기독교 역사의 중심지인 곳이라 역덕 모드가 발동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다.
그러나 슈퍼파워 J인 동시에 귀차니즘도 함께 탑재하고 있는 나. 이탈리아 여행은 아주 머나먼 일인듯싶어, 랜선이나 책으로 대리만족 중!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탈리아 사람이, 한국 문화와 비교해 가면서 이탈리아 문화를 설명해 주니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한 줄 감상평 : 나는 못생긴 밀라노인이에요.
독서 편식이 없는 편임에도, 유독 싫어하는 장르가 있는데 바로 자기 계발서다. 사람마다 스토리가 다른데, 그렇게 살지 않으면 왠지 루저가 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인의 생각만 옳다고 말하는 것도 같잖다. (꼬였음^^;)
그런데 내가 자기 계발서를 읽었다. '최초', '현대 자기 계발서의 시작'은 역덕인 나에게는 끌릴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단어였다.
최초의 자기 계발서라고 불리는 '불멸의 지혜'는 1910년에 출간된 책으로 113년 동안 1341번이나 개정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직설적으로 '돈'과 '욕망'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사실 나를 포함, 모두가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부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자신이 갖고 싶고,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들에 대한 분명하고 확고한 이미지를 그려야 한다.'라고 말한다.
1910년대에 쓰인 책이라서 오늘날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자기 계발서스럽게 구체적인 방안보다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지만 나는 해답을 얻었다.
올해는 청룡의 해! 바로 나의 해! 올해는 부자 되고 대박 나자❤️
수학샘이 알려주는 수학 이야기!
나는 수포자에 역덕이라, 수학이 왜 시작되었는지까지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 뒤는.....^^;
그래도 수학에 관심 있어 하는 아이들에게 교육용으로 선물해 주면 좋을 책이다. 특히 '생각 넓히기'라는 부분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머리 맞대며 공부하기에 딱일 듯 싶다.
그것은 화학물질이 눈에 띄지 않는 형태로 우리 주변에 숨어있다는 증거였다. 원소는 멀리 있지 않았다. (p.17)
솔직히 말하면 나는 과학과 수학이 어렵고 싫은 지극한 문과형 학생이었다. 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학 교과서에 나오는 지문이 거의 이미 읽은 책이었고, 역덕이니 자연스레 국사도 재미있을 수밖에. 잘하면 좋아하고 좋아하면 잘하게 되는 것처럼, 나는 과학과 수학이 싫으니 점점 더 못하고 못 하니 더 싫어하게 되었달까. 그래서 이 책을 받아들고도 내가 잘 읽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먼저 된 것도 사실이다. 역시나 주제가 주제인지라 쉽게 읽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만난 그 어떤 원소 이야기보다 흥미 있었고, 많이 이해한 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유달리 이 책은 왜 재미있게 느껴졌을까? 현실을 요리한다는 서문에서부터 화학을 요리와 비교하는 것이 신기했다. 나와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했던 화학이 내 일상과 이렇게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니 어쩌면 어렵지 않은 학문이라고 느낀 것일까? 다이아몬드와 석탄의 연결고리도 흥미로웠고 (나의 작고 귀여운 다이아몬드야. 절대 석탄으로 돌아가지 마라.) 원자는 어디에서 온다는 원초적 물음도 꽤 쉽게 읽혔다.
물론 완전 쉬운 책은 아니었다. 주기율표의 시작이나 원소 전쟁에 대해 읽을 때는 살짝 다른 세상의 입구에 발을 들이기라도 한 듯 헤매기도 했다. 그러나 원소에만 집중하며 이야기를 따라 걷다 보면 길을 잃지 않고 읽어낼 수 있다. 과학에 전혀 상식을 가지지 않은 나도 읽어냈으니 과학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엄청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고, 과학에 아주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이라면 분명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읽을 것 같다. 물론 나처럼 과실눈을 못이라도 상관없다. 중반을 넘어서면 마치 내리막길을 내려오듯 술술 책이 읽어진다. 연금술사, 슈퍼히어로들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순간 나는 급물살을 타듯 즐거워졌다. 이쯤부터는 화학도 재미있을 수 있다고, 주기율표가 재미있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좋아하다 보니 문학을 그리고 자연스럽게 역사를 좋아하게 되었던 다는 문득, 세상의 외형을 바꾸고 일상을 바꾸며,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데 일조해온 원소를 너무 몰랐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물론 내가 갑자기 과학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너무 터무니없는 이야기겠지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 과학이나 화학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색안경을 벗을 수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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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괴물이다. 내가 생각한 이미지는 이렇다.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는 불쾌하고 거만한 독재자였다면
전쟁을 일으키고 나서는 끔찍하고 거북한 독재자가 되었다.
그래도 한동안 국내에서 돌던 밈이라든가,
내가 모르는 아름다운 진실이 있지는 않을까
싶었지만 라는 책은 푸틴을 더 무서운 존재로,
러시아를 더 안타까운 나라로 만들었을 뿐이다.
푸틴이라는 지도자가 나타나게 된 상황이 국민에 책임이 있을까?
나로서는 판단할 수가 없다.
옛날에 이야기 된 러시아 스캔들은 그저 작은 해프닝 정도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지금 푸틴이 벌이는 일과, 현 상황을 봤을 때 그저 해프닝일까?
그런 의혹이 생긴다.
이 책에서 묘사한 푸틴은 무차별 암살단의 수장이며, 거칠 것 없는 폭력배 보스다.
외교 이벤트에서 벌이는 결례는 애교 수준이다. 정적, 비판하는 자들뿐만 아니라
측근을 건드리는 자들까지 거의 공개적인 수준으로 암살을 진행한다.
이런 자가 지도자라니!
이 책은 푸틴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이 책 내용이 얼마나 진실이건간에
조금이라도 진실이 담겨 있는 책이라면 푸틴이라는 존재는 끔찍한 존재다.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판단하던 부분이기는 했지만 이 책은 그 끔찍함을
좀 더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좋다고만은 말하지 못하겠다. 푸틴의 역사, 푸틴의 행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푸틴 그 자체를 디테일하게 분석했다기보다는 푸틴이 벌인
과오를 폭로하는 내용에 가깝기 때문이다.
푸틴이란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판단할 근거 중 하나로 쓰기에는 적절한 책이고,
원래 내가 바라던 바라서 괜찮은 책이라고 보지만 이 책은 솔직히 추천하기 애매하다.
원래 나도 러시아나 푸틴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었는데,
이 전쟁 상황에서도 대부분 러시아나 푸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주변에 많지 않다.
역덕들에게 추천할 책인가 생각해봐도 그렇지는 않은 거 같다.
특수한 목적, 특수한 기호로 이런 폭로 류나 러시아, 푸틴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모를까,
아주 매력적이라는 책이라고 하기에는 만화로 그렸다는 것 말고는 아쉬운 책인 거 같다.
저는 평화주의자입니다. 전쟁은 마이너스라고 생각하고 특히나 현대에는 전세계가 마이너스입니다. 그래서 전쟁이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각이 그럴 뿐, 전쟁이란 이 시대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늘 내전을 하던 나라가 아니라 러시아와 같은 큰 나라에서도 상황에 따라 전쟁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정하고 싶고, 싫다고 하더라도 전쟁이 어떤 존재인지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어느 정도 그런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를 잘 모르지만 타이틀이 모두 제 생각으로는 엄청난 것들이라 책에 관심이 갔습니다. 거기다가 동서양을 모두 다룬다고 해서 얼마나 깊게 다룰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쟁 하나만 해도 책이 하나는 나올 판국에 전세계 동서양을 모두 다루면 사실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도 이 책은 많은 전쟁을 이야기하면서도 그렇게 난잡하지 않아서 곧 잘 읽었습니다.
책은 원하는 만큼의 분량으로 수준 있는 내용을 제공합니다.
환경에 따라 정복에 한계가 생겨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잘 짚기도 합니다. 또, 화약이 형태가 변하고, 재료가 바뀌어 안정적이게 되서, 공성전을 버거워하던 유럽 판도 자체를 바꾸는 대포와 같은 내용은 알차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제가 기대한 바는 이것보다는 좀 더 디테일한 느낌이었기에 그런 부분이 아쉽기는 합니다.
이 책은 전쟁사에 관한 상식을 채우기에 특화되어 있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평소 라이트하게 골고루 알고 싶은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거 같고, 역덕이나 밀덕에게는 좀 아쉬운 포인트가 있는 책인 거 같습니다.
황당하게도 일본이 패전한 후 미군에 붙잡힌 731부대의 수장과 수뇌부들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끔찍한 실험으로 얻은 실험 데이터와 지식을 미군들이 눈독 들였기 때문이다. (p.14)
어릴 때부터 역사책이나 사극을 볼 때마다 생각한 일이 있다. “정말 저렇게 먹자마자 피를 토하며 죽는 약이면, 그 약을 달이는 사람은 왜 멀쩡할까. 호흡하는 것은 괜찮은가.” 안타깝게도 나의 이런 질문은 그저 “엉뚱한 아이” 취급이나 받았을 뿐 그럴듯한 답변을 얻은 적 없었다. 물론 여러 책을 통해 그 모든 죽음에는 드라마틱한 과장이 보태졌다는 것을 확인하긴 했으나 긴 궁금증의 해답이 되지는 않았다.
그러다 만 난 이 책, “히스토리 메디슨.” 그동안 나의 궁금증이었던 역사 속 약에 대해 정말 다 이야기해준다. 역사 속 드라마틱한 부분들의 약사의 약학적 상식이 더해져 진짜 재미있고 진짜 유익한 정보를 책 가득히 담아냈다. 어느 한 페이지도 버릴 것이 없고, 어느 한 줄도 필요 없는 말이 없었다.
간단합니다. 먼저 약을 드신 후에 좀 걸으십시오. 그러다 다리가 뻣뻣해질 때 누우시면 됩니다. 그러면 약이 알아서 제 할 일을 할 것입니다. (p.33)
많은 의학자는 줄리엣이 마신 이 독약을 투구꽃에서 추출한 아코니틴이라고 말한다. 아코니틴을 먹으면 심장 기능이 약해지면서 심박수가 혼수상태에 빠져서 사람이 죽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p.47)
비소는 2가지 별명을 가지고 있다. '독약의 왕' 그리고 '왕의 독약' (p.81)
처음에는 역사 속 죽음들(꽤 유명하기도 하고, 또 유명인들의 죽음을 다룬 이야기)에 호기심을 끌었다면, 뒤에는 약과 연결된 술 이야기, 고흐, 가스 활명수, 독립운동이 야기까지 다루어 역덕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유한양행이 약을 들여오게 된 계기, 그 약이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을 찬찬히 읽다가 나는 콧등이 시큰해졌다. 어제까지는 농사꾼이 오늘에는 독립군이 되었다고 했던가. 나라를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이들 모두가 독립군이라 했던가. 현충일이 된 새벽 시간, 한 구절 한 구절이 더욱 깊게 다가온다. 나도 늘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살아야지. 다짐하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독서의 진짜 순기능이 아닌가.
분명히 이 책의 주제가 '약'임을 알고 시작했음에도 각각의 스토리에서 주제에 다다르는 동안 긴장과 호기심을 놓지 못했다. 이 작가님은 분명 엄청난 이야기꾼일 것이라는 생각을 여러 번 하며 역사 속의 약에 대해, 약과 연관한 인물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함께 해온 약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된다. 좋아하던 역사 이야기에 새로운 요소가 더해지며 역사가 더욱 흥미 가득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약'이야기라서 딱딱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여 주저했다면 당장 그 생각을 거두길. 나처럼 우매하고 지극히 문과인 사람에게도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역사서를 좋아한다면, 스토리를 좋아한다면 이 책이 완전히 꼭 맞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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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가 생애 마지막 7년을 프리메이슨 사상에 푹 빠져 보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베토벤이 혁명 사상에 푹 빠지지 않았다면 그의 교향곡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쇼스타코비치가 스탈린과 다른 시대를 살았다면 그의 음악 스타일은 어땠을까?
'역사를 만든 음악가들'은 '음악사'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음악가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 같은 역덕들이 읽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넷플릭스 드라마 '베르사유'를 시리즈별로 다 본 듯한 기분이 든다. 클래식 음악가를 다룬 역대 번역서 중에 한국작가가 쓴 책처럼 매끄럽고 가독성이 뛰어나다. (물론 내 기준에서.....)
프랑스혁명, 나폴레옹 시대, 세계대전 등 굵직굵직한 세계사에 우리가 알고 있는 음악가들이 그 시대에 살았다는 것 자체만으로 신기했고, 나치와 독재 정치에서 '항거'할 것인가 '순응'할 것인가, '애국자'가 될 것인가, '음악'을 편히 할 것인가에 대해 고뇌하는 음악가들을 보며, 일제강점기 때 친일로 변절한 예술가들이나 끝까지 '저항시'를 쓰며 순국을 선택한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었다.
또한 '음악'으로 독재정치를 선전하려고 한 히틀러와 스탈린(이젠 이 두 인물은 세계사를 다룰 때, 언급이 안되면 괜히 서운할 듯ㅎ)이나, 음악을 통해 그리스 군부로부터 투쟁을 한 테오도라키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음악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QR코드가 있어, 음악 작품을 감상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어려웠던 클래식이 조금은 가깝게 느껴질거다. 역시 미술이든 음악이든 작가들의 삶을 아는게 가장 중요한 듯👍
인조는 광해의 실패를 통해 왕이 한 집단에 너무 의존해도 안 되고 일방적으로 서운하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적당한 배분이 중요했다. 정책이나 결재만으로 배분이 이루어져서도 안 된다. 가치와 마음을 공유해야 한다. 진심으로 같은 편이 되어 주는 것이다. (P.199)
“후금이 성장하며 무리한 요구를 해왔고 조선에는 척화파가 생겨났다. 후금이 민가의 마필을 빼앗아 달아나던 중 평안도관찰사의 유문을 손에 넣는 바람에 후금과 조선의 관계는 악화한다. 인조 14년, 후금이 조선을 침입하고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던 인조가 삼전도로 나가 항복을 한 전쟁” 이것이 학교에서 배운 병자호란이다. 그러나 내게 강하게 남은 병자호란은 이덕화 님이 이마에 피를 흘리며 삼전도에서 절을 하는, 삼전도 굴욕의 모습이다. 이게 나에게만 강한 인상은 아니었던지, 삼전도 굴욕은 조선 최고의 굴욕, 인조는 최악의 군주라 불린다. 인조는 정말 최악의 군주인가, 다른 왕이었다고 한들 병자호란을 피할 수 있나 생각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부분을 제대로 짚어주는 책을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 속을 시원히 풀어준 책이 한 권 등장했으니, 임용한 소장의 “병자호란”이다. “그냥 지는 전쟁은 없다”라니. 역사를 잘 모르지만, 알고 싶어 좋아하는 역덕으로서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는 제목이었다. 임용한 소장님의 토크멘터리 전쟁사가 얼마나 재미있던가. 불구경, 싸움 구경이 재미있다지만 전쟁 구경에 비할 것이 못 된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프로그램 아니었나. 그런 사람의 “시간순삭전쟁사”라니.
세종이었다면 일단 밤새도록 고민하면서 대신들을 불러모으고 해결책이 안 나오면 전체 관료회의라도 열어 답을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인조는 아무 말 없이 바로 비변사에 안건을 넘겼다. 그래도 노련한 비변사 대신들은 묘수를 찾아냈다. 묘수라기보다는 꼼수였다. “성문과 몇 군데를 수리하는 척합시다.” (P.95)
그 순간 인조는 본성을 드러내고 만다. “내 할 일은 이미 다했다. 이제부터는 경들의 몫이다.” (P.204)
개인적으로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가 “열린 눈과 귀”라는 생각을 해본다. 완벽할 수 없으므로 적재적소에 알맞은 인재를 두고자 열린 눈으로 보고, 올바른 말을 듣는 열린 귀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조 본인도 장님에 귀머거리였고, 대신들은 인조에게 선글라스와 이어폰을 끼워주지 않았나 싶다. 저자가 책을 너무 재미있게 쓴 탓인지는 모르지만 책을 읽다가 여러 번 책장을 덮어야 했다. 분통이 터져서였다. 배낭도 메지 못할 양반님들에게 둘러싸여 그저 “나는 몰라”는 식의 정치를 했다. 요즈음처럼 총칼이 아닌 지식과 경제로 전쟁을 하는 시대에 인조처럼 정치한다면,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모든 것을 빼앗긴 빈껍데기가 될 것 같다. 눈에 보이는 총칼을 든 적에게도 대응하지 않는 리더가 보이지도 않는 전쟁에서 어떻게 승리를 할 수 있을까. 인조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열린 눈으로 위기를 바라보고, 그 위기에 대한 바른 조언을 듣는 귀를 가진 리더만이 여러 위기에 노출된 지금 시기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가장 많은 책임을 져야 했을 인조는 자신의 왕위를 유지했고, 싸움을 회피하여 수많은 백성의 목숨을 잃게 한 김자점은 영의정에 올랐으니 조선의 치욕과 멸망은 당연한 순서는 아니었나.
군대가 있어도 적을 막을 수 없다면 군대가 아니라는 저자의 말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에 선명했다. 학창시절부터 품어온 궁금증도 다 풀었고, 병자호란과 관련하여 궁금했던 모든 것을 다 해결했다. 오히려 더 많이 얻었다. 그런데 사실 잘 몰랐을 때보다 착잡하다. 아마 그것은 우민이 아주 조금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간다는 뜻이겠지.
책을 한 번 더 읽을 예정이다. 한 번만 읽고 덮어버리기에는 이 책이 품은 이야기가 너무 크다. 그러나 이 품은 이야기들을 더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어쩌면 바닥을 딛고 올라야 할 내일이 담겨있으니 말이다.
*본 도서는 레드리버출판사에서 지원 받았으며, 리뷰는 제 생각을 기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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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알못이다. 이제야 주식을 조금 알 거 같은 주린이인 나에게는 비트코인이라는 존재는 너무나 높은 산과 같다. 그만큼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를 잘하는 남동생은 비트코인으로 엄청난 수익을 냈으며, 신랑 친구들도 비트코인을 시작했다고 한다. 너도 나도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는 요즘, 나도 그 흐름은 알야할 거 같아서 읽게 된 책이 '블록체인 키플레이어 :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주식은 회사에 투자하는 개념이니 실체가 있지만,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인데 어떻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인지 개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용어가 어려워서 100% 이해했다고는 말할 수는 없을 거 같다.)
역덕인 나는 비트코인의 역사에 관심이 갔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쓴 사람이 개발하여 배포하였다고 한다. 2016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의 독무대가 계속 되다가, 2017년 중국 중앙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를 명령하여 다른 활로를 모색하다가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이 비트코인의 시장이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전 세계 1,2위 거래소가 한국에 있었고, 블록체인 특허 보유 2위 기업도 한국에 있었다도 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한국에서만 50%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과 다단계 투자 사기가 판을 치게 되면서, 결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침체기를 걷다가 검증의 시간을 거쳐 현재 2021년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 책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 아주 상세히 설명해놓았다. (우리나라의 거래소가 이렇게 많은 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비트코인에 투자할 마음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여러 거래소의 장단점을 신중히 비교한 다음 선택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하지만 나는 아직 아닌 걸로.....^^;
내가 즐겨보는(봤던) 프로그램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역사저널 그날', '당신이 혹하는 사이', '알쓸범잡', '선을 넘는 녀석들' 등이 있다. 하나 같이 패널들이 나와서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 식의 프로그램인데, 나는 왜 이런 류의 프로그램을 좋아할까? 바로 이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뒷이야기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희열감(?) 때문이다. (내가 역덕인게 한 몫 한 듯 하지만...)
이번에 읽은 '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은 명작 동화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작가가 어떻게 살았고, 그 시대의 풍경은 어땠는지 등을 풀어내는 책이라,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사실 이 책은 신랑한테 추천 받은 책인데, 정작 신랑은 읽지도 않았다^^;)
어렸을 적에 한번쯤 읽어봤거나, 너무 유명해서 내가 읽어봤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명작 10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러고 보니, '명작은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맞나 보다. 책에 언급된 10편이 지금도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인 걸 보니...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책 속의 주인공 모습이 작가의 삶과 닮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안데르센의 삶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서 아름다운 동화라고만 생각했던 '안데르센의 동화'는 사실 알고보면 무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모든 것을 바쳐 사랑하는 사람을 구했지만 결혼도 못하고 물거품이 되는 인어공주, 마음속의 할머니 외에는 아무도 돌봐줄 사람이 없어 결국 비극을 맞이하는 성냥 팔이 소녀, 노력을 다해도 결국 불태워져 사라지는 외다리 장난감 병정 등... 사실 안데르센은 어릴 때부터 혼자 노는 것이 익숙한 아이였다. 지독히 가난했으며, 엄마는 매춘부였다. 심지어 외모도 못생겨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심하게 받았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상상하며 글을 쓰는게 안데르센의 일상이었다. 안데르센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녹여내 쓴 동화가 바로 '미운 오리 새끼'라고 한다.
그 외에도 빨간 머리 앤처럼 고아와 다름 없었던 루시 모드 몽고메리, 평생 가족들 생계를 짊어졌던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스토리를 읽고,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이들의 작품들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읽을 책이 점점 늘어나는구나...
#크리스마스
그날보다 더 최악이었던 날은 없습니다.
뭐가 그때보다 나쁠 수 있겠어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말입니다. 제가 살아남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p.140 / 찰스 랭글)
1950년. 어쩌면 우리에게 너무 아파서 돌아보기조차 어려운 해라고 말할 수 있지않을까. 우리의 한반도가 반으로 나뉘어, 남한과 북한으로 나뉘게 된 전쟁의 해였으니 말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그 시기를 학습해왔지만 그저 북한의 침공,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공작전 등 조각조각 갈라진 파편들로 그것을 학습해온 것은 아닐까? 처음 kbs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한국전쟁” 이란 다큐멘터리를 보던 내 마음이 몹시나 착찹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은 내 마음 역시 그랬다.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기전, 국제적인 정서와 미국과 중국의 행보가 기록된 “1950미중전쟁”, 그리고 그것을 다시 보는 듯, 완벽한 편집으로 엮어낸 이 책.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다시 착찹하고, 다시 먹먹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한반도를 위해 더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하면 이 책에 대한 감정을 다른 이들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고, 해당 다큐멘터리를 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나처럼 순서가 바뀌어도 상관없다. 영상을 먼저 본다면 이 책은 정리하고, 되새김의 방식이 될 테니 말이다. 그런데 굳이 이 책을 읽은 후 다큐멘터리를 보라고 적는 것은, 이 책에서 언급한 부분들은 그야말로 엑기스이니, 영상을 보며 그것들이 더욱 선명하고 생생하게 느껴질 것이고, 한층 중요하고 깊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다시 해당 다큐멘터리를 찾아보았는데, 처음 볼 때보다 더욱 복잡미묘한 마음이 되어 영상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은 읽는 단계에서부터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 첫번째 이유는 수많은 사진과 삽화로 구성되어 읽는 내내 집중할 수 있었고, 스토리와 각주가 적절히 배합되어 제대로 된 정보전달을 받음과 동시에 몰입할 수 있었다. 두번째는 키워드 정리가 너무 잘되어 있다. 사실 역사 관련 도서를 읽다보면 내가 어떤 부분을 이해하고 있고, 어떤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망설여질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고민을 덜 수 있다. 키워드부분을 명확히 표시해두어 인터넷이나 영상을 통해 그 키워드를 검색해볼 수 있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내가 역사서를 특히나 좋아하는데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사실에 기반한 스토리라 더욱 생생하다는 것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과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이 없는 말을, 너무나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우리 한반도에 일어났던 전쟁에 대해 너무나 단편적 조각들을 학습한다. 그저 북침이라고 말하기에는 우리에게 일어난 참혹한 과거는 사실 너무 가려진 것들이 많다.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거대한 미국, 내전으로 상처받았으나 그로 인해 더 독한 이들로 추려졌을 중국이, 한반도 위에서 서로의 이권을 위해 싸웠던 과거는 결코 잊혀질 리도 없고, 잊어서도 안된다. 그리고 잊지 않으려면 더 많이 알아야 하고,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 전쟁터만 한반도였지 사실 그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었음을 기억해야한다. 약하면 그렇게 강한 자들에게 이용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르면 또 똑같은 역사가 되풀이 될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정말 많은 이들에게 읽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렇게 많은 텍스트가 있찌 않다. 사진과 삽화로 전혀 지겹지 않다. 포인트를 잡은 문장들이 몰입감 넘쳐, 순식간에 읽어낼 수 있다. 그러니 이 책은 반드시 읽으면 좋겠다. 읽고, 여력이 된다면 영상도 꼭 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1950년의 전쟁은 끝이 났지만, 분명 또다른 강대국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총포를 쏘지않더라도 우리의 주변에서는 수많은 모습으로, 대놓고 일어나지 않더라도 우리 삶에 깊숙히 숨은 모습으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배워야하고, 알아야하고, 기억해야 한다.
쓰다보니 리뷰라기보다는 나의 격정적 감정기록같은 이 글을 그럼에도 남겨둔다. 그래야 단 한명이라도, 이 책을 더 읽을 것 같은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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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확신해. 무슨 일이든 단번에 해낼 수 있는 건 없지.
(P.59, 불끄는 장치로 생명을 구한 유수프 무함마드)
책을 읽어온 시간이 이미 꽤 오래인 듯 하다. 글씨를 읽을 수 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부지런히 읽었으니, 족히 30년은 읽어온 것같다. 다양하고 많은 양의 책을 읽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책을 크게 키워드화 해보자면, 그림책과 역사책일 것 같다. 그놈의 취향은 참으로 한결같아서, 역덕인 어른이로 오래도 살았다. 그런 내게 취저 도서가 한 권 도착했으니, 바로 “발명가가 되는 법”이다. 세종대왕부터 일론머스크까지, 세상을 바꾼 발명가들을 만난다니 이미 표지에서부터 나는 매료되지 않을수가 없다.
글씨를 읽기시작하는 나이부터, 초등학생까지 강력추천하고 싶은 이 책은, 총 4가지 주제로 나누어져있다. 교통수단의 발전, 문화의 발전, 일상의 개선, 기발한 발명. 각각의 주제에 혹시 어떤 인물들이 등장할지 머리 속에서 이런저런 발명가들을 떠올렸다면 당신도 역덕이다. 이 책을 읽어햐한다. 몇몇 인물들만 소개하자면, 교통수단에는 당연히 라이트형제로부터 다빈치, 벤츠 등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고 문화의 발전에서는 세종대왕, 퀴리 등을 만날 수 있다. 일상을 개선한 위인들로는 에디슨, 뤼미에르형제, 벨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외에도 테슬라, 일론 머스크 등 최근의 인물들도 만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수많은 발명가들을 총정리할 수 있는 것. 또 다소 헷갈릴 수 있는 용어를 한눈에 정리해주고, 발명가들도 리스트업해두어 아이가 위인전을 읽을 때 정리하는 마무리단계로 쓰기에도 부족함이 전혀 없다.
개인적으로 더욱 좋은 점은 사진과 일러스트가 병행되어 있다는 점이었는데, 사진만 있으면 다소 딱딱하고 지겹고 일러스트만 있으면 사실적인 부분이 부족하게 느껴지는데 둘을 적절히 배합해둠으로써 지겹지도 않고, 정보를 얻는 것에도 부족하지 않도록 구성되어 있다. 종종 언급하듯 아이들의 책은 일단 재미있어야 하다고 생각하는데 (흥미를 끌어야 읽어서 학습까지 이어진다는 주의) 이 책은 다양한 삽화와 보충설명으로 지루하거나 딱딱한 느낌없이 읽어갈 수 있어 더욱 좋다.
물론 세상에는 너무나 다양한 백과가 있고, 발명가들에 대한 위인전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집에서는 이런 백과같은 책은 책장을 장식하는 정도의 책으로 전락하게 될때가 많다. 그러나 아마 이 책은 책장을 장식할 시간이 그리 없을 것이다. 꼬맹이들이 꽤 자주 이 책을 꺼내 읽게 될테니 말이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자양분을 만드는 것은 아이 스스로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책을 준비해서, 읽을 배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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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인 리뷰입니다. 원문은 블로그로)
바다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려면 우선 바다의 기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주를 가로질러 던져진, 우리가 지구라고 부르는 이 작은 구체 위에 바다가 존재하고 지속되어왔다는 그토록 우연한 기적에 관심을 두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주의 탄색으로 거슬러 올라가 물이라는 것이 창조된 환경을 경탄하며 살펴보아야 한다. (p.15)
독도. 한반도를 이야기하며 우리는 독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독도를 꾸준히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날강도(나는 공인이 아니기에 표현의 자유를 가지기로 한다.) 같은 습성은 사실 독도라는 땅덩어리가 탐나서 하는 짓은 아니라고 본다. 독도를 가지면 그 주변의 영해를 모두 가지게 되는 것이기에 그들이 탐내는 것은 바다다. 바다의 자원이다. 바다의 경계이다. 그저 파랗고 끝없어 예쁜 곳이 아니라, 바다는 수많은 생명의 터전이고, 자원의 보고이며, 나아가 나라의 경계이자 영역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바다에 대해 공부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이 이토록 생경한 느낌인 것은 아마 그 때문이리.
나 역시 이 책을 읽기 전에, 바다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야기한 책을 읽은 적이 없다. 스스로 역덕이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바다의 역사에 대해, 또 바다가 품은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니. 다소 부끄러움이 앞선다.
최초의 인류에게 바다는 양식과 위험이 가득한 곳이었다. 바다는 또한 신이 분노를 표출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바다는 따뜻할 때는 생명의 요람이었으며, 차가울 때는 죽음의 위협이었다. 최초의 인류 가운데 어떤 이들은 바다 역시 육지처럼 끝없이 평평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이들은 바다에도 끝이 있고 그 끝은 현기증 나는 낭떠러지 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 최초의 인류는 장래의 어떤 탐험가보다도 더 큰 용기를 품고 스스로를 파도에 내맡겼다. (p.43)
사실 이 책은 마냥 쉬운 책은 아니다. 바다의 탄생에서 영장류의 첫 항해, 바다를 건너 세상을 지배한 이야기, 바다의 수송문화, 그로 인한 발전, 어업. 나아가 미래의 경제와 지정학에 대해서까지 바다 전체를 아우르는 책이니 결코 쉬울리가.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책은 매우 잘 짜여진 책이다. 저자는 뼈대를 튼튼히 나누었고, 문장들을 정성스레 얹었다. 수많은 문헌과 자료를 공부하고 또 공부하며, 보다 정확한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매우 노력했음을 책을 읽는 내내 느꼈다. 그렇다고 지겨우냐? Never! 이 책에는 지겨움이 1도 없다. 바다의 다양함처럼, 매우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흥미진진했고, 묵직했으며, 신랄했다. 그래서 나는 다른 이야기들을 검색하거나 학습해야 했고, 그러다보니 이 책은 내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내 손에 들려 있었다. (그러고보니 “책과함께”의 책은 나를 공부하게 하는구나.) 내가 아는 역사는 정말 빙산의 일각이구나, 수십 번 생각했다.
언젠가는 이동하는 정보의 가치가 바다와 땅과 하늘을 통해 물리적으로 운송되는 물리적 상품의 가치를 넘어서는 날이 올 것이다. 이는 환경 보호에 가장 크게 이로울 것이다. (p.235)
우리나라의 해저케이블이 얼마나 대단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상상도 해보지 않은 세상의 이야기였는데도 매우 심취해서 봤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일까. 바다는 하늘을 통해서만 통신할 수 있고, 바다를 통하지 않고서는 땅에서 통신할 수 없다(p.236)는 저자의 문장이 마치 바다의 다양한 얼굴처럼 자연과 과학의 공존이라 여겨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해안 한 구간을 걸으며 문득 바다의 방대함과 바다의 신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파랗고 예쁜 바다를 바라보며 이 책 속의 문장들과 바다와 인간의 필수불가결한 관계들까지 생각해보게 되다니. 나도 조금은 진중한 사람으로 바뀌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걱정이 많아지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그 또한 바다나 알지 나처럼 작은 인간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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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힘이라는 것은 우리가 오늘 너희들에게 보여주는 단결된 조선 사람들의 정신이다. 너희들은 군함의 무력을 자랑하지만, 우리가 만세를 부르는 정신은 분쇄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힘이다. (p.189)
나는 이미 어릴 때부터 역덕이지만, 유달리 어찌하지 못하는 시대를 굳이 꼽으라면 독립투사들이 조선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불꽃으로 태우던 시절이라고 말하겠다. 그리고 그 불꽃들이 나라를 찾아낸 시절의 이야기들은 언제나 가슴이 아프면서 찡하고, 편안하게 살고 있는 오늘날의 나를 감사하게 만든다. 그분들이 없었더라면 맥주를 먹으며 책을 읽는 이 시간이 존재나 했을까.
거의 2주에 걸쳐 읽은 책을 소개하려고 시작한 리뷰에서, 그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유는 그 시절의 우리나라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이 책을 읽는 내내 수없이 가슴이 뛰었기 때문이다. 감히 말하자면 “역덕에게 취저”도서였다. 그것도 완벽한.
엘리자베스 키스. 스코틀랜드의 화가. 동양에 심취하여 여러 나라를 그렸으며, 서양인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전시를 열었고, 한국을 소재로한 그림을 가장 많이 남겼으며, 한국을 그린 작품들로 널리 인정을 받은 화가다. 1919년. 우리나라에는 절대 있을 수 없는 한 해였을 시절, 키스는 우리나라를 그렸다. 역사책에서도 보기 힘든 그림을 만나기도 하고, 역사극에서 만날 법한 그 시대의 일상을 만나기도 한다. 깨알 같은 글씨로 담긴 이야기들과, 거의 완벽히 복원된 그림을 동시에 보는 재미는 정말이지 눈도 땔 수 없었다. 읽는 내내 어찌나 진지했던지, 관련 사료를 찾아보기도 하고, 다른 책을 찾아보기도 하는 등 심층독서를 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그 어떠한 사람도 그러했을 것 같다. 처음에는 그림을 보고, 그 다음은 글을 읽으며- 나중에는 관련 이야기나 내용을 연계해서 읽고. 정말 좋은 책은 아마 이런 책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사람을 생각하게 하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싶게 하는 책.
나는 그림을 통해서 한국인의 의상, 집의 모양, 풍습 그리고 그 밖의 여러 가지 일반적인 한국 고유의 문화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려고 애썼다. 지난 십수 년간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유산을 귀중하게 여기면서 잘 간수해야 마땅했으나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다. 깊이 살펴보면 한국의 문화는 존경하고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p.109)
이 책을 읽는 내내 시큰했던 이유가 어쩌면 이 말들 안에 다 있을 수 있겠다. 타의로 우리의 것들을 잃어버린 우리는, 우리 것을 되찾고도 그것을 지키지 못했다. 어쩌면 잊기 위해서, 혹은 다시는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변하려 발버둥 친 탓일까. 우리는 너무나 짧은 시간에 참 많이 변한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100년. 그 사이 우리는 참으로 많이도 변했고, 그 변화의 속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공인이라는 이름으로 사는 이들조차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을 알지 못하고, 독립운동가 이름을 대라고 하면 10명을 채 외지 못하는 이들이 더 많다. 한국의 옛모습도 마찬가지다.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들도 잊어가고 있다. 물론 나 역시도.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심장이 쿵쿵 뛰었다. 그림들이 마음에 돌을 던지고, 문장들은 내게 수없이 파문을 만들었다. 아름다운 시절들을 한 명이라도 더 알라는 작가의 바람이었는지 우리나라의 어떤 기운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나는 먼 나라 화가의 그림에서 살아보지 못한 그 시절의 내 나라를 만나며 알 수 없는 기분에 오래오래 젖어있었다.
사실은 묵직한 느낌을 주는 이 책을 쉬운 마음으로 열지는 못하겠지만, 혹시 무슨 책을 읽어볼까 하고 고민하고 있다면 꼭 이 책을 만나보라고 말하고 싶다. 얕은 내게도 이렇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을, 당신이라면 더욱 값지게 읽을 수 있으리라.
엘리자베스 키스, 그녀가 그린 올드코리아는 참으로 아름다운 대한민국이었다. 이런 책을 세상에 다시 꺼내준 출판사에게 고개숙여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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